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3화. 연습 경기
93화.
"잭! 저게 말이 되나?"
"한마디로 괴물입니다. 엄청난 각력과 허리 힘입니다. 저 코리언이 저희 팀에 합류한다고 생각해 보십시요. 영국 전체가 들끓게 될겁니다. 골키퍼로 시합에 나서 지금처럼 볼을 찬다면 어떻게 될지 상상해 보십시요. 저 코리언은 반드시 잡아야 합니다."
"그렇습니다. 저런 애는 반드시 영입해야 합니다. 영입만해도 엄청난 부가 가치를 창출하게 될겁니다. 아시아 시장을 공략하는데도 큰도움이 될겁니다. 일본과 한국 두나라에 동시에 마케팅을 할수 있는 효과도 누릴수 있습니다."
잭 감독은 오너의 물음에 열변을 토했다. 스카우트인 넬슨도 동조하고 나섰다. 오너인 허버드는 이미 잭 감독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직접 시합을 보고 싶네."
"알겠습니다. 간단히 연습 시합을 하죠."
잭 감독이 얀센 코치에게 무슨 말을 하는게 보였다. 앞으로 걸어 나온 얀센 코치는 선수들을 두편으로 갈라 20분동안 연습 시합을 한다고 했다. 청색과 빨간색의 조끼를 입어 편을 나눠 아메미야는 청색 조끼를 입고 골키퍼로 나서게 되었다.
"선배님들!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축구는 처음이랬지?"
"예."
"페널티 킥을 막을 때처럼만 하면 돼."
3번이라는 청색 조끼를 입은 마셀이라는 선수가 조언해 주었다. 마셀 선수의 유니폼 등번호는 2번이었지만 청색 조끼는 3번을 입고 있었다. 왜 등번호와 다른 조끼를 입고 있는지는 모른다.
"청색 조끼는 수비만 하고 빨간색은 공격만 하는 식이다."
삐이익.
얀센 코치가 심판을 보았다. 호루라기 소리와 함께 빨간색 조끼를 입은 선수들이 중앙선에서 볼을 차 서로 패스를 하며 조금씩 다가 오고 있었다.
펑!
왼쪽 터치라인 근처에 있는 6번의 빨간색 조끼를 입은 선수에게 패스되었다. 즉시 청색 조끼를 입은 9번 선수가 달려 들었지만 너무 쉽게 9번 선수를 따돌린 6번 선수는 페널티 에어리어 왼쪽 모서리 부분까지 순식간에 도달했다. 달라 붙은 수비수 두명까지 제치고 접근한 것이다.
'대체 수비를 어떻게 하는거냐?'
수비수들의 움직임이 느렸다. 일부러 설렁설렁하는것 같았다. 연습 시합인 탓으로 생각되었다. 시합이 끝나고 안것이지만 자신의 골키퍼 역량을 실험하기 위한 연습 시합으로 일부러 공격수를 막지 않았다고 했다.
툭!
페널티 에어리어까지 볼을 몰고 접근한 6번 선수는 정면으로 달려 오는 선수에게 패스를 했다. 8번 발깐색 조끼를 입은 선수는 달려 오는 자세 그대로 볼을 걷어 찼다.
펑!
오른쪽 골문쪽으로 빠르게 볼이 날아 오고 있었다. 수비수들도 8번 선수가 볼을 찰수 없도록 막을 생각이 없는듯 근처에 있던 선수는 발도 내밀지 않은 상태였다.
부웅.
착!
날아 오는 볼을 향해 몸을 날려 가볍게 잡아 챘다. 일반인과는 도약력이 비교할수도 없을만큼 골문 중앙에서 오른쪽 골대까지 한번의 도약으로 도달했다.
"센터 서클로 던져."
휘익.
던지라는 말에 자동적으로 몸이 반응했다. 하프 라인 중앙으로 던진 볼은 빨간색 조끼를 입은 7번 선수가 볼을 가로채자마자 오른쪽에 있는 11번 선수에게로 뻥 찼다. 가슴으로 볼을 받아 떨어지는 볼을 툭 차며 앞쪽으로 달려 가는 11번 선수는 낮게 깔리는 식으로 페널티 에어리어 오른쪽 모서리에 있는 13번 선수에게 볼을 차 주었다. 볼을 받은 13번 선수는 달려 드는 수비수를 가볍게 제치고는 골 라인과 페널티 에어리어가 맞물리는 지점까지 이동한 11번 선수에게 다시 패스했다.
툭.
11번 선수는 볼을 원터치로 골 에어리어 중앙과 오른쪽 중간부분으로 뛰어 오는 13번 선수에게 패스를 하자 13번 선수는 달려오던 기세 그대로 오른발로 강하게 찼다.
펑!
오른쪽 골문 모서리쪽으로 날아 오는 볼이었다. 이미 오른쪽 부분으로 이동해 있던 아메미야는 간단하게 볼을 잡아 챌수 있었다. 센터 서클로 다시 볼을 던지자 또다시 빨간색 조끼를 입은 선수가 볼을 잡았다.
던진 볼에 대해 청색 조끼를 입은 같은 편 선수는 달려들 생각을 하지 않았다. 시합을 할 의욕이 없어 보였다. 이번에는 왼쪽 측면쪽으로 볼을 돌려 공격이 시작되었다. 코너 에어리어 부근까지 이동해 골 에어리어 안으로 높게 날아 오는 볼이었다.
타다닥.
즉시 앞으로 달려 나가 볼을 향해 몸을 뽑아 올릴려고 할때였다. 빨깐색 조끼를 입은 5번 선수도 도움닫기를 하며 뛰어 올랐다. 헤딩이라는 것을 할 생각인것 같았다. 자신보다 키가 큰 선수였다.
부웅.
땅을 박차며 훌쩍 뛰어 오르며 양손을 뻗었다. 5번 선수도 뛰어 오르긴했지만 자신의 가슴에도 미치지 못할 정도였다.
덥석!
가볍게 볼을 잡고 지면에 착지했다. 전혀 어렵지 않았다. 빨간색 조끼를 입은 선수들이 아무리 슈팅을 해도 모든 공격을 가볍게 막아 냈다.
삐이익.
얀센 코치가 호루라기를 불었다. 연습 시합이 끝난것이다. 그러자 선수들 모두가 자신쪽으로 몰려 들었다.
"야! 너, 굉장하다."
"코리언! 우리 팀에서 같이 하자."
너도나도 칭찬 일색이었다. 한명씩 자신 소개까지 하는 이들이었다. 20명이 넘는 선수들인탓으로 누가 누구인지 한번에 이름을 기억할순 없었다. 몇명만은 이미 알고 있었지만 다른 선수들까지 모두 기억해 둘 필요가 있었다. 하지만 그것도 자신이 이 클럽과 계약해 취업 비자까지 받아야 합류할수 있다. 감독을 따라 다시 처음 들어 갔었던 사무실로 따라 갔다.
"우리 클럽과 계약할 생각이 있나?"
"취업 비자만 해결된다면 계약하겠습니다."
"자넨 특별 신청 제도를 이용해 비자 신청을 하겠네. 아마 몇달이 걸릴걸세. 적어도 내년 4월달까지는 어떻게든 비자가 발급되도록 노력해 보겠네. 우선 계약을 하기 앞서 에이전트를 선임하게."
"아는 에이전트는 전혀 없는데요?"
계약시에는 에이전트, 즉 대리인이 필요하다는건 어제밤에 검색으로 알고 있었다. 축구의 '축'자도 몰랐던 탓으로 대리인을 알고 있을리가 없었다.
"당연하겠지. 이쪽에서 아는 에이전트를 소개해 줄까?"
"음, 일단은 제가 알아 보겠습니다."
클럽이 소개해 주는 대리인은 클럽과 깊은 관계가 있는 자일것이다. 계약시에 불평등한 조항이 삽입될수도 있다, 어떤 계약이든 계약은 신중해야 한다. 자칫하면 노예 계약을 할수도 있다.
"될수 있는한 빠르게 선임해 주게. 그리고 영국에는 얼마나 있을 예정인가?"
"두달정도는 더 있어도 문제없습니다."
영국에 온지 이주일정도가 지난 상태다. 비자없이 3개월동안은 관광을 할수 있어 두달이상 시간은 남아 있었다. 원래라면 영국을 둘러 보고 미국으로 이동할 생각이었다.
"그런가? 지금은 호텔에 있는 건가?"
"그렇습니다."
"그럼 두달동안 축구 전반에 관한 공부를 하게. 잭 감독! 누가 가르치기로 했나?"
"골키퍼 코치인 코넬리가 맡기로 했습니다."
오너와 감독이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멀뚱히 설명을 기다렸다. 그때 잭 감독이 자신쪽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자네 두달동안 골키퍼 코치인 코넬리 집에서 생활하며 축구 전반에 관한 것을 배울 의향이 있는건가?"
"가르쳐 주신다면 열심히 배우겠습니다."
"좋네. 그럼 대리인을 빨리 선임해 연락해 주게. 그리고 날 따라 오게."
잭 감독을 따라 가자 코넬리라는 코치를 소개해 주었다. 전형적인 백인인 코넬리 코치와 인사를 나눈후 코치의 자동차를 타고 호텔로 향했다. 체크 아웃을 하고 짐을 싣은 코넬리 코치의 자동차는 스타디움 바깥에 있는 그라운드 외곽을 돌아 달려 가고 있었다.
"신세를 지겠습니다."
"신세라니? 이런것도 내 일이야. 부담갖지 말고 편하게 지내도록 해. 와이프와 아들은 돌아 오면 소개시켜 줄께."
코넬리 골키퍼 코치는 2층의 단독 주택에 살고 있었다. 집안을 안내해 주며 1층에 있는 방에서 지내라고 했다. 이곳으로 오기전에 훈련에 필요한 물건들을 구입했다. 여러 옷가지와 스파이크등 모두 개인적으로 구입해야 했다. 짐을 풀고 밖으로 나오자 코치가 앞으로 해야 할 일을 설명해 주었다.
오전중에는 개인 훈련으로 코치가 일대 일로 골키퍼에 대해서 가르켜 주며 오후에는 U-18 선수들과 단체 훈련을 한다고 했다. 체스터 필드 FC는 U-18 유소년 클럽을 운영하고 있었다. 다른 큰클럽중에는 U-21과 U-18까지 운영하고 있다고 했다. 영국의 축구 리그는 엄청난 수를 자랑한다.
1. 프리미어 리그(Premier League) 총20팀. 1부.
2. 풋볼 리그 챔피언 쉽(Football League Championship) 총24팀. 2부.
3. 풋볼 리그 1(Football League 1) 총24팀. 3부.
4. 풋볼 리그 2(Football League 2) 총24팀. 4부.
5. 컨퍼런스 내셔널(Conference National) 총25팀.5부.
6. 컨퍼런스 노스(Conference North) 총22팀. 6부.
7. 컨퍼런스 사우스(Conference South) 총22팀. 6부.
8. 노턴 프리미어 리그 프리미어 디비젼(The Northern Premier League Premier Division) 총22팀. 7부.
9. 서턴 프리미어 리그 프리미어 디비젼(The Southern Premier League Premier Division) 총22팀. 7부.
10. 이스미언 리그 프리미어 디비젼(Isthmian League Premier Division) 총22팀. 7부.
11. 노턴 프리미어 리그 디비젼 1 노스(The Northern Premier League Division North) 총22팀. 8부.
12. 노턴 프리미어 리그 디비젼 1 사우스(The Northern Premier League Division South) 총22팀. 8부.
13. 서턴 프리미어 리그 디비젼 1 센트럴(The Southern Premier League Division Central) 총23팀. 8부.
14. 서턴 프리미어 리그 디비젼 2 사우스&웨스트(The Southern Premier League Division South&West) 총22팀. 8부.
15. 이스미언 리그 디비젼 1 노스(Isthmian League Division North) 총21팀. 8부.
16. 이스미언 리그 디비젼 1 사우스(Isthmian League Division South) 총21팀. 8부.
17. 에식스 시니어 풋볼 리그(Exxes Senior Football League) 총19팀. 9부.
18. 웨섹스 리그 프리미어 디비젼(Wessex League Paemier Division) 총21팀. 9부.
19. 웨스턴 풋볼 리그 프리미어 디비젼(Westhern Football League Paemier Division) 총20팀. 9부.
총 9부에 해당되는 19개의 리그가 존재하는 축구 종주국다웠다. 코넬리 코치와 축구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을때 집밖에서 자동차가 멈춰 서는 소리가 들려왔다.
"제인이 돌아 온것 같군."
코넬리 코치가 자리에서 일어나 현관문을 열고 나갔다. 강우도 인사를 하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나 현관쪽으로 다가 갔다. 현관문이 열리고 먼저 들어 온 사람은 휠체어에 탄 소학생 정도로 보이는 아이였다.
코넬리 코치의 아들인것 같았다. 고개를 숙인채 스마트 폰을 만지작거리는 아이는 고개를 들지도 않았다. 휠체어를 밀고 들어 온 코넬리 뒤로는 코치의 부인으로 짐작되는 여인이 따라 들어 오고 있었다.
"유앙! 인사하거라. 이번에 우리 클럽에 가입하게 될 한국에서 온 선수란다."
"......."
"우강우라고 한단다."
"......."
유앙이라는 아이는 아무런 말도 없이 여전히 스마트 폰에 열중하고 있었다. 어디가 아파 휠체어를 타고 있는지는 모르지만 예의는 밥 말아 먹은 애였다. 저런 태도로 볼때 자신의 신세를 비관하고 있는것 같았다.
"제인이라고 해요. 있는 동안 편하게 지내세요."
"감사합니다. 우강우라고 합니다."
유앙이 여전히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자 뒤따라 들어 온 코넬리 부인이 먼저 소개했다. 아메미야는 한국 이름을 말해 주었다. 이곳에 있을땐 한국 이름을 사용하기로 했다.
"유앙이 낮가림을 해 낮선 사람을 만나는걸 꺼려해요."
"아, 예. 이해됩니다. 저도 예전에 그랬거든요."
유앙이 어디가 아픈지 신경 쓰였다. 만약 자신이 고칠수 있는 병이라면 고쳐 주고 싶었다. 코치집에서 두달정도 신세를 지는 입장이다. 그러고 보니 두달은 무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계약이 끝나면 취업 비자 신청을 하기 위해 여러 가지 서류가 필요하다. 일본으로 가서 서류를 떼어 이곳으로 보내야 한다.
'원장 선생님께 부탁하면 되려나?'
그런 생각도 들었지만 어떤식으로 비자 신청을 하는지는 모르는 상태다. 계약할때 설명해 줄것이라고 생각되었다. 이층 계단앞에서 코넬리 코치가 유앙을 안아 들고 이층으로 올라 가고 있었다. 일층 방이 편하다고 생각되었지만 무슨 사정이 있는것 같았다.
"유앙은 이층에서 창밖을 보는걸 좋아 한답니다."
- 작가의말
다음화에 이어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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