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2화. TV 출연(1)
122화.
펑!
골킥을 상대편 페널티 에어리어 앞쪽까지 차 주었다. 공중볼 경합에서 승리한 체스터 필드의 돗티가 패스한 볼을 오른쪽 외곽에 있는 아드리안에게 패스되었다. 아드리안은 즉시 골 에어리어 안쪽으로 크로스를 올렸다. 레알의 수비수 키를 살짝 넘은 볼을 미드 필드인 죠단이 헤딩으로 골문을 연것이다.
"우와아아!! 골이다!!"
홈 팬들이 열광했다. 헤딩골을 성공시킨 죠단은 관중석 앞으로 달려가 양손을 활짝 펼치며 우뚝 선 자세의 골 세레머니를 펼쳤다.
삐이이이익!!!
주심의 긴 휘슬 소리로 후반의 격전이 끝났다. 다음이 없는 레알은 수비수 두명만 남겨 둔채 공격을 주도했지만 굳건히 버티고 있는 강우의 벽을 뚫을순 없었다. 2시합 합계 1-0으로 체스터 필드가 결승전에 진출했다.
어느 누구도 UEFA 유로파 리그에 3부 리그에 소속된 체스터 필드가 진출하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을것이다. 주심의 시합 종료 휘슬에 홈 팬들은 열광했다. 마치 우승을 한것 같은 분위기였다. 결승전은 5월 22일 중립 지역에서 열린다. 10일정도의 시간이 남아 있었다.
"모두 고생했다. 내일은 푹 쉬어."
10일동안 결승전 상대인 AS 로마(Associazione Sportive Roma)를 상정한 훈련을 했다. 결승전은 단판 승부다. 영국과 이탈리아외의 중립 지역인 독일의 FC 샬케 04 클럽의 홈 스타디움인 펠틴스 아레나(Veltina Arena)에서 개최된다.
6만 관중을 수용할수 있는 관중석이 AS 로마팬들과 체스터 필드 FC팬, 축구를 좋아 하는 독일 팬들로 꽉 메운 상태다. 체스터 필드 팬은 어림잡아 천여명 정도로 보였다. 독일까지 응원하러 온 팬들이 고마웠다.
"마지막 시합이다. 우린 지금까지 수많은 고난을 견디고 이곳까지 왔다. 지금대로만 하면 반드시 이길수 있어. 모두 승리의 축배를 들게끔 한마음 한정신으로 똘똘 뭉쳐 로마군을 격파하자!!"
잭 감독의 말에 선수들의 분위기가 고양되었다. 마치 로마군을 상대로 전쟁을 하러 가는 듯한 분위기였다. 전날 기자 회견에서도 로마창이 철벽 방패를 뚫을수 있느냐는 질문이 쏟아졌었다. 체스터 필드는 UEFA 유로파 리그에서 단 한점도 내주지 않은 철벽 방어를 자랑했다. 기자들의 성화에 강우도 기자 회견에 잭 감독과 함께 나서야 했다.
"우(Woo) 선수! 결승전에서도 자신있습니까?"
"항상 최선을 다 할뿐입니다."
"한골도 내주지 않고 우승을 한다면 새로운 역사를 쓰게 됩니다. 역사에 신기록을 남길수 있겠습니까?"
"팀 동료들이 힘을 합하면 가능할겁니다."
잭 감독보다는 자신에게 많은 질문이 쏟아졌다. 강우의 명성은 호날두나 메시를 넘어설 정도였다. 아직 직접적인 대결은 한번도 없었지만 자타가 공인하는 최고 골키퍼로 거듭난 상태다. 골키퍼 선발 출전 무실점 기록을 이어 가고 있는 중이다. 기자 회견은 1시간이나 이어졌다. 다음날 시합에 장애가 있다며 강제로 끝내지 않았다면 밤을 새웠을것이다.
삐이이익!
"와아아아~!!!"
창과 방패의 일대 격전이 시작되었다. 예상대로 로마군은 전반부터 날카로운 창을 던졌지만 철벽 방패를 뚫을순 없었다. 간간히 역습을 당해 가슴을 쓸어 내려야 했다. 후반 41분 체스터 필드에 절호의 찬스가 도래했다. 로마의 코너킥을 점프해 잡아 챈 볼을 길게 차 주었다.
로마 수비수 3명과 체스터 필드 공격수 2명이 센터 서클 부근에 있었다. 수비수 뒤쪽으로 찬 볼을 잡으러 뛰어 가는 수비수와 크리스의 경합에서 크리스는 슬라이딩 태클로 크리스티안에게로 패스했다. 볼을 잡은 크리스티안은 드리블을 하며 질주했다. 수비수가 뒤에서 바짝 따라 오고 있었다. 페널티 에어리어 안으로 들어가자 골키퍼가 뛰쳐 나왔다.
촤아악.
"악!"
삐익!
뒤쪽에서의 태클로 크리스티안이 비명을 지르며 넘어졌다. 주심은 즉시 파울을 선언하며 페널티 킥 마크를 가르켰다. 누가 보더라도 페널티 킥이 분명했다. 로마 선수들은 주심에게 항의했지만 주심의 판단은 번복되지 않았다. 키커는 크리스티안이다.
삑!
타다닥.
펑!
텅!
"아아아~!!"
아쉽게도 오른쪽으로 날아간 볼은 골대를 맞고 튕겨져 나왔다. 절대적인 찬스를 놓친 체스터 필드는 수세에 몰렸지만 다행이 점수는 내 주지 않았다. 연장전에서도 득점없이 승부 차기에 돌입했다.
승부 차기에서 한골도 내주지 않은 강우가 버티고 있는 골문을 열기 위해 로마 선수 5명은 모두 왼쪽 방향으로 볼을 찼지만 모두 점프해 튕겨냈다. 체스터는 5명의 키커중 두명이 실패하고 3명이 성공시켰다. 마지막 키커인 카리에가 골을 넣는 순간 모두가 자신에게로 달려 와 얼싸 안으며 머리를 두드리기 시작했다.
탁탁탁!!
"그만! 아프단 말이야."
"오늘은 아파도 돼!!"
비록 머리를 많이 얻어 맞았지만 그렇게 아프진 않았다. 엄살을 부려 본것이다. 동료 전체가 어깨 동무를 한채 원을 그려 빙글빙글 돌며 우승을 만끽했다. 무엇 보다도 기쁜 일은 다음 시즌에 UEFA 챔피언스 리그에 출전할수 있다는 것이다.
우승컵을 들고 체스터 필드로 돌아 온 동료들을 기다리고 있는건 우승 퍼레이드였다. 시민들의 축하를 받으며 이층 버스위에서 손을 흔들며 새삼 우승했다는 것을 실감할수 있었다. 이제 한동안 쉴수 있었다. 길버트에게 일본으로 쉬러 간다고 말해 놓았다.
"항상 폰은 가지고 계십시요. 이적 문제로 여러 클럽에서 만나자는 연락이 끊이질 않습니다."
자금이 풍부한 클럽이라면 모두가 달려 들것이다. 고민되었다. 이번에 이적할것이냐 아니면 다음 시즌도 체스터 필드와 함께 할지 깊이 고민할 필요가 있었다.
***
찰칵찰칵.
누구에게 연락도 하지 않고 일본에 도착한 상태다. 기자들이 어떻게 알고 공항에서 기다리고 있는지 어리둥절했다. 눈부신 후레쉬에 눈을 가릴수 밖에 없었다. 다음에 올땐 선글라스를 끼고 와야 겠다고 생각했다. 순식간에 기자들에게 둘러 쌓여 인터뷰를 하게 되었다. 무시하고 그냥 가기에는 기자들이 너무 많아 빠져 나가는 것도 쉽지 않아 보였다.
"UEFA 유로파 리그 우승 축하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아메미야 선수의 계약은 올해 만료가 되는게 아닌지요? 계약이 끝나면 이적할 생각입니까?"
"작년에 연장 계약을 맺은 상태입니다. 그리고 이적은 아직 잘 모릅니다. 그런 탓으로 이적 질문을 받아도 답해 줄수 없습니다."
미리 방어막을 쳐 놓았다. 기자들이 가장 궁금한건 이적이나 잔류일것이다. 또한 국가 대표 승선 문제도 질문할 것으로 예상되었다.
"국가 대표는 일본이나 한국 어느 나라의 대표가 될 생각은 없습니다."
역시 대표 질문이 나왔다. 영국에서 한국의 손 선수와 통화했을때 답한대로 말해 주었다. 어느 나라의 대표가 되면 이익보다는 불이익이 많을 것이다. 그럴바에야 아예 대표는 사절하는게 좋다는 판단이다.
"퍼펙트 갓 핸드 또는 갓 아이라는 별명으로 불리우고 있습니다만 만족스러운 별명인지요?"
"과분한 별명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별명탓에 한골도 내 주지 않기 위해 늘 엄청난 중압감에 시달리고 있는 중이니까요."
"아메미야 선수가 만약 이적한다면 천문학적인 연봉을 받을수 있을거라는 소문이 무성합니다.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이적 문제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전혀 없어 답해 줄수 없습니다. 또한 지금은 이적에 관한 어떤 제의도 받지 않은 상태입니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해 주고 있을때 공항 경찰들이 몰려 와 이곳 로비에서 이러면 않된다며 주의를 했다. 공항 경찰덕으로 기자들의 포위망을 겨우 벗어 날수 있었다.
"원장 선생님!"
"신야! 어서 오너라."
미리 전화를 드린 덕으로 원장 선생님은 놀라지는 않았다. 일년만의 재회였다. 저녁때 학교에서 하나둘씩 돌아 온 동생들은 모두 놀란 표정들이었다. 원장 선생님이 오늘 귀국한다고 말하지 않은 탓이다.
"아츠야! 잘 지냈지?"
"물론이야. 근데 난리가 났어. 축구 프로그램에선 신야의 활약상을 소개하며 일본 대표로 반드시 선출해야 된다고 난리야. 정말 대표로 뛸 생각은 없는거냐?"
"그래. 내가 하프라는건 너도 알지? 그래서 양국의 관계를 생각하면 어느쪽 대표로도 뛰지 않는게 좋아. 괜히 또 테러를 당할수도 있거든."
"일본 대표로 뛰면 좋을텐데..."
가장 친한 나카무라 아츠야(中村敦也)가 아쉬움을 토로했지만 어쩔수 없는 일이다. 내일은 토요일이다. 학교 클럽 활동이 없는 동생들을 데리고 쇼핑을 할 생각이다.
- 돌아 온거냐?
"예. 내일 저녁에 한잔하죠."
아오키상에게 전화를 걸어 만나자는 약속을 했다. 다음날 아침 일찍 스미다 공원으로 조깅을 한후 나루토베야로 향했다.
"아메미야! 언제 돌아 온거냐?"
"어제 돌아 왔습니다."
오야카타가 반갑게 맞이해 주었다. 선배들은 지금 훈련중이다. 5월 바쇼도 끝난 상태다. 선배들이 훈련을 끝낼때까지 오야카타와 여러 이야기를 하고는 훈련이 끝난 선배들과도 간만의 재회를 할수 있었다.
"너어, 엄청 유명인이 되었어."
"토라키오상도 유명하잖아요."
마쿠우치(幕内)로 승급한 토라키오상은 이번 5월 바쇼도 11승 4패로 카치코시(勝ち越し)를 해 반즈케(番付)가 발표되면 산야쿠(三役)인 코무스비(小結)로 올라 갈 확률이 높을 것이다. 나루토 베야에서는 짱코(ちゃんこ)도 얻어 먹고 아오마츠엔으로 향해 동생들을 데리고 쇼핑을 갔다. 동생들이 많이 컸다.
스도 겐키(須戸玄貴)는 중학교 2학년, 세키네 신지(関根信二)는 중학교 3학년, 나카무라 아츠야(中村敦也)는 고등학교 1학년의 남동생들이며 니시오 소라(西尾青空)는 중학교 1학년, 노다 메구미(野田恵)는 고등학교 1학년의 여동생이다.
동생들과의 즐거운 한때를 방해받지 않기 위해 모자를 눌러 쓴 상태다. 옷이며 신발 최신형 스마트 폰등 저녁때까지 여러 곳을 돌아 다녔다. 모두들 손에는 쇼핑백이 두서개씩는 들려 있었다.
"너희들끼리 돌아 갈수 있지?"
"응."
강우는 아오키상을 만나러 갔다. 약속 장소인 오다이바(お台場)에 있는 이자카야(居酒屋) 안으로 들어 섰다.
"어서 오세요. 몇분이세요?"
"이곳에서 약속이 있어서 온겁니다."
안으로 들어가 아오키상을 찾아 보았다. 자신보다 먼저 도착한 아오키상이 맥주 한잔을 시켜 놓고 기다리고 있었다.
"여기다!"
"오랜만이에요."
"먼저 한잔 하자."
밍밍한 맥주대신 소주를 시켰다. 아오키상도 일본 대표에 집착하고 있었다. 전번에 한번 말해 주었음에도 미련을 버리지 못한 상태였다.
"설득할 생각은 하지 마시고 포기하세요."
"쩝. 그렇냐? 그럼 TV에 출연해 줘."
"그런거라면 얼마든지 할수 있어요. 언제 출연하면 되는지 빨리 연락해 주세요."
다음날은 아식스 사(社)를 방문했다. 일본으로 귀국하면 반드시 찾아 갔다. 슈즈 스폰서 계약을 맺은 아식스 사는 자신 덕을 많이 봤을것이다. 올해로 계약이 만료되지만 아식스 사에서 연장 계약을할지 어떨지는 아직 모르는 상태였다.
연장 계약을 한다면 길버트가 터무니없는 액수를 요구할지도 모른다. 그만큼 자신의 명성이 상승한것이다. 유럽에서는 모르는 자가 없을 정도다. 그동안 아식스 사에서 제조한 슈즈를 신고 모니터링도 계속 해 주었다.
"반갑습니다."
홍보 부장인 모리야마(森山)상이 반갑게 맞이해 주었다. 밝은 표정을 보고는 가식적인 행동이 아니란걸 알수 있었다. 사장실로 안내되어 준비한 선물을 건네 주었다. 사인이 들어간 유니폼과 슈즈다.
"UEFA 유로파 리그 우승 축하하네."
"감사합니다. 슈즈 덕을 톡톡히 봤습니다."
"하하하, 고맙네. 자네 아부도 할줄 아는구먼."
화기애애한 분위기속에 대화가 진행되었다. 사장은 연장 계약을 하고 싶어 했다. 계약은 자신이 어떻게 할수 있는건 아닌 탓으로 길버트가 알아서 할것이다.
"다른 클럽으로 이적은 하지 않는건가?"
"원하는 클럽들은 많지만 아직 어떤 조건을 제시했는지는 모릅니다. 체스터 필드는 다음 시즌인 올 8월부터는 2부로 올라 가고 UEFA 챔피언스 리그에도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다른 클럽의 이적 조건에 따라서는 체스터 필드에 잔류하게 될것입니다."
연장 계약을 맺고 싶어 하는 사장에게는 어느 정도 본심을 말해 주었다. 이적하느냐 하지 않느냐에 따라 계약 조건도 달라 질것이 분명했다. 이적한다면 빅 클럽으로 이적할것이다. 한동안 사장과 이야기를 하고는 홍보 부장을 따라 슈즈 개발 연구실로 이동해 개발되어 있는 새로운 슈즈를 신어 보고 소감을 말해 주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저희가 잘 부탁드려야죠."
아식사 사를 나올때 원하는 사람들에겐 사인을 해 주었다. 당장 길버트에게 전화를 했다. 그러자 내일 바로 날아 온다고 했다. 길버트에겐 계약만큼 기쁜 소식은 없을 것이다. 3~5년정도 계약이 좋다고 말해 주었다.
일본에는 일주일을 머물 예정이었지만 일정이 길어 지게 되었다. 아오키상이 부탁한 축구 전문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다른 방송국에서도 섭외가 들어 와 출연하게 되었다. 후지 TV의 쟝쿠 스포츠(ジャンクスポーツ.정크 스포츠)라는 프로그램으로 일본에서 유명한 개그맨 콤비인 다운타운(ダウンタウン)의 하마다 마사토시(浜田雅功)상이 사회를 보는 인기 프로그램이다. 스포츠 선수들을 게스트로 초대해 재미있는 일화를 피로하는 프로그램이다.
- 작가의말
다음화에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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