텟펜(TEPPEN)

111화. FA컵 준준결승(리버풀)

111화.

베캄 보이스 놈들에게 은밀히 의뢰를 했었다. 선수금으로 막대한 자금까지 지불한 상태지만 놈들에게 연락이 되지 않았다. 돈만 받아 먹고 튄것이라고 생각되었다. 그렇다고 누구에게 하소연 할수도 없는 상황이다. 이 일이 드러 나면 어떻게 되는지 충분히 예상되기 때문이다.

체스터 필드 FC가 EFL 컵 우승을 한탓으로 베팅 회사인 스틸러 회사에서는 10000:1이라는 막대한 배당금을 지불하는 심각한 위기에 처했다. 지불 총액은 2천만 파운드에 육박했다. 그만한 자금을 지불할 능력이 없는 스틸러로써는 파산 위기에 처한 것이다.

***

EFL 컵을 쥔 선수들이 환한 얼굴로 흥분된채 우승을 만끽했다. 방송국에서 즉석 인터뷰를 요청해 왔다. 결승골을 넣은 크리스티안에게 먼저 인터뷰를 하고 다음이 자신 차례였다.

"먼저 우승 축하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모두가 힘을 합친 결과입니다."

"시합전 맨체스터 시티 팬 어린아이에게 유니폼을 선물했습니다."

"아! 예, 어느 클럽의 팬과는 상관없이 축구 선수라면 누구든지 그렇게 했을 겁니다."

언제 방송국에서 그런 장면을 보았는지 시합 보다는 아이에게 준 유니폼이 화제가 되었다. 인터뷰엔 익숙한 편이라 편하게 질문에 답해 주었다.

"기자들의 투표로 MVP로 선출될지도 모릅니다만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결승골을 넣은 크리스티안이 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느 시합이던 결승전에서 큰활약을 한 선수가 MVP가 된다. 종합적인 평가로는 자신이 크리스티안보다 더 큰 활약을 했을것이지만 결승전이 가장 중요했다.

"FA 컵과 정규 리그, 그리고 풋볼 리그 트로피가 남아 있습니다만 어떤지요?"

"너무 많은 시합으로 모두들 지친 상태이지만 이번 EFL 컵 우승으로 할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상태입니다. 다른 시합도 최선을 다해 텟펜(TEPPEN)에 우뚝 설 생각입니다."

"텟펜이라니요?"

"정상이라는 뜻입니다."

평소라면 이런 말은 하지 않았을것이지만 오늘은 무슨 말을 하던 통용되는 날이다. 인터뷰와 시상식을 끝냈다. 클럽 오너인 허버드는 눈물까지 글썽거리며 한명 한명과 포옹하며 축하해 주었다. 시상식을 끝내자 공식 기자 회견에 참석하라고 했다. 참고로 MVP는 자신이었다.

골키퍼로써의 활약을 크게 평가해 준것이다. 크리스티안에게는 미안한 일이었지만 어쩔수 없었다. 기자 회견장에는 잭 감독과 크리스티안, 그리고 강우가 참석했다. 공식 기자 회견장에서도 비슷한 질문이 나왔지만 강우는 너무 놀라 엉덩이를 들썩였다.

아오키상이 연락도 없이 떡 하니 기자 회견장 뒤쪽에 앉아 자신과 눈이 마주치자 한손을 들어 전화하라는 흉내를 냈다. 오며 온다고 연락을 할것이지 갑자기 찾아 온 탓으로 반가운 한편 당황스럽기도 했다. 공식 기자 회견을 끝내고 로커룸으로 돌아 갔을때 전화가 걸려 왔다. 아오키상이었다. 취재로 온것이라고 했다.

"감독님! 일본 방송국에서 이곳을 취재하고 싶답니다. 제 친구가 직접 온겁니다."

"친구? 그럼 데려와."

"감사합니다."

로커룸에는 아무나 들이지 않는다. 특별히 친구라고 해서 들여 보내 준것이다. 다른 동료들에게도 양해를 구했다. 아오키상을 불러 들였다. 처음 보는 자와 함께 들어 왔다.

"나루토류상! 이노우에(井上)라고 합니다."

"반갑습니다. 이쪽은 잭 감독님입니다."

감독 이하 동료 선수들을 소개해 주었다. 아오키상은 카메라 맨답게 자기 일을 하고 있었다. 로커 룸에서 다시 인터뷰를 해야 했다. 기본적인 우승 축하 인사와 함께 본격적인 인터뷰는 곤란한 질문도 있었다.

"등록명이 우(Woo)인데 어떻게 된것인지요?"

"스모를 그만 두고 축구라는 새로운 스포츠 세계에 뛰어 들게 되었습니다. 제가 하프라는건 알고 있을 겁니다. 그래서 기존과는 다른 이름을 사용하고 싶었습니다."

"그럼 만약 대표 선수로 차출된다면 어느 국가를 선택할려는지요?"

"그건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현재는 스케줄이 꽉 찬 상태로 대표로 불러 준다고 해도 갈 여건이 되지 않습니다."

일단은 대답을 회피했다. 미래는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일이다. 아오키상에게는 일본 대표로 뛸 생각은 없다고 말해 놓은 상태다.

"축구는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는지 알려 주십시요."

"영국으로 여행을 왔을때...그렇게 된것입니다. 크리스티안! 너도 인터뷰 해."

설명하는 도중에 크리스티안이 카메라에 찍히고 싶은지 뒤에서 알짱거리고 있었다. 크리스티안도 옆에 앉아 같이 인터뷰를 했다.

"우(Woo)가 없었다면 절대로 우승할수 없었을겁니다. 언제까지 같은 팀에 있을지는 모르지만 우(Woo)가 함께 하는한 FA 컵은 물론 풋볼 리그 트로피까지 거머 쥘수 있을 겁니다. 우(Woo)! 그렇지?"

"네가 골만 넣어 준다면 우승할수 있어."

"하하하, 패스만 잘해. 얼마든지 넣어 줄테니까."

이노우에상은 다른 선수들에게도 인터뷰를 하고는 사인을 받아 갔다. 자신이 한국명으로 등록한게 마음에 들지 않는것 같았다.

"미안하다. 저 사람은 원래 그런 면이 좀 있거든."

"상관없어요. 그런데 언제까지 있을꺼에요?"

"네 연습 장면까지 찍어라고 하는데 괜찮겠냐?"

"찍어도 되요."

이노우에상은 먼저 돌아 가고 아오키상만 남아 촬영한다고 했다. 오늘 인터뷰는 이번주 토요일 늦은 밤 시간대의 축구 전용 스포츠 프로그램에 방송된다고 했다. 아오키상은 더비셔까지 따라 와야 한다.

***

"이렇게 하는 수 밖에 없습니다."

"설명해 봐."

"풋볼 리그 트로피에서 모두들 체스터 필드가 우승할것이라고 생각할겁니다. 저희들은 우승하지 못한다는 것에 걸어 방해를 하는 수 밖에 없습니다."

"베팅할 자금이 어딧다고 그러나? 당장 파산할 지경이야."

스틸러 베팅 전문 회사 CEO인 테일러는 부사장의 말에 그럴듯한 방법인 것은 인정했지만 베팅할 자금이 없는 상태다. 체스터 필드가 EFL 컵 우승으로 막대한 배당금을 지급해야 한다. 파산은 결정적이었다.

"배당금은 일시불이 아닌 분할로 지금한다고 발표하는 겁니다. 일시불로 지급할시에는 파산할수 밖에 없어 모두에게 공평하게 지급하기 위해서는 분할밖에 방법이 없다고 발표한다면 모두 이해할겁니다. 회사 평가도 올라 갈것이 틀림없습니다."

"음, 좋아, 그렇게 준비해 주게."

***

더비셔에서는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 클럽 버스를 둘러싼 팬들이 인산인해(人山人海)였다. 체스터 필드 FC 창설 이래 최고의 성적을 올린 것이다. 당분간은 정규 리그에 집중할수 있었다. FA 컵 준준결승전인 6차전은 3월 중순경이며 3부와 4부 리그들만 참가하는 풋볼 리그 트로피도 3월 중순경부터 시작된다. 다음날부터는 여러 곳을 방문해 우승 보고를 해야 했다. 시합보다 더 피곤한 일이었다.

"자아, 오늘은 가볍게 몸을 풀기만 해."

연습 그라운드에서 체스터 필드 선수 모두가 모여 훈련을 했다. 그동안 주전 멤버들은 정규 리그에 선발로의 출전이 많이 없었다. 체력적인 부담감을 줄이기 위해서였다. 강우는 골키퍼로 출전하고 싶었지만 아론이 있다며 쉬라고 했었다. 그런탓인지 패한 시합이 많이 늘어난 상태다.

3월 3일 36라운드는 크류 알렉산드라 FC(Crewe Alexandra Football Club)와의 시합이다. 체스터 필드 FC는 35라운드가 끝난 시점에 20승 8무 7패로 승점 68점의 성적으로 선두를 달리고 있었다. 그동안 저축을 많이 해 둔 상태로 근래들어 패하는 시합이 많아졌다고 해도 주전 멤버들이 출전하면 다시 승점을 쌓을수 있을 것이다.

펑!

팟!

덥석.

아오키상이 연습 장면을 촬영할수 있게끔 동료 선수들의 도움을 받아 골키퍼 훈련 장면을 찍게 했다. 골킥으로 반대편 골문으로 차 넣은 장면까지 찍고는 촬영을 끝낼수 있었다.

"역시 넌 미..아니, 괴물이야."

"지금 미친놈이라고 말할려고 했죠?"

"하하하, 미친 괴물이라고 말할려고 했어. 그런데 연습 장면 말고 일상 생활도 찍을수 있겠어?"

"음....사는 집은 곤란하고 펍으로 가죠. 가끔씩 가는 펍인데 체스터 팬들이 많거든요."

브랜든 일행들과 팬들이 항상 술을 마시고 있는 펍이라면 인터뷰도 할수 있어 좋을것 같았다. 그날 저녁 아오키상과 함께 펍안으로 들어 갔다.

"응? 우(Woo)다! 와아!! 우(Woo)!!"

문을 열고 들어 가자 곧바로 알아 본 팬들이 함성을 쏟아 내며 둘러 쌓여 버렸다. 이곳으로 올때마다 항상 이런식이다.

"자아, 모두 물러 나세요. 마스터! 일본에서 취재진이 왔는데 가게안을 촬영해도 되죠?"

"물론이다."

"아오키상! 전 절대 찍지 마세요. 일본에서는 미성년자라서 이런 술집에 들어 온것이 알려 진다면 말이 많을테니까요."

"알았다."

영어를 모르는 아오키상을 대신해 통역을 해 주며 팬들과 인터뷰를 했다. 모두들 칭찬 일색이었다.

"만약 FA 컵 결승까지 올라 간다면 취재하러 올꺼에요?"

"이번엔 윽지를 부려서 온거다. 날 보고 싶다면 더욱 높은 곳으로 올라 가면 돼."

"시커먼 남자를 뭐하러 봅니까?"

"쩝! 어째든 빨리 프리미어 리그로 올라 가라."

아오키상은 다음날 일본으로 돌아 갔다. 어떤식으로 방송으로 나갈지 궁금했다. 3월 3일의 크류 알렉산드라와의 36라운드 시합은 3-0으로 압도했다. 주전 선수들은 EFL 컵이 큰 경험이 된듯 펄펄 날아 다녔다. 두골은 더 넣을수 있는 결정적인 기회도 있었다.

3월10일 37라운드 링컨 시티 FC(Lincoln City Football Club)와의 어웨이 시합도 2-0으로 승리했다. 문제는 3월 17일 38라운드 시합과 다음날 18일의 월요일부터 시작되는 풋볼 리그 트로피 1차전, 수요일 FA 컵 준준결승전이라는 살인적인 시합 일정이 기다리고 있다.

때문에 잭 감독은 풋볼 리그 트로피는 버리기로 결정했다. 정규 리그 38라운드는 주전과 벤치 멤버를 섞어 출전시킨 결과 2-0으로 승리했으며 다음날 월요일부터 시작되는 풋볼 리그 트로피는 벤치 멤버들로 구성해 0-2로 패배해 일찌감치 1차전에 탈락했다. 수요일의 FA 컵 준준결승은 프리미어 리그에 속해 있는 리버풀 FC(Liverpool Football Club)다. 준준결승까지 올라온 팀들은 체스터 필드를 제외하면 모두 프리미어 리그에 속한 팀이다. 그탓으로 이번 FA 컵도 체스터 필드 FC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었다. EFL 컵에 이어 FA 컵도 우승할지 있을지가 최대 관심사였다.

***

"하하하! 축하드립니다."

"손도 대지 않고 코를 풀수 있었어. 체스터가 1차전에 탈락할줄은 누구도 생각지도 못했을꺼다."

"임시적인 불은 끈 상태입니다만 FA 컵에서 체스터가 또 우승한다면 이번엔 완전히 파산입니다."

스틸러 베팅 회사는 풋볼 리그 트로피에서 체스터가 우승하지 못한다는 것에 걸어 재미를 보았다. EFL 컵을 우승한 체스터가 3, 4부 리그들만 참가하는 풋볼 리그 트로피는 압도적인 우승 후보였다.

1차전에 탈락한 탓으로 쏠쏠한 재미를 본 스털리 베팅 회사였지만 만약 FA 컵에서 체스터 필드가 우승한다면 또다시 파산 위기에 처할것이다. 지금도 모든 재산을 긁어 모으고 이번에 본 재미로 겨우 파산은 면할수 있었다.

EFL 컵 배당금은 분할로 분배하기로 발표한 상태다. 배당금을 수령하는 사람들도 찬성할수 밖에 없었다. 그렇지 않다면 파산하게 된다는 것을 그들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절대로 우승해선 않돼! 이번엔 확실히 손을 쓰도록."

"알겠습니다."

***

"와아아~!!!"

FA 컵 준준결승은 체스터 필드 FC의 홈인 B2 넷 스타디움에서 시작되었다. 만여명을 수용할수 있는 관중석에 얼마나 들어 온것인지 먼 뒷쪽에선 선채로 관람하는 팬들로 입추의 여지가 없을 정도였다.

펑!

리버풀은 강적이다. EFL 컵 결승전처럼 모두가 수비를 하며 역습을 노리는 전술이었다. 골킥으로 리버풀 진영 페널티 에어리어 안으로 올라간 돗티를 향해 차 주었다. 공중볼은 리버풀 수비가 헤딩으로 걷어 냈다.

걷어 낸 볼을 향해 점프로 헤딩할려던 미드 필드인 죠단을 깔아 뭉갠 리버풀 선수의 파울이 선언되었다. 페널티 에어리어 외곽 중앙 지점의 좋은 위치였다. 키커는 죠이다. 리버풀은 5명이 나란히 벽을 세우고 있었다.

삐익!

툭!

죠이는 직접 슈팅을 때리진 않았다. 슈팅하는 시늉을 하며 왼쪽으로 패스했다. 왼쪽 뒤에서 달려 온 카리에가 슈팅을 때렸다.

펑!

텅!

"아아아~!!"

아쉽게도 오른쪽 골대를 맞고 튕겨 나오는 볼이었다. 세컨드 볼도 리버풀이 잡고 역습을 노렸다. 빠르게 앞쪽으로 롱 패스를 하며 체스터의 수비 라인이 완전히 뚫려 버렸다.

타다다닥.

리버풀의 23번 선수가 빠르게 드리블을 하며 달려 왔다. 23번 선수 뒤에는 디펜더인 4번 아드리안이 바짝 뒤쫒고 있었지만 좀처럼 따라 붙지 못한채였다. 이대로라면 자신과 일대 일 상황이 되어 버릴것이다. 골 에어리어 백선 쪽까지 걸어 나가 양팔을 벌린채 자세를 낮추었다. 페널티 에어리어 앞까지 달려 온 리버풀의 23번 선수는 툭 찼다. 볼은 자신의 키를 훌쩍 넘어 갈듯했다.

팟!

작가의말

오늘은 여기까지 올립니다^^

찾아 주신분들께 감사드립니다^^

[그저걸을뿐]

비밀댓글

비밀 댓글입니다.

[개미나라]

비밀댓글

비밀 댓글입니다.

[OLDBOY]

잘 보고 있습니다.

[개미나라]

항상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