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화. 9월 바쇼(1)
64화.
토리키오상은 살기를 발산하게 되었지만 4승 3패로 겨우 카치코시를 해 두개의 지위가 올라 마쿠시타(幕下) 동(東) 1마이메(枚目), 사토상은 2승 5패의 마케코시로 마쿠시타(幕下) 동(東) 33마이메(枚目)로 떨어 졌으며 고바야시상도 2승 5패로 마쿠시타(幕下) 서(西) 58마이메(枚目)에서 강등되어 산단메(三段目) 동(東) 9마이메(枚目), 혼마상은 4승 3패로 죠니단(序二段) 동(東) 39마이메(枚目)로 조금 올라 간 상태다. 아메미야는 고무스비(小結) 동(東)으로 승급된 상태다. 산야쿠는 동서(東西)로 구분만 될뿐 몇마이메라는 지위는 없다.
토라키오상은 쥬료 선수들과의 시합도 하게 될것이다. 그들을 이기지 못하면 쥬료로 승급한다 해도 곧바로 다음 바쇼에선 마쿠시타로 강등될것이다. 여름 순행으로 인해 토라키오상을 제대로 가르치지 못해 이번 바쇼가 걱정이었다.
운이 좋으면 4승 3패만으로도 쥬료로 승급할수 있을 것이다. 쥬료에서 강등되는 선수가 없다면 아무리 좋은 성적을 올리더라도 승급하지 못하는게 스모다. 누군가가 강등되어야 한자리가 비어 승급할수 있는 제도다.
"선배님들! 이번 바쇼에선 모두 카치코시를 할수 있게끔 노력해야 합니다. 만약 마케코시를 한 선배가 있다면 저하고 같이 특훈을 한다고 약속하십시요."
"...봐 주면 않되냐?"
"절! 대! 로! 않됩니다. "
9월 바쇼가 끝나면 10월초에 있는 가을 순행때까지 며칠 밖에 시간이 없지만 그동안만이라도 선배들과 같이 훈련할 생각이다. 9월 바쇼 첫날이 밝았다. 오후가 되어 료고쿠 고쿠기칸(両国 国技館)으로 향했다. 첫날은 우승 트로피와 우승기를 반납해야 한다. 또한 쥬료 시합이 끝난후 고무스비가 된 탓으로 첫날과 마지막날 3시 20경에 실시되는 협회 인사에도 참석해야 한다.
협회 이사장과 함께 요코즈나, 산야쿠 지위에 있는 자들이 도효 위로 올라가 이사장 옆에 선채로 관중들에게 인사를 하는 행사다. 협회 인사후 마쿠우치 도효이리, 요코즈나 도효이리를 한후 시간이 남아 돌면 나카이리(中入り)라는 행사를 한다. 교지상이 다음날 대전표를 발표하는 시간 때우기용 행사다. 4시 10분경부터 마쿠우치 시합이 시작되어 6시까지는 모두 끝난다.
쿵!
"와아아!! 나루토류~!!"
십대에 산야쿠인 고무스비로 승급한 탓으로 관중들의 응원이 굉장했다. 스모 세계에 입문해 딱 한번만 패한 상태다. 관중들도 그런것을 알고 있어 언제까지 계속 승리할지 관심이 집중되었다. TV에서도 9월 바쇼가 시작되기 전, 스포츠 뉴스 시간에 특집 방송으로 편성해 자신에 대한 상세한 뉴스가 여러 방송국에서 보도된 탓으로 스모 팬들이 들썩거리고 있는 것이다.
첫날 대전 상대는 세키와케(関脇)인 미타케우미(御嶽海)로 키는 자신과 비슷하지만 몸무게는 65kg나 더 무겁다. 9월 바쇼 시작전에 측정한 아메미야의 키는 182cm, 체중 100kg였다. 키는 1cm가 늘었지만 체중은 여전히 100kg를 유지했다.
첫날은 같은 산야쿠중 한단계 위인 세키와케와의 시합이 잡혀 있는 것으로 볼때 초반에 다른 산야쿠들과 시합을 하게 될것이며 요코즈나들과는 후반에 접어 들어야 대전하게 될것이다. 시코를 밟고 미타케우미(御嶽海)와 대치했다.
스윽!
빡!
머리끼리 부딪히며 쯧빠리의 응수가 이어졌다. 한치도 물러서지 않자 미타케우미는 작전을 바꾸었다. 목덜미 부근을 잡고는 앞으로 끌어 당겼다. 쯧빠리에 의해 뒤쪽으로 밀리지 않게끔 상체를 앞으로 숙이며 전진 자세를 취하고 있어 갑자기 잡아 당기면 중심을 잡지 못하고 앞으로 쓰러지는 선수들이 많다. 아메미야는 기회를 포착했다. 쯧빠리의 응수에서도 간단하게 뻗어 오는 손을 막고 품속으로 파고 들수도 있었지만 지금까지 참고 있었다.
스모 시합 영상을 보고 다른 선수들도 연구할것이다. 항상 똑 같은 기술로 승리하면 대비를 하게 된다. 뒤쪽 옆으로 살짝 뛰며 잡아 당긴 미타케우미 쪽으로 돌진하며 가슴을 밀었다. 미타케우미는 양손으로 힘껏 잡아 당긴 탓으로 현재 양손이 허리 뒤쪽으로 가 있는 상태다. 앞으로 내밀기 전에 접근해 가슴을 밀자 속수무책으로 도효 밖으로 밀려 나갔다.
"와아아!!!"
관중들의 환호를 받으며 첫날부터 수북한 상태로 묶여 있는 현상금을 받고 도효 아래로 내려 갔다. 첫날 시합을 보면 그 선수의 몸 상태를 어느 정도 파악할수 있다. 활발하게 움직이는 아메미야의 모습을 본 사람들은 이번 바쇼도 기대해도 된다고 생각할것이다.
"멋졌다."
"고바야시상도 이번 바쇼는 기합이 팍팍 들어 가야 합니다."
"....."
반드시 카치코시를 하라고 돌려 말한 것이다. 부담감을 주는 말이지만 어떤 계기가 없으면 선배들은 바뀌지 않을 것이다. 특별한 무언가가 필요했다. 나루토 베야에선 모두가 가족같은 느낌으로 자신 혼자만 위쪽으로 계속 올라 갈수는 없었다.
토라키오상 외에는 의욕이 없는 선배들인 탓으로 지금까진 토라키오상에게만 이것저것을 가르치고 있었지만 모두가 성공할수 있게끔 도와 줄 생각이다. 하지 않는다면 강제를 해서 가르쳐도 소용이 없다면 포기를 한다.
요코즈나 가쿠류(鶴竜)가 있는 이즈츠(井筒) 베야도 소수의 선수들만으로 구성되어 있는 상태로 요코즈나외엔 산단메와 죠니단 선수 둘만이 소속된 작은 스모 베야다. 새로운 제자가 입문하지 않으면 스모 베야는 점점 쇠퇴하게 된다.
나루토 베야에선 모두가 어린 선수들이지만 선수들은 많을수록 좋다. 자신의 활약과 오야카타의 인간성으로 인해 신입 제자들이 입문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런 신입 제자들에게 밀리지 않게끔 선배들이 먼저 위쪽으로 올라가야 한다.
9월 바쇼도 중반에 접어 들어 선배들의 성적도 드러나기 시작했다. 연승 가도를 달리는 선배는 한명도 없는 상태다. 기대했었던 토라키오상도 이기고 지기를 반복하는 상황이다. 마치 벽에 부딪혀 있는 것 같았다.
살기를 뿜어내고도 이길수 없다는것은 토라키오상에게 문제가 있는 것이다. 고양이 앞의 쥐에게 물리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었다. 바쇼 후반에 접어 들어 토라키오상은 3승 4패로 바쇼를 마감했다. 고바야시상과 사토상은 4승 3패, 혼마상은 2승 5패였다. 13일째까지 선배들의 시합은 모두 끝났다. 아메미야는 이번 바쇼도 전승 가도를 달리고 있었다.
14일째인 오늘은 요코즈나 하쿠호(白鵬)와의 시합이다. 하쿠호는 12승 1패로 오늘 반드시 자신을 이겨야 우승할 길이 열린다. 13승 전승은 아메미야 한명뿐이며 12승 1패로 요코즈나 하쿠호와 오오제키 고에이도(豪栄道) 두명이다. 11승 2패의 성적은 3명으로 그들도 우승 찬스는 약간이긴 하지만 완전히 없진 않은 상황이다. 모두 우승을 하기 위해선 오늘 시합이 중요하다.
이번에도 하쿠호가 살기를 뿜어 낼것이 틀림없을 것이다. 이번 바쇼에서도 몽골인 선수들과 대결에선 자신을 죽일듯이 노려 보며 거친 시합뿐이었다. 왜 그런지는 아직도 모르지만 자신이 그들의 표적이 된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들에게 무슨 잘못을 했다는 기억은 전혀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독 자신에게만 이런식을 나온다는 것은 그들끼리 무슨 이야기가 되어 있을 것이라고 생각되었다. 심각한 상황이었다.
쿵!
시코를 밟고는 하쿠호와 대치했다. 무표정한 얼굴이지만 눈빛만은 그렇지 않았다. 전번 바쇼때 패한 탓으로 이번에는 반드시 이긴다는듯 활활 타오르는 눈빛이었다. 제한 시간이 되어 양주먹을 바닥에 대었다. 하쿠호는 아직 살기를 드러내지 않은 상태였다. 언제 살기를 뿜어낼지 모르지만 얼마든지 뿜어내도 상관없었다. 이미 알고 있는 사실로 더이상 당황하는 일은 없다.
스윽!
화악!
언제 일어설지 가늠하며 바닥에 주먹을 대고 일어서는 것과 동시에 살기를 뿜어 내는 하쿠호였다. 하쿠호의 살기는 이미 경험해 보았다. 중원에 있을때의 마두(魔頭) 놈들이나 살인을 밥 먹듯하는 놈들의 살기에 비하면 조족지혈(鳥足之血)이다.
꽝!
살기를 뿜어내며 일어선 하쿠호는 오른쪽 팔을 가슴쪽에 붙인채 부딪혀 왔다. 팔뚝으로 턱 아래쪽을 가격해 들어 올리는 카치아게(かちあげ)는 요코즈나 심의 위원회에서 이의를 제기한 탓으로 턱이 아닌 가슴쪽으로 부딪혀 온것이다.
다른 선수들도 이런식으로 부딪혀 오기도 한다. 보통 덩치가 큰 선수가 작은 선수를 상대로 자신의 마와시를 잡히지 않기 위해 상대방을 튕겨 내고 쯧빠리를 시도해 도효 밖으로 밀어 낼려는 작전이다.
덥석!
가슴에 바짝 붙인채 상체를 내미는 하쿠호의 오른팔을 오른손으로 잡아 당기며 하쿠호의 오른쪽으로 돌면서 등을 왼손으로 밀었다.
타닷.
순식간에 하쿠호의 등쪽으로 돌아 갈수 있었다. 등을 잡은 위치에서 끌어 안은 상태로 도효 밖으로 밀어 냈다. 하쿠호도 더이상 저항할수도 없는지 힘을 빼고는 도효 밖으로 밀려 나갔다.
"와아아아!!!"
짝짝짝짝!!
현상금은 50개가 넘어 보였다. 도효 아래로 내려가 다음 시합을 하는 요코즈나 가쿠류(鶴竜)에게 치카라 미즈와 치카라 카미를 건네 주고 도효 아래쪽에 앉았다. 마지막 시합을 지켜 보기 위해서다. 보통 마지막 시합때는 앞서 시합이 끝난 둘 모두 승패에 상관없이 도효 아래에 앉아 지켜 보는게 예의다.
"와아아!!"
요코즈나 카쿠류와 오오제키 고에이도(豪栄道)의 시합은 고에이도(豪栄道)가 승리했다. 고에이도는 13승 1패로 자신에게 진 유일한 1패로 인해 마지막날인 다음날 다른 선수와의 대전에서 승리한다고 해도 자신이 지지 않는다면 우승은 물 건너 갈것이다. 이미 한번 대결한 이상 자신이 내일 패하고 고에이도가 승리한다면 우승 결정전 시합에서 맞붙게 될것이다.
"내일 이길수 있지?"
"이겨야죠. 그래야 오야카타가 기뻐할테니까요."
고바야시상과 함께 돌아 가는 길이다. 택시안에서 반드시 이기라고 성화였다. 자신이 우승한다면 선배들의 마케코시는 우야무야로 변해 버릴것이다. 그런 점을 노리고 말하는 것인지 아니면 순수하게 응원하는 것인지 짐작할수 없었다. 이제 나루토 베야로 돌아 가도 더이상 분위기가 경직되어 있거나 긴장감에 물들어 있진 않았다. 연속으로 계속 우승을 한덕이다.
"오카미상! 이번에도 큼직한 타이(鯛.도미) 한마리를 준비해야 하지 않을까요?"
"준비해도 되겠니?"
"해 두세요. 만약 우승하지 못한다면 모두 함께 먹으면 되잖아요."
"준비한 타이는 먹지 못한단다. 너무 크게 성장해 고기질이 질겨."
금시초문(今時初聞)이었다. 먹지 못하지는 않겠지만 맛이 없어 먹지 않는다고 생각되었다. 그럼 파티때에 나오는 타이 회는 무엇인지 궁금했다. 지금까지 자신이 들고 촬영한 타이를 해체해 회로 만들어 온것이라고 생각했었다.
"그건 다른 타이였어."
경험 부족으로 배워야 할것이 너무 많았다. 좁은 스모 세계에서만 있는 다면 자연적으로 시야가 좁아진다. 언제까지 스모를 할지는 모르지만 은퇴를 한다면 스모 협회에 속한채로 일을 할 생각은 없다. 앞으로는 매일 시야를 넓히기 위해 밤 뉴스를 챙겨 볼 필요가 있었다.
보통 뉴스는 오후 5부터 7시까지 각방송국에서 방송하며 늦은 시간대인 밤 10시나 11시부터 1시간동안 방송된다. 고무스비로 승급하고 나루토 베야에서 오야카타가 사용하고 있던 방을 사용하게 되었다.
보통 다른 스모 베야에선 쥬로로 승급하면 개인방을 받아 생활하지만 가족같은 분위기인 탓으로 자신이 선배들과 함께 생활한다고 주장했다. 여전히 공동 생활을 했었지만 산야쿠인 고무스비 지위는 특별한 지위로 오야카타가 반강제로 스스로의 방을 비워 준것이다. 방에는 TV가 있어 언제든지 녹화할수 있다.
"와아아아!!"
오늘은 요코즈나 가쿠류(鶴竜)와의 시합이다. 요코즈나는 모두 세명이다. 하쿠호(白鵬), 가쿠류(鶴竜), 키세노사토(稀勢の里)로 모두와 대결해 보고 싶었지만 세명중 키세노사토는 요코즈나로 승급된후 첫바쇼만 출전해 우승한뒤 다섯 바쇼를 연속으로 결장한뒤 출전한 바쇼에서 1승 4패후에 부상을 핑계로 두 바쇼를 다시 결장한후 이번 바쇼때 출전했다.
하지만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은지 아니면 원래부터 요코즈나로 승급할 재목이 아니었는지 2승 4패로 도중에 또다시 결장하게 되었다. 아마 은퇴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고 있었다.
일본인 요코즈나를 만들기 위해 협회에서 윽지로 승급시킨 결과라고 기자들이나 인터넷에선 떠들어 대고 있었다. 은퇴를 하는 마당에 더이상 감싸줄 이유가 없어 헐뜯고 있는 것이었다. 자신과는 한번도 대결하지도 않은채 결장한게 아쉬웠다.
요코즈나 가쿠류는 자신을 이긴다고 해도 우승은 할수 없는 위치지만 전력으로 부딪혀 올것이다. 현상금만 해도 엄청난 개수가 걸린 시합이다. 시키리를 할때 도효 주변을 광고주가 적혀 있는 사각형의 현상기(懸賞旗)가 너무 많아 두번으로 나누어 돌고 있었다.
현상금은 적어도 50개이상은 걸려 있는것 같았다. 제한 시간이 끝난후 바닥에 양주먹을 대었다. 가쿠류는 항상 자신의 페이스로 주먹을 바닥에 대고 일어 난다. 유리한 형세를 만들기 위해서다. 몽골인이면서도 가쿠류는 자신을 죽일듯이 노려 보진 않았다. 무표정하게 언제 주먹을 바닥에 대고 일어설지 가늠하고 있었다. 빨리 일어서지 않아 조금 답답하다고 느껴지는 순간 가쿠류가 움직였다.
- 작가의말
이제 스모 이야기도 슬슬 끝나 갑니다.
다음화에 이어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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