천궁과의 2차전
적각대선은 내가 기봉이 아저씨라고 별명을 지어준 신선이다. 맨발로 다니고 발이 무기다. 법력은 손오공보다 더 강한 신선인데, 싸우면 당연히 손오공이 이긴다. 법력이 전부가 아니고, 맷집이나 힘 그리고 투지 같은 것도 매우 중요하다. 특히 전투 도중에 마음이 흔들리지 말아야 한다.
이 적각대선은 나랑 마찬가지로 관직만 있고 하는 일은 없다. 사람이 호탕하여 선계의 대다수 신선과 친분이 깊고, 술을 엄청나게 좋아해서 주선(酒仙)으로도 불린다.
주선이라 불릴 정도로 술에 대한 안목이 대단한데, 향을 맡지 않고도 밀봉된 술 중에서 가장 좋은 술을 알아낸다.
서왕모가 반도연(蟠桃宴)이라고 이름을 붙였지만, 먹고 마시고 노는 단순한 연회가 아니다. 주릉각에서 태상노군과 연등고불이 많은 신선과 부처들에게 도와 불법을 전수하고 있다.
적각대선을 비롯해 이런 자리를 싫어하는 신선들이 일부러 강연이 끝날 즈음해서 출발했다. 일찍 도착하면 지루한 강의를 들어야 하니까. 너의 도는 너의 도고, 나의 도는 나의 도다. 적각대선 정도가 되면 남의 도를 들어봤자 혼란만 가중할 뿐이다. 그러나 일찍 도착하고 안 듣는 건 예의가 아니라서 일부러 지각하는 거다.
적각대선은 주당답게 코가 빨갛다. 무표정으로 있어도 웃는 얼굴이고, 열이 많은 체질인지 옷 앞섶을 다 헤쳤다. 가장 주의를 끄는 건 체형에 비해 무척 큰 발이다. 털이 수북한 맨발에 법력이 넘실거린다.
원영은 적각대선의 뒤를 따라 연회장에 입장했다. 3층에서 신선과 부처들이 연신 내려온다. 강연은 끝났지만 질문과 답변 시간이 있어서 대부분은 계속 3층에 남아있다.
손님들이 다 내려오고 마지막에 옥황상제와 서왕모가 입장하면 연회가 시작된다. 주인이 등장하면 연회가 시작하기에, 주최자가 가장 마지막에 등장하는 게 관례다.
적각대선의 눈길을 따라가니 태상노군의 양지옥정병(羊脂玉淨甁)이 보였다. 특급 금단을 담은 자금홍호로와 함께 만들어진 법보로, 여의금고봉의 선배다.
원영은 양지옥정병 곁으로 가서 기회를 엿봤다. 적각대선의 눈길이 양지옥정병을 잡고 놓지 않았다. 얼마나 대단한 술일까. 적각대선 저 술귀신이 입맛을 다실 정도라면.
3층에서 신선과 부처들이 우르르 내려왔다. 서로 인사하고 난리다. 적각대선도 여러 신선과 부처들과 알은체를 하느라 눈길을 잠시 거뒀다.
뽕. 마개를 뽑자마자 원영이 술을 급하게 들이켰다. 주향이 퍼지면 들킬 테니까. 원영을 통해 술이 뱃속으로 건너왔다.
술이 금단과 복숭아의 기운을 녹였다. 법력과 원기가 내 몸을 자기 집인 양 쏘다녔다. 술기운이 머리로 올라가서 정신이 흐릿해졌다.
원영이 빠르게 33천을 떠나 하계로 내려왔다. 원영이 몸 안에 돌아오자마자 나는 기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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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가신 할아버지를 만났다. 할아버지는 문학 소년이셨다. 문학을 즐기셨다는 뜻인지 공부를 많이 했다는 뜻인지 잘 모른다.
할아버지 영향으로 나는 어릴 적부터 많은 책을 섭렵했다. 그래서인지 형처럼 전교 1등을 밥 먹듯 자주 하지 못했다. 뭐, 솔직히 말하면 전교 1등 아니라 반에서도 18등이 최고 성적이다.
먹먹해질 줄 알았는데, 웃으며 즐겁게 대화했다. 할아버지가 갑자기 화장실 간다고 일어나셨다. 그리고 사라졌다. 예전에도 그랬지. 병원 가서 주사 맞는다 그러고 돌아가셨다. 그때 주사가 무서웠던 나는 병원에 따라가지 않고 홀로 집에 남았다. 그래서 임종을 지켜드리지 못했다. 그런데 꿈에서도 이러시네.
- 빨리 깨어나. 손대성.
꿈임은 자각했지만, 할아버지랑 대화하고 싶어서 꿈을 이어갔다. 할아버지가 사라지고 나서야 손오공의 부름이 귀를 통해 머리에 박힌다.
- 밖에 천라지망이 펼쳐졌다.
"왜요?"
- 네가 술에 오래 취해있었으니까.
술을 마신 후 수렴동을 떠나 도피 생활을 하기로 했었다. 축지법을 안 쓰면 토지신도 내 위치를 모른다. 계속 도망 다니면 천궁에서도 나를 찾기 힘들다. 신선은 신이 아니니까. 전지하지도 전능하지도 않다.
- 네가 이틀만 일찍 깨어났으면 내 계획대로인데. 술에 그렇게 약할 줄 몰랐다.
내가 술에 취해 해롱거리는 사이, 천궁은 화과산 밖에 천라지망을 펼쳤다. 장안법과 투명술을 함께 사용해도 벗어나지 못한다. 은법은 존재를 감추는 술법이지 존재를 없애는 술법이 아니다. 천라지망 안의 어떠한 존재도 천라지망 밖으로 나갈 수 없다.
- 저승으로 도망가는 길과 바다로 도망가는 길밖에 없다.
문제는 겨우 분신의 경지라, 저승으로 육신을 가져가지 못한다. 합체의 경지가 되어 육신과 영혼의 구분이 사라져야 몸도 가져갈 수 있다. 몸을 버리고 원영만 데려가기에는, 몸에 쌓은 법력이 아깝다. 그리고 형천의 힘과 아직 채 소화하지 못한 복숭아랑 금단 기운도.
바다로 도망가면 용왕이 내 편에 서줘야 한다. 그런데 용들이 천궁과 척을 질 각오로 나를 도울지 판단이 서지 않는다.
- 용들이 천계를 싫어하지만, 너 때문에 천계와 척을 질 정도는 아닌 것 같다.
용들은 천계를 싫어한다. 사해용왕의 부모인 신룡 부부는 천룡이다. 그러나 천계에 머물지 못하고 바다에 머문다. 용들은 여의주를 얻어 승천한 후, 관직을 받고 다시 하계로 내려온다. 바다는 사해용왕이 지배하기에 강이나 호수, 운이 나쁘면 연못이나 우물을 다스리는 용왕이 된다.
왕이 초가집에 살면 누가 감히 지붕에 기와를 올리겠는가. 천룡인 두 신룡이 하계에 머물기에 다른 용들은 감히 천계로 가고 싶어도 못 올라간다.
- 천계에 저항하는 세력이 미미하다. 용왕들도 함부로 네 편에 서기 힘들 거다.
"수렴동에서 계속 버티면 안 될까요?"
- 못 버틴다. 게다가 합체의 경지에 이르면 넌 원래 세상으로 바로 돌아가야 한다.
합체의 경지에 들어서면 내가 원하지 않아도 저쪽으로 가야 한다. 진신이 지구에 남아있으니.
예전에 내가 혼자 지구로 넘어갈 때는, 돌아오면 무조건 수렴동이었다. 손오공이 수렴동에 있었으니까.
그러나 이젠 손오공도 나와 함께 지구로 건너간다. 돌아올 때는 수렴동이 아닌 마지막에 머물렀던 곳으로 간다.
수렴동에서 버티다가 건너가면, 수렴동에 돌아온다. 내가 없는 사이 수렴동이 점령당하면, 나는 작두에 모가지를 들이미는 셈이다.
"증거를 안 남겼는데. 어떻게 알았을까요?"
- 증거가 왜 필요해?
"증거 안 남기려고 애쓴 게 다 헛짓이었어요?"
- 천계가 세상을 지배하는데, 누굴 설득하려고 증거를 찾는단 말이냐. 증거가 없으면 천궁의 직속 세력을 제외하고는 움직이지 않을 가능성이 크니까 남기지 말라고 한 거지. 만약 확증이 있다면 천궁 세력 외에도 많은 신선과 요괴 그리고 수련자들이 선업 점수 얻으려고 눈이 벌게서 달려들었을 거다. 서왕모의 복숭아에 태상노군의 금단을 훔친 도둑을 잡으면 선업 점수 수백만은 주겠지.
천궁만 상대해도 된다니 다행이다. 퍽이나.
천궁에는 대장군이 천이 넘고, 대장군 하나가 10만의 천군을 거느린다. 천궁 직속 세력이라고 해봤자 일억 정도밖에 안 된다. 최소 금선급에 이른 실력 있는 신선 수천 명이 있고.
정말, 참으로 다행이다. 젠장.
- 지금 4만 천군이 천라지망을 펼치고 있다. 증거가 없기에 천궁도 과도한 병력을 차출하지 못한다. 일단 방법을 생각해서 천라지망을 깨고 도망가자.
"대빵. 동맹석이 마구 깨진다."
동맹석이 깨진다고? 내가 오래국이랑 말래국이랑 가야국이랑 동맹을 맺은 증표인데. 거기에 72동의 요괴들과도 동맹을 맺었고. 동맹석은 당연히 맹주인 내가 갖고 있다. 굳기가 금강석 같아 여의금고봉 정도 법보가 아니면 깨기 힘든 동맹석이 왜?
돌 부스러기만 잔뜩 남은 석판 앞에 서니 말문이 막힌다. 어떻게 성한 동맹석이 하나도 없지? 혹시나 해서 바람을 불러 돌 부스러기를 날려버렸다. 석판 위가 깨끗해졌다.
"천계에 숨는 건 어때요?"
상대가 가장 생각하기 어려운 곳에 숨는 거다. 천궁이 천계를 지배한다고 하지만, 그 지배력이 끝없는 천계에 모두 미치는 건 아니다. 안 그러면 37품의 신행태보가 순찰을 뛸 필요도 없었겠지.
- 넌 이미 관직이 말살됐을 거다.
제천대성 관인을 살피니, 도장 밑바닥의 제천대성 네 글자가 사라졌다. 이러면 천계에 숨는 것도 기각. 나는 다리로 뛰어야 하는데 천궁의 추격자들은 길이 만들어져서 편하게 쫓는다.
굳이 비유하자면, 나는 헤엄쳐야 하는데 저들은 요트를 타고 추격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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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망한 제천대성은 어서 기어 나와 내 칼을 받아라."
"새끼야, 네가 들어와."
"네가 사내대장부라면 밖에 나와서 정정당당하게 싸우자."
거령신이 얘네 회화 선생님인가? 어째 하는 짓이 비슷하지?
"네놈들이 사람이라면 수렴동에 들어와서 싸우자."
- 구요성이다. 천계 원주민인데 전부 짐승이다. 옥황상제의 충견들이지.
제길. 사람이 아니었구나.
저것들은 자존심도 없는가? 천계 출신이라면 선민사상으로 똘똘 무장하고 하계 출신인 태상노군이랑 옥황상제를 배척해야 하는 거 아냐?
- 하계의 수많은 요괴가 천계 출신들이 하계로 추방되어 씨를 뿌린 거다. 비록 대를 이어가며 피가 옅어졌지만.
그러니까 저 구요성이라는 작자들은 옥황상제에게 꼬리를 흔들어 천계의 자리를 지켜냈다는 말이구나.
"이 원숭이 놈아. 어서 땅굴에서 기어 나오지 못할까?"
- 더 참으면 안 된다. 내 위신(威信)에 금이 간다. 나가서 싸워라.
내가 손오공의 이름에 먹칠하면, 그 반동을 내가 받는다. 나는 억지로 허리에 힘주고 수렴동 밖에 나갔다.
훨훨 불타는 태양새와 음울한 기운을 뿌리는 태음오. 태양새는 첫 출규 때 태양 안에서 얼핏 본 적이 있고, 태음오는 검은빛으로 된 까마귀다.
남은 일곱은 인간 모습을 하고 있어 어떤 짐승인지 알지 못했다. 손오공도 두어 몽둥이에 물리쳤던 자들이라 인상이 전혀 없다.
여의금고봉을 꼬나 들고 거들먹거렸다. 간혹 울리는 우레에 놀라 원숭이들은 밖으로 나올 엄두를 내지 못했다. 오함마만 우쭐거리며 내 뒤를 따랐다.
구요성은 신수의 반열에 이미 들었고, 오함마는 조금 부족하다. 아직 발굽에 삼매진화가 피지 않았다. 그래도 마음은 이미 신수여서 구요성에게 전혀 기죽지 않는다.
허리 높이의 오함마가 몸을 불렸다. 천궁 목장에서 처음 볼 때 크기다. 위에 올라타니 소파에 앉은 것처럼 편해 안장이 생각도 나지 않았다. 여의금고봉이 3미터 길이로 늘어났다. 오함마를 달리며 여의금고봉을 힘껏 휘둘렀다.
자, 피하지 마시고 막아보시지.
파공성이 장난 아니다. 사람 모습의 일곱이 뿔뿔이 흩어져서 피한다.
- 거령신을 생각해. 소리가 없는 게 좋은 거다.
흥분을 가라앉혔다. 구요성(九曜星)을 상대해야 한다는 두려움과 긴장이 전투의 흥분과 뒤섞여서 몸에 힘이 들어갔다. 팔과 허리에서 힘을 빼고 여의금고봉이 원하는 경로를 취했다. 파공성이 점점 줄어들었다. 위력이 더 강해졌는지는 모르지만, 속도는 무척 빨라졌다. 상대는 아홉인데도 내 가까이 접근하지 못했다.
삼매진화를 몸에 두른 오함마 덕분이기는 하지만.
끼룩. 끼룩.
뭐지? 태양새는 솔직히 무슨 새인지 모르겠지만, 태음오는 이름부터 까마귀다. 그런데 왜 기러기 소리를 함께 내지?
태양새가 양화(陽火)가 토해내고 태음오가 음화(陰火)를 쏟아냈다. 양화와 음화가 새끼 꼬듯이 서로 칭칭 감기더니 음양진화(陰陽眞火)로 변했다. 삼매진화보다 격은 하나 떨어지지만, 위력은 차이가 없다. 삼매진화는 태울 것과 안 태울 것을 구분하는 신령한 불이라서 격이 높은 거지, 위력이 가장 강한 불은 아니다.
옆구리가 갈라지며 마룡의 알이 삐죽 나왔다. 두 새대가리가 불길을 제어했지만, 마룡의 알 흡력을 이겨내지 못했다.
태양새와 태음오가 불길을 멈추려 했지만, 마룡의 알이 둘의 부리로부터 화염을 계속 뽑아냈다. 다급해진 두 새대가리는 날개를 연신 퍼덕거렸다.
마침 오함마가 법력이 다해 원래 크기로 돌아갔다. 내가 궁둥이를 툭 치자 오함마는 수렴동으로 도망갔다.
여의금고봉과 삼매진화 때문에 접근을 꺼리던 구요성의 남은 일곱은, 오함마가 사라지자 과감하게 접근했다. 여의금고봉의 틈을 메꿔주던 오함마가 사라지니 나도 우왕좌왕할 수밖에 없었다. 무공이고 초식이고 뭐고, 여의금고봉을 마구잡이로 휘둘렀다.
탱 소리와 함께 화살이 마룡의 알에 명중했다. 머리가 하얘졌다. 마룡의 알이 깨지고 흑염룡이 나오면 어떡하지?
머리를 비우고 휘두른 여의금고봉에 구요성의 둘이 적중했다. 제대로 맞았는지 둘 다 원신을 드러냈다. 하나는 늑대이고 하나는 고양잇과다. 표범이라고 하기에는 작고, 살쾡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크다.
- 그래. 차라리 머리를 비우고 마음껏 휘둘러라. 넌 법술에 비해 무공 재능은 형편없구나.
칭찬 고마워요. 내가 법술에 재능이 넘치는 거였군요.
머리를 비우고 나를 비웠다. 형천의 힘이 들썩인다. 웬만한 사람은 머리가 잘리면 죽었을 거다. 형천은 머리를 잘리고도 죽지 않았고, 유서를 준비하는 대신 계속 싸우는 걸 택했다. 상대가 강할수록, 상황이 암울할수록 더 힘을 내는 투신이 바로 형천이다.
원신을 드러낸 둘은 도망쳤다. 여의금고봉에 어딘가 심하게 다친 모양이다. 다섯이 남았고 내 무력이 훨씬 강해졌는데, 추가로 성과를 올리지 못했다. 여의금고봉과 하나가 되다시피 해서 몽둥이질에도 힘이 점점 실리는데, 상대가 수비적으로 나와 더는 적을 쓰러뜨리지 못했다.
그러나 시간은 내 편이다. 태양새와 태음오는 벌써 깃털이 빠지기 시작했다. 힘의 근원인 불을 마룡의 알에 다 뺏기게 생겼으니. 구요성의 넷은 이미 무장해제당했고, 남은 다섯은 점점 강해지는 여의금고봉의 위력에 수비에만 전념하고 있다.
거령신이랑 나타와 싸웠을 때 하고는 다른 느낌이다. 그때 머리를 써서 이긴 것도 무척 즐겁지만, 지금처럼 힘으로 상대를 압도하는 느낌도 짜릿하기 그지없다.
"구요, 우리가 돕겠다."
전략인가? 내 집중력을 흔들려는?
- 뇌공과 전모다. 벼락을 조심해.
심심해서 내 사주를 풀이해 봤는데, 벼락 맞아 뒈질 팔자는 아니었다.
뇌공이라는 자는 북채를 들고 작은 북을 쉼 없이 두드린다. 저게 바로 뇌고(雷鼓)구나. 우리가 듣는 우렛소리가 바로 저 작은 북에서 나는 거라고? 내가 아는 과학상식에 너무 위배되는데.
전모는 송곳을 들고 있었다. 전추(電錐)는 벽력산의 벽력을 소환한 후 방향을 정해서 쏘아내는 역할을 하는 법보다.
어떻게 보면 뇌공이 다 하는 거나 다름없다. 뇌고를 두드려서 우렛소리를 내는 것으로 벽력산의 벽력을 소환한다. 결국 우레나 번개나 뇌공이 다 해 먹는 거다. 전모는 그저 전추로 번개의 방향을 정할 뿐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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