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찾은 세계 - 125
픽션(허구)입니다. 본 작품은 저의 순수착장물입니다. ^,.~
권준현은 물론 어른들은 얘들이 울자 기특하기도 하고 난감하기도 했다.
달래주려고 해도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여아인 선지와 선림, 선옥이는 부모님과 내가 안아서 달랬고 남자애들은 강아지와 에반집사가 달래야 했다.
권준현은 방법이 없어 멀뚱히 바라보다가 유독 슬프게 우는 선림에게 다가와 머리를 쓰다듬었다. 선림은 직접 권준현의 손길을 체감하지는 못했지만, 기운이 가까움을 바라봤고 자신을 쓰다듬으면 위로하는 권준현 할아버지에게 방긋 웃어주고는 눈물을 손등으로 훔친 후에 물었다.
“이제 괜찮아요. 헤헷. 한데 손주들은 잘 있을까요?”
짧게 가족을 생각하더니 대답했다.
“글쎄다 내가 죽고 난 후에는 직접적으로 가족에게 빚 독촉을 하지는 않았으니 아비와 할아버지를 기다리며 있겠지. 아마 당분간은 괜찮을 거다. 흑흑흑 이제 불쌍한 며늘아기와 손주는 어이하누 흑흑.”
생각할수록 감정이 복받치는지 서럽게 울었다.
선림과 애들이 상대하는 사이 조용히 김시은 비서를 불렀다.
- 김시은 비서 혹시 유령도 인공자아를 만들 수 있을까?
- 글쎄요. 해보지는 않았지만 가능할 것 같습니다. 어차피 매개체는 영혼의 계약이잖습니까?
- …흠, 실패하면 코어를 파괴되나?
- 그렇지는 않습니다. 마나가 소모되겠지만 마나늄의 성능이 워낙 탁월해서 금방 충전할 것입니다. 저분을 두 번째 인공자아로 만드시게요?
- 응! 가능하다면 그게 좋을 것 같아. 살 만큼 살아봤고 돌볼 가족도 복수할 존재도 있으니 아주 만족한 조건이잖아.
- 예! 아주 딱 맞는 조건이긴 하네요.
많이 진정된 거로 보였다.
영운은 권준현이 어떤 선택을 할지 모르기에 긴장을 유지한 체 말문을 열었다.
“백호파를 처리하고 있으니 며느리와 손주의 안전을 위협하는 존재는 당분간 없을 겁니다. 하지만 그 안전은 오래가지 않겠죠?! …흠, 지금 제가 하는 말이 꼭 볼모를 잡은 처지 같아서 조심스럽.”
“무슨 말을 할지 모르지만 걱정하지 말고 말해주게.”
권준현은 솔직히 이들의 능력이 아주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볼모라는 단어가 나온 순간에 뭔가 수단이 있음을 알았다. 다만, 당사자가 머뭇거리자 부담을 줄여줄 생으로 먼저 듣기를 원했고 영운도 안도의 한숨을 몰래 쉬고 하던 말을 이었다.
“그럼 오해 없이 들어주십시오. 확률은 반반이지만 제게 영혼과 계약을 통해 생을 이어갈 방법이 있습니다. 화면을 보시면 좀 더 이해하시기 편하겠죠? 홀로그램.”
“……!” 끄덕
홀로그램으로 스토미의 영상이 출력되었다.
“보시는 화면은 스토미란 이름의 귀여운 꼬마 숙녀의 모습입니다. 외계의 존재에게 실험을 당해 끝없는 고통을 겪다. 저희에게 구해지고 동생 토미를 지키려는 일념에 인간의 삶은 아니지만 삶을 선택했습니다. 다만, 권준현 님 같은 경우는 경험이 없어서 확답할 수는 없지만, 실패한다고 해도 큰 변하는 없으리라 예상합니다. 만에 하나 잘못된다면 며느리와 손주들을 끝까지 돌봐 드리겠습니다.”
“……!”
권준현은 비록 유령이지만 영운의 말을 다 믿을 수는 없었다. 다만, 자신은 이제 유령이고 가족에게 아무것도 해줄 수 없음을 알기에 승낙할 생각이지만 불확실성을 염두에 둬야 했고 실패를 가정하고 생각해야만 했다.
‘유령이 뭘 더 바라겠어? 손해 볼 것도 없으니…’
“좋네! 실패해도 가족을 끝까지 돌봐줄 것을 확답해주게나.”
“당연히 약속해야지요. 나 임영운은 마법사로서 권준현 님과의 약속을 끝까지 지킬 것을 마나의 맹세를 통해 맹세합니다.”
“……헉!?”
영운은 자신이 인간으로 존재하길 원했다. 하지만 인간이기에 인간의 속성 또한 잘 알았다.
인간은 간사하고 틈이 많아서 약속을 헌신짝처럼 배반할 수 있는 존재였기에 권준현이 사후세계를 포기한 만큼 자신도 뭔가를 감수해야 함을 스토미를 받아 드림으로서 깨달았다.
‘이렇게 하는 것이 공평하겠지?’
영운은 권준현에게 사후세계를 포기하게 한 미안함을 자신을 강제함으로써 해결하고 싶었다. 또 자신의 위안으로 삼았다.
“마나의 맹세? 뭔지 모르지만 유령인데도 느껴질 정도로 무척 대단한 것 같군! 모양도 느낌도…”
“마법사가 하는 약속의 증표일 뿐입니다. 그래 봐야 죽는 것은 아니니 걱정하지 마십시오. 그저 마법사로서의 능력을 잃는 것뿐입니다. 김시은 비서.”
“……”
대답이 없고 잠시 후에 전이해 왔다.
“늦어서 죄송합니다. 마스터. 미리 준비해서 왔습니다.”
“……헉! 또 놀라게 하는구먼. 허허허.”
“아마 금방 익숙해지실 겁니다. 홀로그램으로 보신 스토미는 두 번째 인공자아고 김시은 비서야말로 원조입니다. 성공하면 김시은 비서와 스토미의 도움으로 익숙해지기 전까지 돌봐 드릴 겁니다.”
“그런가? 잘 부탁하네!”
“저야말로 잘 부탁합니다. 그럼 전 준비를 마무리하겠습니다.”
“응! 수고해.”
부모님을 제외하고는 모두 지켜봤기에 담담하게 지켜봤지만, 부모님은 무척 궁금하신지 영운에게 다가와서 물으셨다.
“김시은 비서와 스토미가 인간이 아니었던 거니?”
“…흠, 제가 말씀드리지 않았나요? 아! 이런 죄송해요. 네, 맞아요. 인간이 아니고 생체 휴머노이드입니다. 공상과학 영화에 나오는 그런 것은 아니고 영혼과의 계약을 통한 존재입니다. 지금 인간들이 만드는 인공지능 휴머노이드와는 무척 다릅니다.”
“…허허허.”
“더 놀랄 일은 없을 줄 알았는데 또 놀라게 하는구나! 또 없니?”
“…음, 언젠지는 모르지만, 외계인과 전쟁을 할 것 같고, 아공간에 우리나라가 1년 동안 먹을 식량을 한해에 4모작 하는 빌딩공장이 있고, 저희가 사용하는 모든 물건을 생산하는 공장이 12개 있다는 것… 더는 모르겠네요. 아마 더 있겠지만 이제 놀라실 만한 것이 더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하하하.”
“……!” 끄덕
“……!” 끄덕
질렸다는 표정이셨다.
“아! 제가 깜박 잊었는데 제와 계약을 하는 것이 아니고 저의 아이들과 해야 합니다. 이유는 나중에 자연히 알게 될 것이고 애들아 이번에는 누가 할아버지와 함께할지 정하자꾸나!
“네! 아빠.”
“권준현 할아버지도 누가 좋을지 애들과 상의해보십시오.”
“…알겠네!”
김시은 비서의 준비는 전보다 간단했다. 이미 여분의 코어를 만들어 뒀기에 몇 가지 장치를 연결하는 것과 권준현 할아버지의 사진과 동영상을 구해 생체휴머노이드를 제작하는 것이 전부였다.
“마스터 준비를 완료했습니다.”
“좋아! 잘했어. 이제 다섯이 남았네!”
“그러네요! 호호호 급할 것은 없지만, 권준현 님의 교육이 끝나면 어떤 분야를 맡기실 예정입니까?”
“글쎄 뭐가 좋을까? 나이도 있으시니 적응이 쉬운 것부터 해야겠지?”
“아마도 자신이 나이가 들었다고 생각하는 것이 상당한 제약을 받게 될 것입니다.”
“…뭐, 단점만 있는 것은 아닐 것 같으니 빌딩농장 쪽을 맡기자고 그렇게 하고 스토미는 매직학교로 보내줘… 아직은 소녀잖아 특히 토미와 같이 있는 것이 중요한 시기고.”
“예! 마스터 저쪽도 정해진 것 같은데요.”
권준현 님과 애들의 선택은 선림으로 정해진 것 같다.
“아빠!”
선림이가 달려와 다리에 답삭(덥석) 안겼다.
“아빠 언니 오빠가 양보해서 내가 하기로 했어 헤헤헤.”
“그래? 할아버지랑 생이 끝나는 동안 사이좋게 지내렴.”
“응! 아이 좋아.”
“언제 시작할 텐가?”
몹시 급해 보였다. 왜 그렇지 않겠는가? 일주일이 되지는 않았지만, 며느리와 손주가 하루빨리 보고 싶을 것이다.
“준비는 완료했습니다. 당장 시작하지요.”
“나도 준비됐네!”
권준현이 달라붙어 있는 마패를 들고 코어(인공뇌)로 가져왔다.
먼저 봉인을 하는 중이었다. 모든 것이 자신의 선택을 중요시하는 시스템이라 봉인이 허락하는 승낙이 떨어지고 마패에서 코어로 권준현이 이동했다.
이동을 검증하자마자 영운이 했던 것처럼 선림이 인식장치에 손을 올리고 영혼의 계약을 함으로써 완료가 될 것이다.
‘…흠, 이상하네! 난 영혼의 계약을 하지 않은 것 같은데? …했나?’
영운은 몰랐지만, 인식장치에 손을 열려놓으면서 자신이 원했던 염원과 포링의 외로움에서 해방되고자 하는 염원이 맞아떨어져서 일어난 조금은 이례적인 일이었다.
이는 포링의 정신력이 그만큼 대단했기 때문이다.
영운이 생각에 빠진 사이 영혼의 계약은 완료되었다.
이제 권준현에게 그의 선택을 위로할 선물이 필요한 시간이다.
“정신이 없겠지만, 다음으로 넘어가지 조금만 참으십시오.”
“……?”
“김시은 비서 선물은 준비했겠지?”
“그럼요. 전이합니다. 짠.”
전이를 통해 한 노인이 도착했다.
노인이 도착하자 코어에 있는 존재가 유령상태로 튀어나와 턱이 빠질 것처럼 놀라 꼭 놀라서 죽은 것 같은 박제(剝製)를 보는 것 같았다. 잠시 후에 유령은 전이해 온 노인의 주위를 돌며 감탄했다.
“오, 이럴 수가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들은 또 뭐란 말인가?”
“선물이 마음에 드십니까?”
“머리에 떠오른 것처럼 제가 몸을 가질 수도 있다는 말입니까?”
“그럼요. 이제 이 몸의 통제권을 얻으시면 됩니다. 잘 아실 텐데요? 아닌가?”
“물론 떠오르는 정보에 방법이 나옵니다. 허허허.”
“직접 해보세요.”
망설이던 권준현은 노인의 모습을 한 생체휴머노이드의 통제권을 얻는 단계를 시작했다.
스토미의 경우가 도움이 돼서 조금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수정했다는 보고를 전에 들은 기억이 있기에 성공에 안도하며 차분히 지켜봤다.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전형적인 노인이었지만 인자해 보이는 얼굴과 노인치고는 날렵해 보이는 것이 특징이었다.
통제에 성공했는지 스스로 움직이며 신기해 하셨다.
충분한 시간이 흐른 후 선림의 손을 잡더니 마스터라고 말하며 머리를 쓰다듬었다.
“할아버지 잘 부탁해요.”
“저도 잘 부탁합니다. 마스터!”
영혼의 계약으로 인해 말투가 바꿨다. 하지만 김시은 비서의 경우처럼 안정화하면 바뀔 것이다.
“으흠, 김시은 비서가 전이해줄 겁니다. 도착하시면 선물이든 음식이든 한 보따리를 사 들고 가셔서 걱정하던 가족을 위로하시고 충분히 정리되면 공장을 계속 운영하실지 아니면 다른 삶을 사실지 정하십시오. 이제 대충 아시겠지만 선림이는 시간이 아주 많은 아이랍니다. 저희는 급할 것이 없으니 원하는 삶을 사세요. 다른 것은 출퇴근하는 것으로 하거나 저녁에 교육해도 됩니다.”
“고맙습니다. 가슴은 고마움과 벅참으로 가득한데 울 수는 없군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다만, 아직 혼란스럽기 때문일 겁니다. 어서 가보세요.”
“네, 네!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네! 김시은 비서 보내드려.”
“예! 마스터 전이합니다. 잘 다녀오세요.”
권준현이 대답할 새도 없이 전이해 사라졌다.
권준현이 도착한 곳은 이미 어둠이 내려앉은 집 근처로 남들의 시선을 피할 만한 장소였다. 하지만 권준현은 금방 자신이 도착한 곳을 알았고 자연스럽게 움직였다. 그가 집을 뒤로하고 있는 이유는 혹시 집안에 먹을 것이 부족할 것 같아 염려 때문이지만 집 안에 있는 며늘아기와 손주의 상태를 점검했기 때문이다.
이미 캡슐을 투입해 손주와 며늘아기의 안전을 확인해준 존재에게 한없는 고마움을 품게 되었고 믿음도 가졌다.
그의 발걸음은 당당하고 가벼워 보였다.
우선 부족한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많은 것을 바라진 않겠습니다. 다만, 마음에 걸리는 것과 기분 상하는 내용, 부분은 꼭 지적해주십시오. 그 정도만 꼭! 부탁합니다. 꾸벅 ^.^
- 작가의말
연재한담에 휴머노이드에 대한 글을 올리면서 저의 이 글이 어떻게 받아들이실까? 고민해봤습니다.
물론 소설을 위한 부분이라 허구를 바탕에 두고 있지만 최소한의 가지관은 필요해 보입니다. 저의 첫 작품이고 습작에 가깝지만 그래서 그런지 저의 사상과 가치관이 거의 100% 반영한 글이라 더 합니다.
제가 선택한 방법이지만 제 글에 속박된 존재에게 책임을 느낍니다. (제 글이라 그렇겠지요?)
어쩐 일인지 선호작이 늘었습니다. 좋은 일이지만 익숙하지는 않네요.
[714.3] 고맙습니다!
Comment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