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9화. 응징 시작(2)
79화.
경찰에 아는 사람이 있다면 자동차 넘버로 주소를 알아 낼수 있지만 무리다. 어쩔수 없었다. 위험을 감수하고 놈을 불러 내는 수 밖에 없다.
"우에모토 과장에게 말해 내일 새벽 1시에 요코하마(横浜)에 있는 노게야마(野毛山) 공원 라디오 탑 아래에서 기다리라고 해라. 만약 나오지 않는다면 동경에 테러가 발생할꺼다."
"누, 누구라고 말하면 됩니까?"
"미친 놈이 말했다고 해라."
나가이(永井)에게는 더이상 볼일이 없었다. 수혈을 짚어 재울까도 생각해 봤지만 깨어 나면 자신을 만난게 꿈이라고 생각할지도 몰라 그냥 두었다. 1층으로 내려와 현관문으로 당당하게 나갔다.
***
사사삭!
어두운 한밤중이다. 스파이더 맨처럼 벽을 타고 올라갔다. 노게야마 공원쪽으로 이동하는 비탈길 옆에 있는 요코하마 중앙 도서관 벽이다. 5층 건물의 도서관은 규모가 꽤 큰 도서관으로 옥상에서 도로 반대편 비탈길로 올라 가는 노게야마 공원 입구쪽을 살펴 볼수 있다. 우에모토 과장은 혼자서는 절대로 나오지 않을 것이다. 틀림없이 부하들과 경찰들을 주렁주렁 달고 나올게 틀림없었다.
'응?'
옥상에 도착해 살짝 놀랐다. 요코하마 중앙 도서관은 반대편 건물과 이어져 있는 구조로 그 아래쪽은 계단으로 되어 있어 계단을 올라가 노게야마 동물원이 있는 곳으로 올라 가기도 한다. 상점이 들어 선 건물쪽 옥상 바닥에 놀랍게도 두놈이 엎드려 있었다. 엎드려 있는 놈들 앞쪽에는 영화에서나 봤었던 총신이 긴 총이 놓여 있었으며 둘이 망원경으로 반대쪽 방향을 살펴 보는 중이었다. 기감을 시전해 어디에 또 숨어 있는지 살펴 보았다.
'음..저기...저기...저기!'
도서관 왼쪽 위쪽 방향의 건물 옥상에서도 두명이 감지되었다. 도로옆 비탈길에는 일반 주택은 물론 예식장 건물이나 가게들도 있지만 가장 높은 건물이 예식장 건물이다. 느껴지는 거리로 볼때 예식장 건물 옥상이 틀림없었다. 반대편 노게야마 공원으로 올라 가는 비탈길 옆의 우거진 숲속과 비탈길 너머 조금 멀리 떨어진 곳에서도 감지되었다.
모두 이인 일조로 행동하는지 두사람씩 동시에 느껴졌다. 산 정상쪽에 있는 노게야마 공원은 꽤 넓은 편이다. 공원 아래쪽 비탈길을 깎아 요코하마시(横浜市)에서 운영하는 무료 동물원을 만들어 놓았다. 동물 종류는 많지는 않지만 동물들을 만지며 놀수 있는 곳이 있어 주말이 되면 많은 아이들로 북적거린다고 했다.
먼저 이곳 옥상위에 엎드려 있는 두놈을 제압하기 위해 암영보(暗影步)를 시전해 순식간에 접근해 마혈(痲穴)과 아혈(啞穴)을 눌렀다. 뻣뻣하게 굳어 움직이는 않는 놈들은 무슨 일이 벌어 졌는지 상상조차 못할 것이다. 놈들이 들고 있는 망원경과 총을 살펴 보았다. 총신이 긴 총은 영화에서 보았던 저격총같았다.
'헉!'
망원경을 보고는 깜짝 놀랐다. 어두운 밤인데도 어둠을 뚫고 반대편 비탈길쪽이 보인 것이다. 대낮처럼 보이는건 아니었지만 무언가가 움직인다면 충분히 알아 볼수 있을 것이다. 비록 50미터가 넘어 가면 희미해 잘 보이지 않지만 이 정도로도 충분할 정도다.
'이건?'
다른 놈이 가지고 있는 망원경은 영화에서 보았었던 열감지 야시경이 틀림없었다. 수풀속에 숨어 있는 두놈이 붉게 보였다. 너무 신기한 나머지 주변을 쭉 둘러 보았다. 기감으로 느껴지던 장소에는 어김없이 붉은 물체가 보였다. 숨어 있는 모든 자들이 이런 열감지 야시경을 가지고 있다면 곤란했다. 아무리 은밀하게 움직인다고 해도 발각될 위험이 커질것이다.
'음, 어쩔수 없군.'
예상은 하고 있었다. 많은 놈들이 노게야마 공원을 감시하고 있다는 건 쉽게 예상되었지만 설마 이런 물건까지 가지고 있을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감시하고 있는 놈들은 제압해 수혈(睡穴)만 짚어 잠을 재울 생각이었지만 생각을 달리했다. 수혈을 짚을려면 손이 닿는 지점까지 바짝 접근해야 한다. 그만큼 시간이 걸리는 일이다. 이렇게는 하고 싶지 않았지만 놈들이 자초한 일이다.
꾹꾹!!
움직이지 못하는 두놈의 사혈(死穴)을 찍었다. 고통없이 편하게 죽었을것이다. 살인을 했지만 양심의 가책같은건 전혀 없었다.
사사삭.
도서관 왼쪽 위 30미터지점에 있는 비탈길 도로 옆에 있는 예식장 건물로 조용히 이동했다. 건물들 앞에 바짝 붙어 이동해도 되지만 혹시나 반대편 수풀에 숨어 있는 놈들이 이쪽으로 열감지 야시경을 사용해 살펴 본다면 수상하게 여길것이다. 지금은 인적이 전혀 없는 적막한 밤이다.
도서관 뒤쪽 비탈길위는 일반 주택가다. 주택가를 따라 이동해 예식장 건물 뒤쪽 벽을 타고 올라 갔다. 역시 두놈이 예식장 옥상 바닥에 누워 반대편쪽을 바라 보고 있었다. 양소매를 걷어 올렸다. 팔목에 채워져 있는 넓은 아대가 보였다 아대에는 빼곡히 침들이 박혀 있다. 자세히 살펴 보면 침이 아니라는걸 알수 있다. 굵직한 대못이었다. 못 대가리는 모두 잘라 낸 상태다.
핏!
양손을 겹치듯 움직여 빠르게 앞쪽으로 뿌렸다. 누워 있는 놈들은 모자는 쓰고 있지 않았다. '퍼퍽!'하는 작은 소음이 들려 오며 정확히 두놈의 머리속으로 대못 암기가 파고 들었다. 놈들의 물건을 살펴 보았다. 이놈들도 저격총을 가지고 있었으며 도서관 옥상에 있는 놈들이 보유하고 있는 열감시 야시경도 가지고 있었다.
사사삭!
노게야마 공원 외곽을 빙 돌며 숨어 있는 놈들을 처리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렸다. 공원으로 올라 가는 비탈길 앞에는 시계탑이 있다. 시간은 이미 새벽 1시가 훌쩍 넘어 갔을 것이다. 아직 공원 안쪽에 있는 놈들은 처리하지 못한 상태다. 외곽에만 해도 30여명이 숨어 있었으며 외곽 도로에는 경찰 기동대 버스가 곳곳에 멈춰 있었다.
헬멧과 방탄복으로 몸을 감싸고 큰 방탄 방패를 든 기동 대원이 버스 앞에 서 있었다. 버스안에는 기동 대원들이 들어 있었다. 명령이 떨어지면 그들이 뛰쳐 나와 공원을 완전히 포위할것이다. 기동 대원들까지 모조리 죽일 필요는 없었다. 빨리 움직여야 한다. 외곽에 숨어 있던 놈들과 연락이 되지 않는다는 걸 파악하기 전에 공원 안쪽에 숨어 있는 놈들을 처리해야 한다.
퍼퍽!!
슬슬 짜증이 치밀어 올랐다. 분명히 우메모토(上本) 과장 혼자만 나오라고 말했었다. 어느 정도 부하들을 데리고 올것이라고는 예상했지만 이렇게 많은 놈들을 포진시켜 놓았을줄은 생각지 못했다. 이번엔 비탈길 수풀속에 숨어 있는 두놈을 처리했다. 다른곳에 숨어 있는 놈들을 처리하기 위해 움직일려고 했을때였다.
여기 저기에 숨어 있던 놈들이 일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혹시 들켰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즉시 후퇴해 건물 옥상으로 이동했다. 저격수 놈들이 가지고 있던 열감지 야시경으로 놈들의 움직임을 살펴 보았다.
놈들은 공원을 내려 오고 있었다. 시계탑이 보이지 않는 이곳 옥상인 탓으로 지금 시간이 몇시인지는 모른다. 너무 많은 시간이 흐른 탓으로 자신이 나타 나지 않는다고 생각해 철수하는 것인지 아니면 다른 자들과 연락이 되지 않아 무슨 일이 발생한것을 파악하고 움직이는 것인지는 모른다.
타다다닥!
경찰 기동대 버스안에 타고 있던 기동 대원들이 일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공원을 포위하는 형국이었다. 들킨것이 틀림없었다. 그렇다고 자신이 있는 건물쪽으로는 움직이지 않았다. 이대로 계속 숨어 있을수는 없다. 저격수 놈들이 있던 도서관 옥상으로 이동했다. 도서관 뒤쪽은 일반 주택가인 탓으로 도주하기엔 적당한 곳이다.
'...음. 아깝군.'
놈들의 저격총이 아까웠다. 저대로 놔 둔다면 놈들이 회수할것이다. PK3 보조 대원인 나가이(永井)에게 우에모토(上本) 과장이 나오지 않는다면 테러를 한다고 분명히 경고했었다. 저격총을 집어 들고는 옥상에서 왼쪽 건물 사이에 있는 숲으로 뛰어 들었다. 다른 놈들이 옥상으로 올라와 조사하기 전에 저격총을 빼돌려 숨겨 놓을 생각이다. 작은 숲인 이곳은 마른 잎들이 수북히 쌓여 있었다. 나뭇잎 안쪽에 저격총과 열감지 야시경을 숨겨 놓고 조용히 빠져 나갈때 먼상공에서 헬리콥터 소리가 들려 오고 있었다.
***
"음, 놈이 눈치챈게 틀림없어."
노게야마 공원 라디오 탑 아래서 손목 시계를 힐끗거리던 중년 남자는 벌써 새벽 2시가 훌쩍 넘을 것을 확인하며 얼굴이 일그러졌다. 너무 많은 대원들이 포진되어 있는 상태다. 조금이라도 눈치가 빠른 자라면 함정이란걸 파악하고 절대로 접근하지 않을 것이다. 놈을 함정으로 끌어 들이기 위해서는 많은 인원을 배치하면 않된다. 반대를 했음에도 과장의 명령에 따를수 밖에 없었다. 옷깃 안쪽에 숨겨져 있는 핀 마이크를 잡아 당겼다.
"과장님! 놈은 나타나지 않습니다. 철수를 고려해 주십시요."
- 음, 거짓말이었단 말인가?
"......."
- 철수...뭐라고?
철수 명령을 내릴려던 과장이 갑자기 소릴 질렀다. 무슨 일이 벌어진것 같았다. 드디어 놈이 나타났는지도 모른다.
- 주변을 철저히 경계하도록. 배치된 대원들에게서 연락이 끊겼다고 하네.
"알겠습니다."
긴장감이 감돌았다. 겨우 놈이 나타난것이다. 우에모토 과장으로 변장한 노무라(野村)는 오른쪽 큰나무를 힐끗 보며 한손을 들어 머리를 매만졌다, 그 나무위에 동료인 안도(安藤)가 숨어 있다. 하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어느 누구도 나타나지 않았다.
타타타타!!!
상공으로 헬기 한대가 날아 오고 있었다.
***
우에모토 과장을 만나지 못한 아메미야는 보조 대원이라는 나가이(永井)는 찾아 가지 않았다. 놈 주변엔 감시를 하고 있을 것이다. 이번에는 감시 카메라도 몰래 설치해 놓았을것이다. 나가이를 만나러 가면 순식간에 포위를 당하거나 아니면 미행을 당할게 뻔했다. 체격과 얼굴을 바꾼 상태라고는 하지만 여러곳의 감시 카메라를 조합해 철저히 조사를 하면 자신의 정체는 모르겠지만 아메미야와 무슨 연관이 있다는 것이 드러 날것이다.
지금은 조용히 있을때다. 시간은 많았다. 영어 학원을 다녀 오면 오후에는 스마트 폰으로 신야 어머니의 고향인 한국이라는 나라에 대해서 알아 보았다. 주민 등록 등본을 떼어 신야 부모 이름을 확인했다.
아버지는 아메미야 타쿠로(雨宮拓郎), 어머니는 김세연이라는 한국인이었다. 본적 주소가 한국 서울 서대문구 봉원동이었다. 야후 인터넷 기사에는 한국에 대한 기사는 대부분 비판적인 기사밖에 없었다. 바로 옆에 위치하는 나라임에도 왜 이런 기사들이 판을 치는지 조사해 보고는 왜 그런지 알수 있었다.
일본이 한국이라는 나라를 한동한 지배했었다. 그런 탓으로 우월감에 젖어 있는 일본인들이다. 모두가 그런건 아니지만 특히 카와사키(川崎)에서는 재일 한국인에 대한 헤이트 스피치가 문제 되었었다. 자신 또한 한국인 어머니를 둔 신야 몸속으로 들어온 탓으로 막대한 피해를 입은 상태다.
8월달에 있는 고졸 인정 시험이 끝나면 한국과 중국을 들런후 유럽쪽으로 여행을 할 계획이다. 그전에 PK3 조직 대가리라는 우에모토 과장 놈은 반드시 만나야 한다. 노게야마 공원 입구쪽에 숨어 있던 놈들을 많이 죽였음에도 어느 방송국에서도 그런 사건은 보도되지 않았다. 언론 통제를 한것이 틀림없었다.
6월달. 지루한 장마철로 인해 거의 매일 비가 내리는 나날이 이어졌다. 벌써 2주일동안 햇볕 한번 보지도 못한 상태로 원장 선생님의 한숨 소리가 매일 들려 왔다. 아오마츠엔의 세탁물은 옥상에서 말린다.
장마철이 되면 건조기가 없는 집은 집안에서 말릴수 밖에 없다. 아래쪽에서 때이른 선풍기를 털어 놓고 말린다고 하지만 아오마츠엔처럼 세탁물이 많은 곳엔 널린 장소가 마땅치가 않아 코인 란도리(コインランドリー)라는 빨래방을 이용한다. 이곳에서 코인 란도리가 있는곳 까지는 거리가 제법 멀어 오고 가는데 많은 시간이 걸려 불편해했다.
"원장 선생님! 건조 기능이 있는 드럼 세탁기를 사러 가죠."
"너무 비싸단다."
"제가 사 드릴께요."
"않돼! 돈은 아껴야 한단다. 내년이면 넌 이곳을 나가야 하잖니."
원장 선생님이 반대를 했다. 하는 수 없이 혼자 대형 전자 제품 판매점으로 향해 세탁기 두대를 구입하는 만행을 저절렀다. 아오마츠엔엔 두대의 세탁기가 설치 되어 있다. 다음날 오후 세탁기 두대가 배달되어 왔다.
"신야! 어떻게 된거니?"
"선물입니다."
"왜 이런짓을 한거니?"
"눅눅한 옷을 입어야 하는 애들이 불쌍하잖아요. 아무 말 마시고 받으세요."
원장 선생님은 자신이 구입한 것을 단번에 알아 보았다. 어제 세탁기 이야기를 꺼낸 탓으로 이런 짓을 할 사람은 아메미야 밖에 없었다. 원장 선생님께 군소리는 들었지만 한숨 소리는 더이상 듣지 않아도 되었다.
노게야마 공원 사건이후 4개월이 흐른 시점이다. 이제 슬슬 우에모토 과장놈을 만나기 위해 움직여도 될것 같았다. PK3 보조 대원인 나가이(永井)를 직접 만날순 없다. 틀림없이 나가이를 직간접적으로 보호하고 있을 것이다. 신문의 크고 작은 글자를 오려 붙여 협박장을 만들었다. 지문이 묻지 않게끔 장갑을 끼고 조심스럽게 작업했다. 나가이가 살고 있는 집 부근으로 찾아갔다.
- 작가의말
한동안 일본이 몸살을 앓게 될것입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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