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모용부영이다
소리를 따라 은밀히 다가간 유신은 불과 이 각도 되기 전에 보았던 광경을 다시 보게 되었다. 은무성이 여덟 명의 사내와 팽팽하게 대치하고 있다. 은무성의 무극권은 다수를 상대하는 데 적합하나 살상력이 부족해서 지지는 않지만 쉽게 이기지도 못한다.
위력이 강한 우양장은 유신의 고주일척과 비슷해서 초식을 펼치고 난 후 잠깐의 빈틈이 생긴다. 그래서 일대일이면 그럭저럭 쓸 수 있지만, 상대가 많으면 펼칠 수 없다. 물론 장기전으로 끌고 가면 상대가 여덟이라도 결국 내공이 많은 은무성의 승리로 끝난다.
[접니다.]
은무성에게 전음으로 알린 유신은 묘설부운으로 은무성의 곁을 스쳐 지나갔다. 그러나 기습에도 불구하고 아까와 같은 효과를 보지 못했다.
일 척 정도 길이의 짧은 쇠막대기 두 개를 든 자가 손가락 힘만으로 쇠막대기를 돌리며 유신의 찌르기를 방어했다. 환도를 반으로 쪼갠 것 같은 반월도(半月刀)를 든 자의 도법도 밑에 있던 자들보다 훨씬 대단했다. 유엽도(柳葉刀)를 든 자는 도로 유신의 검을 때려내기까지 했다.
아까는 은무성의 신분을 모르는 자들이어서 집중력이 부족했고 중병기를 사용하는 자들이 많아 유신의 쾌검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그러나 현재 이들은 은무성의 신분을 알고 있고 가벼운 병장기를 쓰는 자들이 많아서 유신의 공격에 적절하게 대응했다. 비록 유신의 검이 생채기 두 개를 냈지만, 그 정도 피륙상은 백 개 달고도 전혀 싸우는 데 지장이 없다.
두 팔을 허리띠에 묶은 사내가 빠르고 묵직한 발차기로 유신을 공격했다. 유신은 천근추로 급히 몸을 땅에 내린 후 검에 진동을 주어 상대의 다리를 베어갔다. 그러나 상대가 다리에 철갑을 입어서 아무 피해도 주지 못했다.
'빠르면서도 묵직하다. 쾌검에도 묵직함을 실을 수 있는 것일까?'
분뢰각은 발차기 하나하나가 묵직했고 거기에 빠르기까지 했다. 그리고 출수하기 전에는 다양한 변화를 보이며 노리는 곳을 숨기기도 했다. 뇌음사의 절기 중 하나인 분뢰각을 보면서 유신은 쾌검을 더욱 위력적으로 만드는 방법을 살짝 엿보게 되었다.
'빠른 걸 무겁게 하는 게 아니라, 무거운 걸 빠르게 해야 하는구나. 결국 내공을 어찌 사용하는지가 관건이다.'
그때 펑 소리와 함께 사내 하나가 허공을 날았다. 유신이 뇌음사 무인들을 전부 잡아둔 기회를 틈타 은무성이 끝내 우양장을 펼쳐냈다. 고주일척이 모든 걸 꿰뚫으려는 날카로운 찌르기라면 우양장은 높은 곳에서 굴러떨어지며 모든 걸 으깨는 묵직한 바위와 같았다. 타의로 허공을 누빈 사내는 은무성의 심후한 내력에 내장이 가루가 나서 바닥에 떨어지기 전에 이미 목숨을 잃었다.
"뇌음사라. 내 언젠가 꼭 빚을 받으러 찾아가마."
손속을 오래 나눈 은무성은 어디서 온 자들인지 알아챘다. 뇌음사는 수백 가지 무공이 있어 쉽게 판단하기 어렵지만, 그래도 대표적으로 알려진 무공 몇 개는 은무성도 알고 있다. 두전은 일이 생각대로 풀리지 않자 마음이 답답했고, 그 답답한 마음을 이기지 못하고 질문했다.
"내 사형제들은 어떻게 했지?"
"죽어서 지옥에 가면 만날 테니 직접 물어봐라."
유신은 아까와 달리 자신의 공격이 잘 먹히지 않는 것을 확인하고 은접미천으로 이들의 시선을 빼앗는 데 집중했다. 은접미천에 속아서 정신을 빼앗기면 은무성이 우양장으로 처리하는 게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유신의 검 끝이 살짝 떨리며 은색 나비들이 두 개 혹은 세 개 심지어 여덟 개의 날개를 펼치며 날아올랐다. 나비들은 날개를 펄럭이며 뇌음사 무리의 눈을 미혹했다. 유엽도를 든 무인이 다시 유신의 검을 멈추려 했으나, 아까 공중에 몸을 띄웠을 때와는 달리 땅에 발을 붙인 유신의 검 끝은 유엽도를 야멸차게 외면했다.
"네놈은 또 누구냐?"
"모용부영이다."
딱히 생각나는 사람이 없어서 아무 이름이나 댔다. 이들에게 우문현성이라고 해봤자 먹히지 않을 게 뻔하다. 아까는 무공도 약하고 병장기가 무거워 다소 느린 자들을 상대로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서 우문현성이라 해도 속아 넘어갔지만, 지금 보여준 무위로 우문현성이라고 주장하기에는 매우 부끄럽다.
"개소리, 모용부영은 이미 죽었다."
"홍두명이 내가 죽었다고 그랬나? 검왕을 사부로 모신 이 모용부영이 그리 쉽게 죽을 것 같아?"
자주 하면 느는 건 무공뿐이 아니다. 더구나 유신은 특별한 목적을 가지고 거짓말을 하는 게 아니어서 들키지 말아야 할 이유도 없기에 혀를 마구 놀렸다.
"홍두명의 눈은 내가 찌른 거야. 그리고 여기 은 대협은 권왕의 무공을 이은 분이다. 지금까지 무림맹에 첩자로 있었지."
은접미천의 초식과 유신의 헛소리에 두 사내가 정신을 빼앗겼다. 은무성은 곧바로 우양장으로 그중 한 명을 공격했다. 재수 없이 생사의 기로(岐路 - 갈림길)에서 사로에 선택된 사내는 입으로 피를 뿜으면서 허공을 날았고 바닥에 떨어질 때 신음조차 내지 못했다.
주먹을 태양혈에 붙인 후 상체를 수그리고 앞으로 달리다가 갑자기 주먹을 쭉 뻗는 우양장의 모습은 무척 우스꽝스럽지만, 위력을 확인한 누구도 비웃지 못했다. 고수와의 대결에서 쉽게 펼칠 수 있는 무공이 아니지만, 일단 틈만 주면 최소 중상은 각오해야 한다.
"우리는 일월교의 맹우요. 손속을 거두시오."
"우리 둘은 교를 배신하기로 했다. 왜냐면 내 사부가 무림맹주 자리를 노리고 있거든."
유신은 이들의 정신을 분산시킬 생각으로 깊이 생각하지 않고 되는대로 주워섬겼는데 뇌음사 고수들의 반응이 심상치 않았다.
"역시, 정보가 정확했군. 모두 흩어져서 도망친다."
분뢰각을 익힌 두전이 가장 빠르게 도망쳤고 다른 고수들도 분분히 경공을 펼쳐 사방으로 흩어졌다. 굳이 쫓는다면 둘 정도 목숨을 취할 수 있지만 당우형과 계성을 찾는 게 우선이다. 아주 잠깐 숨을 고르고 곧 지호를 앞장세운 채 당우형의 냄새를 쫓았다.
"이 지독한 냄새는 당 대협의 독인가?"
다시 지호를 따라가다 보니 독한 냄새가 나는 곳에 시체 하나가 쓰러져 있었다. 칠공으로 피를 쏟으며 쓰러진 시체는 다른 외상이 보이지 않았다. 거기에 지독한 냄새까지 풍겨서 당우형의 독으로 오해했다. 물론 독으로 죽은 자가 왜 바지를 내리고 있는지 의문을 풀 시간은 없었다.
앞장선 지호를 따라 달리다 보니 길이 점점 험해지면서 결국 절벽으로 막혀버렸다. 옆으로 샐만한 곳도 없고 지호는 절벽 끝에서 뱅뱅 맴돌며 낑낑거리기만 했다.
"자네는 여기 있게. 내가 저쪽으로 에돌아 밑으로 내려가서 물길을 수색해 보지."
### 快劍神龍 龍遊迅 ###
당우형과 계성은 천천히 걸었다. 동굴에서 빨리 걷다가 갑자기 쓰러질 수 있다. 그래서 조금 걷다가 멈춰서 숨이 제대로 쉬어지는지 자주 확인했다. 그렇게 구불구불 꽤 걸으니 동굴이 막혔다.
"내공이 아쉽구나. 제대로 안 보이니 기관이 있는지 알 수도 없고."
계성은 조심스럽게 사방의 벽과 바닥을 두드렸다. 천장은 꽤 높아서 손이 닿지 않는다. 계성이 하는 짓을 지켜보던 당우형이 입을 열었다.
"소용없어. 벽이 두껍다면 반대쪽에 공간이 있어도 울리는 소리가 들리지 않아."
"당 대협, 아까보다 조금 밝아진 것 같은데 착각인가요?"
"아냐, 확실히 밝아졌어."
당우형은 아직 불편한 몸을 억지로 일으켰다. 빛이 들어오는 틈이 보이지 않는데 밝아졌다는 건 천장밖에 없다. 보통 빛은 하늘에서 내려오기에 사람들은 머리 꼭대기의 밝음에 둔감한 편이다.
"내 허벅지를 밟은 후 오른쪽 어깨를 밟고 위로 뛰어. 그리고 허리띠를 저 튀어나온 바위에 걸어라."
오른쪽 무릎을 바닥에 댄 당우형이 자세를 잡았다. 계성은 몇 번 가늠하다가 달리던 기세 그대로 당우형의 왼쪽 허벅지를 밟고 곧바로 오른쪽 어깨를 밟았다. 단번에 성공할 생각으로 있는 힘껏 밟았다.
당우형은 악으로 버티다 계성이 몸을 허공에 날리자 그제야 바닥에 쓰러졌다. 허리띠를 살짝 튀어나온 바위에 걸고 공중에 대롱대롱 매달린 계성이 배에 힘을 주느라 입을 열지 못하고 눈빛으로 괜찮은지 질문했다.
"바람이 불어오는 게 느껴진다든가 혹은 더 따뜻하게 느껴지는 곳이 없어?"
대답 대신 허리를 튕기며 훌쩍 몸을 날린 계성이 사라졌다. 위치가 참 교묘해서 위로 올라가기 전에는 절대 보이지 않는 곳에 구멍이 있었다. 계성이 내려준 허리띠를 손목에 감고 올라간 당우형은 자연적으로 형성된 동굴이 아니라 사람이 바위를 파낸 흔적으로 판단했다.
"당 대협, 조금만 쉬겠습니다."
내공과 근력을 모두 동원해 당우형을 끌어올린 계성은 땀범벅이 되어 바닥에 쓰러졌다. 당우형은 바닥의 먼지 두께를 헤아렸다. 절벽 동굴 안의 먼지 두께와 별반 차이가 나지 않는다. 여전히 어둡지만 절벽 동굴 안보다는 밝아 당우형도 사물을 구분하는 데 큰 어려움을 느끼지 않았다.
"당 대협, 만약 영약이 나오면 당 대협이 취하시고 비급이 나오면 제가 가질게요."
"너 우양장이 부끄러워?"
계성은 얼굴을 붉히고 대답하지 않았다. 당우형은 이해한다는 듯이 말했다.
"나라도 부끄러웠겠다. 그리고 영약이 나오면 반씩 쪼개 먹으면 되고 비급이 나오면 함께 읽어보면 된다."
"사부님에겐 비밀로 해주세요."
당우형의 간단한 해결책을 계성은 생각지도 못했다. 많은 사물을 보고 머리가 트인 당우형과는 달리 계성은 오현사에서 지내며 고리타분한 말들만 들어와서 나이보다 머리가 굳은 편이다. 그래서 내공도 별 진전이 없다가 천산으로 오는 길에 갑자기 늘었다.
"우양장을 부끄러워하는 건 잘못이 아니야. 부끄럽다고 열심히 익히지 않는 게 부끄러운 일이지. 싫어도 꼭 해야 하는 일이 있고 하고 싶어도 참아야 하는 일이 있어. 우양장을 부끄러워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고, 그래도 잘 익혀내야 하는 건 은 대협의 제자인 너의 본분이지."
은무성은 무공에 대한 이론은 백 가지도 넘지만 이런 말을 계성에게 해준 적이 없다. 은무성은 세상을 너무 크게 보기에 이러한 부분에서는 소홀한 면이 있다. 당우형의 말에 계성은 묵혀두었던 앙금이 사라지고 가슴이 시원해졌다.
"내 행동이 바르다면 마음마저 바르게 강제할 필요가 없었군요. 당 대협의 귀한 말씀 덕분에 미련한 자가 크게 깨닫습니다."
"하고 싶은 걸 마음대로 하면서 사는 자는 풍류아라고 부르지. 그러나 해야 할 일을 꼭 하면서 사는 사람은 대협이라고 부른다. 너는 심성이 바르고 심지가 곧으니 은 대협과 같은 훌륭한 사람이 될 것이다."
그때 휙 불어온 미약한 살랑바람이 당우형의 정신을 번쩍 들게 했다. 바람이 들어온다는 건 밖으로 나갈 구멍이 있다는 뜻이다. 제발 그 구멍이 컸으면 하는 바람을 품고 당우형과 계성은 앞으로 걸었다. 통풍이 되고 있어 굳이 아까처럼 멈춰서 호흡을 점검할 필요가 없기에 허리를 숙이고 걸었지만 이동이 훨씬 빨라졌다.
"바람은 어디에서 들어온 것일까요?"
바람은 딱 한 번 불었고 그 뒤로는 전혀 느끼지 못했다. 그리고 천장 동굴의 끝은 막혀 있었다. 한참 이리저리 만지고 두드리고 하던 당우형이 계성에게 질문했다.
"여기가 왠지 아까보다 더 어둡다는 생각이 안 들어?"
"그런 것 같습니다. 저는 벽의 색이 더 어두워서 그렇게 느껴지는 줄 알았습니다."
"벽의 색이 어둡다고?"
"네, 아까랑 벽의 색이 달라졌는데요."
당우형은 급히 오던 길로 되돌아갔다. 안으로 들어올수록 동굴이 높아져서 빠르게 움직일 수 있다. 벽의 색이 확연히 바뀌는 지점에 멈춰 자세히 살폈다.
"제길, 아닌가 보다."
형성 과정은 알 수 없지만, 서로 다른 재질의 돌이 만나는 곳에 틈이 있었다. 그 틈으로 미약한 빛이 흘러들어왔다. 아마 바람도 이 틈으로 들어와서 어찌어찌 어귀까지 불어간 모양이다. 아까는 사람이 나갈 수 있는 구멍만 찾느라 미처 주의하지 못했다.
힘이 풀린 둘은 바닥에 주저앉았다. 억지로 힘을 냈는데 아무 성과도 없자 맥이 탁 풀려버려서 움직일 마음이 들지 않았다. 정적이 흐르다 당우형과 계성이 동시에 흥얼거리기 시작했다. 시냇물의 다리를 건너 외조모의 집으로 놀러 간다는, 웬만한 아이는 다 알고 있는 동요였다.
"나는 어머니를 일찍 여의었다. 그래서 외갓집에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지. 이 동요를 몰래 부르며 외조모가 나를 막 반겨주는 상상을 많이 했는데. 장성하면서 오랫동안 잊고 있다가 네가 먼저 부르니까 나도 따라서 흥얼거리게 되는구나."
"저는 당 대협이 먼저 부르니까 따라부른 건데요?"
당우형의 말에 대답한 계성은 더러운 바닥에 귀를 바싹 붙였다. 귀로 동요를 들으면서 당우형이 입을 꾹 다물고 있는 걸 확인한 계성은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동굴 바닥이 동요를 부르는 것 같습니다."
당우형도 먼지가 두껍게 쌓인 바닥에 귀를 붙였다. 암기를 익히면서 소리로 암기 종류를 판단하는 훈련을 받았기에 귀는 당우형이 훨씬 밝다. 과연 바닥에서 동요를 부르는 소리가 은은히 들려왔다.
"더럽게 못 부르네."
솔직한 평을 내린 후 당우형은 손으로 바닥을 때렸다.
"거기 누구시오? 사람이면 이름을 대고 귀신이면 승천하시오."
그러나 당우형의 말을 못 들었는지, 듣고도 무시하는 건지 동요는 끊이지 않았다.
"소리가 사방으로 퍼져서 저기에 닿지 않는가 보다. 너 내공을 목소리에 실을 줄 알아?"
계성이 고개를 젓자 당우형은 이론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유신보다 나은 게 계성은 혈도의 이름과 위치를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유신에게 전음을 가르칠 때보다 훨씬 빠르게 끝냈다.
그런데 배우는 건 계성이 빨랐지만 실전에 적용하는 건 유신과 비할 바가 아니었다. 바닥의 아주 미세한 틈에 대고 계성이 소리 질렀지만, 동요는 여전히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미친놈 아닐까요? 같은 동요를 계속 반복해 부르는데요?"
"내공 고수가 미친놈일 가능성은 별로 없으니 계속해보자."
동요는 멈추지 않고 계속 이어졌다. 그러나 밑에 있는 누군가가 사라질까 봐 다급한 마음에 당우형은 계성을 다그쳤다. 사람의 손이 닿은 게 분명한 동굴 안에서 계성의 악악거리는 소리만 규칙적으로 퍼졌다.
- 작가의말
지난 편에 분량이 갑자기 많아진 건 원래 썼던 내용에 살을 꽤 붙였기 때문입니다. 이후 비축분을 쓸 때는 5500자에 맞춰서 쓴 다음, 글을 올리기 전에 묘사를 최대한 많이 붙이도록 하겠습니다. 적은 글자 수로 내용을 표현하는 게 빠른 전개가 아니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글자 수가 아무리 많더라도 한 편으로 끝내야 할 내용을 끝내면 그게 빠른 전개라 생각합니다. 가끔 게시판에 유료 작품이 한 편으로 끝낼 얘기를 세 편으로 끈다는 불만들이 올라와서 저도 모르게 강박증이 생겼던 것 같습니다.
무료 주제에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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