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6화. 복수
116화.
스마트 폰으로 플레이라는 바를 검색해 보았지만 히트되지 않았다. 유명한 가게라면 검색이 되어야 했다. 찾을 길이 막막했다. 일단 아오이가 다니는 대학교 부근에 바가 있을지 몰라 천변만화공으로 얼굴만 변형시킨채 질문하며 돌아 다녔지만 그런 가게는 학교 근처에는 없었다.
찾을 방법이 없었다. 어둠의 세계에서 일하는 조직이라면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 대부분 그런 조직들은 유흥업소와 연관되어 있는 자들이다. 하지만 폭력 조직이 어디에 있는지 모른다. 일본에는 유명한 폭력 조직이 많다. 야마구치 구미(山口組)등 많은 조직이 존재하지만 조직 사무실이 어디에 있는지 전혀 모르는 상태다.
"...음."
어떤 방법으로 찾을지 곰곰히 생각했다. 자신이 알고 있는 사람들중에 도움을 청할수 있는 자가 없는지 생각하고 있을때 그 자라면 혹시나 알고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플레이라는 바를 알지 못하더라도 조직 사무실이 어디에 있다는 것쯤은 알고 있을 것이 분명했다.
스모 선수 시절에 자신을 습격할려든 후지바야시 나가에몬(藤林長衛門)이라는 닌자 후예라는 놈에게 의뢰를 준 짱코(ちゃんこ) 가게 전문점인 와몬(和門)의 점장 놈은 정보에 밝은 놈이다.
PK3 조직에 대해서도 알고 있던 자였다. 그 자가 있는 곳으로 찾아 가기 전에 옷과 신발, 모자를 구입해 축골공으로 모습을 변형시킨후 와몬(和門)으로 향했다. 지금은 저녁 시간대로 이미 어두워진 상태다. 한번 찾아 갔었던 곳이라 길을 헤맬 이유도 없었다.
"어서 옵쇼! 몇분이십니까?"
"점장에게 볼일이 있어 찾아 왔다."
"잠깐만 기다려 주십시요."
종업원이 즉시 안쪽으로 빠르게 들어 갔다. 전번에 본 점장이 천천히 걸어 왔다. 전번과는 다른 모습으로 변장한 탓으로 자신은 처음 볼것이다.
"무슨 일이십니까?"
"조용한 곳에서 이야기할수 있나?"
"음, 따라 오십시요."
방으로 안내되었다. 자리에 앉자 무슨 일인지 궁금한듯 했다. 강우는 말을 빙빙 돌리는 스타일은 아니다. 직설적으로 물어 보았다.
"후지바야시가 어려운 일이 있으면 찾아가 보라고 했다. 플레이라는 바(Bar)가 어디에 있는 가게인지 알수 있나?"
"음, 후지바야시라...어디서 만난 겁니까?"
"미안하지만 그건 말해 줄수 없어."
"음...3일후에 다시 찾아 와 주십시요."
그것으로 끝이었다. 이곳에서 식사를 할 생각은 없었다. 혹시라도 지문을 남긴다면 자신의 정체가 드러 날수도 있기 때문이다. 3일동안 나름대로 플레이라는 바를 찾아 보았지만 전혀 찾을수가 없었다. 혼자서는 무리였다.
"무슨 일로 플레이 바를 찾는지는 모르지만 조직과 연계되어 있는 곳입니다."
"고맙다."
정보료로 봉투 한개를 꺼내 놓았다. 공짜로 이런 정보를 얻을수는 없었다. 축공골으로 손가락의 지문까지 변형시키는 훈련을 한탓으로 지문을 남겨도 문제는 없을 것이지만 DNA 감정이란게 있는 탓으로 봉투는 손수건으로 집어 꺼내 놓았다. 점장이 마음만 먹는다면 봉투에 묻어 있는 손수건의 섬유를 조사해 어디에서 제조한 손수건인지 파악할수도 있을 것이다.
버스나 전철안에서 치한 사건이 벌어지면 만졌다는 손을 정밀하게 검사한다. 만진 부위의 의복 섬유질이 손에 묻어 있는 것을 채취할려는 것이다. 손으로 직접 만졌다면 반드시 섬유질이 부착된다고 했다. 점장에게서 받은 봉투를 열어 서류를 읽어 보았다.
플레이라는 바는 신쥬쿠에 있었다. 야쿠자 조직인 스미요시카이(住吉会)의 카토(加藤) 연합이라는 조직에서 운영하는 회원제 바라고 쓰여져 있었다. 폰으로 스미요시카이(住吉会)가 어떤 조직인지 조사해 보았다.
동경 주변을 중심으로 암약하는 야쿠자 조직으로 예비 조직원까지 합하며 약6000명이었다. 본거지는 아사쿠사(浅草)지만 신쥬쿠를 장악하고 있는 조직이었다. 동경에는 이나가와카이(稲川会)는 이케부쿠로(池袋) 쿅토카이(極東会)는 이케부쿠로(池袋), 마츠바카이(松葉会)는 우에노(上野)를 장악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신쥬쿠 카부키쵸(歌舞伎町)로 향했다. 일본에서 가장 유명한 환락가인 카부키쵸는 한밤중엔 치안이 가장 불안한 곳이다. 근래에는 동남 아시아 조직들과 야쿠자 조직들간의 트러블이 많다고 했다.
캬쿠비키(客引き.삐끼) 행위는 불법이며 그들의 말에 놀아 나지 말라는 주의 간판도 눈에 띄었다. 이곳으로 오면서 폰으로 검색을 했었다. 아직 늦은밤이 아닌 탓으로 많은 사람들이 돌아 다니고 있었다. 혼자 서 있는 여자들이나 남자들도 많았다. 간간히 외국인들도 혼자 서 있는 자들이 보였다.
"오니상(お兄さん.)! 히토리(一人)?"
갑자기 젊은 남자가 찰싹 달라 붙어 혼자냐고 물어 왔다. 지금 강우는 30대의 모습으로 변장한 상태다. 그냥 무시하고 걸어 갈려고 했지만 바로 옆에서 따라 오며 말을 걸고 있었다.
화악!
움찔.
귀찮아서 살기를 뿜어냈다. 그러자 젊은 놈이 제자리에 선채 움직이지 않았다. 저 놈은 캬쿠비키(客引き.삐끼)가 틀림없었다. 일명 캐치(キャッチ)라고 부르는 캬쿠비키는 어떤 가게에 소속되지 않은 자들로 여러 가게와 계약을 맺어 그 가게로 손님을 데리고 가면 일정액의 보수를 받는 자들이다.
이곳에는 캐치들이 50명정도는 있다고 했다. 그런반면 요비코미(呼び込み)라고 불리우는 호객 행위는 가게 앞에 선채 자신의 가게로 끌어 들이는 자들을 요비코미라고 부른다.
가게앞에서 호객 행위를 하는 여자가 맘에 들어 가게 안으로 들어 가면 그 여자는 접객을 하지 않는 일도 흔하다고 한다. 여자 사진을 보여 주며 즐길수 있다고 유혹하는 무점포 성 풍속 업소나 중국&한국 맛사지 업소등 다양한 호객 행위가 판을 치는 카부키쵸다.
약도를 따라 플레이 바가 있는 건물을 찾아 갔다. 천천히 걸어 가고 있는 탓인지 캐치들이 수시로 말을 걸어 왔지만 모두 무시했다. 그들에게 반응을 보여 발걸음을 멈추면 달콤한 말로 유혹한다. 혼자가 무리라면 무더기로 몰려와 설득한다던데 경험해 보고도 싶었지만 지금은 그럴때가 아니다.
'이곳이군.'
9층짜리 잣쿄 비루(雑居ビル.주상 복합 빌딩)다. 대부분 소규모 음식점, 금융업, 풍속 업소가 들어 가 있는 빌딩으로 어떤 잣쿄 비루는 빌딩 전체가 유흥업소가 밀집되어 있는 곳도 있을 정도다. 빌딩 규모는 소규모다. 30평도 되지 않을것 같았다. 엘레베이터는 타지 않고 일부러 계단으로 올라 갔다.
6층에 플레이라는 바가 있다고 했다. 층마다 몇개의 문이 보였다. 문옆이나 문에는 업소명이 적혀 있었다. 6층에는 단하나의 문밖에 없었다. 문에는 P- Bar라고 분홍색 글씨로 적혀 있었다. 이래서 아무리 찾아도 찾을수가 없었던 것이다. 문고리를 잡고 열었지만 열리지 않았다. 회원제 바라고 했었다. 문옆에 초인종이 보였다.
딩동.
"예! 플레이 바입니다."
"바에서 술 한잔 할려고 합니다."
"여긴 회원제입니다. 죄송하지만 회원분과 동행을 하지 않으면 들어 올수 없습니다."
즉시 기감을 시전해 안에 몇명이나 있는지 살펴 보았다. 두명뿐이었다. 강제로 문을 열고 들어 갈까도 생각했지만 아직 이른 시간이다. 이곳이 어떤 곳인지 살펴 보기 위해 기다리기로 했다. 계단쪽으로 내려 와 벽에 등을 대고 기다렸다.
엘레베이터가 6층에서 멈춘다면 발걸음 소리가 들려 올것이다. 얼마나 기다렸는지는 모르지만 들락거리는 사람은 한명도 없었다. 평일인 탓이기도 했지만 손님 한명도 없이 어떻게 가게를 운영하는지 신기할뿐이었다.
스르륵.
저벅저벅.
"이런곳에 바가 있다고요?"
"아무나 들어 갈수 없는 특별한 회원제 바여서 그래."
대화는 남녀 두명이 하고 있었지만 발걸음 소리로 볼때 네명으로 짐작되었다. 잠시후 바 문이 열리며 닫히는 소리가 들려 왔다. 시간은 밤 10시 20분이다. 2시간 정도 기다린 끝에 겨우 첫손님이 찾아 온것이다.
이곳에는 감시 카메라는 찾아 볼수 없었다. 밤 11시가 되었다. 더이상 찾아 오는 손님이 없을것 같아 강제로 문을 열고 들어 가기로 했다. 마지막 전철을 생각하면 이런 늦은 시간에 찾아 오는 손님은 없을 것이다.
"야! 빨리 움직여!"
문 앞쪽에서 안쪽의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내공을 보유한 무인의 청력은 남다르다. 안쪽에선 남자 목소리가 잔잔한 음악 소리와 함께 들려 오고 있었지만 여자 목소리는 들려 오지 않았다. 툭 튀어 나온 문고리위에 손수건을 대고는 잡고 비틀었다. 강제로 문을 여는 것이다.
끼이익!
꽈직.
문고리가 툭 떨어져 나왔다. 안쪽의 문고리는 그대로 남아 있는 상태로 잡고 있던 바깥 부분만 박살난것이다.
텅!
안쪽에 남아 있는 문고리를 향해 떨어져 나온 부분을 대고는 뒤쪽을 툭 쳤다. 안쪽에 있던 문고리가 튕겨져 나가자 문을 열수 있었다.
"누, 누구냐?"
빠르게 움직였다. 혹시나 놈들이 카토(加藤) 연합에 연락 할지도 모른다. 야쿠자들이 아무리 몰려 온다고 해도 처리할 자신이 있지만 총기류를 가지고 있을 지도 모른다. 남자는 세명, 여자는 두명이었지만 여자 둘 중 한명은 테이블에 엎어져 있었으며 한명은 바닥에 누워 있었다. 남자 세명은 문쪽을 바라 보고 있는 중이었다. 여자들이 왜 쓰러져 있는지는 모르지만 지금은 놈들을 제압하는게 먼저다.
"허억!"
단 한걸음에 놈들 앞에 도착하자 깜짝 놀라며 주춤거리며 한발씩 물러 나는 놈들이었다.
퍼퍼퍽!!!
"컥!"
"윽!"
"악!"
놀라는 놈들의 복부와 가슴을 가볍게 때렸다. 죽지 않을 정도였다. 비명을 지르는 놈들의 뒷통수를 후려쳐 기절시킨후 여자들을 살펴 보았다. 여자들은 잠이 든 상태였다. 40분만에 잠이 든것이 이상했다. 혹시나 여자들이 깨어 나선 곤란했다. 수혈을 짚어 놓고 가게안을 둘러 보았다. 테이블은 한개도 없이 안쪽에 문이 있었다. 그 문을 열었다.
'음.'
문안에는 큰침대 한개가 놓여 있었으며 침대 앞쪽에는 비디오 카메라가 삼각대위에 설치되어 있었다. 뭐하는 방인지는 모른다. 특이한 방이었다. 기절한 세명중 흰색 와이셔츠에 검은색 조끼를 입은 바텐더라고 짐작되는 놈을 깨웠다.
"...으으."
퍽!
"크악!!"
놈의 배를 걷어 찼다. 배를 움켜 잡고 데굴데굴 구르는 놈이었다. 아오이가 이곳 바에서 무슨 짓을 당했는지는 모르지만 이 바텐더라면 모든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그렇게 친하진 않았지만 아오이를 생각하자 절로 화가 치밀어 올랐다.
"이곳은 뭐하는 곳이냐?"
"...크으...누, 누구..."
빠르게 놈이 모든것을 털어 놓게끔 아혈을 짚고는 분근착골을 시전했다. 그러자 얼마나 고통이 심한지 놈은 덜덜 떨면서 눈물 콧물을 쏟아내며 바닥을 구르며 몸부림쳤다. 채 3분도 지나지 않아 끅끅거리는게 당장에라도 숨이 넘어 갈듯했다. 분근착골을 해제하자 놈은 축 늘어져 버렸다.
"이제 말해라. 이곳은 뭐하는 곳이냐?"
"...으으으...이, 이곳은..."
더듬더듬 말하는 놈의 말을 듣고는 당장이라도 찢어 죽이고 싶었다. 기절해 있는 두놈은 캐치 역활이었다. 그렇다고 가게안으로 그냥 손님을 끌어 들이는 평범한 캐치들이 아니다. 대학생 신분으로 코우콘(合コン.미팅)을 통해 여자들을 이곳으로 끌어 들이는 역활을 하는 자들이다.
여자들은 혼자 사는 여자들을 노렸다. 이곳으로 끌어 들인 여자들에게 약을 탄 칵테일을 내 주어 잠들게 한다. 그런후 방안에 있는 침대에서 AV 촬영을 한다. 촬영한 영상으로 말을 듣지 않으면 인터넷에 퍼뜨린다고 협박해 진을 빨아 먹는 놈들이다. 여자들은 겁을 먹고 놈들이 하라는 대로 따라 할수 밖에 없다.
경찰에 신고를 한다든가 누군가에게 말을 한다면 반드시 부모를 찾아가 죽인다고 협박하거나 영상을 인터넷에 퍼뜨린다고 협박한다. 또한 이곳이 야쿠자 조직과 연관이 있는 곳이라고 벗은 몸을 보여 준다. 바텐더 놈은 전신 문신으로 도배되어 있었다. 닳고 닳아 쓸모가 없어지면 약쟁이로 만들어 버리거나 몸을 파는 풍속업 가게로 팔아 버린다고도 했다. 죽일 놈들이었다.
"사사키 아오이(佐々木葵)라는 대학생을 아나?"
"...으으...예."
"아오이에게 어떤 짓을 한것이냐?"
"...아, 아오이는...."
아오이도 코우콘을 통해 이곳으로 온 상태로 놈들의 촬영 대상이 되었다고 털어 놓았다. 아오이가 불쌍했다. 얼마나 놈들에게 당했으면 참지 못하고 자살을 했는지 가슴이 미어져 왔다.
"아오이를 이곳으로 끌어 들인 놈들에게 연락해 당장 오라고 해라."
바텐더가 한놈에게 연락했다. 바닥에 쓰러져 있는 두놈이 같은 일행이라고 했다. 저 여자들도 오늘 자신이 이 바를 찾아 오지 않았다면 당했을것이다. 놈의 말을 들을수록 화가 치밀어 올랐다.
이런 곳은 조직마다 몇개씩은 가지고 있다고 했다. 달콤한 말로 끌어 들이기도 하는 반면 여자를 헌팅해 돈을 지불하고 AV 촬영을 하기도 한다. 아오이가 당하지 않았다면 몰랐을것이다. 살려 둘 가치가 없는 놈이었다. 생각같아선 불구로 만들어 평생 후회하게 만들어 줄 생각이었지만 이놈은 죽여야 한다.
- 작가의말
다음화에 이어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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