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찾은 세계 - 114
픽션(허구)입니다. 본 작품은 저의 순수착장물입니다. ^,.~
누림(태명)을 안고 가야 하는 것이 조금 걱정되었다.
반대로 그동안 그녀를 좋아하는 이유가 첫 여인의 영향이 아닐까? 하는 의심을 하면서도 은연중에 나이도 사회경험도 충분해서 첫 여인 같이 철없지는 않을 거라는 막연한 생각을 해왔고 일곱 아이 얘기를 듣던 당시에 어떻게 생각할지는 모르지만, 지금은 별로 거부감이 없어 보인다는 것에 안도했었다.
누림의 경우는 아직 양녀도 아니고 큰 실망이나 오해는 하지 않을 거로 생각했다. 다만, 드라마에서처럼 무턱대고 오해를 한다면 나와는 어울리지 않는 여자라고 생각할 것이다.
오해할 수도 있지만 변명할 틈도 주지 않는다면 마음 아프지만 단념할 것이다.
‘더 생각할 필요는 없겠지. …어차피 당사자의 심정은 아무도 모르는 것이니까.’
품에 안겨 곤히 자는 누림(태명)을 보고 있노라니 걱정이 싹 가셨다. 약속장소에 도착해서 여유롭게 전화로 알렸다. 카페 유리창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확인한 영운은 다른 아빠와 다르지 않음을 발견했지만 나빠 보이지는 않았다.
같은 장소 같은 테이블에 앉아 창밖으로 다가오는 그녀와 눈이 마주쳐다. 눈인사하다 누림을 발견하고는 순간 표정에 복잡한 심경이 엿보였지만 마음을 다잡은 듯 카페로 들어섰다.
“전화로 말씀드리기 뭣해서 만나자고 했어요. …근데 웬 아이인가요?”
‘…하, 당연한 반응이겠지?! 생각했던 대로 최대한 솔직히 말하자.’
“아주 귀엽죠? …참, 어제저녁부터 이슈가 된 뉴스를 보셨나요?”
미진은 아이에 대해 묻는데 어제부터 이유가 된 뉴스에 대해 묻자 잠시 당황했다.
‘뭐지? 아이에 대해 물었는데 웬 뉴스?’
“…음, 인천에 발생한 사건이라면 알고 있어요.”
“뜬금없는 질문이었지만 이 아이와 연관이 있습니다. 미진 씨의 부탁을 받고 알아보던 중 SSI엔터테이먼트뿐만이 아니라 국내의 중소 엔터테이먼트가 겪는 문제임을 알게 되었고 그 주체가 어제 그놈들이었습니다.”
“……?”
“물론 그놈들만은 아니지만 SSI엔터테이먼트와 관련된 것만 말씀드리자면 Q엔터테이먼트와 중화투자신탁 그리고 국내의 백호파라는 조폭 그리고 흑사회가 관련되었고 자세히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제가 그곳에 조금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아이의 엄마는 구하지는 못했지만, 인천의 장기매매 일당에게 마지막으로 희생된 여인의 아이입니다. 당시에 너무 방치돼 있어서 위험했거든요. 그래서 제가 데려왔습니다.”
미진은 한참 대답이 없었다. 뭔가 충격을 받아 놀란 모습이었다. 진정되기를 기다리며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
‘쁘~용’ 알람이 들렸다. 마침 누림이 실례를 한 모양이다. 난 능숙하게 물티슈와 기저귀를 꺼내 누림의 엉덩이를 닦고 엉덩이를 토닥이며 말린 다음 기저귀를 채워줬다. 누림은 알림이 울리는 순간부터 이미 깨 있었는지 울지도 않고 빤히 쳐다보며 방긋 웃었다.
미진은 영운의 얘기에서 많은 것을 느꼈기에 영운에 대한 의혹, 놀람, 궁금함이 동시에 일었다. 심각하게 어제부터 들었던 내용을 종합하고 생각을 정리하는 동안 생전 처음 듣는 소리의 진원지를 바라봤더니 영운은 아기의 응가 냄새에도 불구하고 아주 능숙하게 기저귀를 갈고 있었다. 아마도 그 소리가 아기의 응가를 알려주는 소리 같았다.
‘일곱 아이가 있다더니 아주 능숙하네! 남의 아이도 저렇게 흐뭇하게 돌보다니 돈이면 돈, 명예는 물론 양자를 들이는 것 보면 덕도 있는 것 같고, …인천의 사건 현장에서 아기를 데려왔다면 다른 능력도 있는 것 같은데 물으면 대답해 주려나? …자세히 얘기할 수 없다고 했으니 무리겠지! 하여튼 보기와 다르게 보면 볼수록 믿음이 가고 의지할 만한 사람인 것은 분명한 것 같아.’
미진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전혀 신경 쓰지 않고 누림과 놀다 지금 자신의 처지를 인식했다.
“죄송합니다. 아기가 너무 귀여워서 그만 하하하.”
“아니에요. 보기 좋네요! 영운님의 말씀처럼 정말 귀엽네요. 제가 안아 봐도 될까요?”
“…믿으실지 모르지만, 아기가 제게서 안 떨어지려고 하는 바람에 하하하 그래도 직접 경험해 보시는 게 빠르겠지요? 자, 그럼 한번 안아 보세요. 금방 알 수 있을 겁니다. 자.”
“그래요? 저도 아기를 좋아하고 잘 다룬답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걱정은 됐지만 믿음을 주려면 어쩔 수 없었다. 누림이 좀 걱정이었지만 한번은 겪어야 할 일이라 건네줬다.
“아~앙 으앙.”
카페가 떠나가라 울어대는 아이를 안고 온갖 방법으로 달래봤지만, 소용이 없다는 것만을 확인하고는 결국 영운에게 넘겼다.
영운은 얼른 일어나 카페 손님들에게 머리 숙여 인사를 드리고는 영운에게 안기자마자 울음을 그친 아이를 황당하다는 표정으로 바라보는 미진 씨에게 겸연쩍은 웃음으로 화답하고 누림을 쓰다듬고는 뽀뽀를 해주며 안심시켰다. 지쳐서 배고플 것 같아 위장용 보퉁이에서 모유를 꺼내 입에 물려줬다. 역시 쪽쪽 잘 먹었다.
“저도 은근히 나이가 있어 아이를 안아 본 적이 있는데 이런 경우는 처음이군요. 정말 당분간은 방법이 없을지도 모르겠어요! 호호호.”
“저야 일곱 아이가 있어서 애를 키울 자신은 있지만, 혹시라도 이 아기의 보호자가 있다면 정말 걱정입니다. 저 없으면 숨넘어가거든요. 아마도 생명의 위협을 느껴서 그런가 봅니다. 저희 어머니는 물론 아무도 안아보지 못했습니다.”
영운은 무사히 넘어가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무엇보다 무작정 오해하고 짜증부터 냈다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을 텐데 정말 다행이었다.
이제 슬슬 본론으로 들어가야겠다고 생각하며 마시던 차를 내려놓았다. 마침 누림도 잠들었기에 부담도 줄었다.
“이제 어떤 결정을 내렸는지 들어 볼까요?”
“…저희는 원인을 정확하게는 알 수는 없었지만 영운 씨의 충고로 저를 제외한 사장님과 아빠는 물론 다른 이사들은 인위적인 힘이 작용한 결과라는 것을 대충은 느끼셨는지 금방 수긍하셨고 수긍과 동시에 아주 자연스럽게 생각이 바꿨지요. …휴, 저를 포함해서 모든 직원의 애정이 남달라 약간의 우여곡절이 없지 않았지만, 자본문제라면 어쩔 수 없잖아요.”
침통해 보였다. 어찌 그렇지 않겠는가?
“심각하게 생각하지 마세요. 도움을 받으면서 사는 게 인간사 아니겠습니까? 제가 남도 아니고 미진 씨를 도우려고 시작한 일인데 걱정하지 마시고 조건을 말씀해보세요.”
미진은 영운의 남도 아니라는 말에 순간 표정이 밝아지면서 약간 뿌듯한 느낌이 들었다.
“…고~마워요. 저희가 내린 결론은 경영권을 지킬 수 있는 정도의 지분을 제외한 지분인수와 가능하다면 투자를 받고 싶어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제가 생각한 것과 별반 다르지 않군요! 그렇게 하죠.”
“정말! 고마워요. 영운 씨.”
미진의 눈가에 약간 이슬이 맺혔다. 웃는 모습이라 안심하고 티슈를 건넸다.
“무척 좋아하시니 몸들 바를 모르겠습니다. 우선 제가 미진 씨를 도와드리기로 했고 또 가진 것이 돈뿐이라 묵히는 것보다 좋은 투자로 생각하고 있으니 너무 고맙게 생각하진 마세요. …음, 은행의 대출금 상환이 정확히 내일 저녁까지 인가요?”
“네! 내일 저녁까지 맞아요.”
“그럼 시기는 언제로 할까요?”
“호호호 걱정했는데 잘됐어요. 그럼 사무실로 가서 상의해요. 싫다고 하시면 만나볼 필요가 없다고 하셔서 제가 먼저 물어본 다음에 정하기로 했거든요. 호호호 그럼 어서 올라가요.”
“네 좋습니다. 시일도 촉박하고 이왕 하기로 정했으니 올라가시죠!”
6층 빌딩에 들어서니 밖과 달리 온통 기획사 분위기였다. 건물 벽에 걸린 대형사진이 광고가 아닌 소속 연예인이었나 보다.
평소 JYP와 YG, 안테나뮤직에 관심이 많은 관계로 대충이나마 시스템을 이해하기에 크게 신기하지는 않았지만 빌딩 전체를 사용할 줄은 몰랐기 때문에 뜻밖이었고 조금 당황했다.
‘연기자 위주로 메니지먼트하던 기획사라고 하더니 내가 모를 만도 하지 내가 아는 대형기획사라 딱 세 개뿐이니 김시은 비서가 나 개인 재산을 늘려놓지 않았다면 곤란할 뻔했네!’
조금이라도 SSI엔터테이먼트에 대해 알아볼걸! 하는 후회가 들었지만 늦은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미진의 안내를 받고 도착한 6층은 대략 대표이사실과 회의실과 몇몇 이사의 사무실이 있는 것 같았다.
미진이 올라오며 전화해선지 미진은 바로 회의실로 안내했다. 들어서자 4~50대와 3~40대의 의 남자와 30대 중후반의 여성이 영운을 맞이했다.
“어서 오십시오. 저는 대표이사 ‘차정인’입니다. 그리고 이쪽은 관리이사 ‘김진’, 연예이사 ‘차지수’입니다. 몇 분 더 계시지만 명목상의 이사라서 소개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아 모시지 않았습니다.”
“…아, 네! 미진 씨의 직장동료를 만나게 돼서 정말 기쁩니다. 반갑습니다. ‘임영운’입니다. ‘미진’ 씨의 남자친구이지요. 하하하.”
미진이 째려봤지만 뭐 애인은 아니지만 남자친구는 맞기에 모른척하고 인사에 집중했다.
“정말요? 저도 반갑습니다. 차지수라고 합니다. 한데 설마! 저희가 모르는 사이에 두 분 사이에 생긴 아이는 아니겠지요?”
“하하하 농담도 잘하십니다.”
“물론 그럴 틈이 없었으니 두 분의 아이는 아니겠고 궁금하네요!”
“당분간 제가 맡아서 키우게 된 누림이라는 태명을 가진 여자 아이입니다. 뭐 잘하면 양녀로 삼을 지도 모르지만 우선은 그렇습니다.”
“…아, 자선사업을 하신다니 그와 관련이 있나보죠?”
“우연인지 필연인지는 모르지만 어제 만나게 된 아이입니다. 정말 자랑스럽지 않습니까?”
“지주 씨 저도 인사를 할 틈을 주셔야죠.”
“이런 미안해요. 김진 씨 호호호.”
“제가 대신 사과드립니다. 차지수 씨가 궁금한 것을 못 참는 버릇이 있어서요. 관리이사 김진입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저도 반갑습니다. 궁금한 것이 당연하니 충분히 이해합니다.”
다들 사이 좋아 보였고 오히려 아기에 대한 차지수의 질문으로 자연스러운 변명의 기회를 얻게 되었고 오해가 없도록 설명했으니 무척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비서가 차를 가져온 순간부터 본격적인 대화가 시작되었다.
“자. 이제 본론으로 들어갑시다. 저희가 원하는 조건을 허락하셨다고 들었습니다. 맞습니까?”
“예! 그렇습니다. 조건을 자세히 들었으면 합니다.”
“이런 말씀을 드려서 죄송합니다만 지분인수는 그렇다 쳐도 투자까지 하시려면 못해도 7~80억은 생각하셔야 하는데 그래도 감당하실 수 있을까요?”
“자랑은 아닙니다만 그 열 배도 감당할 수 있습니다.”
다들 놀라는 모습이었다. 솔직히 자랑 같아 보였지만 미진 씨도 있고 어느 정도는 보여줘야 할 것 같았다. 솔직히 내세울게. 그것뿐이었다. 자선단체야 솔직히 내 돈이 아니지 않은가.
“솔직히 저희가 욕심을 부린 것 같아 염치없지만, 저희의 조건을 말씀드리겠습니다.”
대충 생각했던 내용이었다. 49%의 주식인수와 투자제안이었다. 물론 미리 은행의 대출금상환과 중화투자신탁의 투자유치금 변제를 부탁받았다. 당장에라도 송금은 가능하지만, 미진과 관련된 문제를 너무 가신들에게 맡기는 것도 좋지 않은 것 같아 직접 만나보고 싶었다. 그중에 특히 중화투자신탁의 장은 꼭 만나야 했다. 놈과 중화투자신탁은 흑사회가 아니라 손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모든 합의를 마치고 미진의 배웅을 받으며 SSI엔터테이먼트 나섰다.
“정말! 고마워요. 영운 씨.”
“도움이 되어서 기쁘게 생각합니다.”
“그렇게 말해주시니 더 감사해요. 한데 아기가 무겁지 않으세요?”
“제가 뜻밖에 힘이 세답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그래도 아기가 위험해 보여서 보기에 좋지 않네요. 유아용 슬링이라도 하나 마련하세요. 제가 선물로 드리고 싶지만 당장 필요할 것 같아서 그래요.”
“…아, 그런가요? 그렇다면 가는 길에 하나 사겠습니다. 아쉽지만 내일 봬요.”
“아직 근무 시간이라 대접을 못 해서 죄송해요. 내일 홀가분한 마음으로 맛있는 음식을 대접할게요.”
“네! 기대할게요. 그만 들어가 보세요.”
“예! 조심히 가세요.”
우선 부족한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많은 것을 바라진 않겠습니다. 다만, 마음에 걸리는 것과 기분 상하는 내용, 부분은 꼭 지적해주십시오. 그 정도만 꼭! 부탁합니다. 꾸벅 ^.^
- 작가의말
개인적으로 오늘 바뀐 점 예와 네를 구분하여 사용하려고 합니다.
너무 급격한 변화를 기존독자님께서 어떻게 받아들일지 염려가 되어 최대한 실험적인 부분은 배제하고 쓰고 있습니다.
미리보기 첫날이고 비록 한 분이라도 후원해주시는 분이 있다면 만족할 것입니다. 비록 남들이 보기에는 별것 아닌 것 같지만, 제게는 아주 큰 의미가 있게 하는 날입니다.
비록 미리보기로 전환하여 세분이 선삭(선호작삭제)를 하셨지만 주 3일 월, 수, 금은 무료로 계속 연재되는 것이니 오해 없으셨으면 합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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