텟펜(TEPPEN)

25화. 정식 입문(1)

25화.

공원 벤치에서 중년인이 자신의 훈련 모습을 힐끗거려 신경이 쓰였지만 무시했다. 마와시를 착용하고 도효 위로 올라 가면 수많은 사람들이 지켜 볼것이다. 익숙해질 필요가 있었다.

"후우~!!"

훈련을 마치고 몸을 풀고 있을때 지켜 보던 중년인이 다가 왔다. 자신에게 관심이 있어 보였다. 덩치로 볼때 다른 스모 베야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되었다. 스카우트를 할려고 접근한건 아니었다.

"요시다 소이치로(吉田宗一郎)라고 한다."

"아메이야 신야(雨宮真也)입니다. 무슨 일이죠?"

"아, 난 스미다 쿠야쿠쇼(墨田区役所)에 근무하고 있어. 구민(区民) 홍보지를 만들고 있는데 자넬 보고는 홍보지에 올리고 싶어서 말을 건거야."

구민 홍보지는 매달 구민(区民)들에게 배포하는 구민 신문이다. 여러 행사와 정보를 알려 주는 반상회보같은 종류로 집집마다 매달 돌려 가면서 보거나 전철역 입구나 큰슈퍼 앞에 놓아 두어 누구나 가져 갈수있다.

그런 홍보지에 자신을 취재해 올린다는 말에 허락할수 밖에 없었다. 이미 방송용 촬영을 하고 있는 중이다. 방송에 나간다면 자신의 모습이 여러 사람들에게 알려 질것이다. 아오키상의 내 보내는 영상과 자신의 말이 중복되지 않게끔 조율해야 한다. 아오키상의 전화 번호를 가르켜 주며 어떤 사이인지도 설명해 주었다. 서로 의논해 언제든지 취재를 해도 된다고 말해 주고는 아오마츠엔으로 돌아 갔다.

12월 말경엔 겨울 방학이 시작된다. 겨우 2주일정도의 겨울 방학으로 내년 1월초에 3학기가 시작된다. 3학기가 시작되는 학교엔 더이상 가지 않아도 된다. 정식으로 나루토 베야에 입문하기 때문이다.

원장 선생님과 담임 선생님, 그리고 아메미야가 참석한 3자(者) 면담 진로 결정에서 스모 베야에 입문하게 되었다는걸 말해 주어 고등 학교 진학은 하지 않아도 되었다. 3학기때에 등교하지 않아도 졸업장은 준다고 허락까지 받아 놓은 상태였다.

겨울 방학이 끝난 1월초 나루토 오야카타가 마중을 왔다. 오늘은 아오마츠엔을 나가는 일이다. 원생들은 이미 자신이 나루토 베야에 입문한다는 걸 모두가 알고 있었다.

"오야카타! 신야를 잘 부탁드립니다."

"걱정 마십시요. 스스로가 잘 할겁니다."

"신야! 몸 상하지 않게끔 조심하거라."

"예. 가끔씩 찾아 올께요."

모두와 인사를 하고는 나투로 오야카타를 따라 갔다. 원생들과는 몇몇을 제외하곤 그렇게 친하진 않았지만 자신이 성공한 모습을 보여 줘야 저 애들도 힘이 날것이다.

"어서 오너라. 이제야 한식구가 되었구나."

"오카미상! 잘 부탁드립니다."

"오히려 내가 잘 부탁한다."

선배들도 모두 반겨 주었다. 정식으로 입문한 덕이다. 그렇다고 해서 아직 스모토리가 된건 아니다. 스모 협회에 등록이 되어야 정식으로 스모토리가 되는 것이다. 이곳에서 막내가 되었지만 다른 스모베야에 비해 편하다는건 이미 알고 있었다.

1월달엔 1월 바쇼(場所)인 하츠 바쇼(初場所)가 개최된다. 11월 바쇼의 성적에 따라 1월 바쇼의 반즈케효(番付表)가 이미 발표된 상태다. 토라키오상은 산단메(三段目) 동(東) 83마이메(枚目)까지 올라간 상태로 사토상은 죠니단(序二段) 서(西) 25마이메(枚目) 위치였다.

혼마상과 고바야시상도 죠니단 동(東) 67마이메(枚目)와 96마이메(枚目)였다. 료카미산(両神山)에서 고생한 토라키오상은 큰효과를 보고 있었지만 사토상은 실수로 인해 한단계 상승하지 못한채 제자리 걸음이었다. 이번 1월 바쇼에 5승이상을 하면 토라키오상이 있는 산단메(三段目)로 올라 갈 위치다.

혼마상과 고바야시상은 더 분발을 해야 한다. 많은 스모토리들이 죠니단에서 벗어 나지 못한채 은퇴를 하는 세계다. 어떤 스모 베야에는 30대 후반의 나이로 죠니단에 머물고 있는 스모토리도 있을 정도다.

사회성이 전혀 없는 스모토리들이 은퇴를 한후에 직장을 찾기가 쉬운 일이 아니다. 큰몸집인 탓으로 움직임이 둔하고 공부와는 담을 쌓은 자들이다. 벌어 놓은 돈도 없어 알바를 할수 밖에 없는 처지로 살집을 구할 자금도 없어 스모 베야에 눌러 앉은 경우도 간혹 있다고 한다.

본격적인 스모 베야 생활이 시작되었다. 이젠 짱코를 만드는 식사 당번도 해야 하며 청소까지 해야 한다. 1월 바쇼가 목전인 탓으로 긴장된 분위기 속에서 훈련에 열을 올리는 선배들이다.

선배들 모두가 카치코시를 할수 있게끔 훈련을 도와 주었다. 토라키오상의 눈빛은 날카롭게 변한 상태다. 사토상은 원래되로 돌아 온듯 했지만 도효위로 올라 가면 그럭저럭 날카롭게 변하고 있었다. 스모 베야에서의 훈련은 정해져 있다.

아침 6시에 기상해 간단한 체조로 굳은 몸을 풀고 마와시를 착용한다. 도효로 이동해 다시 팔 굽혀 펴기등을 하며 다시 몸을 푼후 시코(四股)를 밟은 것으로 아침 훈련을 시작한다. 훈련은 다리 째기를 한후 모우시아이(申し合い), 산반케이코(三番稽古), 부츠카리 케이코(ぶつかり稽古), 미토리 케이코(見取稽古)를 하는 식이다.

모우시아이 케이코(申し合い)는 가장 일반적인 훈련으로 두명이 도효 위로 올라가 승부가 날때까지 실전 대결을 한후 도효 주변에서 개인 훈련을 하며 지켜 보는 스모토리들이 패배한 자를 대신해 자신이 대결한다고 손을 든다. 도효 위에서 승리한 자가 손을 든 자들중에 한명을 지목해 그 자와 대결한다. 이긴 자는 다른 자를 지목해 계속 대결하는 방식이다.

산반 케이코(三番稽古)는 도효위로 올라간 두명이 승패에 상관없이 몇번이나 계속 대결을 하는 것을 말한다. 또한 부츠카리 케이코(ぶつかり稽古)는 보통 스모 훈련 마지막에 행하는 훈련으로 받아 주는 역활인 자가 도효 중앙어림에서 양팔을 벌린채 한쪽 다리를 앞쪽으로 내밀어 부딪혀 밀어 내 보라는 식으로 가슴을 훤하게 드러내 보인다.

도효 밖으로 밀어 내는 자는 머리를 가슴에 맞댄채 엄지 손가락을 가슴에 대고 다른 네손가락은 겨드랑이쪽으로 끼워 힘껏 도효 밖으로 밀어 낸다. 버티고 있는 자를 밀어 내기는 쉽지 않지만 받아 주는 역활인 자가 일부러 주르르 뒤쪽으로 밀러나 준다.

수십번을 똑같이 반복하며 밀어 내는 자가 힘이 빠졌을땐 뒷목을 잡아 바닥으로 쓰러 뜨린다. 바닥을 구르며 낙법 훈련을 하는 것과 동시에 바닥에서 일으켜 세워 뒷목을 잡고는 강제로 스리아시(すり足)를 시키며 도효 주변의 타와라(俵) 둘레를 빙빙 돌면서 힘을 내라고 재촉한다.

스모 훈련중 가장 가혹한 훈련으로 언제 끝낼지는 받아 주는 역활이 결정한다. 부츠카리 케이코(ぶつかり稽古)는 일명 카와이가리(可愛がり)라고도 부른다. 일반인이 본다면 눈쌀을 찌뿌릴정도로 혹독한 훈련이다.

밀어 내는 자는 땀범벅, 흙범벅으로 가쁜 숨을 몰아 쉬며 바닥에 드러 누워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극도로 지친 모습을 보인다. 이지메(いじめ)를 방불케할 정도로 맘에 들지 않는 자는 일부러 부츠카리 케이코(ぶつかり稽古)를 시키기도 하는 탓으로 스모토리들에게 있어 공포의 훈련으로 인식되어 있다.

미토리 케이코(見取稽古)는 도효위에서 훈련하는 모습을 도효 밖에서 지켜 보며 장단점을 분석해 흡수하는 훈련이다.

"헉헉헉!"

부츠카리 케이코(ぶつかり稽古)로 인해 사토상이 가쁜 숨을 몰아 쉬고 있었다. 1월 바쇼에서 5승이상의 승수를 올리면 산다메로 승급할수 있는 위치에 있는 탓으로 혹독한 훈련을 하는 중이다.

도효 밖에서 다리를 쭉 벌린채 지켜 보는 아메미야는 사토상은 다리 힘을 더 키워야 할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큰몸집의 중심을 잡기 위해선 다리 힘은 필수였다. 특별한 게타(下駄.나막신)를 신고 마보를 매일 하는 수 밖에 없어 보였다.

모든 훈련이 끝나기 전 고바야시상이 목욕하러 가자고 했다. 다른 선배들보다 먼저 목욕을 한후 짱코를 만드는 법을 가르켜 준다고 했다. 훈련을 마치면 곧바로 식사를 할수 있게끔 짱코 당번은 일찍 훈련을 끝낸다. 칼 쓰는 법은 누구 보다도 자신있지만 음식을 만드는 건 본적이 없었다. 노숙을 할때 잡아 온 토끼나 멧돼지를 해체해 구워 먹는 정도였다.

타탁.

처음엔 어슬픈 칼질이었다. 무를 썰고 고기를 썰어 큰냄비에 넣고는 버섯이나 파등 각종 야채를 썰어 넣고 끓였다. 짱코는 잡탕이다. 반드시 고기가 들어 가며 많은 야채가 들어가 한꺼번에 고기와 야채를 먹을수 있는 요리다.

짱코가 어떤 요리라고 정의를 내릴순 없다. 스모 베야마다 짱코는 맛이나 들어 가는 재료가 모두 다르다. 특별히 무얼 넣어야 한다는 규칙도 없는 잡탕 냄비국이다. 오야카타가 불가리아 출신인 덕으로 끼니때마다 요구르트 요리를 만든다.

냉장고안에 요구르트가 한가득 채워져 있다. 짱코외에 밑반찬까지 몇종류를 만들어 짱코가 완성되었을쯤엔 선배들이 훈련을 마치고 목욕까지 끝낸 상태다. 마루위에 풍성한 식사가 준비 되었다.

밥은 얼마든지 먹어도 된다. 선배들은 할당량인 다섯 공기를 먹어야 한다. 몸이 작은 혼마상은 낑낑대며 밥을 쑤셔 넣고 있었다. 토라키오상도 처음엔 힘들었다고 했지만 지금은 130kg이 넘어 가는 체중으로 불어난 상태다. 선배들중 혼마상이 가장 체중이 적은 상태다.

"아메미야, 넌 체중을 불리지 않을꺼냐?"

"일년만 기다려 주십시요."

은근히 체중을 늘리라고 식사때마다 종용하는 오야카타였다. 체중이 무거울수록 마와시를 잡혔을때 상대방이 들어 올릴수 없기 때문이다. 체중은 제각각 장단점이 있다. 몸무게가 무거울수록 상대방에게 밀리지 않으며 들어 올라 가지 않지만 움직임이 둔해 지며 무릎 부상등 잔부상에 시달리게 된다.

대부분 몸집이 큰 스모토리들은 무릎에 서포터라는 고무 붕대를 감고 있다. 그만큼 무릎 부상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부상을 입으면 스스로의 스모를 할수 없게 된다. 체중을 늘리는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스모 베야에서 멀지 않은 고쿠기칸(国技館)에서 벌어 지는 1월 바쇼가 시작되었다. 쥬료(十両) 아래 지위의 스모토리(相撲取り)들은 모두 15일간의 일정중 7일동안 하루에 한번씩 총 7경기를 한다.

첫날은 이틀전에 대전 상대가 발표되며 다음날부터는 전날에 발표되어 몇번째에 대결하는것까지 발표가 된다. 자신이 대결하는 시간대에 맞추어 경기장에 도착하면 된다. 마에즈모(前相撲)라는 신체 검사에 합격한 스모에 첫입문한 자들이 먼저 대결을 하고 가장 아래 지위순으로 점차로 대결해 간다.

아침 8시 30분경부터 시작해 오후 6시경에 그날의 스모 경기가 끝난다. 아침 시간대엔 관중이 거의 없어 썰렁한 분위기속에서 경기에 임한다. 선배들과 함께 아침 9시경에 출발했다.

마에즈모(前相撲)가 끝나면 죠노구치(序の口) 지위에 있는 스모토리(相撲取り)들이 대결을 한후 토라키오상을 제외한 죠니단(序二段)에 속해 있는 세명의 선배들이 점차로 도효(土俵)로 올라간다.

죠니단(序二段)의 대결이 끝나면 토라키오상이 속해 있는 산단메(三段目) 경기가 시작된다. 산단메 다음은 마쿠시타(幕下), 쥬료(十両), 마쿠우치(幕内)순이다. 마쿠우치에 속해 있는 선수들이 가장 최상위 지위의 스모토리(相撲取り)들이다.

쥬료(十両) 이상의 스모토리들은 특별히 세키토리(関取)라고 부르며 15일동안 15번의 경기를 한다. 세키토리들이 입을수 있는 복장과 신발 또한 차별을 두어 일반적으로 스모 선수라고 말할땐 세키토리들을 칭하는 것이며 세키토리 이하의 스모토리들은 리키시 양성원(力士養成員)이라고 불리워진다.

세키토리들과 그 아래의 리키시 양성원들의 복장 또한 전혀 다르다. 죠노구치(序の口)와 죠니단(序二段) 지위의 스모토리들은 다비(足袋.일본 버선)에 게타(下駄.나막신)를 신고 폴리에스테르로 되어 있는 넓은 오비(帯.허리띠)로 허부 부분을 묶는 스타일이다.

11월, 1월, 3월 바쇼에는 기모노(着物)를 입을수 있으며 5월, 7월, 9월 바쇼에는 유카타(浴衣)를 입는다. 산단메(三段目)로 승급하면 에나멜 재질의 셋타(雪駄)라고 불리우는 게타와 모양이 같은 슬리퍼를 신을수 있다.

또한 공식 석상에 나갈때에는 기모노위에 하오리(羽織)라는 짧은 겉옷도 걸칠수 있게 된다. 우선 스모 세계에 입문하면 첫목표가 셋타를 신을수 있도록 목표를 정한다. 산단메에서 마쿠시타(幕下)로 승급하면 겐죠(献上柄) 색깔로 된 하카타 오비(博多帯.하카타 지역에서 생산되는 허리띠)를 맬수 있으며 비가 올땐 반가사(番傘)라는 종이 재질로 만든 우산도 쓸수 있고 겨울철엔 기모노위에 외투를 걸칠수도 있게 된다.

마쿠시타에서 승급해 세키토리라고 불리우는 쥬료(十両)이상으로 승급하면 몬츠키하카마(紋付き袴)라는 스모 일문의 문양이 들어 있는 기모노를 입을수 있으며 신발 또한 다타미(畳) 재질의 셋타를 신을수 있다.

비나 눈이 오는 날엔 셋타에 커버를 걸칠수도 있게 되며 본 경기가 열리는 경기장으로는 하오리 하카마(羽織袴) 복장으로 택시나 자동차를 타고 갈수 있다. 쥬료이하의 스모토리들은 전철을 이용하거나 걸어서 가야 한다.

작가의말

마쿠시타 이하 선수들은 비가 오더라도 우산을 쓸수 없습니다. 수건같은것을 머리에 뒤집어 쓰고 비를 피할수 밖에 없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올립니다^^ 

[OLDBOY]

잘 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