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찾은 세계 – 142
픽션(허구)입니다. 본 작품은 저의 순수착장물입니다. ^,.~
영운은 결혼식 준비를 위해 여의도 오피스텔에 도착했다.
영운이 인공섬을 떠나기 전을 떠올렸다.
“아범아. 예, 앉아라.”
“예? 예!”
자리에 슬며시 앉으며.
“하실 말씀이 있으세요?”
“그렇단다. 너도 알겠지만, 결혼은 인륜지대사고, 인생의 큰 변화 점이란다. 상상하는 것과 아주 많이 다르지. …네가 잘할 거로 생각하지만, 그전에 네가 아무리 대단해도 겉으론 애들만 여덟인 홀아비고, 그런 널 선택해준 며늘아긴 물론이고, 사돈댁도 몹시 어려운 결정을 내린 거란 생각이 드는구나! 올라가거든 잘해야 한다. 알겠니?”
“아!”
미진도 그렇겠지만, 장인, 장모에게 다시금 고마웠다.
영운의 입가에 미소가 가득했다.
“예, 엄마!”
힘차게 대답하는 영운을 보시고 흐뭇하게 웃으시며.
“호호호, 그럼 믿으마. 좋기는 한가보구나 이젠 결혼도 하고, 사돈댁체면도 생각해야 하니 앞으로 어머니라 부르렴.”
“…예, 엄마 그래야겠죠? 걱정하지 마세요. …어머니.”
솔직히 엄마라 부르고 싶었지만, 자기 생각만 고집할 수는 없었고, 무엇보다 엄마가 그걸 원하셨으니 들어 드리는 것이 자식 된 도리 같아서 그렇게 불러 드렸던 것이 떠올랐다.
오피스텔의 창밖을 바라보며 어찌할 바를 모르고 멍하니 있을 때였다.
따르릉. 미진의 전화다.
“예, 미진 씨… 지금 여의도에요. 네? 아, 네! 그럼 잠시 후에 봬요.”
미진이 직장에서 양해해 줘서 만나자는 연락이었다.
* * *
얼마 후 미진과 자주 만나던 카페에 도착해 미진을 기다렸다.
미리 연락해줬기에 잠시 후 미진이 왔다.
그녀를 환한 미소로 맞이한 영운은 주문하려고 일어서는데 미진이 푯말을 가리켰다.
‘행복한 이벤트’라고 쓰인 푯말의 내용은 주문할 때 이름을 부르고, 존댓말 사용하면 50%를 할인해주는 이벤트라고 적혀있었다.
‘동생에게 가르쳐줘야겠군!’
영운은 행복한 이벤트를 기획한 자가 궁금했지만, 가슴이 따듯해졌다.
계산대에 다가서며 종업원의 명찰을 보고, 이름을 부르며.
“성진 씨 따듯한 아메리카노 한 잔, 카푸치노 한잔 주세요.”
“예, 손님 계산 도와드리겠습니다. 따듯한 아메리카노 한잔, 카푸치노 한잔 이벤트 조건이 충족해 50% 할인(직원이름을 부르고 존댓말을 사용하면)이 적용되었습니다. 5,500입니다. 감사합니다.”
“좋군요! 성진 씨 수고하세요.”
“즐거운 시간 되세요.”
미진의 앞에 앉아 커피를 내려놓고.
“주인이 누군지 모르지만, 맘에 드네요.”
“그렇죠? 그래서 저도 자주 이용해요. …아, 맛있다. 저, 영운 씨 할 게. 아주 많아요. 자, 보세요.”
“……네.”
미진이 건넨 결혼대행업체의 팸플릿을 받아 살펴봤다.
결혼에 필요한 것을 일목요연하게 수록해놨지만, 결혼이 꼭 상품 같이 느껴져서 마땅찮았다.
‘도움은 되겠군!’
그렇게 생각한 영운은 어떻게 할까 생각하며 주머니에서 스마트폰과 블루투스이어폰을 꺼내 미진에게 건넸다.
“뭐에요?”
“선물이에요.”
영운이 건넨 스마트폰을 들고, 꼼꼼히 살피더니.
“…으응, 촉감이 특별하고, 가까이 보지 않으면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디자인에 신경 쓴 것 같고, …설마! 스마트폰도 만드셨어요?”
‘뜻밖에 잘 아네!’
여자들이 전자제품에 민감하지 않다고 들었는데 미진은 아닌가 보다.
“네, 별로 대단한 것은 아니에요. 충전이 필요 없고, 파손되지 않으며 인공지능이 탑재(搭載)되어 웬만한 건 설정하면 알아서 해준다는 것과 자택이 아니면 일정거리를 벗어난 순간 자동으로 주인이 설정한 곳으로 돌아온다는 것… 마지막으로 우리 가족의 전용 쇼핑몰이 있다는 게 다를 뿐이에요.”
“……”
전미진은 영운이 하는 말에 그저 멍하니 바라봤다.
‘아니 어쩜 저렇게 태연하게 말할 수가 있지?’
세상에 내놓으면 파란을 몰고 올만 한 내용을 태연하게 말하는 영운이 조금이나마 두려움을 느꼈으리라.
그때 영운은 그것을 알아차린 건지 아니면 미진의 표정변화를 지켜보다가 꺼림칙한 느낌을 받았는지 모르지만, 인공섬의 공장에 웬만한 것은 다 말들 수 있는 공장과 가온종현의 마법을 적용해서 가능했다는 핑계를 댔고, 미진은 그때야 많은 돈과 마법이라면 충분히 가능할 거라는 생각에 의심과 두려움을 접었다.
‘휴, 자세히 알 수 없지만, 한고비 넘긴 것 같네!’
영운은 건넸던 스마트폰을 다시 받아 미진의 스마트폰과 겹쳐놓음으로써 정보를 옮기고, USIM을 분리해 넣음으로써 통신사와 연결을 확인하고, 미진에게 건넸다.
건네받은 스마트폰을 유심히 살피던 미진이.
“화면은 제거랑 꼭 같네요?”
“네, 굳이 불편하지도 않은데 바꿀 이유가 없잖아요. 그래서 인공지능 심청과 가족전용 쇼핑몰 그렇게 두 가지만 추가했어요.”
“아, 심청? 그 심청이요?”
“네, 아버지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그 심청이요. 주인을 잘 보좌할거예요. 화면에 개인비서 앱을 만들어놨지만 기본적으로 스마트폰을 커면 활성화돼요.”
“그런 뜻으로 지었군요. 잘 부탁해 심청.”
- 저도 잘 부탁합니다. 보스님.
“어머머, 대답도 하네요.”
테이블에 있던 블루투스이어폰을 건넸다.
“이게 필요할 거예요.”
‘아직 파인뷰까진 무리겠지?’
“영운 씨 포링몰이 가족전용 쇼핑몰인가요? 포링? 어디서 들은 것 같은데?”
“……”
‘헉! 이런 젠장. 이름을 바꿔놓을걸. 거짓말을 해야 할까?’
영운은 이름 짓는 게 귀찮아서 포링닷컴을 외계인의 접속창구로 사용했다.
그러니 포링이란 말이 나왔을 때 도둑이 제 발 저린 상황이 된 거다.
“와, 주로 옷이네요. 앗! 제가 스마트폰 안에 있네요. 어쩜 이럴 수가? 오, 와.”
“……휴.”
미진이 들리지 않게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대답을 듣지도 않고, 한동안 쇼핑몰에 정신이 팔려 어쩔 줄 몰라 했다.
‘휴, 다행이다. …바꾸면 더 이상하겠지?!’
포링이란 이름 때문에 놀라 변명하려던 것이 자연스레 해결됐다.
아무래도 잠재(潛在)적으로 위험해 보이지만 같은 이름이 한둘인가.
IT가 주요 화제(話題)가 되고, IOT가 주류를 이루는 요즘의 경향을 적용해서 스마트폰 주인의 신체를 스캔하고, 적용해 옷의 실루엣과 색상, 디자인을 점검할 수 있게 업그레이드했다.
앞으로는 홀로그램으로 지원할 생각이다.
“영운 씨 어떻게 이런 생각을 했죠? 그리고 이렇게 많을 수 있나요?”
“만들어 둔 게 아니고, 그저 전 세계의 유명한 디자인을 가져와 보여주는 거예요. 주문하면 전문 디자이너가 원하는 걸 제작해 배송하는 시스템이에요.”
“아! 지금부터 사용 가능한가요?”
“그럼요. 다만, 안내문이 없어서 몰랐겠지만, 미진 씨의 모습이 적용된 것같이라 오로지 자신의 체형에 맞춰 제작돼요. 또 특수원단이라 매우 비싸요, 아무나 주면 큰일 날거예요.”
“아, 그럼 제 가족은…”
“따로 스마트폰을 준비했으니 결혼식 때 드릴게요.”
“…고, 고마워요.”
가족을 챙겨준다는 느낌에 조금 감동한 것 같다.
이후로 일사천리였다.
분위기를 살려 결혼대행업체에 맡기지 말고, 직접 팸플릿을 활용해 준비하자고 설득했고, 그때부터 영운의 고행이 시작되었다.
영운은 미진을 이곳저곳을 따라 짐꾼이 되어야 했고, 직접 준비하면 줄어들 거로 생각했던 결혼식 준비가 더 어려워졌다.
하지만 반대로 착착 진행되었다.
‘아이고.’
매 순간 한숨을 쉬어야 하는 위기가 찾아왔지만 영운은 절대적으로 미진의 의견을 따랐다.
간혹 미진에게 ‘너무 무성의한 게 아니냐?’라는 투의 말을 들었지만 웃거나 정확한 해명으로 분위기를 바꿔 잘 헤쳐나갔다.
솔직히 평소의 영운이라면 쓸데없는 감정소모를 무척 경계했기에 짜증이 날만 한 상황이었지만 오해는 풀면 되고, 또 인생의 한 번뿐인 결혼을 망치고 싶지 않아서 참았다.
한발 물러나 미진을 대하자 새로운 모습도 보였다.
‘좋게 생각해서 그런가? 귀엽기도 하네.’
영운은 미진보다 나이도 많고, 고생도 훨씬 많이 했다.
또 몇 번의 죽을 고비를 겪고부터는 무의미하게 지나치는 일상의 일들이 달라 보이기도 했다.
미진과 같이 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역시! 참기를 잘한 것 같아. 생각하기에 따라 달리 보이네.’
꼭 딸을 바라보는 것 같아 기분이 묘했지만, 자신의 감정이 사랑임을 알기에 흐르는 대로 그냥 뒀다.
청첩장, 결혼사진촬영, 예물 등 자잘한 것을 마쳤다.
결혼식은 인공섬에서 치르기로 했다.
둘은 나이도 많고, 참여할 인원도 많지 않다는 이유에서였다.
친지와 절친한 친구만 초청하기로 했고, 예상 숫자가 뜻밖에 많아 영운은 자신의 개인제트기와 매직재단의 제트기 예비로 각 대륙을 맡은 지킴이의 제트기 7대를 대여하는 형식으로 긁어모아 8대를 준비했다.
결혼을 준비하는 동안 우주정거장이 완성되었다.
말이 많았지만 치우천황 프로젝트로 훈육 된 한국의 정치인은 실리를 택했고, 한국의 우주 행에 탄력을 받아 약소국들은 모두 포링이 제공한 스타쉽을 타고 우주정거장에 자리를 마련했다.
영운이 결혼준비로 바쁘기도 했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 행사를 생략했다.
* * *
결혼을 이틀 앞둔 체 영운은 인공섬에 내려왔다.
물론 공식적으로 말이다.
매일 밤은 인공섬에서 생활했는데 레어랑 다르지 않게 만들었기에 갇힌 레어보단 인공섬을 애들이 선호했다.
‘쁘~용.’
“공주님 응가를 하셨네!”
수빈의 기저귀를 갈아입히는데 유난히 수빈이 영운을 빤히 바라봤다.
“까르르, 아, 아 까르르.”
“간지러워요? 공주님. 이제 웃기도 하시네! …쪽.”
요즘 점점 더 행동의 변화가 뚜렷했다.
젖을 먹일 차례인 동합을 호출했는데 애들이 모두 코쿤에서 나왔다.
“애들아 너희 동생 수빈이 드디어 옹알이하더라. 잘 봐.”
“와, 나를 똑바로 본다. 어머.”
“까르르. 아, 아, 오.”
“수빈동생이 지금 하는 걸 옹알이라고 하나 보죠? 넘, 귀엽다.”
“입을 오물거리며 하는 소리를 옹알이라고 하나 보더라.”
“아, 넘 귀여워.”
“잉, 나도 안고 싶어.” “나도.” “빨리빨리, 나도.”
선옥이 꼭 껴안자. 웬일로 다른 애들이 시샘했다.
티격태격하는 모습이 보았다.
“젖은 먹이고, 안아주려무나.”
“예, 아빠!”
“예, 어쩜 이렇게 귀여울 수가 있지?”
“정이 들어서 그런 걸까?”
“음, 그런 것도 있겠지만 순수하기 때문이겠지. 그러고 우린 이런 시절이 없었잖아.”
“그거야 종족이 달라서 그렇겠지. 하긴 전승으로 얻은 지식 때문에 인간에 대한 선입견이 없지는 않았지. 수빈인 선입견을 품을 이유도 틈도 없었고.”
“그런가? 그러고 보니 가족에게 귀여운 척하지만 귀여운 게 뭔지 감이 오지 않았는데. …이런 게 귀여운 거구나! 헤헷, 이 오빠가 업어주마.”
“까르르.”
“나도, 나도, 힝 그럼 난 다음.”
“그럼, 난 세 번째 헤헷.” “난 네 번째.” “힝. 난 다섯.”
영운은 수빈의 변화를 알고 싶어서 어머니에게 여쭤보기 전에 인터넷에 먼저 검색했다.
아기는 한 달이 지나면 밤낮을 가리기 시작하고, 생후 2개월 상호교류 따라 웃는단다.
또 대략 3시간 간격으로 자고 깨길 반복하고, 흑백을 구분하기에 흑백초점 책이나 흑백 모빌로 주위를 끌어주는 게 좋다고 해서 오빠, 언니 틈에서 옹알거리는 수빈을 흐뭇하게 바라보며 김시은 비서에게 부탁해 전이로 받은 펠트(felt) 지로 블로그를 참고해 흑백초점 책과 흑백 모빌을 직접 제작하고 있다.
3개월쯤이면 색상도 구분하기 시작한다기에 그 후로 한동안 틈틈이 만들었다.
이제 결혼이 하루 남았다.
우선 부족한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많은 것을 바라진 않겠습니다. 다만, 마음에 걸리는 것과 기분 상하는 내용, 부분은 꼭 지적해주십시오. 그 정도만 꼭! 부탁합니다. 꾸벅 ^.^
- 작가의말
- 제 글이 조금씩 바뀌고 있습니다. 한데 그때를 같이해 추천이 줄어드는 현상이 보이고 있습니다. 이제 전환하기에는 많이 왔고, 바꾸고 있는 것도 체득하지 못한 상황이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처지에 놓였습니다.쉽게 결정할 문제 같지 않아 더 지켜보기로 하겠습니다.[735.3]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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