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7화. 과격해 지는 테러(2)
87화.
운전수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이 자는 물론 일반 국민들은 어떻게 판단할지는 모르지만 정부 발표와 TV에서 하는 말을 믿고 있을 것이다.
"PK3 조직은 정부의 내각 정보 조사실 소속이다. 그놈들이 스승님의 아들이자 형님을 죽였다. 우리들은 스승님의 명령을 거부할수 없는 처지다. 정부에서 계속 PK3 조직을 부인하는 한 테러는 일본 전역으로 퍼져 나갈것이다. 인내의 한계점에 도달하면 무지막지한 테러로 번질것이다."
"저, 정말 PK3가 정부 소속 조직이란 말입니까?"
"그렇다. Pk3 조직 보조 대원인 나가이(永井)라는 놈을 족쳐 알아낸 내용이다. 나가이는 현재 가족들과 함께 실종된 상태다. 정부에서 숨겨 놓았거나 입을 막을려고 죽였을것이다."
일부러 PK3에 대해서 말해 주었다. 운전수 놈을 풀어 주면 경찰에 신고를 할것이다. 그점을 예상해 왜 테러를 하는지 알려 준것이다.
"음...그럼 복수를 하기 위해 테러를 하는 것이라는 거군요."
"그렇다. 넌 이미 공범이다. 날 도와 준것이나 마찮가지다."
"예엣? 고, 공범이라니요?"
"당연한거 아니냐? 만약 네가 경찰에 신고를 해 봐라. 눈에 불을 켜고 테러범을 찾고 있는 경찰이 국민들의 불안을 조금이라도 해소하기 위해 널 테러범의 공범으로 지목할지도 모른다. 넌 이제 어디로 숨을수도 없게 되었다. 아마 감시 카메라 여러 곳에 이 자동차가 찍혔을것이다. 네가 살아 남기 위해서는 경찰보다는 방송국에 연락해 인터뷰를 몰래 하는것이 유일하게 공범으로 몰리지 않는 길이다."
은근히 그렇게 하라고 부추켰지만 공범으로 몰릴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었다. 경찰을 찾아 간다면 놈이 말한 내용은 발표하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구류한채 풀어 주지 않을것이다. 운전수 놈이 떠들고 다니면 곤란하기 때문이다.
"저, 절 풀어 주시는 겁니까?"
"물론이다. 시키는대로만 하면 죽일 생각은 없어. PK3 일만 해결되면 테러도 더이상 발생하지 않을꺼다."
***
"이 도로로 접어 들면 검문소가 나옵니다."
후쿠시마 원전 20km이내는 출입 금지 지역이다. 도로를 가로 막고 있는 바리게이트에서 검문을 하고 있는 경찰과 경비원들이 있다고 했다. 이 상태로 검문소로 간다면 트렁크안의 무기가 발각될것이다. 원전을 테러한다고 공표한탓으로 검문소의 검문도 철저하다고 운전수인 미야모토(宮本)가 털어 놓았다.
꼬르르.
미야모토의 배에서 천둥 소리가 들려 왔다. 어제 저녁 무렵부터 아무것도 먹지 않은 상태다. 배가 고플만도 했다. 하지만 오늘 저녁이 되기까지는 미야모토를 놓아줄 생각이 없었다. 자동차가 돌아 다니지 않는 인적이 없는 곳으로 이동해 미야모토의 수혈을 눌러 재웠다. 저녁때까지 할일이 없어 미야모토의 폰으로 뉴스를 검색하며 시간을 보냈다.
팟!
어두워진 도로를 질주했다. 옆구리에는 82mm 무반동포를 들고 등에 짊어진 배낭에는 수류탄과 82mm 포탄이 들어 있었다. 도로위에는 가로등 불빛도 없어 달빛에 의지해 원전쪽으로 경공을 시전하며 달려 갔다. 원전쪽으로 가는 길은 이미 미야모토에게 자세한 설명을 들어 알고 있었다.
미야모토는 차안에서 푹 자고 있을 것이다. 잠에서 깨면 드디어 풀려 났다는 것을 알게 될것이다. 후쿠시마 원전까지는 최소 몇백미터까지 접근해야 한다. 원전의 희미한 불빛들이 보였다. 지금 이곳이 방사능 농도가 어느 정도인지는 모르지만 미야모토가 가지고 있던 방사능 방어복을 입고 있는 상태다. 예상대로 원전 가까이 접근해도 돌아 다니는 자는 한명도 찾아 볼수 없었다.
"이 정도면 충분하겠군."
배낭에서 HE 포탄을 꺼내 무반동포에 끼워 넣었다. 어떤식으로 발사하는지는 자동차안에서 검색해 이미 알고 있었다. 이런 점은 참 편리했다. 모르는건 인터넷이라는 막대한 정보를 이용하면 거의 알수 있는 세상이다.
"불꽃 놀이를 해 볼까?"
무릎을 꿇고 82mm 무반동포를 어깨에 올렸다. 원전 건물들은 앞쪽의 거대한 원통들에 의해 보이지 않았다. 원통들은 오염수를 보관하고 있는 통들이다. 족시 수백개는 되어 보였다. 지금 있는 이곳 위치가 좋지 않았다. 그렇다고 다른 곳으로 이동할 필요는 없었다.
펑!
방아쇠를 잡아 당기자 묵직한 반동과 함께 굉음이 울려 퍼지며 HE 포탄이 튀어 나갔다.
꽈꽈꽝!!
400여미터 앞쪽에 있는 거대한 원통에 직격했다. 원통에서는 물이 비산했다. 즉시 다른 포탄을 집어 넣고 이번엔 사각형의 큰건물을 향해 쏘았다.
꽈꽈꽝!!
포탄은 두발밖에 가져 올수 없었다. 배낭이 작은 탓으로 포탄이 더이상 들어 가지 않은 것이다. 무반동포를 들고 즉시 퇴곽을 했다. 테러가 알려 진다면 도로는 모두 봉쇄될것이다. 경공으로 이동하며 도중에 무반동포는 산속에 던져 버렸다. 검문소가 있는 도로 부근까지 이동해 이곳으로 잠입한 논쪽으로 이동했다. 어두운 탓으로 검문소에서도 보이지 않는다. 날이 밝으면 원전 테러로 난리가 날것이다. 설마 후쿠시마 원전을 노릴줄은 생각지도 못했을것이다.
***
"총리! 더이상은 무리입니다."
"후우...후쿠시마 원전이라니..."
"그뿐만이 아닙니다. 후쿠시마 주둔지의 자위 대원 50명이 죽었습니다. 아직 테러범의 흔적도 찾지 못한 상태입니다. 또한 테러범 놈이 가져 간 무기가 얼마인지 아십니까? 만약 그 무기로 테러를 가한다면 동경은 끝장입니다."
요시하라(吉原) 관방 장관의 보고에 코우무라(高村) 총리는 눈을 질끈 감았다. 테러범이 경고한대로 원전에 테러를 가한것이다. 설마 후쿠시마 원전을 노릴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원전 근처에는 아직도 방사능때문에 방어복을 입지 않으면 접근할수 없다.
"생각할 시간을 주게."
그날 저녁 총리는 결단을 내릴수 밖에 없었다. TV에서는 테러범에 납치되어 끌려 다녔다고 하는 미야모토가 테러범에 관한 인터뷰 내용이 계속 흘러 나오고 있었다.
***
드디어 총리가 전면 항복했다. 긴급 기자 회견에게 밝힌 내용은 충격적이었다. PK3는 내각 정보 조사실 산하 비밀 조직으로 북조선의 특수 요원들을 검거하기 위해 조직되었다고 발표했다. 지금까지 PK3 조직을 극구 부인한건 특별한 임무를 담당하는 부서인 탓으로 특별 임무중 사고에 휘말려 희생된 분들에게 사과를 했다.
"총리! 나루토류 사건도 특별 임무중에 발생한 사건입니까?"
"그건 아닙니다. 일부 대원들의 과한 애국심으로 인한 사건이었습니다."
기자들의 여러 질문중 나루토류에 관한 사건은 그런식으로 변명한 총리였다. 생각같아선 이제야 인정한 총리 놈을 죽여 버리고 싶었지만 총리보다는 우에모토 과장놈을 만나고 싶었다. 아오마츠엔을 나섰다. 전철을 타고 신쥬쿠로 향했다.
덜컹덜컹.
흔들리는 전철 의자에 앉아 눈을 감았다. 후쿠시마 원전에 테러는 대성공이었다. 다음날 모든 매스컴이 후쿠시마 원전 테러로 도배가 되었다. 오염수가 저장된 탱크 몇개와 상황실이 박살난 탓으로 원전 주변은 물바다가 되었으며 상황실에 있던 원전 관계자 민간인 수십명이 죽었다.
그들에게는 미안한 일이지만 총리가 하루라도 일찍 인정을 했더라면 인명 피해는 없었을것이다. 비록 많은 사람들이 죽었지만 그 일로 인해 총리가 항복을 한것이나 마찮가지다. 일본은 테러로 인해 경기 침체와 올핌픽 개최가 불안정한 상태로 전락하는 한편 도항 금지국으로 선언하는 나라들이 속출하고 있는 상태다.
정부 지지율은 나날이 하락하고 있으며 동경을 떠나는 사람들도 점점 늘어 나고 있는 추세였다. 어차피 총리는 사임할 지경에 이른 상태다. 후임 총리를 위해 총리 스스로가 총대를 맨것이다. 그런 정치적인 일은 어떻게 전개되든 관심없었다. 신쥬쿠의 으슥한 골목길에서 남자에게 슬쩍한 폰으로 경찰에 전화를 걸었다.
"나나시(名無し)라고 한다. 총리에게 전해라. PK3 조직 우에모토 과장 놈을..."
***
3일후 새벽 1시. 경찰에게 전화한 내용이 총리에게 보고한것인지 무시해 버린것인지 알기 위해 우에노 공원으로 향했다. 공원 입구쪽 우거진 숲속 나무위에 숨어 우에모토 과장을 기다렸다. 만약 오지 않거나 공원을 포위하거나 감시하는 자들이 발견되었을시엔 다시 테러를 감행한다고 경고했다.
전화를 받은 경찰이 똑똑한 놈이라면 상부에 보고했을 것이다. 새벽 1시 30분경 검은색 승용차 한대가 공원 입구쪽으로 들어 오고 있었다. 운전석에 앉아 있는 자는 안경을 낀 중년인으로 보였다. 과장 놈의 얼굴을 모르는 탓으로 정말 저 놈이 과장인지 아닌지 알순 없었다.
한대의 승용차외엔 따라 오는 자동차는 보이지 않았다. 공원에 도착해 숨어 있는 자들을 찾아 보았지만 찾을수 없었다. 어두운 밤이지만 인공위성을 사용해 열 감지로 이곳을 감시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일본에 그런 위성이 존재하는지는 모르지만 미국이 협조해 준다면 충분히 가능할것이다. 영화에서는 그런 장면이 나오지만 실제로 가능한지 어떤지는 모른다. 약속 시간이 새벽 2시가 되어도 공원으로 들어 오는 자나 멀리서 감시하는 자는 보이지 않았다.
스르륵.
동경 국립 박물관으로 은밀히 이동한 아메미야는 PK3 우에모토 과장이라고 짐작되는 자가 박물관 앞에 서성거리며 시계를 확인하고 있는 것을 지켜 보았다. 박물관 주변 어디에서 숨어 감시하는 자는 없었다. 박물관 지붕으로 올라 갔다.
휘리릭.
과장놈 뒤쪽으로 뛰어 내리자 무언가를 감지한듯 놈이 뒤쪽으로 얼굴을 돌렸을때 바닥에 착지하며 손을 뻗었다.
"허억!"
타탓.
깜짝 놀란 놈이 뒷걸음질을 쳤지만 이미 늦었다. 놈의 아혈을 찍고 기절시킨후 놈을 옆구리에 끼운채 숲속으로 몸을 날렸다. 숲속을 이동하며 기감으로 주변을 살펴 보아도 추적하는 자들은 감지되지 않았다. 정말로 혼자 나온것이었다. 그래도 혹시 몰라 이동을 멈추고는 놈의 옷을 홀라당 벗겨 버렸다.
혹시나 추적 장치나 소형 카메라를 몸 어딘가에 숨겨 놓았을지도 모른다. 영화를 너무 많이 본탓으로 의심이 많은 아메미야였다. 팬티 한장만 남겨 둔채 홀라당 벗긴 놈의 몸을 들고는 다시 이동했다.
만약 추적 장치를 달고 나왔다면 옷을 벗겨 놓은 곳으로 다른 자들이 올것이다. 옷을 벗겨 놓은 반대편으로 먼곳으로 이동해 놈을 내려 놓았다. 녹음기를 켠후 놈의 아혈을 풀어 주고 깨워 본격적으로 심문에 들어갔다.
"PK3 우에모토 과장이냐?"
"...으으..."
주변을 두리번거리는 놈은 으스스한지 자신의 몸을 살펴 보고는 깜짝 놀란 표정으로 변해 버렸다. 팬티 한장이었기 때문이다. 자신의 처지를 이해했는지 당황하기 시작했다.
"이, 이게 대체...다, 당신이 나나시(名無し)입니까?"
"그렇다. 우에모토 과장이냐?"
"그, 그렇습니다."
"이제부터 묻는 말에 솔직히 말해야 한다. 난 거짓말을 간파하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거든. 만약 거짓말이라고 판단되면 가차없이 고문을 가하겠다."
일단 협박을 했다. 놈이 믿을지 어떨지는 모른다. 냉정한 놈이라면 정말 고문을 당한다고 확신할수 있을 것이다. 이미 몇번이나 테러를 했다. 사람도 많이 죽였다. 고문쯤은 아무렇지도 않게 할수 있는 놈이라고 생각할것이다.
PK3를 관리하는 우에모토는 자신의 희생으로 정부 여당인 자민당을 구할 생각으로 총리가 반대를 했음에도 혼자서 우에노 공원으로 나왔다. 약속 시간이 되어도 나타나지 않는 자였다. 적어도 한시간은 기다려 볼 생각이었다. 그때 뒷골이 서늘해졌다. 즉시 뒤를 돌아 보는 순간 갑자기 눈앞에 검은 인영이 등장해 손을 뻗어 왔다고 생각하는 순간 정신을 잃었다.
눈을 뜬곳은 어두운 숲속이라고 짐작되었지만 옷이 홀라당 벗겨진 신세였다. 아직 여름철이라고 해도 한밤중엔 서늘하다. 그보다 눈앞에 있는 자가 자신을 만나자고 하는 테러범이 틀림없을것이다.너무 어두운 탓으로 얼굴을 알아 볼순 없었지만 묵직한 음성만으로는 중년인으로 짐작되었다. 고문한다는 협박은 사실일것이다. 많은 사람이 죽었다. 피도 눈물도 없는 자였다. 이런 자가 어떻게 그동안 조용히 살고 있었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후지바야시 나가에몬(藤林長衛門)은 왜 죽였나?"
"음...후지바야시는 살인 청부 업자였습니다. 나루토류라는 스모 선수를 추적중 우연히 후지바야시가 나루토류를 암살할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추적중인 대원들이 실종되는 바람에 대원들이 후지바야시를 죽였는지 어떤지는 모릅니다. 아직까지 실종된 대원들을 찾지 못한 상태입니다."
원하던 대답이었다. 일부러 나루토류라는 말은 꺼내지 않았다. 후지바야시를 거론하면 나루토류 이야기가 나올것이었다.
"나루토류? 그 자는 왜 쫒고 있었냐?"
"더러운 피를 이어 받은 놈이 요코즈나(横綱)로 올라 가는게 탐탁치 않았습니다."
"그게 네 생각이었던 거냐? 누군가의 지시가 아니라 네 개인적인 생각이었냐?"
"그, 그렇습니다."
즉시 놈의 아혈을 제압했다. 더듬는 말로 인해 거짓말이 틀림없었다, 거짓말이 아니라고 해도 진실을 알기 위해 고문을 했을 것이다.
타타닥!!
분근착골을 시전했다. 뼈가 뒤틀리기 시작하자 입을 크게 벌리며 눈이 커진 놈이 침을 질질 흘리기 시작했다.
- 작가의말
다음화에 이어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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