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찾은 세계 - 135
픽션(허구)입니다. 본 작품은 저의 순수착장물입니다. ^,.~
어둠이 내려앉던 바다는 해가 사라지자 한순간에 어두워져 앞이 보이지 않았다.
요트는 인공섬이 있던 방향으로 무작정 달리는 것처럼 보였지만 조종사를 믿고 요트 향하는 앞쪽을 바라봤다. 요트의 불빛에 반짝이는 잔잔한 파도를 하염없이 바라보다 믿기지 않는 삼일을 떠올려봤다.
초인도 병들 게 하는 뭘까?
웃기게도 심리적인 갈등에 의한 불안일 것이다. 예로부터 초인을 죽이는 방법의 하나가 여인을 이용하는 방법 죽 미인계, 가족을 죽여 판단력을 흐리게 하는 방법으로 폭주, 초인이 돕는 당사자의 가족을 빌미로 초인을 나서지 못하게 직접 말하게 해 초인의 의지를 스스로 꺾게 하는 거였다.
웃기게 보일지는 몰라도 영운이 그랬다.
이제 나이가 들어 불타는 열정이 남아 있는 것도 아니고 상대가 철모르는 나이도 아니고 상대는 세상의 온갖 때에 물든 37세의 여인이라 자력으로는 힘들 거로 봤기에 그저 노력하기로 했을 뿐이다. ‘인연이 있다면 맺어지겠지.’ 이런 심정이었을 거다.
미진은 여인의 감성으로 상대가 자신을 좋아하는지 자연스럽게 알았고, 포기하는 야, 기다리는 야, 먼저 고백하느냐를 놓고 고민하다가 김시은 비서의 충고도 있었고 그동안 보인 행동과 눈빛, 느낌을 통해 얻은 정보를 종합해서 결정한 게 아마 자신이 먼저 고백한 계기가 됐을 거다. 그 이유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영운은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의 속은 모른다.’라는 옛 속담도 있듯이 미진의 심정을 정확히 이해할 수는 없지만, 그녀는 아마 자신에게 프러포즈는 받기 어렵다고 생각한 게 아닐까? 라고 생각하고, 자신의 예상이 정확한지는 알 수 없지만, 고백을 받았고 좋아한다면 이제부터라도 남자로서 해야 할 일은 해야 함을 느껴 대범해질 수 있었던 거다.
그렇게 해서 둘의 관계가 급진전한 했다.
또 뜻하지 않은 상견례로 급물살을 타 이제는 몇 되지 않은 단계만 거치면 결혼이라는 인륜지대사(人倫之大事)를 치르게 됐다.
요트는 요트만의 방법으로 인공섬이 있을 방향으로 나아갔다.
영운이 생각에 잠겨 있는 동안 꾸준히 달려 드디어 인공섬의 불빛을 발견하고 속도를 높여 더 거침없이 나아갔다.
영운은 그런 요트를 보면서 어두운 바다 한복판에서 해도와 나침판으로 목적지에 찾아가는 요트와 다르지 않았던 과거를 돌아봤고, 요트가 인공섬의 불빛을 확인하고 속도를 높이고 자신을 목적지에 내려놓는 것처럼 자신도 미진이라는 사랑을 찾았기에 그동안 사랑만을 생의 목표로 삼아서 겪어야 했던 수많은 갈등과 번민을 이제 내려놓고 희망을 품을 때가 됐다고 생각했다.
다만, 아직도 믿어지지는 않았던 것이다.
‘내가 피아노를 치고 노래를 부르며 프러포즈를 하다니 …휴.’
한숨을 내쉼으로써 다시금 떠오르는 창피한 순간을 떨쳐버리려 했지만 몇 번의 실수가 떠올랐다.
‘그 순간에 몰입해서 다행이었지 제정신이었다면 첫 번째 실수에서 무너졌을 거야. …그래도 성공적이었으니 다행이야. …사랑이 시들었을 줄 알았더니 다시 타오를 수도 있는 거구나…훗.’
다시 하라면 절대 못 할 것 같은 그런 순간을 떠올리며 몸서리쳤다.
‘긴장이 풀려서 도무지 일이 손에 잡힐 것 같지 않으니 오늘 푹 쉬고… 내일은 결혼 전에 정리할 것을 골라 처리하자.’
집으로 돌아온 영운은 변함없이 가족과 소소한 일상을 보내고 수련 후 잠을 청했다.
전과 다른 게 있다면 잠들기 전에 미진에게 전화했고, 어제보다 조금 더 오래 했다는 거다.
영운이 얼마나 바뀔지 지켜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긴장이 풀려서 그럴까?
아니면 새로운 변화에 대한 걱정을 조금이라도 늦게 하고 싶어 설까?
영운은 평소와 다르게 알람을 눌러 정지한 후에 일어나지 않고 누림과 선지를 꼭 껴안은 채 잠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호호호 아범이 늦잠을 자는 것을 본 게 오랜만이죠?”
“그렇구려! 건강이야 김 비서나 가신들이 있는데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 같고, 아마 며칠 동안 알게 모르게 긴장을 했던 것 같소.”
“인생의 큰 변환점인데. 왜 그렇지 않겠어요. …당신도 예전에 저랬나요?”
“…흠, 기억이 가물거려 잘 모르겠지만 아마 그렇지 않았겠소. 좀 더 자게 둡시다.”
“예, 그래야겠어요. 그래도 웃음을 띠고 잠든 걸 보니, 좋은 꿈을 꾸나 봐요. 저는 점심에 아범이 좋아하는 김치찌개를 준비해야겠어요.”
“허허 그럼, 오랜만에 당신의 솜씨를 봅시다.”
영운은 어렸을 때부터 주말에는 항상 늦잠을 잤기에 걱정하지 않고 아들이 기운을 낼만한 음식을 준비하기 위해 서두르는 어미였다.
고요한 침실에 갑자기 아기의 울음소리가 번졌다.
“으~앙 앙 으앙.”
깊게 잠들었던 영운이 번쩍 눈을 뜨며 놀라 일어났다.
“헉! 공주님 왜 그러시나요? 우르르 까꿍. …어디 아픈가?”
자신의 잘못을 모르는 영운은 수빈이 우렁차게 울자. 이상하게 생각하고 어디 아픈 게 아닐까? 하고, 체온을 점검해봤지만, 체온은 변화가 없었다. 설마! 하고 기저귀를 확인했더니. 역시! 축축하고 구수한 냄새가 풍겼다.
“이런, 공주님 금방 치워 드릴게요. …까꿍.”
급히 기저귀를 갈아주고 애들이 깨어날 때가 아직 아니라 젖병을 소환해 직접 입에 물려줬다. 수빈은 쪽쪽 소리가 날 정도로 마구 빨았다.
‘아주 많이 배가 고팠나 보네. 헌데 알람이 안 울렸을 리는 없고… 못 듣고 잤나?’
젖을 잘 먹는 수빈을 보고 아픈 것이 아님을 알게 된 영운은 이유를 생각했다.
자신이 늦잠을 잔 것과 알람이 끄고 잔 것이 문제라고 생각하고 알람을 꺼도 기저귀의 상태를 계속 확인하고 울리도록 할 필요를 느꼈다.
수빈의 울음소리를 듣고 엄마가 오셨다.
“수빈이 무척 배가 고팠나 보구나! …아범아 어미가 김치찌개를 손수 끓였는데 먼저 먹어보겠니?”
엄마가 며칠 전부터 애들을 위해서라지만 하루에 한 가지 정도의 찬(饌)을 만드셨다.
오늘은 김치찌개가 된 것 같지만, 왠지 늦게 일어난 자신을 위해 해놓으신 것 같아서 가슴이 따듯해졌다.
여든을 넘기셨지만, 아직 정정하셔서 다행이라는 생각과 함께. 함박웃음을 머금고 따듯한 눈으로 엄마를 바라보며 활기차게 답했다.
“아니에요. 맛있는 김치찌개라면 애들과 아니 가족 모두 같이 먹어야죠. 조금 있으면 깨어날 텐데 우유로 때우고 애들이 깨면 모두 같이 먹어요.”
영운의 엄마도 흐뭇하게 웃으시며 화답했다.
“…그러는 게 좋겠구나! 우유를 꼭 챙겨 먹어라.”
“예. 꼭 챙겨 먹을게요. 걱정하지 마세요.”
수빈은 벌써 다시 잠들었고 아직도 잠에서 깨어나지 못한 애들을 보면 인간의 잠과는 다른 잠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애들은 충족되지 못하면 깨어나지 않는 것 같다.
지금 당장은 그게 점심시간이지만 얼마 후에 또 얼마나 늘어날지 전혀 가늠할 수 없다.
고대는 드래곤의 기억에도 없는 전대미문(前代未聞)의 처지라 아무도 예상할 수 없기에 더 불안한 것이다. 당분간을 점심 전에는 깨어날 것 같지만, 더 늦기 전에 조처를 하기로 했다.
‘…학교 문제를 빨리 처리해야겠어! 그리고 더 수면시간이 길어지면 아예 레어에서 폴리모프를 풀고 생활하게 하는 게 났겠어. 아쉽지만 수면기에 들어간다고 못 보는 것은 아니니까…’
만난 순간부터 이미 헤어질 것을 알았지만, 이별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미어터질 것 같았다. 전혀 끝나지 않을 고뇌를 안고 애들이 깨어날 때까지 볼을 쓰다듬고 있자. 보다 못한 엄마가 우유를 가져오셨다.
“죄송해요.”
“아니다. 어미가 네 심정을 어찌 모르겠니? 너흴 키우며 엄마도 무척 힘들었거든. 네 아비는 너도 알다시피 그렇게 다정다감한 사람은 아니었거든… 혼자 모든 것을 해결해야만 했기에 더 어려웠지만 매 순간 너희를 보며 자연히 치유되거나 체념했고, 때론 깨달으며 지금에 이르렀단다. …후, 비록 상실감이 생기겠지만, 다행히 넌 착한 애들을 뒀잖니… 영원히 해어질 것도 아니라면 떨쳐버릴 수 없는 고뇌에 잡아먹히지 마라. 다 부질없는 고뇌일 뿐이거든…”
엄마가 부질없는 고뇌라는 마지막 말을 남기시고 영운의 머리를 아주 부드럽게 쓰다듬고 멀어지셨다.
‘…그래 맞아! 해답이 없어. …결국 나의 고뇌는 자기 위안이었던 건가?……’
“……!” 보스락 “아빠?”
“잘났니?”
“웅 헤헷. 아이 좋아!” 와락
“힛, 아빠닷. 헤헷.” “히히 아빠.”
‘엄마의 말대로 쓸데없는 고뇌였나!… 이렇게 한 순간에 치유되는 것을… 나도 엄마처럼 걱정은 뒤로하고 그저 자식들 곁에 남아 있어야지…언제나 같이…’
영운은 완전히는 아니지만, 엄마와 애들 때문에 고민을 떨쳐버릴 수 있었다.
엄마의 김치찌개와 요리사의 민어 전과 회, 탕을 맛있게 나눠 먹고 점심을 마쳤다.
“저는 오랜만에 푹 잤는데 여러분은 어떠셨나요?”
“……?”
“하하하, 너무 뜬금없는 질문이었나요? 다들 저 때문에 바쁜 것 같아서 갑자기 미안한 생각이 들어 질문해봤습니다. …생각해보니 너무 실없었네요. 그냥 여유롭게 생활하자는 뜻이었으니 쓸데없이 걱정하지 마세요.”
“크하하, 너무 뜬금없는 질문의 대답을 찾느라 곤란했는데… 그런 뜻이었군요. 걱정하지 마십시오. 저희에게 부담스러운 일은 없었습니다. …한데 늦잠을 주무시다니 정말! 피곤하셨나 봅니다.”
“그러게 말입니다. …뭐, 다들 결혼 전에는 힘들다고 하니. 그런가 보다 합시다. 오늘은 다름이 아니고 결혼 전에 처리할 일에 대해 논의해보려고 합니다.”
“……?”
모두 결혼 전에 뭘 해야 할지 생각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결혼을 해보지도 못했고 현대의 결혼은 특히 아는 게 없으니 대답도 없었다.
‘…아, 지킴이도 결혼을 시켜야 하나?’
포문은 김시은 비서가 열었다.
- 제 생각은 외유해야 할 일이나 숨겨야 할 일들을 먼저 처리해둬야 할 것 같습니다.
“…흠. 틀린 말은 아니지.”
모두 공감했다.
“그렇군! 모든 걸 밝힐 수는 없으니, …거짓말을 할 상황을 없애야겠어!… 한데 너무 많지 않나?”
- 우선 첫째 가신들입니다. 지금처럼 모여 있는 것은 곤란해 보입니다. 에반님은 집사라 상관없고 아지즈도 직장에 출퇴근하시면 되겠지만 다른 분은 모두 백수로 보입니다. 다 경호원이라고 하면 몰라도 그게 아니라면 각자 맡으신 대륙의 문제를 해결하면서 일주일에 보름에 한 번씩 2박 3일로 번갈아 머무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안 될 말입니다. 각자의 일은 생체써로게이트로 원거리로 관리하고 있으니 그냥 모두 가신으로 처음부터 인정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킴이들은 엑스의 말에 모두 동의하였다.
“가신(家臣)은 예로부터 있었고 대부분 집안일을 맡아보던 사람으로 알고 있으니, 엑스의 말대로 그냥 가신으로 밀고 나갑니다. 김시은 비서, 다음도 있으면 말해줘.”
- 전 다만 합리적인 방법을 말씀드린 것이니, 지킴이 여러분은 오해가 없었으면 합니다. 다음은 홀로그램과 저의 명확한 위치입니다.
“흠…어렵네! 어려워.”
“제 생각은 그리 어렵지 않은 문제 같습니다. 김시은 비서는 비서로 인식되고 있으니 걱정할 필요 없고, 홀로그램은 마스터가 마법과 관련이 있음을 아시니까?! 마법에 과학을 접목해서 만든 거로 하고, 실지로 아티팩트를 만들어 레어에 두는 겁니다.”
“……레어?!”
모두 서로 바라보면서 황당한 표정이 되었다. ‘…레어! 헐~’
“레어를 공개해야하는 걸 잊었습니다.”
“페릭의 말이 맞습니다.”
“그러네요. 에반, 이미 생활의 중심인 레어를 숨길 수는 없겠네요.”
어차피 공개해야할 거라면 수정해야할 필요성을 느꼈다.
“애초 시작부터 잘못됐네요! 결혼하면 레어는 물론 공간전이도 공개해야 하는데. …핵심은 빼고 얘기하다니… 아마 제가 은연중에 속여야 한다는데 너무 집착했나? 봅니다. 죄송합니다! …휴. …자, 다시 생각해 봅시다. 레어를 말하는 순간부터 마법은 물론 애들에 대해서도 말해줘야 할 거고, 공간전이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텔레포트로 알 테지만 혹시 모르니 텔리포트마법진을 새겨야겠습니다. …거짓말을 하고 싶지 않거든요. 또 우주선에 대한 것은 거짓말을 하고 싶지 않으니 거론되지 않도록 조심합시다.”
“예! 마스터.”
- 예! 마스터. …저라도 알아차려야 했는데, 숨겨야 한다는 것만 생각해서 죄송합니다.
“아니 인간적이란 것이 난 더 좋게 느껴지는데… 자, 이제부턴 미진 씨의 처지에서 생각해봅시다. 놀랄 만한 것은 모두 마법과 과학을 융합해서 사용하기로 합니다. 각자 찾으세요. 그리고 김시은 비서나 포링, 페릭이 또 한 번 수고를 해줘야겠어요.”
“별말씀을 이제 너무 익숙해서 홀로그램 편집기만 있으면 바로 제작 가능합니다. 맡겨주십시오.”
- 이제 제작은 정점을 찍었습니다. 뭐든 말씀만 하세요.
“그래요? 대단하네요! 그동안 수고했어요. 오늘은 주변을 정리하면 푹 쉽시다.”
“알겠습니다.”
모두 한 치의 실수라도 허용하지 않으려는 듯 이곳저곳을 들쑤셨고 영운은 언제 알려줘야 할지 또 얼마나 놀랄지 생각하며 나름으로 이벤트가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흠, 쓸데없는 걱정이었지만 말해준 다음 상황도 예상을 해봐야겠지? 보자… 우선 놀라겠군! 놀라기는 하겠지만, 비밀을 공유했으니 누그러질 거고, 문제는 얼마나 더 빨리 풀리느냐가 관건이네. …음, 이벤트라 치면, …선물이라도 줄까?… 그게 좋겠어! …그럼, 뭐가 좋을까?’
영운은 미진이 놀란 만큼 선물도 대단한 거로 줘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인터넷을 뒤졌다.
영운을 보고 있으니 정말 결혼은 쉽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선 부족한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많은 것을 바라진 않겠습니다. 다만, 마음에 걸리는 것과 기분 상하는 내용, 부분은 꼭 지적해주십시오. 그 정도만 꼭! 부탁합니다. 꾸벅 ^.^
- 작가의말
- 결혼 전에 정리할 것들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몇 가지 결혼 전에 털고 가려 합니다. 제 글 중에는 조금 과격한 내용이 나올 예정인데 잘될지 모르겠습니다.[738.2]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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