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찾은 세계 - 108
픽션(허구)입니다. 본 작품은 저의 순수착장물입니다. ^,.~
영운은 격세지감을 느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휴대전화를 시계로만 사용하던 시절이 생각났던 것이다. 눈가에 눈물이 고이는듯하다가 사라졌고 아무도 알지 못했다.
휴대전화를 자세히 살펴보니 쓸데없는 스팸들과 몇 개의 메일 그리고 빨간 아이콘인 부재중 전화 몇 통이 의문과 감동으로 다가왔던 것이다. 일부 연락이 없던 이들과 여행소식을 못들은 후배 둘의 안부전화에 이은 메시지 2개와 연락이 뜸했던 5통의 미진의 연락이 다였지만 크나큰 발전이었던 것이다.
휴대전화 정리를 끝낸 후 미진에게 전화했다. 통화연결을 기다리는 동안 김시은 비서는 뭔가 말하려는 듯싶더니 타이밍을 놓친 듯 포기하고 지켜보기로 한 것 같다.
“영운 씨 전화를 왜? 이제야 하시는 거에요. 흑흑.”
미진의 목소리는 한껏 원망이 섞인 말투였다.
‘…뭐지?’
알 수 없는 원망에 영운은 크게 당황스럽지만 통화에 집중하면 알 수 있을 거로 생각했다.
“미진 씨 혹시 무슨 안 좋은 일이 있으셨나요? 전 가족과 함께 여행을 다녀와서 전화를 받을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흑흑 …지금 시간 되세요. 도움이 필요해요. 영운 씨.”
이번에는 원망보다는 안도와 애원이 섞인 목소리였다.
“네! 시간이야 언제든 가능합니다만 우선 무슨 내용인지 알려주시면 올라가는 중에라도 도울 일이 있다면 먼저 돕겠습니다.”
“…저 연락도 없다가 이렇게 말씀드리는 게 염치없지만 ‘SSI매니지먼트’에 문제가 생겨서 돈이 필요해요. 돈으로 모두 문제가 해결될 것 같진 않지만 지금 당장 은행에 갚지 못하면 파산하고 말 거에요. 영운 씨 도와주실 수 있나요?”
‘직장문제였나? …아, 아마 지분을 가지고 있다고 했지! 결국은 가족의 문제도 되는 거네!’
“…휴, 저는 또 미진씨에게 무슨 안 좋은 일이 있을까 싶어서 걱정했는데 그건 아니라 안심입니다. 돈 문제라면 우선 제가 해결해 드리지요. 얼마쯤 도와드리면 되겠습니까?”
“고마워요. 영운 씨 가장 시급한 건 3일 이내로 5억을 막아야 하고 나머진 아직 정확하지는 않아요. 너무도 급작스러운 일이라 정신이 없어서 그것까지는 신경도 쓰지 못했어요.”
“네! 먼저 계좌를 메시지로 보내주시고, 어찌 된 내용인지 말씀해주시겠습니까?”
“네! 그게 어떻게 된 것이냐면…”
처연하게 들리는 미진의 설명은 한 편의 드라마 같았다.
내용은 ‘SSI매니지먼트’에서 키우는 걸그룹 ‘센스’와 인디그룹 ‘헤미안’ 등을 이용한 자체콘서트를 기획하자는 투자자가 있어 첫 자체콘서트라 조금 무리해서 진행했다고 한다. 한데 마침 콘서트 당인 뜻하지 않는 사고가 나는 바람에 콘서트가 취소되고 콘서트를 다시 할 생각이 없으니 위약금을 달라는 투자자와 특별한 이유도 없이 대출금 자동연장을 할 수 없다며 갑작스러운 대출금상환을 요청하는 은행으로 시작된 문제를 시작으로 그 외의 자잘한 소문이 돌아 결국 자금융통도 하지 못하고 이사들도 각자 개인 사정이 생겨서 도울 수 없는 처지에 놓였다고 한다.
‘설상가상이란 말이 있다지만 이런 악재가 가능할까? 작위적인 느낌이 들어.’
결국, 인위적이란 결론을 얻었다. 마법사의 감이 아니래도 알 수 있을 정도로 악의적인 냄새가 났다.
“…미진 씨 걱정하지 마세요. 인위적인 냄새가 나지만 제가 알아보겠습니다. 우선 계좌에 돈을 부쳤으니 그 돈으로 상환하시고, 서울에 도착 전에 연락드리겠습니다.”
“고마워요. 영운 씨 흑흑흑.”
“진정하세요. 제가 있잖습니까. 저를 믿고 기다리세요. 그럼 미진 씨 퇴근 전에는 도착하겠습니다.”
“네! 기다릴게요.”
“알겠습니다. 그럼, 올라가서 봬요.”
미진과 서로 사랑한다고 말할 수 없는 사이지만 영운 나름으로 진지하게 생각하는 여인인데 인위적인 고난에 처했다고 생각하니 살심(殺心)이 솟았다. 영운은 살심(殺心)이 솟는 순간 이를 자각하고 놀라는 한편 살심(殺心)에 사로잡히지 않게 가부좌를 튼 체 명상으로 머리를 식히고 가슴을 진정시켜야만 했다.
별 사이도 아니라도 생각했지만 영운 자신에게 남은 유일한 이성의 끈인 미진이 고난에 처하자 살심(殺心)이 발동한 것이다. 남들이 들으면 우습게 생각하겠지만 마지막 남은 희망을 짓밟으려는 자들을 가만히 두지 않을 생각이었다.
“김시은 비서 들었겠지? 어떻게 생각해?”
“글쎄요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인공자아의 감으론 미진 님의 이야기 중에 은행의 상환요청이 문제 해결의 핵심 중 하나라고 확신합니다.”
“…역시 그렇지? 내 생각과 일치하니 김시은 비서의 감을 믿어 보기로 하고, 이런 경우는 하나를 물고 늘어지다 보면 해결방법이 자연스럽게 나타나더군! …참, 계좌에 송금했어?”
“네! 메시지를 받자마자 마스터의 계좌에서 바로 송금하였습니다.”
“아주 잘했어! 전이로 바로 가고 싶지만 그러면 더 이상하겠지?”
“아마 가까이 있었는데도 전화를 받지 않았다고 오해할지도 모르고 굳이 거짓말을 하실 필요가 있을까요? 이제 송금도 해줬으니 당장 급한 건 없을 겁니다. 천천히 차로 이동하세요.”
“그래! 그러자 어떻게 된 것인지 알아보고 차는 BMW로 준비해서 입구에 꺼내 놔줘, 여행에서 돌아왔다고 직원들에게 인사는 하고 올라가야 하지 않겠어?”
“호호호 당연히 인사하셔야지요. 차는 준비했습니다.”
“응! 고마워. 난 내려가 볼게.”
영운은 먼저 부모님과 애들에게 서울에 약속이 생겨 올라간다고 말하고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4층 호프집에 들러 요리사들을 격려하고 3층 당구장에 잠깐 얼굴을 비춘 후에 2층 책방과 1층 PC방을 동시에 관리하는 후배를 찾았다.
손님이 많지 않기에 알바생과 나란히 앉아 게임하고 있는 후배를 보며 한숨이 나왔지만 어쩌겠는가? 어차피 일용직으로 연명할 수밖에 없는 처지니 저렇게라도 살게 놔둘 생각이다. 인생은 한치 앞도 알 수 없는 것 후배의 인생도 언젠가는 피지 않겠는가?
“삼성아 밥은 먹고 게임 하냐?”
“요리사들이 해주는 음식을 4층에서 먹거나 가져와서 먹고 있습니다.”
“그래? 앞으로 먹는 것은 걱정하지 않아도 되겠구나! 여행은 갔다 왔다만 여행선물도 못 사 와서 미안하다. 하필이면 여행간 곳에 선물로 사올 것이 하나도 없더라! 나중에 사다 주마 오랜만에 너랑 게임이나 하려고 했는데 하필이면 약속이 생겨서 서울에 올라가 봐야 하니 혹시라도 내가 필요하면 전화로 연락해라.”
“네! 형 다녀오세요.”
“그래! 게임도 좋지만, 운동도 하고 먹고 싶은 것이 있으면 요리사에게 부탁해서라도 먹고 해라.”
“네, 하하하 알았으니 다녀오세요.”
“그래! 다녀오마.”
입구에 준비된 BMW를 타고 출발했다.
- 지시하신 내용 보고준비 됐습니다.
“자동운전으로 전환 그럼 들어볼까?”
- 결과부터 보시겠습니다.
1, 중화투자신탁
2, 백호파 강남 쪽에 영역을 둔 폭력배
3, Q2엔터테인먼트
“저들이 사건의 주체야?”
- 네! 먼저 중화투자신탁이 ‘SSI매니지먼트’의 주거래은행 장에게 백호파를 슬쩍 보여주는 압력과 은행장 개인에게 선물과 향응, 중화투자신탁의 자본을 예치하는 것을 대가로 ‘SSI매니지먼트’의 대출연장 방해와 대출금 상환을 지시하는 한편 자체콘서트를 진행하고 백호파를 통해 고의로 사고는 내서 행사를 방해했으며 이 모든 일의 원인은 Q2엔터테인먼트에 있습니다.
“백호파는 그렇다 치더라도 중화투자신탁과 Q2엔터테인먼트가 연관된 대규모 사기사건이라는 말이군! 법적으로 증거가 될 만한 것들은 있어?”
- 그게 문제입니다. 법에 걸릴 게 별로 없고 걸려도 꼬리 자르기로 충분히 빠져나갈 만한 것들뿐이라 사건해결에는 솔직히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정황은 그렇지만 백호파는 꼬리 자르기를 하면 되겠고 은행도 우선은 자신들이 행사할 수 있는 부분이라 도움이 될 것 같지는 않았다. 또 중국 놈들과 연관된 문제라 정부 측에서도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아니 고위층에 연결점이 있을 게 분명했다. 그러니 대범하게 일을 저질렀겠지.
- 마스터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
- 마스터?”
“…응! …아, 미안 너무 생각에 깊이 빠졌나 봐 왜?”
- 어떻게 처리할까요?”
“…그러게 어떻게 처리할까? 처음에는 미진 씨의 일이라 좀 진지하게 해결하려고 했는데 결과가 이렇게 쉽게 나오니까 맥이 빠지네! 저번 제주도 문제도 그렇고 요즘 중국이 묘하게 신경을 자극하는 것 같아. 일본이 정리되면 손보려 했는데 자꾸 건드리네! 우선 원인이 뭘까?”
- 그건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의 타결되면서부터 시작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정식승인은 아직 나지 않았지만, 연내에 끝날 것 같고 FTA 내용 중에 문화서비스 개방함으로써 한·중 양국에서 느끼는 위기감이 달랐다고 할까요.”
한·중 자유무역 협정(FTA)이 시발점이 되었다는 김시은 비서의 말을 들으며 그럼 이게 시발점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놈들이 진행하던 동북공정도 마음에 걸렸다.
- 항상 느끼는 거지만 한국은 참 불쌍한 나라 같습니다. 열강에 끼인 형국이라 항상 남의 눈치를 봐야 하니 말입니다. 이번에도 한국은 많은 것을 내놔야 했지만, 놈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것이 문제인 것 같습니다. 일본의 협한과 마찬가지로 요즘 한류를 못마땅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이들이 중국에 많아지는 것 같습니다. 특히 권력층은 이를 문화침탈로 생각하는 것 같고 그 일환에서 여러 가지 조치가 이루어졌는데 그것은 자국을 보호하려는 움직임으로 받아들일 수는 있지만, 지금의 행위는 도가 지나친 것 같습니다.”
“…으흠, 결론은?”
- 중국이 합작이 아닌 한 자국 내에서의 활동을 제한하기 시작했으니 어쩔 수 없이 합작을 통해 진출해야 합니다. 그리고 국내에서 잘나가는 PD나 일부 홀대받던 관련종사자들을 영입하고 있는데 이것이 더 큰 문제로 보입니다. 각설하고 그 정점에 국내의 ‘엔터테인먼트’들 간의 싸움을 붙이고, 그중 약해진 일부 ‘엔터테인먼트’를 적대적 인수·합병을 하여 중국 세력화와 정보유출, 자국 문화정책에 이용 등 여러모로 사용하기 편하기에 자본을 이용해 접근하는 게 아닐까? 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일에는 한·중 FTA가 원인 제공은 했지만 여러 가지 복합적인 문제라는 말이군!”
- 네! 그렇습니다. 그래도 해결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해결해야지 ‘FTA’ 필요악이라고 할 수 있으니 지켜보기로 하고, 결국 내가 개입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거지?”
- 맞습니다. 마스터가 귀찮아하시니 가장 쉬운 방법은 자본만이라도 투입하시기를 권합니다.
“자본만?”
- 전에 말씀하신 은행문제를 이번 기회에 해결하시는 게 어떠세요?
“기획서를 만들어서 제출해줘. 내가 원하든 원치 않든 미진 씨 때문에 자본을 투입하게 됐으니 생각지도 못한 ‘엔터테인먼트’를 운영하게 될지도 모르겠네! 귀찮기는 하지만 그래도 맘에 드는 여자를 위해서 또 한편으로 나만 한 애국자가 없다고 생각했던 자로서 국수주의는 아니지만, 대국적으로 접근해보자. 우선 미진 씨를 만난 후에 결정할게.”
우선 부족한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많은 것을 바라진 않겠습니다. 다만, 마음에 걸리는 것과 기분 상하는 내용, 부분은 꼭 지적해주십시오. 그 정도만 꼭! 부탁합니다. 꾸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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