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4화. EFL컵(1)
104화.
시즌 오프인 탓으로 매일 김영아에게 한국어 수업을 받았다. 수업이라고 해도 같이 대화를 하며 단어를 알려 주는 식이었다. 한국어는 무척 어려웠다. 특히 발음이 잘 되지 않았다. 일본어와 어순이 같아 배우긴 어렵지 않았지만 발음이 문제였다. 한국어는 적어도 몇년은 배워야 할것 같았다.
***
"모두 잘 쉬었나?"
잭 감독이 모든 선수들을 둘러 보았다. 아직 월드컵 기간 중이지만 팀 전체 훈련을 시작해야 한다. 이적 기간도 남아 있는 탓으로 훈련에 참가하지 않은 선수도 있었다. 포워드인 크리스가 대표적이었다. 아직 몇명의 선수가 이적할지는 모른다.
크리스는 시즌중에도 이적 소문이 돌았었다. 훈련에 참가하지 않는 것으로 볼때 이적이 거의 확실시되었다. 팀에서 가장 많은 골을 넣은 크리스가 빠진다면 팀의 전력도 약화될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제 살길을 찾아 떠나는 선수를 뭐라고 할수도 없다. 프로는 자신의 가치를 인정해 주는 클럽을 찾아 가는건 당연하기 때문이다. 훈련은 첫날인탓으로 가볍게 몸을 놀리는 식으로 일찍 끝났다.
"우(Woo)! 크리스 대신에 포워드로 들어 갈래?"
훈련이 끝난후 잭 감독이 호출했다. 감독의 말에 역시 크리스는 이미 이적이 확실한것 같았다. 팀에 중요한 골게터가 빠진 상태다. 크리스티안이 있긴 하지만 팀 전술을 생각하면 두명 이상의 포워드가 필요하다. 다른 포워드들도 있지만 크리스만한 재능은 보이지 않았다.
"음, 저는 지금처럼 미드 필드가 좋겠습니다. 포워드도 할수 있지만 수비까지 감안하면 미드 필드 위치가 적당하다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이번 시즌에는 적극적으로 골을 노리겠습니다. 올해 목표는 UEFA 유로파 리그에 참가하는 겁니다."
"UEFA 유로파 리그?"
"예. 모두가 힘을 합치면 못할것도 없습니다. 제가 골키퍼를 할땐 한골도 내주지 않을 자신이 있습니다. 전반전의 실점만 막을수 있다면 절대로 패하진 않을겁니다."
"좋아. 네 말마따나 이번 시즌엔 대형 사고 한번 쳐 보자."
매일 전술 훈련을 하며 시즌을 대비했다. 크리스 대신에 새로운 포워드는 보강하지 않아 19번 루이스 돗티에게 기대를 걸었다. 루이스의 등록명은 돗티다. 미드 필드 선수중 같은 이름이 있어서다.
2018년 러시아 월드컵은 프랑스가 크로아티아를 물리치고 우승했다. 월드컵이 끝나자 훈련에도 더욱 열을 올렸다. 특히 전술 훈련을 많이 했다. 8월 5일 이적 기간이 마감되자 떠난 선수 남은 선수가 확실해졌다.
크리스는 이미 이적한다고 알고 있었지만 놀랍게도 미드 필드인 7번 지레가 이적해 버렸다. 팀의 리베로 역할을 하던 지레였다. 팀의 중심 선수가 이적한 관계로 팀 전술에도 큰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전술 변화는 불가피했다.
"우(Woo)! 너 밖에 없다."
"음, 알겠습니다."
하는 수 없이 지레 역활을 자신이 하게 되었다. 후반전에는 다른 누군가가 해야 한다. 8월 5일 일요일 드디어 2018-2019 시즌이 시작되었다. 올해 목표는 3부 리그로의 승격과 UEFA 유로파 리그 출전이다. 고작 4부 리그에 속한 체스터 필드가 UEFA 유로파 리그를 목표로 한다고 누군가에게 말한다면 백이면 백 비웃음을 살것이다.
체스트 필드 FC의 메인 스폰서는 아식스사(社)가 되었다. 유니폼과 슈즈도 제공한다는 옵션으로 2년 계약이다. 그 때문에 첼시에 지점을 두고 있는 지점장이 직접 찾아와 선수들과 사진을 찍고 조촐한 파티까지 했었다.
"아메미야 선수!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확실하게 보답해 드리겠습니다. 올해는 목표를 크게 잡은 상태입니다. 절대로 후회하지 않을겁니다."
지점장에게 자신있게 선언한 상태다. 축구는 자신 혼자만 하는게 아니지만 모두 상위 리그로의 승격을 꿈꾼다. 상위 리그로 올라 갈수록 주급이 상승되는 것은 물론 다른 클럽으로의 이적 제안도 들어 오게 될것이다. 프로는 성적이 최우선이다. 성적이 따라 주면 부수적으로 금전도 따라 오게 된다.
시즌 개막은 홈인 B2 넷 스타디움에서 1라운드가 시작되었다, 선수 소개에 스타디움을 가득 메운 관중들이 우뢰와 같은 함성을 쏟아 내며 박수 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4부 리그에 속한 팀을 이렇게 열광적으로 응원하는 팬들이 고마웠다.
"와아아아~!!!"
짝짝짝짝!!!
"체스터!! 체스터!! 체스터!!"
관중들의 응원이 계속되는 가운데 체스터의 선축으로 시합이 시작되었다. 미드 필드로 선발 출전한 강우다. 리베로 역활을 하는 강우는 센터 서클 중앙 뒷부분에 자리잡았다.
삐이익!!
주심의 시합 개시 선언 휘슬과 함께 크리스티안이 센터 서클 뒷부분으로 패스한 볼을 가볍게 달려 가며 그대로 때렸다. 팬들을 깜짝 놀라게 해 줄 생각이다. 1라운드 상대는 스윈든 타운 FC(Swindon Town Football Club)다. 작년 시즌에는 9위의 성적이었다.
꽝!
센터 서클 중앙 뒤에서 날린 볼은 마치 볼이 폭발하는 듯한 소리가 들려 오며 쭉쭉 뻗어 나갔다. 엄청난 장거리 슛이었다.
"우와아아아!!!!"
관중들의 놀란 외침과 함께 골문 오른쪽으로 날아 가는 볼을 향해 스윈든 골키퍼가 펀칭을 시도할려는듯 양주먹을 내밀고 있었다. 만약 양손으로 잡을려고 했다면 그대로 뒤쪽으로 빠져 나갔을것이다.
꽝!!
펀칭하는 골키퍼의 몸이 뒤쪽으로 밀리며 볼은 페널티 에어리어 바깥쪽으로 튕겨져 나왔다. 당연히 볼은 스윈든이 잡은 상태다. 아직 체스터 선수들은 센터 서클을 부근에 있는 중이었다. 만약 골인이 되었다면 최단 시간 골이 되었을것이다.
현재의 최단 시간 골 기록은 우루과이 리그에서 터진 2.5초다. 볼을 잡은 스윈든은 중앙쪽으로 패스하며 오른쪽 외곽으로 볼을 돌리며 치고 나갔지만 미드 필드인 25번 루이스가 볼을 빼았았다. 볼을 잡은 루이스는 즉시 자신쪽으로 패스했다.
펑!
공격을 할려고 센터 라인을 넘어 서던 스윈든 선수들이었다. 수비수 한명과 같이 있는 레프트 윙인 크리스티안 앞쪽으로 즉시 롱 패스를 했다. 수비수를 따돌리면 골키퍼와 일대 일 상황이 될것이다. 하지만 골키퍼가 뛰어 나와 한발 먼저 클리어 해 버렸다.
"Square!!"
툭!
헤딩된 볼을 잡은 미드 필드인 8번 죠단에게 즉시 옆으로 패스하라고 소리쳤다. 죠단은 망설임이 없었다. 패스한 볼을 오른발로 강하게 걷어 찼다.
꽝!
스윈든 골키퍼는 뒷걸음질을 치며 골문쪽으로 돌아 가고 있는 중이다. 찬 볼의 방향이 좋지 않았다. 골키퍼 정면으로 날아 가고 있었다. 이번에도 골키퍼는 양손으로는 잡지 않고 펀칭을 할려고 양주먹을 내밀었다.
펑!
펀칭한 골은 공중으로는 뜨지 않고 아래쪽 앞쪽으로 떨어져 굴러 갔다. 즉시 크리스티안과 수비수 한명이 볼을 향해 달려 갔다. 뒤쪽으로 몸이 기울어진 골키퍼는 볼과의 거리는 멀지 않았지만 달려 가기에는 애매한 위치였다. 그 자리에서 자세를 낮추고 있을때 볼을 먼저 잡은 크리스티안이 툭 차 올렸다. 골문은 텅 비어 있는 상태다. 골키퍼 위쪽을 훌쩍 넘어간 볼은 골문안으로 굴러 들어 갔다.
"우와아아아!!"
스타디움이 들썩거렸다. 시즌 첫골이 터진것이다. 전반 8분만에 터진 골로 인해 기분 좋은 시즌 출발이 예고되었다. 검정 바탕에 청색 가로선이 층층이 새겨져 있는 유니폼을 입은 스윈든 선수들의 표정은 굳어 있었다.
첫골이 터지자 강우는 적극적으로 수비에 가담하면서 활발하게 움직였다. 가장 운동량이 많은 강우다. 스윈든도 공세로 나왔지만 번번히 수비에 막혀 전반은 중거리 슈팅 단한개뿐이었다. 반면 체스터는 6개의 슈팅을 날렸지만 더이상 골은 나오지 않았다. 후반전은 작년 시즌처럼 강우는 골키퍼로 나섰다.
"우(Woo)!! 부탁한다."
관중석에서 큰소리가 들려 왔다. 브랜든 일행들이었다. 올해도 1라운드부터 응원을 하고 있었다. 한손을 들어 답례를 해 주었다.
"마셀! 제로메! 아드리안! 윽지로 막을 생각은 하지마. 카드를 받지 않을 정도로 파울로 저지해. 페널티 킥을 주어도 상관없어."
수비수 세명에게 지시를 하고는 골문앞 정중앙에 자리 잡았다. 주심의 휘슬과 함께 스윈든의 공격으로 후반전이 시작되었다. 자신의 포지션이던 리베로는 미드 필드인 25번 루이스가 맡았다.
센터 서클 부근에는 크리스의 포지션이었던 라이트 윙에는 돗티가 자리하고 왼쪽에는 크리스티안, 중앙에는 미드 필드인 15번 죠이가 자리했다. 그 세명은 체스터 진영으로는 내려 오지 않는다.
체스터는 역습의 기회를 노렸으며 스윈든은 패스를 주고 받으며 적극적으로 공격을 해 왔다. 체스터 진영안에는 7명이 수비를 하는 탓으로 체력 부담이 클것이지만 슈팅을 하게끔 놔두라고 느슨하게 방어했다. 강우가 어떤 슈팅이던 막아 버린다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어 일부러 중거리 슈팅을 유도하는 것이었다.
삐익!
지금도 페널티 에어리어 왼쪽 외곽 지점에서 파울이 선언되었다. 패스를 받은 스윈든 선수가 옆으로 볼을 차고 달려 나갈려고 할때 볼을 향해 뻗은 발이 상대의 발에 걸려 버린것이다. 스윈든으로써는 절호의 찬스를 잡았다고 생각할것이다. 체스터는 주심이 스프레이 표시한 곳에 두명이 벽을 세웠다.
페널티 에어리어 안으로 들어 와 있는 선수는 체스터는 8명, 스윈든은 6명이었다. 센터 서클쪽에 각각 세명씩 자리 하고 있는 탓이다. 체스터는 두명이 벽을 만들고 있는 탓으로 스윈든 선수 한명이 프리 상태다. 프리인 선수는 페널티 에어리어 왼쪽에서 중앙쪽으로 치우친 곳에 자리했다. 주심이 휘슬을 불자 천천히 달려 온 키커는 직접 슈팅을 때리진 않고 프리인 선수쪽으로 패스를 선택했다.
펑!
완전 프리 상태인 8번 선수는 왼발로 강하게 찼다. 수비벽이 있는 오른쪽으로 대각선으로 날아 오는 볼은 오른쪽 골문을 노리고 있었다. 중앙에 자리 잡고 있던 강우는 즉시 몸을 날려 양손으로 볼을 잡고는 벌떡 일어나 센터 서클 오른쪽에 있는 돗티를 향해 던졌다.
다른 골키퍼가 발로 차는 거리만큼 충분히 도달한 볼에 돗티와 수비수 한명이 헤딩을 할려고 뛰어 올랐다. 서로의 키는 비슷했다. 누가 먼저 자리 선점을 했는지에 따라 찬스의 행방이 달라 질것이다.
퉁!
아쉽게도 수비수가 먼저 헤딩을 했다. 체스터 진영으로 헤딩된 볼을 향해 페널티 에어리어 안에 있던 선수들이 일제히 달려 나갔다.
툭!
다행히 16번 카리에가 먼저 달려가 크리스티안이 있는 앞쪽으로 볼을 찼다. 수비수와 크리스티안이 동시에 달려 갔다. 볼은 잡은 선수는 크리스티안이다. 수비수가 필사적으로 슬라이딩을 했다.
"아악!"
삐이익!
바닥을 뒹근 크리스티안이 비명을 지르는 것과 동시에 주심이 파울을 선언하며 옐로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번엔 반대로 체스터가 페널티 에어리어 외곽 왼쪽 지점에서 프리킥을 얻었다. 키커는 15번 죠이다. 수비수 벽은 3명으로 주심의 휘슬 소리와 함께 달려간 죠이는 골대 오른쪽을 향해 감아 찼다.
텅!
아쉽게도 골대를 맞고 튕겨져 나왔다. 양팀 선수들로 북적거리는 골 에어리어안에서 볼 다툼이 벌어졌다.
"와아아아!!!"
자살골이 터졌다. 스윈든 선수가 걷어 낸 볼이 동료 몸에 맞고 골문안으로 들어가 버린 것이다. 비록 체스터 선수가 넣은 골은 아니지만 골은 골이다. 2-0! 양팀 모두 더이상은 골은 터지지 않은채 시합 종료 휘슬이 스타디움에 길게 울려 퍼졌다.
삐이이이익!!!!
개막전을 승리해 관중들이나 선수들의 얼굴도 모두 밝았다. 양손을 높게 들어 박수를 치며 승리를 자축했다. 개막전 승리를 시작으로 2차전인 8월 12일 시합도 1-0으로 승리했다. 기분 좋은 출발을 보인 체스터 필드다.
8월 15일 부터 시작되는 EFL 컵(EFL Cup) 출전으로 인해 북서부에 위치하는 랭커셔(Lancashire)에 도착했다. EFL 컵은 풋볼 리그 컵으로 메인 스폰서가 태국의 에너지 드링크 메이커인 카라바오(Carabao)인 탓으로 달리 카라바오 컵이라고도 불리운다.
EFL 컵은 프리미머 리그 & 풋볼 리그에 속해 있는 92개팀이 참가한다. 우승팀에게는 다음 시즌의 UEFA 유로파 리그 출전권이 부여된다. 챔피온 쉽(2부) 22팀, 리그 1(3부) 24팀, 리그 2(4부) 24팀의 총 70팀은 1차전부터 경기에 나서며 2차전은 1차전에 승리한 35팀을 포함한 UEFA 챔피온즈 리그 & UEFA 유로파 리그에 참가 자격이 없는 프리미어 리그 13팀과 챔피온 쉽 2팀의 총50개팀이 참가한다.
3차전은 2차전에 승리한 25팀과 UEFA 챔피온즈 리그 & UEFA 유로파 리그에 참가하는 프리미어 리그의 7팀의 총32개팀이 참가한다. 4차전인 16강, 5차전인 8강까지는 단판 승부이지만 6차전인 준결승은 홈 & 어웨이 방식이다.
7차전인 결승전은 단판 승부다. 1~5차전까지는 무승부일 경우 연장및 PK전으로 승부를 결정한다. 1차전의 조 추첨은 6월달에 이미 끝난 상태로 체스터의 1차전 상대는 플릿우드 타운 FC (Fleetwood Town Football Club)라는 리그 1에 속한 팀이다. 체스터는 작년에는 1차전에서 탈락했다. 오늘 시합은 어웨이 게임으로 힘든 경기로 예상되었다.
삐이이익!!
주심의 휘슬로 체스터의 선축으로 EFL 컵 1차전이 시작되었다. 강우는 전반전부터 골키퍼로 출전했다.
- 작가의말
다음화에 이어 집니다^^
Comment '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