텟펜(TEPPEN)

99화. 데뷔(2)

99화.

팟!

키가 큰 첼트넘 타운 FC 포워드인 등번호 5번에게 올린 크로스였지만 너무 길게 올린 탓으로 골 라인을 벗어나 버렸다.

타다닷.

볼을 천천히 돌리며 미드 필드인 8번 죠단에게서 패스가 왔다. 센터 서클 앞쪽에서 원 터치로 오른쪽 터치 라인선상으로 달려 가는 16번 카리에에게 패스하며 중앙을 넘어 섰다. 카리에는 곧바로 뒤따라 온 21번 잭에게 백패스를 하고 잭은 다시 앞쪽으로 달려 가는 카리에에게 찔러 주었다.

"Square(옆)!"

페널티 에어리어 오른쪽 외곽에 도달해 카리에에게 소리 쳤다. 카리에는 즉시 따라 붙는 디펜더를 따 돌리기 위해 일순 볼을 정지시키고는 강우에게로 패스했다.

착!

볼을 잡은 강우는 즉시 오른발로 골 에어리어 안으로 툭 차 올렸다. 9번 크리스티안을 향해서였다. 점프를 하며 헤딩슛을 시도하던 크리스티안이었지만 몸 싸움에서 밀려 헤딩은 할수 없었다. 상대편 수비수가 걷어 낸 볼을 센터 서클 앞쪽에서 잡은 디펜더인 3번 제로메가 왼쪽 터치 라인쪽까지 이동한 디펜더 4번 아드리안에게 패스했다.

툭!

아드리안은 즉시 앞쪽 일직선상으로 툭 차 올렸다. 그쪽에는 포워드인 10번 크리스가 있었다. 볼을 잡은 크리스는 툭툭 볼을 차며 앞쪽으로 달려가 뒤에서 따라 오는 미드 필드인 7번 지레에게 패스를 하고 페널티 에어리어 안으로 뛰어 들며 디펜더들을 끌어 들이는 순간 강우는 크게 소리치며 페널티 에어리어 박스 중앙쪽으로 뛰어 갔다.

"Set(떨어 뜨려)!"

상대편 미드 필드가 빠르게 따라 붙었다. 7번 지레는 크리스의 머리를 향해 툭 차 올렸다. 원래는 자신이 달려 가는 앞쪽으로 볼을 차 주어야 했지만 변수는 늘 존재한다. 상황에 따라 차 주고 싶어도 차 줄수 없을때는 빠른 상황 판단이 요구된다. 상황 판단이 얼마나 빠르냐에 따라 선수의 평가가 달라진다.

팍!

헤딩으로 크리스는 자신 앞쪽으로 떨어 뜨려 주었다. 백 헤딩으로 골문을 노릴수도 있는 기회였지만 자신쪽으로 건네 준것이다. 자신에게 찰싹 달라 붙어 있던 미드 필드가 즉시 한발을 내밀었다.

펑!

바닥에 떨어지는 볼을 그대로 걷어 차 버렸다. 오른쪽 골문쪽으로 날아 가는 볼을 향해 골키퍼가 몸을 날리고 있을때였다.

퍽!

상대편 선수의 다리에 맞은 볼은 방향을 달리 했다. 골키퍼가 점프한 오른쪽이 아니라 왼쪽 골문쪽으로 굽어 그대로 골문안으로 빨려 들어 갔다.

"와아!!"

체스터 필드 FC를 응원하는 팬들도 있는지 작은 함성 소리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우(Woo)는 크리스에게로 달려가 얼싸 안았다.

"고맙습니다."

"잘 했어."

탁탁탁탁!!

"아악! 아파요!"

다른 선수들이 즉시 달려와 자신의 등뒤에 올라 타며 머리를 두드렸다. 첫골 세러머니는 생략한채 머리만 실컷 얻어 맞았다. 후반 15분에 터진 동점골이다. 체스터 필드 FC 선수들의 사기가 올라 갔다. 할수 있다는 자신감이 붙은것 같았다. 패스는 물론 마무리까지 완벽했다. 얀센 코치가 설명한 전술대로였다. 1-1 동점 상황이 되자 홈에서 절대로 질수 없다는 듯 첼트넘 타운 FC는 적극적으로 공격에 나섰다.

촤아악!

16번 카리에가 슬라이딩으로 볼을 가로챘다. 즉시 일어나 앞으로 달려 가는 자신쪽으로 볼을 차 주었다. 역습이다. 왼쪽 측면으로는 크리스가 달려 가고 있었다. 달려 가는 앞쪽으로 볼 차 주었다.

펑!

타다닥!

우(Woo)는 볼을 차 준후 앞쪽으로 달려 갔다. 다행히 오프 사이드는 아니다. 왼쪽 측면을 돌파한 크리스는 뒤에서 달려 오는 7번 지레에게 패스를 하며 이번에도 패널티 에어리어 안쪽으로 뛰어 들었다.

"Man on! Behind You(바로 뒤에서 온다)!"

지레에게 큰소리로 외쳐 주자 지레는 즉시 자신이 달려 가는 앞쪽으로 찔러 주었다. 이 상태로 슈팅을 해도 되지만 완벽한 찬스를 만들기 위해 크리스 쪽으로의 패스를 선택했다.

툭!

왼쪽 패널티 에어리어 안으로 들어 온 크리스 앞쪽으로 툭 밀어 주자 크리스는 앞쪽으로 달려 나가며 달려 드는 수비수를 바디 페인팅으로 속인후 패널티 에어리어 안으로 달려 가고 있는 자신쪽으로 패스해 주었다.

펑!

골문 정면을 향해 강하게 때렸다. 괜히 골문 측면을 노리는 식으로 강한 슈팅을 날린다면 빗맞아 골대를 벗어 날수도 있었다. 골키퍼가 볼을 막을지도 모르지만 막는다고 해도 제대로 캐치하지 못할것이다.

출렁!

골키퍼는 양손을 들어 볼을 막을려고 했다. 하지만 골키퍼가 볼이 날아 오는 쪽으로 양손을 채 들기도 전에 볼은 이미 골문 뒤쪽 그물망이 출렁거리고 있었다. 첼트넘 골키퍼는 뒤쪽 네트 아래에 떨어져 있는 볼을 보면서 멍한 상태였다.

타다닥!

체스터 필드 FC 유니폼을 입고 있는 관중이 보여 그쪽으로 달려 가 자신의 유니폼 가슴 부분을 집어 앞으로 내밀며 번호를 기억하라고 어필했다.

"우(Woo)! 우(Woo)우(Woo)!!"

그런데 묘한 느낌이었다. 자신의 이름을 연호하는 팬들이었지만 왠지 야유하는 듯이 들려 왔다. 자신의 등에는 'WOO'라고 쓰여져 있어 어쩔수 없는 노릇이다. 다른 선수들도 달려와 다시 머리를 두드리며 축복해 주었다.

"멋졌습니다!"

"네가 잘 때린거다."

어시스트를 한 지레에게 엄지를 치켜 올려 주었다. 2-1 역전극이 벌어졌다. 아직 후반은 25분이나 남아 있는 상태다. 동점을 만들기 위해 첼트넘 타운 FC는 더욱 공세로 나왔다. 현재 15위인 첼트넘은 잃을것이 없었다. 4~7위까지 주어 지는 플레이 오프에 진출할려면 남은 시합은 모두 이겨야 한다.

강등권도 아닌 상태로 총공세로 나왔다. 벤치에서는 선수 교대를 준비하고 있었다. 미드 필드인 25번 루이스가 유니폼을 입고 나서고 있었다. 볼이 터치 라인을 벗어 나자 선수 교대를 했다. 즉시 루이스 쪽으로 달려간 강우는 유니폼 상의를 훌러덩 벗어 던지고 골키퍼 유니폼으로 갈아 입고 슈즈도 갈아 신었다. 루이스는 골키퍼인 1번 아론과 교대를 하고 자신이 골키퍼 포지션으로 이동했다.

상대편 첼트넘 선수들은 황당하다는 표정들이었으며 관중들 또한 웅성거리며 소란스러워졌다. 장내 아나운서를 듣고는 더욱 웅성거림이 커진 상태였다. 전대미문의 일이 벌어졌다. 하지만 돌이켜 보면 골키퍼로 소개된 자신이 미드 필드로 뛴후 제자리인 골키퍼로 돌아 간것에 불과했다.

골키퍼용 장갑을 끼면서 골문쪽으로 걸어 갔다. 웅성거림이 잦아 들기도 전에 다시 시합이 재개되었다. 파상 공세로 나온 첼트넘은 코너킥을 얻었다. 왼쪽 측면에서 크로스한 볼이 떨어 지는 쪽으로 발을 내민 디펜더 2번 마셀의 발을 맞고 골 라인을 벗어나 코너킥이 된것이다.

"Get out(올라가)!"

포워드인 9번 크리스티안과 10번 크리스가 패널티 에어리어 안으로 들어와 수비에 가담하자 즉시 둘을 지목하며 소리쳤다. 시합에서 사용하는 영어는 모두 기억한 상태다.

'Square(옆)!'라고 외치면 옆으로 패스하라는 뜻이다. 'Line(직선)!'은 직선으로 패스, 'Set(떨어 뜨려)!'은 공중볼로 앞쪽이나 옆쪽으로 떨어 뜨리라는 뜻이며 'Leave it(건드리지마)!'는 골 라인이나 터치 라인을 벗어 나는 볼이기에 그냥 놔 두라는 뜻이다.

'Time(프리)!'은 완벽한 프리 상태라는 지칭한다. 'And again(원 투)!'은 원 투 패스, 즉 일대 일 패스를 주고 받을때 사용한다. 'Bang it(슈팅해)!' 'Finish(슈팅해)!' 'Shoot(슈팅해)!'는 슈팅을 하라는 뜻이며 'Left, Right Soulder(왼쪽 &오른쪽 뒤에서 온다)!'는 수비수들이 왼쪽이나 오른쪽에서 달려드는 것을 알려 줄때 사용한다.

'Man on! Behind You(바로 뒤에서 온다)!'는 뒤까지 바짝 쫒아 왔다는 것을 경고해 주며 'Go! Pressure(압박 해)!'는 강하게 압박하라고 지시할때 사용한다. 'Watch him(조금 시간을 둬)!'는 곧바로 치고 들어 가지 않고 같은 편이 올라 갈때까지 시간적 여유를 두고 올라 가거나 패스를 할때 사용한다.

'Pick him(저녀석을 마크해)!'는 마크가 붙어 있지 않는 선수를 지목해 수비를 하라고 지시할때 사용한다. 'Stand on him(밀착 마크해)!'는 바짝 달라 붙어 수비하라는 뜻이다. 'Header(헤딩해)!'는 헤딩으로 클리어하라고 할때 사용하며 'Away(클리어 해)!'는 발을 사용해 클리어 하라고 지시할때 사용한다.

'Get out(올라가)!'는 골키퍼가 볼을 잡고 같은 편에게 센터 서클쪽으로 라인을 끌어 올리라고 할대 사용한다. 'Hook it(걷어 차)!'는 등뒤나 골문 방향으로 라인을 벗어 나지 않게끔 차라고 지시할때 사용하며 'Squeeze up(라인을 끌어 올려)!'은 볼을 소유한 같은 편 근처로 몰려 들어 패스를 주고 받으며 공격하라고 할때 사용하는 말이다.

'Come on boys(가랏)!'는 역습을 감행하거나 빠르게 치고 올라 갈때 관중들이 외치는 소리로 'boys' 대신에 'Guys' 또는 'Lads'를 붙여 외치기도 한다.

'Hand ball(핸들링)!'은 상대방 선수가 반칙을 했거나 핸들링이 아닌데도 심판에게 핸들링이라고 어필할때 사용한다. 이때에 관중들도 일제히 Hand ball이라고 외친다. 심판이 반칙을 선언했을때 'Booking(옐로 카드)!'나 'Sent off(레드 카드)!'라고 외치며 카드를 꺼내라고 어필하기도 한다.

영국 축구 시합에선 가장 흔하게 사용하는 단어다. 연습 시합을 하면서 가장 빨리 익힌 단어다. 얀센 코치가 작전 설명을 했을때 뭘 들었는지 포워드인 둘까지 수비에 가담할려고 하자 즉시 소리쳤다. 첼트넘은 수비수 세명이 센터 서클까지 올라온 상태다. 크리스티안과 크리스가 센터 서클쪽으로 즉시 달려 갔다.

"지레! 죠단! Get out!"

미더 필드인 지레와 죠단에게도 올라 가라고 지시했다. 페널티 에어리어 안과 골 에어리어 안에는 체스터 필드 FC 선수 6명과 첼트넘 타운 FC 선수 6명이 있는 상태다. 센터 서클 부근에는 같은편이 4명이며 첼트넘의 수비수는 3명뿐이다. 그러자 첼트넘에서 불안한지 2명이 패널티 에어리어 밖으로 나가고 있었다.

삐익!

펑!

오른쪽에서 찬 첼트넘의 코너킥이 골 에어리어 안으로 휘어져 들어 오고 있었다. 키가 큰 포워드인 11번 선수를 노린 볼인것 같았다.

타닷!

훌쩍.

날아 오는 볼을 향해 힘껏 도약했다. 점프한 상대방 11번 선수의 머리가 아래쪽에 보일 정도로 높게 뛰어 올라 양손으로 볼을 잡아 채고는 바닥으로 내려 오자 마자 곧바로 센터 서클 왼쪽에 있는 크리스티안에게로 던졌다.

휘익!

발로 찬것처럼 빠르게 날아간 볼은 크리스티안의 앞쪽에 떨어 졌다. 수비수 한명이 급히 크리스티안을 막을려고 했다. 크리스티안은 중앙쪽으로 뛰어 가고 있는 미드 필드인 8번 죠단을 향해 공을 찼다.

펑.

"악!"

급하게 따라 붙은 수비수가 발을 쭉 내밀어 크리스티안의 발목을 걷어 찼다. 반칙이었다. 하지만 심판은 'Play on!'이라고 외치며 양손을 앞으로 쭉 뻗었다. 어드벤티지를 적용한것이다. 볼은 이미 죠단 발 아래에 안착되어 크리스에게 패스된 상태다.

수비수를 완전히 따돌린 크리스는 골키퍼와 일대 일 상황이 되었다. 바디 페인팅으로 골키퍼를 가볍게 제치고 텅빈 골문 안으로 툭 밀어 넣었다. 3-1! 2점 차이로 달아나는 골이었다. 완벽한 역습이었다.

2점 차이의 점수는 어느 정도 안심이 되는 점수다. 후반전도 이제 10분정도밖에 남지 않은 상태다. 첼트넘 타운 FC 벤치에서는 교체 선수를 준비하고 있었다. 이미 한명이 교체된 상태지만 이번엔 두명을 교대할것 같았다.

***

"저 13번은 대체 뭐야?"

"저, 정보가 전혀 없습니다. 완전히 무명의 선수입니다."

"무명? 무명의 선수가 미드 필드로 활약하고 골키퍼까지 소화한다고? 그게 말이 돼? 이게 만화냐 소설이냐? 어떤 놈인지 철저히 조사해."

"알겠습니다."

첼트넘 타운 FC 코치인 프랑코는 감독에서 한소리를 들었지만 13번 우(Woo)라는 선수는 보면 볼수록 놀라운 선수였다. 골키퍼로써 프리킥을 얻었을때 전담 키커로 나서 차는 선수는 간간히 있지만 저런식으로 미드 필드까지 소화하는 선수는 처음이었다.

어디서 저런 동양인 선수를 발견했는지 체스터 필드 FC 클럽이 부러울 지경이다. 골키퍼로도 놀라운 재능을 선보이고 있었다. 발이 아닌 팔힘만으로 센터 서클까지 볼을 던질수 있는 선수는 처음 보았다. 프리미어 리그에 센세이션을 불어 일으킬 인재가 틀림없었다.

***

삐이~이익!!

38라운드 경기가 끝났다. 3-1로 역전승을 거둔것이다. 상대편 선수들과 악수를 하고는 관중석을 향해 인사를 하고 감독과 코치들의 환대를 받으며 로커룸으로 물러 났다.

"잘 했어! 최고다!"

"우(Woo)! 멋졌다."

작가의말

영어에 서투른 외국인과 소통을 하기 위해 위에 열거한 영어를 축구 시합에서 사용한답니다.

다음화에 이어집니다^^  

[OLDBOY]

잘 보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