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찾은 세계 – 153
픽션(허구)입니다. 본 작품은 저의 순수착장물입니다. ^,.~
* * *
세계는 빠르게 적응해 나갔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몬스터의 출현으로 말미암아 많은 것을 빼앗겼고, 그중에 식량을 시작으로 자원, 주거지 등 많은 게 있었다.
잃으면 채우면 되지만 게이트가 언제까지 생길지 모르기에 모든 게 답보(踏步)상태였다.
결국, 영운과 김시은 비서가 예견한 대로 많은 기업이 도산했고, 도산할 처지에 놓였다.
새 시대에 맞게 세상은 그렇게 빠르게 변모했고, 두드러진 점은 식량부족, 자원감소, 주택난급증, 일자리부족 등 많은 문제를 낳았다.
다행히 식량문제는 가정용 농장 팜코쿤 덕에 큰 분란을 막을 수 있었다.
이런 관계로 미래가 불투명하자 먹는 게 남는 거라는 풍조가 생겼고, 일자리가 부족한 사람들이 농업에 뛰어들었고, 일부 돈 많은 이들은 수직형 빌딩농장을 짓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무 데나 세울 수 없어 대도시 중심부에 세워졌다.
대도시는 정부가 끝까지 지켜야 할 보루였기 때문이다.
수직형 빌딩농장은 애초부터 미래의 식량문제 해결의 대안으로 개발되기 시작했지만, 초기 투자비용이 지나치게 많아 등한시했었다.
하지만 당장 토지가 줄어들고 식량이 부족하자 너도나도 할 것 없이 뛰어들었다.
영운도 뜻하지 않게 반사이익을 봤다.
영운은 수직형 빌딩농장으로 세계의 식량부족을 해결하고 싶었지만, 또 한편으로 눈에 띄는 것을 염려해 포링의 전 사용자 론 스피릿(매니)을 돕는다는 명목으로 인성테크에 일본에서 배워온 기술이라고 속여 매니의 건강 차 재배를 도왔다.
그리고 인성테크는 성공적인 임무완수 후에 탄력을 받아 영운에게 100억을 투자받아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권에서 수직농장을 여럿 짓고 있었고, 이를 인정받아 전 세계에 러브콜을 받아 승승장구하게 됐던 것이다.
몬스터로 인한 문제 중 가장 먼저 발생한 게 식량문제라면 다음은 자원수급 문제였다.
자원을 수출하는 나라는 수중 몬스터의 증가로 점점 곤란해졌고, 수입해야하는 나라는 재고가 바닥을 보이기 시작하나 발등에 불 떨어진 경우였다.
그중 특히 대한민국이 심각했다.
한국은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다. 한데 자원은 부족하니 대부분 자원을 수입해 수출물량을 만들어왔다.
비록 수중몬스터의 출현과 소비둔화로 자원의 소비도 덩달아 줄어들었지만, 과소비에 익숙한 이들은 돈이 있으면 당연히 구해질 줄 알았는지 마구 소비해 결국 몇몇 물품은 바닥을 보였다.
그런데도 폭동이 일어나지 않는 것은 팜코쿤 덕분이었다.
미래를 불안하지만, 최소한 굶어 죽을 일은 줄었기 때문이고, 덩달아 팜코쿤의 판매가 늘어 한 가정 두 개를 사들이는 자들이 생겨 제한(制限)을 고려할 지경에 처했다.
- 당장 소요는 막았지만, 실업자가 계속 늘어난다면 큰일입니다.
“그렇기는 한데 방법이 없잖아.”
- 이런 말씀 드려서 죄송하지만, 마스터가 나서야 할 거 같습니다.
“내가?”
- 예!
김시은 비서가 단호하게 대답했다.
영운이 게이트와 몬스터 출현에 대해 책임을 느끼지만 억울했다.
“…내가 현 사태에 대한 책임을 느낀다지만 너무한 거 아니야?”
- 마스터를 탓하는 게 아니라 누구도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 “나는 뭐 다른가?”
- 최소한 마스터는 의지만 세운다면 가능성은 있지 않습니까?
- “하.”
물론 안 될 것은 없다.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해서 고용하고, 월급으로 살 수 있는 물건만 만들어 생태계를 만들어 주면 된다.
하지만 여태까지 준비한 것만 해도 충분하다고 생각했는데 더 해줘야 한다고 하니 자신이 신도 아니고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한단 말인가.
‘신은 가능할까?’
신도 무에서 유를 창조할 수는 없을 거라 영운은 생각했다.
신성력이 신자의 믿음에서 나오는 것처럼 한정적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창조주는 혹시 모르겠지만 모든 건 한계가 있다고 믿었기에 서운했고, 부담스러웠다.
영운은 늘 그렇듯이 스스로 빠져나올 수 없는 깊은 생각의 수렁에 빠져 끝없이 갈등했다.
깊은 생각에 빠진 마스터를 바라보는 김시은 비서는 착잡했다.
김시은 비서는 마스터의 허락만 있으면 충분히 자신이 해결할 수 있을 거로 생각했기에 쉽게 말했던 것이다. 한데 자신의 마스터는 아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심각한 얼굴로 생각이 빠졌으니 얼마나 곤혹스러웠겠는가.
- 저, 마스터.
“……어, …왜?”
- 저, 오해가 없으셨으면 해서요.
“……? …뭘?”
- 제가 말씀드린 내용은 새로운 일거리를 만들어 주자는 내용이지 모두 책임지라는 말은 아니었습니다. 물론 마스터가 자신을 드러내는 것도 싫어하시고, 번잡한 것을 싫어하시는 것을 아는 제가 설마 마스터를 곤란하게 하겠습니까?
- “……”
- 저는 다만 마스터가 허락하시면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죄송합니다.
영운은 다시 깊은 생각에 빠졌다.
붉은 달이 뜨고 그 원인을 자신에게 두면서부터 스트레스가 많이 쌓였다.
한데 요즘 애들의 수면기가 점점 더 다가오자 그 정도가 더 심해져 만사가 귀찮을 지경이었다. 다만, 자신의 책임을 통감했기에 참고 참았고, 나름으로 멸망을 대비할 방법을 마련하고, 거의 끝나가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또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를 던져줬으니 오죽 힘들었겠는가.
애초 남에게 싫은 소리도 못하는 영운이고, 특히 자신을 위해 온 정성을 쏟는 김시은 비서에게 뭐라고 할 생각도 하지 못하고 부담에 허덕였던 것이다.
‘아, 힘들다.’
영운은 정신적으로 너무 지쳐 있었다.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들자 모든 것을 내려놓고 도망가고 싶었다.
이내 책임감과 쉬고 싶다는 생각으로 갈등하다 하루쯤 쉬기로 했다.
“알았어. 갑자기 좀 피곤하네! …애들과 하루쯤 푹 쉬고 싶어, 계획한 일은 착오 없도록 김시은 비서가 잘 챙겨줬으면 해. 믿고 쉬어도 되지?”
- …예, 마스터. 오랜만에 푹 쉬십시오.
“고마워.”
영운은 애들이 잠든 침대에 누워 수면마법을 자신에게 걸고 잠에 빠졌다.
마스터의 선택과 행동을 지켜보던 김시은 비서는 입맛이 개운치 않다.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라는 말과 그 비슷한 자료를 접했지만, 마스터와 영혼의 계약으로 연결된 자신과 영운은 다를 거로 생각해왔다.
하지만 이번에 다시 한 번 그 사실이 접하자 오류를 수정해야 했다.
어쩌면 자신의 오만이 오늘의 문제를 만들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자신이 없어졌다.
이 일로 김시은 비서는 약간 수동적으로 변했지만 아무도 알지 못했다.
‘명하신 일이나 하자.’
* * *
며칠 전부터 가젤을 내세워 시작한 헬퍼에코와의 합작이 누군가의 발설로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었다.
헬퍼에코가 세계적 기업으로 발돋움했기에 어쩌면 당연했다.
합작 소식을 접한 매스컴은 집중해서 파헤쳐봤지만 건진 것은 거의 없었다.
밝혀낸 사실은 상대기업이 듣지도 보지도 못한 곳이었고, 밝혀낸 거라곤 인공지능을 연구하는 기업이라는 거였다.
그리고 마침 수면 아래서 진행되던 합작이 영운이 강제 수면에 빠져 있을 때 수면 위로 떠올라 조인식을 하게 됐다.
매스컴의 뜨거운 관심 속에 헬퍼에코 본사에서 조인식을 했다.
파팟 팍 파팟 여기저기서 플래시가 터졌다.
한데 기자회견이 있을 것으로 생각했던 기자들은 비밀이라는 명목(名目)으로 비전만 제시하는 발표회가 됐다.
그래서 그랬을까
합작을 위한 조인식에 참석한 많은 기자는 헬퍼에코의 합작사인 ‘해밀SP’의 대표로 나온 가제 엘로트에게 집중되었다.
이는 여성 엘프인 가젤 엘로트의 미모가 대단했기 때문이지만 하나라도 건지려는 기자들의 고육지책도 됐기에 집중적으로 가젤과 해밀SP를 기사화했고, 빠르게 대중의 주목을 받았다.
본의는 아니지만 나름으로 피해자가 된 가젤을 제외하곤 모두는 바빴다.
대외적으론 인공지능의 성능향상과 보호기능의 향상으로 발표했지만 사실 합작의 핵심은 에코미니의 성인용 버전과 대전용 에코미니를 생산할 계획이었다.
이를 위한 조율을 하는 한편 발표에 맞은 노력도 기울였는데 그것은 인공지능의 성능향상이었다.
정찬우와 영운 두 주인(owner)의 뜻이 일치하여 빠르게 서로의 장점을 통합하고, 최적화하는 일에 접어들었다.
문제의 핵심인 성인용과 대전용 에코미니의 사양이었다.
사실 헬퍼에코와 해밀SP는 서로 다른 목적이 있었다.
헬퍼에코의 정찬우는 에코미니의 성인용 버전을 원했고, 해밀SP는 TXH 01의 대안인 전투용을 원했다.
문제는 영운이 드러내 놓고 물건을 만들 수 없기에 에코미니를 핑계로 합작을 요청했고, 자신의 납치에서 구해준 조직의 일원인 해밀SP의 요청도 타당하다는 생각에 허락했다.
성을 깨달은 계획하기 시작한 두 회사의 대표는 에코미니의 장점인 변형기능을 모태로 슈트 형태의 로봇을 만들기로 했다.
두 기업은 뚜렷한 방향으로 초반 진통이 있었지만 합의를 이뤄냈다.
이를 위해 헬퍼에코는 변신기능을 내놨고, 해밀SP에서는 비밀리에 연구한 복합엔진을 내놓았다.
이 엔진은 아티팩트 제작기법으로 제작되었는데 겉으론 15cm의 반원 형태로 그 내부의 확장공간엔 거의 1제곱미터 정도였고, 핵 리사이클이 내장된 소형 핵융합 엔진과 마나늄을 이용한 마나 증폭마법진과 보호마법진 마지막으로 인공지능이 탑재된 컴퓨터로 이뤄졌다.
이 엔진은 몸체의 가슴부위에 있었는데 이는 가장 보호하기 쉬운 곳이기 때문이었고, 전기와 마나를 공급하며 인공지능에 의해 슈트와 탑승자의 명을 이행하는 보조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누가 보면 영화 아이언맨의 형태를 모방했다는 비난할 만한 디자인이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에코슈트라는 명칭과 사양이 정해졌고, 에코미니를 기본으로 했기에 빠르게 시제품이 만들어졌다.
하지만 시제품이 빨라도 너무 빨리 나왔다.
도저히 믿을 수 없을 정도의 빠르기였기에 헬퍼에코의 정찬우가 의문을 표했고, 빠른 진행을 위해 무리수를 둔 해밀SP의 실무자가 된 김시은 비서는 미리 준비한 변명으로 무마해야 했다.
변명의 내용은 인공섬 중 하나인 대장장이 섬에 대형 초정밀 3D프린터가 있고, 그것을 이용해 제작했다는 핑계였다.
하지만 예상대로 정찬우는 무척 궁금해하는 한편 합작사의 지위를 이용해 견학을 요청했고, 견학을 허락해야만 했다.
김시은 비서는 이미 예측했기에 대장장이 섬에 대형 초정밀 3D프린터를 미리 준비해뒀고, 무난히 넘기는 거처럼 보였다.
한데 너무 성공적인 견학이었을까? 견학이 끝난 후 정찬우의 강력한 요청에 의해 대장장이 섬에서 주요 부품을 생산해야만 했다.
어차피 빠른 생산을 위해 생산설비확충이 필요했기에 허락하는 한편 인공섬의 내해를 운해라고 지으며 운해는 칠각형이어야 한다는 일곱 애의 얘기가 떠올라 대장장이 섬을 하나 더 추가하기로 하고, 섬 하나를 더 만들고 있었다.
* * *
하루를 푹 쉰 영운이 애들이 깨어날 때를 맞춰 깨어났다.
하지만 애들은 한 시간 더 늦은 21시간을 자고서야 깨어났다.
“헤헷 아빠!”
“잘 잤니?”
“웅 아빠! 헤헷.”
일곱 애가 영운에게 매달렸다.
그때 직장에 다니는 영운의 아내 미진은 영운이 깨어난 사실을 전해 듣고 전이해왔다.
“여보!”
“나 때문에 볼일을 못 보고 온 거 아니오?”
“게이트 때문에 일거리도 많이 줄어서 괜찮아요.”
“…흠, 요즘 정신없어서 챙기지 못했는데 피해가 큰 거요?”
“그렇지는 않지만, 앞으로 걱정이에요. 다행히 사회가 불안할수록 저희 같은 자들이 필요한지 일이 끊이지는 않고 있어요.”
“아, 전쟁 중에도 공연한 전철(前轍)이 있으니 그럴 만도 하구려 배고프니 식사나 합시다.”
“예, 준비할게요.”
모처럼 온 가족이 화기애애한 시간을 가졌다.
하지만 절대 편하지 않았다.
여러 가지 이유 중에 애들의 수면기가 가정 걱정되었다.
애들의 수면시간이 빠르게 늘었고, 다섯 번째 붉은 달이 뜰 즈음에 헤어져 생이별을 해야 한다는 느낌이 들었던 거다.
김시은 비서와 페릭의 시뮬레이션 보고도 거의 비슷했다.
애써 불안은 잠재운 영운은 파인뷰를 통해 거의 만 하루 동안 일어난 일을 점검했다.
‘…이제 대부분 준비됐어. 하지만 아직 불안해 아직 남은 내 역할은 뭘까?’
우선 부족한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많은 것을 바라진 않겠습니다. 다만, 마음에 걸리는 것과 기분 상하는 내용, 부분은 꼭 지적해주십시오. 그 정도만 꼭! 부탁합니다. 꾸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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