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화. 감시꾼
74화.
스모는 이미 외국인들이 장악한 것이나 마찮가지다. 특히, 몽골인 선수들이 거의 장악한 상태다. 앞으로는 외국인 선수들이 은퇴를 해도 외국 국적 상태로 토시요리 메이세키(年寄名跡), 흔히 말하는 토시요리카부(年寄株)나 오야카타카부(親方株)를 보유할수 있도록 제도를 바꾸는 일이다.
현재 스모베야를 창설하기 위해서는 오야카타카부(親方株)를 보유해야 한다. 일본 국적을 가진 요건에 맞는 자들만 보유할수 있다는 규정으로 요코즈나(横綱) 혹은 오오제키(大関) 경험자, 산야쿠(三役)인 세키와케(関脇), 고무스비(小結) 지위로 25바쇼(場所)이상 경험자, 마쿠우치(幕内) 통산 60바쇼(場所) 이상 재직자에 한해 오야카타카부(親方株)를 부여받을수 있다.
이런 조건에 부합되는 선수가 있더라도 일본 국적을 가진 선수들에게만 해당된다. 때문에 조건에 부합되는 외국인 선수는 일본인으로 귀화해야 된다. 또한 스모 베야를 창설하진 못하더라도 오야카타카부(親方株)만 보유할수 있는 일반적인 조건은 최고 지위가 고무스비(小結) 이상, 마쿠우치(幕内) 재위 20바쇼(場所) 이상, 쥬료(十両)이상 재위 30바쇼(場所) 이상인 선수에 한해서다.
이런 일반적인 조건에 부합되는 선수는 스모 베야를 보유하고 있는 오야카타가 은퇴를 하거나 스모 베야를 양도받을수 있으면 스모 베야를 운영하는 오야카타(親方)가 될수 있다.
또한 스모 베야를 계승할수 있는 조건도 존재한다. 마쿠우치(幕内) 재위 12바쇼(場所) 이상, 쥬료(十両)이상 재위 20바쇼(場所)이상이었던 자는 스모 베야를 운영하고 있는 오야카타에게 스모 베야를 물려 받을수 있다.
현역 선수가 위의 조건에 부합되는 자격으로 은퇴를 하면 토시요리(年寄) 자격 심사 위원회에 토시요리 습명(襲名) 자격 신청을 한다. 토시요리 자격 심사 위원회의 과반수의 찬성을 획득하면 스모 협회 이사회에서 최종 승인을 얻어 토시요리(年寄) 자격, 즉 오야타카카부(親方株)를 보유할수 있게 된다. 이런식으로 오야타카카부(親方株)를 보유한 사람이 나루토 오야카타다.
현재 오야카타카부(親方株)를 보유하고 있는 오야카타는 104명이다. 그중 스모 베야를 운영하고 있는 오야카타는 36명으로 새롭게 창설해도 되는 조건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일부러 만들지 않는 오야카타도 있다. 스모 베야 운영은 쉽지 않는 일이다.
스모 베야를 운영하지 않더라도 오야카타카부(親方株)만 보유하고 있으면 매달 스모 협회에서 78만엔의 월급을 받으며 연2회 상여금으로 156만엔, 근속 연수에 따라 수당이라는 명목으로 연간 6~24만엔, 바쇼(場所) 수당 연 3회 20만엔, 오야타카카부(親方株) 취득 보상 명목조로 매달 5만엔, 심판 수당으로 바쇼당 5만엔을 합치면 연간 1200만엔(약1억 2천만원) 정도의 수입을 올릴수 있어 65세 정년 퇴직때까지 안락한 삶을 영위할수 있게 된다.
스모 베야를 운영하는 오야카타는 위의 수입에서 선수 양성비, 스모 베야 유지비, 훈련장인 도효 유지비, 세키토리 이상의 지위에 따른 제자 양성 장려금을 받는다. 또한 TV나 인터넷 중계 해설이나 어떤 행사에 초대를 받아 부수입을 올릴수 있으며 후원자들이 금전적으로 기부해 주기도 한다. 때문에 오야타카카부(親方株)를 보유하기 위해 정년 퇴직 직전의 오야카타에게 금전으로 오야타카카부(親方株)를 구입하는 일도 흔하다. 보통 1억~2억엔정도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
"나루토류는 더이상 적대하지 않아도 된다. 대신 외국인 선수들이 어떤 처지에 있는지 알려 주어야 한다."
"그렇게 지시해 놓겠습니다."
***
"아오키상! 녹음기를 하나 구해 주십시요."
작년의 11월 바쇼때 요코즈나로 승급되지 못한 탓으로 아오키상이 계속 밀착 촬영을 하게 되었다. 교통 사고때 큰부상없이 다음날 바로 퇴원해 지금까지 후유증도 없다고 했다.
"녹음기는 왜?"
"놀라지 마시고 들어 주십시요."
아오키상에게 자신이 감시 당하고 있다는 것을 말해 주며 감시하는 놈들이 어디에 있는지도 설명해 주었다.
"정말이냐?"
"예. 아직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은 겁니다. 아오키상도 놈들이 있는 곳으로는 시선을 주지 마십시요. 놈들이 들켰다는 것을 알면 다른 곳으로 이동해서 감시할겁니다. 놈들이 감시하고 있었다는 증거를 잡기 위해 놈들 대화를 녹음할려고 합니다."
"잠깐만 기다려. 녹음기는 차안에 있어."
아오키상은 녹음과 놈들 얼굴 사진까지 찍는게 좋다고 했다. 들키지 않게 어떤식으로 할지 물어 왔지만 비밀이라고 했다. 그날밤 옥상에서 평소와 똑같은 훈련을 하며 몇번 방을 들락거리며 운동 기구를 옥상으로 들고 와 운동했다.
"크으!"
축골공은 여전히 고통스러웠다. 선배들은 모두 수혈을 짚어 깨어나지 못하게끔 조치해 놓았다.
드르륵.
선배들 방 창문을 열고 훌쩍 뛰어 내렸다. 암영보(暗影步)를 시전해 놈들이 있는 건물쪽으로 스며 들었다. 놈들이 감시하는 건물과는 불과 50미터정도 밖에 되지 않은 거리다.
사사삭.
벽호공을 시전해 거미가 벽을 타고 올라 가듯 소리없이 옥상 아래 부분에 도착해 가져 온 녹음기를 붙였다. 놈들은 위쪽에 있는 상태로 아래쪽을 바라 보지 않는한 들킬 염려는 없었다. 놈들이 어떤 대화를 하는지는 몰라도 즉시 벽을 내려와 나루토 베야로 이동했다. 아직 훈련이 끝나지 않았다는 것을 알려 주어야 한다. 그래야 놈들이 옥상에서 내려 가지 않을 것이다.
"...크윽!"
축골공과 천변 만화공을 풀고는 생수병을 한개 들고 즉시 옥상으로 올라 갔다. 물을 마시며 놈들에게 아직 훈련이 끝나지 않았다는 것을 알려 주기 위해 몸을 움직였다. 오늘은 일부러 늦은 시간까지 훈련을 했다. 놈들도 이상하게 여기진 않을 것이다.
1월 바쇼가 코앞으로 다가 온 탓으로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고 생각할것이다. 새벽 2시가 되어 훈련을 끝내고 방으로 내려가 잠시 휴식을 취한후 소등했다. 축골공과 천변만화공을 다시 시전해야 했다. 날이 밝으면 옥상 아래 부분에 붙여 놓은 녹음기가 발각될것이다. 놈들이 있는 곳으로는 새벽 3시가 되어 찾아 갔다. 잠들었다는 것을 알면 놈들도 옥상에서 이동했을 것이다.
사사삭.
역시 놈들은 옥상에 없었다. 기감에 잡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언제까지 놈들이 감시할지 모르지만 놈들의 속셈을 알아 내야 한다. 방으로 되돌아 와 회수한 녹음기를 재생했다. 처음엔 별다른 내용은 없었지만 어느 순간 충격적인 말이 들려 왔다.
- 언제봐도 지독한 놈이야. 저렇게 훈련해도 몸이 상하지 않는게 이상할 정도야.
- 저런 놈이니까 고속 출세를 한거죠. 그런데 선배, 지루하게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는 겁니까?
- 상부에서의 판단을 기다릴수 밖에 없어. 조만간 명령이 내려 올꺼다.
- 그냥 죽여 버릴까요? 어차피 죽이라는 명령이 내려 올꺼잖아요.
놈들이 감시하는 이유를 들은 아메미야는 아무렇지도 않게 죽인다는 말에 이곳도 중원 무림처럼 미친놈이 많다고 생각했다.
- 함부로 움직이지 마라. 우린 명령에 따라야 한다.
- 나루토류 놈이 순수 혈통 일본인이었다면 지금쯤 요코즈나가 되어 영웅이 되어 있었겠죠?
- 그랬을꺼다. 하지만 더러운 피가 섞여 있는 이상 절대로 요코즈나가 되는건 용납할수 없어.
더이상 녹음 내용은 듣지 않았다. 열불이 뻗쳐 계속 듣는다면 놈들을 찾아가 죽여 버릴지도 모른다. 다음날 아침 일찍 아오키상이 찾아 왔다. 녹음기를 건네 주어 어떤 내용이 녹음되어 있는지 궁금했던것이다.
"성공했어?'
아침 훈련을 끝내자 마자 곧바로 물어 왔다. 조용히 고개를 끄덕인후 방으로 안내해 녹음기를 재생해 주었다. 어제 들은 내용과 도중에 꺼 버린 다음 내용까지 모두 듣게 되었다. 아오키상은 점점 굳어져 버려 심각한 표정으로 변해 버렸다.
"PK3? 들어 본적이 있는 조직입니까?"
"아니, 처음 들어 보는 조직이야. 저런 놈들이 암약하고 있다는건 들어 본적도 없어."
PK3가 어느 소속인지 알고 있었지만 아오키상도 알고 있는지 확인했다. 방송국에서 일하고 있는 아오키상도 모르는 조직이라면 비밀스럽게 운영되고 있는게 틀림없었다, 아직 세간에 한번도 드러 난적이 없는 조직이다.
"이걸 어떻게 할꺼냐?"
"일단 놈들 사진이나 영상을 찍어야 합니다."
"너무 위험해. 언제 놈들이 행동에 나설지 몰라. 경찰에 신고하는게 좋을것 같다."
"아니요. 신고를 하면 놈들이 도주할겁니다. 그러면 음지로 숨어 들겠죠. 지금 밖에 기회가 없습니다. 아오키상은 이렇게 해 주십시요."
아오키상에게 놈들의 모습을 촬영하는 방법을 설명해 주었다. 그날 저녁 식사후 어두워지기전에 옥상으로 올라 갔다. 아오상도 함께였다. 옥상을 빙 둘러 보는척하며 놈들이 옥상에 있는지 확인했다.
"아오키상! 놈들이 이쪽을 보고 있습니다. 당황하지 말고 침착하게 놈들이 있는 방향에서 훈련을 하겠습니다. 훈련하는 모습을 촬영하는 식으로 카메라 줌으로 놈들 모습을 찍어면 됩니다. 절 찍을 필요는 없습니다."
"걱정마."
몸을 풀고는 평소와 똑같은 훈련을 했다. 놈들도 의심하진 않을것이다. 놈들도 아오키상이 밀착 촬영하고 있다는 정보는 이미 알고 있을 것이다. 정부에 속한 비밀 조직이라면 그런 정보쯤은 충분히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후우~! 오늘은 이 정도만 하죠."
"고생했다. 놈들 얼굴은 확실히 찍었다."
이미 어두워진 상태다. 방으로 내려가 영상을 확인했다. 망원경을 들고 이쪽을 바라 보던 놈들은 잠시후 망원경을 내려 놓았다. 얼굴이 확실히 찍힌 상태다.
"이제 어쩔건데?"
"혹시 모르니까 이 영상을 복사해 주십시요. 그리고 이 영상은 비밀입니다."
"정말 신고하지 않을거야?"
"신고한다고 해도 해결될 일이 아닙니다. 놈들은 아마 큰조직에 속한 놈들이 분명합니다. 놈들 조직을 송두리째 뿌리 뽑아 버려야 합니다."
위험하다며 우려는 표하는 아오키상이었지만 걱정없다며 평소대로 행동해 달라고 했다. 놈들이 언제 움직일지 모른다는 점이 유일한 걱정거리였지만 총기만 사용하지 않는다면 문제없었다. 총기를 사용한다 해도 멀리서 저격하진 않을 것이다. 폭력단이나 광팬의 우발적인 행동으로 위장한다고 해도 지근 거리에서 권총을 쏘거나 흉기를 사용해 습격할것이다.
***
드디어 내일부터 1월 바쇼가 시작된다. 놈들은 아직 움직이지 않은 상태다. 자신이 요코즈나로 승급하는것을 저지할려면 조만간 행동에 나서야 한다. 1월 바쇼가 시작되기전 자신에 관한 기사가 잡지에 실렸다. 아오키상이 잡지를 들고 와 알려 준 내용은 충격이었다. 외국인 스모 선수들을 비판하는 기사로 순수한 일본인 선수가 아니라면 외국인이나 하프 선수는 마치 적으로 간주하고 있는 내용이었다.
"기자들이 네가 순수한 일본인이 아니라고 질문을 해 올지 몰라. 대비해 두는게 좋을것 같다."
지금까지 아메미먀 신야는 순수한 일본인이라고 생각했었다. 신야는 소학교 5학년 이전 기억이 없는 탓으로 부모들이 어떤 자들이었는지도 모르는 상태다. 잡지에서는 일본인과 한국인의 하프라고 했다. 신야는 하프일지도 모르지만 실제로 신야의 몸속에 들어 온 자신은 현재로 치면 중국인이다.
만약 이 사실이 알려 진다면 어떻게 될지 궁금했지만 어느 누구도 믿지 않을 것이다. 신야의 부모들이 어떤 자들이었는지도 알아 볼 필요가 있었다. 내일부터 시합이 있는 관계로 15일간의 바쇼가 끝나면 즉시 알아 볼 생각이다. 그동안 선배들과 함께 많은 훈련을 했다. 충실한 훈련으로 선배들도 이번 바쇼는 좋은 성적이 기대되었다. 나날이 몸집은 물론 기술도 늘고 있는 선배들이었다.
료고쿠 고쿠기칸(両国 国技館) 남문(南門) 앞쪽 도로에 내려 안으로 걸어 들어 갔다. 나루토 베야에서 걸어서 가도 충분했지만 오오제키인 탓으로 걸어 간다면 많은 사람들에게 둘러 쌓이게 된다며 택시를 불러 타고 가야 했다. 아오키상의 자동차를 타고 가고 되지만 이곳에선 보는 눈이 많아 택시를 이용할수 밖에 없었다.
입구 근처에는 스마트 폰을 보관하는 천막이 있다. 스마트 폰을 맡겨 놓고 걸어 갈때 펜스로 막아 놓은 뒤쪽에 팬들이 몰려 들어 시코나를 불러 대었다. 스모 선수들이 건물안으로 들어 가는 모습을 볼려는 팬들은 항상 이런식으로 자신이 좋아 하는 선수 이름을 연호하며 열심히 하라고 외쳐댄다.
대부분 선수들은 팬들쪽을 바라 보지도 않고 건물 모퉁이까지 걸어가 왼쪽으로 돌아 간다. 시합 당일은 모두가 긴장되어 있는 상태다, 팬들과 노닥거리는 모습을 보일순 없어 일부러 표정 관리를 하며 무시하는 태도를 보인다. 모퉁이를 왼쪽으로 돌아 지하로 내려 가는 계단문을 열었다.
1월달인 한겨울이지만 문을 열자 후끈한 열기가 확 풍겨왔다. 난방을 빵빵하게 틀어 놓아 계단까지 따뜻한 것이다. 지하로 내려가 서쪽 대기실안으로 들어 갔다. 서쪽과 동쪽 대기실은 거리가 멀다. 복도로 이어져 있는 상태로 복도 옆에는 스모 기자 대기실과 요비다시(呼び出し)상 대기실, 교지(行司)상 대기실, 인터뷰실이 제각기 자리하고 있다.
- 작가의말
스모 선수들은 경기장 건물안으로 스마트 폰은 가져 갈수 없습니다. 혹시라도 승부 조작을 할지도 모르기 때문이죠.
오늘은 여기까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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