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찾은 세계 - 111
픽션(허구)입니다. 본 작품은 저의 순수착장물입니다. ^,.~
영운의 목소리에 다시 한 번 살기(殺氣)가 느껴졌다. 김시은 비서는 살기(殺氣)도 그렇지만 영운에게 찾아보기 힘든 비장한 목소리였기에 더 놀라야만 했다.
“네, 마스터.”
“지킴이가 흑사회를 정리하는 동안 김 비서는 사채업자와 대부업체를 알아봐야겠어. 대상을 가리지 말고 끝까지 추적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훈육자들에게 사건을 조속히 처리할 수 있도록 검·경은 물론 관련법도 정리하라고 전해 …이자율 때문에 국회에 상정된 것이 처리되지 않았다고 하던데 한 번 더 민생관련법안이 쓸데없는 권력싸움의 카드로 사용된다면 모두 같이 처리해줄 거라고 전해. 봐주는 것은 여기까지야.”
“네! 확실히 뿌리를 뽑아버리겠습니다. …저, 이제 좀 쉬세요. 저희가 알아서 하겠습니다.”
“끄~응.”
영운의 얼굴이 심각하게 일그러졌고 다리를 꼬며 엉거주춤했다.
“마스터?”
도무지 분노가 가라앉지 않았다. 하지만 인간인지라 생리현상 앞에서는 아무런 소용도 없었다. 금방 나올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 순간 딱딱한 분위기는 자연스럽게 깨졌다. 화장실에 가야 했기 때문이다.
“아기 좀 받아줘 화장실에 다녀올 게.”
“네? …아, 네! 호호호 알았어요.”
김시은 비서는 안도의 표정을 띠며 웃었고 영운은 방광이 터질 것 같은 요의를 느끼면서부터 다리를 꽈야 했고 급한 마음과 반대로 천천히 이동해야만 했다. 아마도 그동안 무의식적으로 억눌러놨던 것 같았다.
영운은 다리를 꼰 우스운 모습으로 아기를 김시은 비서에게 건넨 채 화장실로 이동했다.
“으앙 앙 아~앙.”
“아가 왜 우니? 언니가 밥 줄까?”
김시은 비서가 모유 젖병을 물려도 모고 흔들어봤지만 소용없었다. 영운은 어쩔 수 없이 가던 길을 다시 돌아와야만 했다. 아기를 김시은 비서에게 건넨 순간 우렁찬 아기의 울음소리를 들어야 했고 온 집안이 정체불명의 아기 울음소리에 뒤집어져야만 했다.
불안해서 화장실도 가다 말고 느림 걸음으로 돌아온 영운은 요의를 더 참을 수 없었고 그 순간 가족이 서재로 들어섰지만, 오줌이 나오고 직전이었기에 반길 시간도 여유도 없었다.
“김 비서 그냥 줘. 나 정말 급해 화장실로 전이해줘.”
“…네? 아, 네! 전입합니다. 호호호.”
아기는 영운이 건네받자마자 울음을 그쳤고 가족은 영운이 아기를 안고 전이해 도망? '가는 모습을 봐야만 했다. 모든 가족이 머리에 물음표를 띄우고 김시은 비서를 바라봤고 대표로 엄마가 김시은 비서에게 물었다.
“김시은 비서 조금 전에 영운이가 안고 사라진 게 아기 같은데 무슨 일? 설마!”
“호호호 그렇다면 좋겠지만 그건 아니고요. 내용이 조금 길어서 거실로 가서 말씀드릴게요.”
잠시 후에 거실에 도착한 가족에게 자료화면을 띄웠다.
“어떻게 된 거냐면……”
김시은 비서는 문제의 발단인 미진에 대한 얘기부터 시작해 조금 전 상황을 말해줘야만 했다. 조리(條理) 있게 설명하고 김시은 비서는 자랑스럽게 생각했다.
이런 상황을 모르는 영운은 아기를 안고 좌변기에 앉아 용변을 보는 중이다. 너무 급해 아기를 안고 전이한 것까지는 좋았는데 한 손에 모유 젖병을 들고 다른 한 손에는 방긋 웃으며 잠들지 아기가 있었다.
영운은 할 수 없이 좌변기에 앉아 모유 젖병을 아기에게 물린 채로 요의를 해결해야만 했다. 아기는 무엇이 좋은지 방긋방긋 웃으며 열심히 젖을 빨았다.
얼마 후에 영운은 요의를 해결하고 산뜻하게 화장실 문을 열어젖혔다. 하지만 그 순간 얼어붙고 말았다.
* * *
마스터 영운의 명령을 받고 출동한 지킴이들은 손쉽게 확인된 흑사회를 처리했다. 놈들을 쳐 죽이는 것쯤은 그들에게는 문제가 아니었다. 그만큼 고대에 경험이 많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들이 생각해도 현세에 지금과 같은 방법을 사용한다는 것은 문제가 많다는 결론 내렸다.
가디언으로서 마스터의 명령을 따라야 마땅하지만, 흑사회 놈들은 다 죽여 경고한다는 것은 지나치게 위험하다고 생각했다. 물론 물리적인 위험을 생각하는 것은 아니었다. 그따위는 신경조차 쓰지 않았다. 마스터의 여린 심성으로는 흥분이 가라앉으면 후회할 거로 생각했다. 또 전 세계가 어떻게 받아 드릴 것인가가 문제였다.
지킴이들은 김시은 비서와 통신하면서 마스터의 상태를 살피는 한편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흑사회 놈들을 색출해서 아공간주머니에 감옥을 만들고 집어넣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기에 국내의 흑사회는 모두 잡아들였다. 한편으로 놈들을 통해 더 남은 일당이 있는가를 점검 중이다.
일은 마쳤지만, 마스터의 명령을 완수하지는 못했기에 홀로그램을 띄운 체 김시은 비서와 상의를 하고 있다.
“전 마스터의 명령을 한 치도 어김없이 수행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놈들을 설마! 인간이라고 생각하시는 건가요?”
“엑스, …네 생각도 틀린 것은 아니지만, 마스터의 진의를 헤아려야 하지 않겠나?”
“답답하십니다. 저희는 마스터의 칼과 방패일 뿐입니다. 마스터께서 자유로운 사고를 원하시지만 그건 어디까지 명령이 떨어지지 않았을 때만 국한된 거로 생각해야 합니다. 너무 확대하여 해석하지 말았으면 합니다.”
“엑스의 말도 맞습니다. 우리가 너무 생각이 많아진 것 같습니다.”
“……”
지킴이들을 바라보던 김시은 비서는 자신이 나설 수밖에 없다고 느꼈다.
- 여러분의 고충을 제가 왜 모르겠습니까? 하지만 지금까지 죽거나 잡아들인 놈들만 해도 4,012명입니다. 저도 여러분도 인명에 그렇게 구애받지 않는 것은 제쳐놓는다 치더라도 놈들을 모두 죽여 흑사회 본관에 전이시킨다고 하면 너무 티가 납니다. 아마 외계인과 마법사인 가온종현을 가장 의심할 것입니다. 불행하게도 모두 우리라는 것입니다. 다른 존재를 만들어가 그전까지만이라도 그것만은 막아야 합니다.
“……그렇군!”
“그렇군요!”*13
- 제 생각인데 이렇게 하는 것이 어떨까요?
영운의 가신(家臣)들은 김시은 비서의 생각을 듣고 서로의 의견을 반영하는 한편 실행에 나섰다.
* * *
화장실 문을 열고 나서려던 영운은 화장실 문을 바라보고 서 있던 식구들과 마주친 후 얼어버렸다. 식구들의 시선이 약간 부담스러웠다. 애들이 먼저 달려들었다.
“아빠 우리 동생이라며?”
“웅! 할머니가 우리 동생 해도 된다고 그랬어!”
“그건 아닌 것 같지만, 동생 삼아도 될 것 같아.”
“맞아! 우리는 동생이 필요해 아빠 동생을 만들어줘.”
“나도! 동생 만들어줘.”
작정한 것 같이 모두 동생을 원했다.
‘정말! 동생이 필요한가?’
그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애들은 서로 상하를 구분하기는 했지만, 차이가 없다고 봐야 했기 때문에 나이 차이가 한참 나는 동생이 궁금하고 부러웠을지도 몰랐다. 애들에게 또 연민, 보호본능, 받는 사랑이 아닌 주는 사랑 등 여러 감정이 생길 것 같아 긍정적으로 검토해보기로 했다.
“…생각해보마!”
“와~아. 좋다!”*7
애들은 좋아하는 한편 부모님의 시선이 부담스러웠다. 뭔가를 갈구하시는 표정이셨지만 아무리 생각해봐도 그러실만한 이유를 도통 찾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결국, 본인의 입으로 물어봐야만 했다.
“…무슨 일이세요?”
“사귀는 여자가 있다고 하던데 정말이냐?”
“이 어미도 궁금하구나! 어서 말해보렴.”
영운은 자신은 묻고 자신이 함정에 빠지는 상황이 되었다. 고개를 돌려 뒤편에 있는 김시은 비서를 바라봤고 김시은 비서는 ‘아뿔싸’라는 표정을 짓더니 볼일이 있다며 전이해 사라졌다.
- 마스터 포대기와 아가 옷을 만들었습니다. 전이할까요?
포링의 연락으로 이 순간을 모면할 방법을 찾았다.
- …오, 좋아! 곤란한 상황이었는데 잘됐어. 고마워! 전이해줘.
유아용품이 한가득 전이돼왔다.
“천천히 말씀드릴게요. 우선 아기를 씻겨야겠어요.”
“…그렇구나! 아직 핏기도 씻기지 않았다니 …불쌍한 것 모두 궁금하니 따듯한 유리정원에서 씻기도록 하자.”
“네! 아기야 엄마가 전문이시죠. 하하하.”
“그럼, 그렇지!”
엄마를 얕보면 안 된다. 영운의 엄마는 국졸이라는 현실이 못마땅하셨는지 지식에 탐독하는 경향이 아주 뚜렷하셨다. 문제라면 한쪽방면이 아니라 모든 것이라는데 있다고 할까? TV 프로그램도 토론, 다큐멘터리, 동물의 왕국 등 시사와 뉴스 등 가리지 않으셨다. 다행이라면 모든 엄마의 궁극의 프로그램 드라마를 빼놓지 않고 보신다는 것이 위안이었다.
유리정원에 아기가 들어갈 만한 욕조를 준비하고 물을 채운 후에 물을 담았다.
“조금 차갑지 않을까요?”
“차갑지 미지근하게 만들어야 하는데 38~40도쯤이라고 하더라.”
“아빠 동화가 이런 건 잘해. 내가 해볼게.”
“…그럼, 동화가 물을 데워보렴.”
“응!”
약간 걱정했지만 어려도 역시 화속성 레드 드래곤의 핏줄이라 그런지 정확히 38도를 맞추는 동화였다. 아기 목욕물을 38도로 맞추고 아가를 발부터 살짝 골고루 적신 다음 물에 천천히 넣었다. 결혼은 포기했지만, 아이에 대한 동경이 없지는 않았다. 전에 본 것 중에 갓난아기 수영법이 떠올랐다.
뒷목을 받혀주고 살살 몸을 씻기자 자궁에서처럼 편안 표정이 되었다. 영운은 신나서 배영을 시켜보려는 듯 다리를 위아래로 저어주었다. 영운은 아기가 잘 따라 한다고 생각했다. 모든 아빠가 빠진다는 딸 바보가 되어가는 거로 보였다.
일곱 애와 달리 갓난아기는 조금 더 색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애들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 다행이었다. 목욕이 끝나고 포링이 준비한 아가 옷을 입히자 모두 안아보려 했지만, 목이 터져라. 울어대는 통에 영운을 제외하고 누구도 아기를 안을 수는 없었다. 다만, 쓰다듬는 것은 상관없어 다행이었다.
어쩔 수 없이 아가는 영운의 몫이었다. 그래도 모두 아기에 대한 관심과 효과는 지대했다. 집안에 새로운 활력소가 된 것 같았다.
가만히 있는 아가가 꼼지락거렸다. 살펴보았더니 오줌 싼 것이다.
“포링이 만들어 준 아가 옷이 아무리 좋아도 오줌과 똥은 어떻게 할 수 없네! 기저귀를.”
“여기 있습니다. 마스터.”
“도망가더니 잘도 나타났네!”
“……”
김시은 비서가 가져온 기저귀와 물티슈를 빼앗아 아기 엉덩이를 깨끗이 닦아 준 다음 기저귀를 입혀주었다.
“애야 자꾸 미루지 말고 어서 말해보렴.”
은근 슬쩍 넘어가려고 했지만 힘들 것 같다. 뭐 애초에 불가능한 시도였겠지만 다시 한 번 김시은 비서를 째려보고 털어놔야 했다.
“…그러니 아직은 그저 여자 친구쯤으로 생각해주세요.”
“그렇다면 한번 데려오렴.”
“그건 좀 힘들지 않을까요? 부담스러울 것 같기도 하고 아직 그럴만한 사이도 아닙니다.”
“여보, 마지막 기회 같은데 너무 부담주지 맙시다.”
“…휴, 네! 여보, 마지막 기회인데 제 욕심 때문에 망칠 수는 없겠죠. 김시은 비서 나 좀 볼래?”
“…네? 네! 어머님.”
엄마에게 불려가는 김시은 비서를 보며 이유를 생각해봤더니 미진이 궁금해서 물어볼 심산이신 것 같아 보였다. 당연한 것 같아 그냥 두었다.
- 마스터 뉴스와 SNS가 아주 난리가 났습니다.
우선 부족한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많은 것을 바라진 않겠습니다. 다만, 마음에 걸리는 것과 기분 상하는 내용, 부분은 꼭 지적해주십시오. 그 정도만 꼭! 부탁합니다. 꾸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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