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버즈. 17장(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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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씨 괜찮으십니까?”
말론의 물음에 라데카는 그저 고개를 끄덕일 뿐.
그 모습에 말론은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주일에 타그로스 산맥을 조사하러 다녀온 후부터 며칠 동안 방안에 틀어박혀 나오질 않았다.
그날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알고 있어 충분히 이해할 수는 있었지만, 지금은 이럴 때가 아니었다.
항상 자신감이 넘치는 모습에 당당해 보이지만 속은 무척이나 여리고 곱게 자란 귀족 가의 여식이었다. 어릴 때는 광장에서 처형당하는 죄수의 모습을 보고 며칠 동안 아무것도 먹지 못했다.
말로는 죽이네, 살리네 하지만 실제론 사람을 죽여본 적도 없고 기사들의 마상 창 시합도 무식하고 폭력적이라며 잘 보러 가지 않았다. 진짜 이유는 말에서 떨어진 기사가 목이 부러져 죽은 걸 봐서 그런 거였다.
길드의 임시 수장 직을 맡고 고문실에 가보겠다고 해서 데려갔을 때는 혼절하기도 했었다.
직접적인 공격을 받아본 적도 없었다.
그런데 이번에 암살자의 공격을 당하고 충격이 심한 것 같았다. 특히 가깝게 지내는 미네르바가 독화살에 당해 위험했던 것 때문에 더 그런 것 같았다.
마법사들은 기사들과 교육과정이 다르다.
전투를 병행할 마법사들은 따로 교육을 받지만, 라데카는 그저 일반적인 마법사의 교육을 받았다.
“말론.”
“예. 아가씨.”
“솔직히 그날. 나··· 무서웠어.”
“죄송합니다. 제가 함께 갔어야 했는데.”
“아니 말론 잘못이 아니야. 많이 생각해봤는데 아무래도 난, 이 자리에 어울리지 않는 것 같아.”
“음···.”
“할아버지께 말씀드리는 게 좋겠어. 내가 제대로 못 하니 아무것도 안 되잖아.”
“지금까지 충분히 잘해오셨습니다.”
“아니 그렇지 않다는 걸 말론이 더 잘 알잖아. 사건 터지면 잡아와라, 추적해라, 알아내라. 이런 말은 내가 아니어도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거잖아. 인정할 건 인정해야지.”
힘없이 말하는 라데카를 보고 말론이 고개를 저었다.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이전에 많은 일을 해결하셨습니다. 이번 사건은 치밀하게 계획된 것으로 보이고, 그런 준비에 비해 아직은 목적이 불분명해서 잠시 혼란스러운 것뿐입니다. 곧 전처럼···.”
“아니. 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래. 난 한 일이 없어. 뭔가 해보려고 나섰는데 그 일을 당하고 나니 무서워. 참 바보 같지? 다들 목숨 걸고 일하는데 수장이란 자가 두려움에 떨고 있다는 게.”
한심하다는 듯 자책하는 그녀를 보며 말론은 걱정스러운 눈을 하면서도 옅은 미소를 지었다.
간난 아기 때부터 보아온 아가씨다. 세상 무서운 줄 모르고 곱게만 자란 아가씨가 이제 어른이 되어가는 느낌.
하지만 중요한 순간이었다.
자칫 이런 상태에서 회복하지 못하면 자신감을 잃어버리고 주저앉을 수도 있었으니까.
“전투에서도 최고 지휘관은 직접 나서지 않습니다. 전장의 흐름을 보고 뒤에서 지휘하는 것이 그의 일입니다. 아가씨께선 지금 전투에 나선 최고 지휘관과 같습니다. 예기치 못한 기습에 잠시 주춤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다시 일어나 중심을 잡아 주실 거라 믿습니다.”
씁쓸한 표정의 라데카를 보고 말론이 다시 입을 열었다.
“굳이 앞에 나서실 필요도 그럴 이유도 없습니다. 어느 조직이든 최고 위치에 있는 이는 가벼이 움직여서는 안 됩니다. 막중한 책임감과 그 자리의 무게를 이겨내는 것도 중요합니다. 지금까지 잘 해오셨고 앞으로도 큰 흐름을 읽고 조율만 해주시면 됩니다. 나머지는 저희가 할 일입니다.”
라데카는 한동안 한숨만 내쉬다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항상 고마워 말론. 노력해 볼게. 그런데 전투가 아니라 다른 것에 비유해줬으면 더 좋았을 것 같아.”
그 말에 말론의 입가에 미소가 걸렸다.
“그는 어떻게 됐어?”
“국왕께서 무척 마음에 드신 모양입니다. 여러 사람의 도움이 있었지만, 충분히 인정받을 만한 실력입니다. 돌아오는 주일에 성인식을 겸해 기사 서임 식을 연다고 합니다.”
“아깝네. 며칠만 빨랐어도 루퍼드 경과 같은 열일곱에 기사 서임을 받는 건데. 그래도 한동안 시끄럽겠어. 엔젤언니가 무척 좋아할 만큼. 그런데···.”
말끝을 흐린 라데카가 자리에서 일어나 거울 앞에 섰다.
며칠 동안 관리를 안 해 약간 초췌해 보이는 자신의 모습에 살짝 인상을 찌푸렸다.
“성인식이라고?”
“예.”
“자작부인께서 한풀이를 하시나 보네. 이해 못 하는 것은 아니지만.”
보통 성인식은 귀족가의 자제들이나 하는 것이다.
하긴 왕궁에서 단독으로 하는 정식 서임식의 경우 평민 출신 기사에겐 꿈과 같은 일.
자작부인이 이렇게까지 적극적으로 움직일 줄은 솔직히 몰랐다. 그 많은 인맥과 재산, 가지고 있는 힘을 길리안에게 아낌없이 쏟고 있는 것.
아마 평민신분이란 것이 걸림돌이 된다면 양자로 삼아서라도 귀족으로 만들 것 같았다. 아니 어쩌면 그걸 가장 바라고 있을 수도 있었고, 서임식이 끝나고 나면 법적으론 양자가 아니어도 거의 자작부인의 양자처럼 인식될 것이다.
그를 만난 지 몇 년이 된 것도 아니고 이제 몇 개월인데 저러는 것이 신기해 보일 정도.
그러고 보면 길리안의 주변엔 좋은 사람들이 이미 많이 있었다. 딱히 튀어 보이기 위해 노력하는 것도 아니고, 언변이 좋아 사람들의 환심을 살 수 있는 것도 아닌데 짧은 시간에 많은 이들의 인정을 받았다.
사람 좀 볼 줄 안다는 이들은 전부 그를 좋게 보고 탐냈다. 하지만 정작 길리안은 사람을 보는 눈이 없어 보였다.
“말론 나 어때?”
“하하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우시지요.”
“그치? 거울도 내가 예쁘다는데. 음~ 이참에 말하는 거울 하나 만들까 봐. 거울아, 거울아 세상에서 누가 가장 아름다우니?”
그러면서 자신의 모습을 계속 비춰봤다.
거울한테 물어봐도 당연히 “레이디 라데카 양입니다.” 라고 대답할 텐데, “미네르바 경입니다.” 라고 말한 멍청이가 있었다.
“바보.”
어떻게 자신보다 미네르바 언니가 예쁘다는 것인지 도통 이해가 안 갔다.
“예?”
“아니 말론 말고. 눈이 낮은 바보가 있어.”
그 말에 말론이 웃으며 말했다.
“고맙다는 말씀 정도는 하셔야 하지 않겠습니까?”
“음···. 할 거야. 정말 바보 같아. 화살을 수십 개나 피했다면서 왜 그 화살은 못 피한 거야. 쳇.”
암살자를 추격하는 동안 그가 피하거나 막은 화살이 40개가 넘는다고 했다. 그것도 뒤따르던 기사들이 수거해 확인된 것만 그렇다.
그런데 첫 공격 후에 그가 자신을 안고 달렸을 때 등에 화살을 맞았었다.
다행히 검집에 맞아 부상은 면했지만 잘못했으면 죽을 수도 있었다. 그의 등에 화살이 박혀있는 것을 보고서도 너무 놀라 뭘 하질 못했다.
무방비 상태로 있던 자신을 안아 들고 안전한 곳으로 피신시켰던 순간과, 자기 몸은 돌보지도 않고 미네르바 언니의 어깨에서 화살을 뽑아내고 독을 빨아내던 모습.
등에 맞은 화살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신경 쓰지 않던 모습. 엔젤 언니의 만류를 뿌리치고 적을 잡으러 가겠다고 했을 때 그의 눈빛까지.
그 순간이 계속 머릿속에서 지워지질 않았다.
솔직히 지금까지는 그에게 이렇다 할 감정을 느끼진 못했고, 할아버지 때문에 호기심을 가지고 아직은 지켜보는 정도. 느낌이 나쁘지는 않았지만 뭔가 확 잡아끄는 매력 같은 건 없었다.
그런데 처음으로 그의 다른 모습을 봤다.
“몰랐을 수도 있지만, 못 피한 것이 아니라 안 피한 것일 겁니다. 잘못하면 아가씨가 화살에 맞거나 다칠 수도 있었을 테니까요.”
“알아.”
그래서 더 신경 쓰였다.
목숨을 구해준 것이나 다름없었으니까.
“고맙다는 말 한마디론 부족하겠지? 무엇으로 보답해야 할까?”
“아가씨의 목숨에 어찌 값을 매기겠습니까. 그래도 굳이 보답할 만한 것을 찾는다면 가장 잘하시는 것으로 보답하시는 것이 어떨지요.”
“내가 가장 잘하는 거? 마법?”
“예. 검과 갑옷은 기사에겐 목숨과 직결되는 것입니다. 실력발휘를 하신다면 그에게도 상당한 도움이 될 겁니다.”
라데카가 환하게 웃었다.
“오~ 그거 좋겠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웃음기가 싹 사라지며 짜증 난다는 듯 인상을 찌푸렸다.
“왜 그러십니까?”
“아니 어릴 때 본 책에선 아름다운 레이디를 기사가 위험에서 구하고 그녀가 보답의 키스를 해. 그렇게 둘은 운명적인 사랑을 시작하고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로 끝나는데! 난 왜! 왜 마법 부여야?”
말론이 난감한 표정으로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그럼 보답의 키스를···.”
“싫어! 아무래도···.”
라데카가 인상을 더욱 찡그렸다.
“하아~ 나이 많은 미네르바 언니도 모자라서 내 미모가 한낱 무기와 방어구에 밀릴 것 같은 이 느낌은 뭐지?”
길리안에 대해선 어떻게 살아왔는지부터 시작해 지금 어떤 생활을 하고 있는지도 다 알고 있었다. 순수하고 여자들에게 질척거리지 않는 것은 마음에 드는데 그것도 문제라면 문제.
관심을 안 보여도 너무 안 보인다는 것과 거기에 자신도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다. 목숨을 구해준 보답으로 첫 키스를 한다 해도 운명적인 사랑은커녕 왠지 낭비될 것 같은 기분.
라데카의 말에 말론은 웃지도 못하고 묘한 표정으로 그저 가만히 있었다.
“내가 갑옷하고 검을 이길 수 없을 것 같다니. 도대체 정체가 뭐야? 돌이야? 아니면 나무야? 기사이기 이전에 남자잖아. 그런데··· 자신이 없어. 하아~ 한심해. 아악!”
신경질적으로 소리를 지른 라데카가 머리를 짚었다.
“아~ 어지러워. 아아, 짜증 나. 생각만 해도 너무 모욕적이야.”
“누가 내 딸을 모욕한 것이냐?”
문이 열리며 들려온 말에 라데카는 뒤로 획 돌아섰다.
그곳에 서 있는 중후한 느낌의 중년인이 미소를 짓고 있었다.
“아빠?”
브루스 폰 로렌미어 자작.
귀국한다는 소식도 못 들었는데 아버지가 갑자기 나타난 것이다.
두 팔을 벌리고 있는 아버지를 본 라데카의 눈에 눈물이 글썽거렸다.
달려가 아버지의 품에 안겼다.
“허허 다 큰 레이디가 이러면 쓰나.”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등을 토닥이며 머리를 쓰다듬었다.
한동안 아버지의 품에서 눈물을 흘리던 라데카가 눈물을 훔치며 배시시 웃었다.
“언제 오셨어요?”
“폐하를 뵙고 바로 오는 길이란다.”
“또 가셔야 해요?”
“대사의 자리는 다른 이에게 넘기고 왔단다. 왕국이 뒤숭숭한데 해외의 일은 나중이지.”
“정말, 정말 계속 계시는 거예요?”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묻는 라데카를 보고 브루스가 웃으며 말했다.
“그래. 그동안 고생이 많았다. 이제부턴 내가 맡을 테니 걱정하지 말거라.”
“죄송해요. 제가 제대로 못 해서 아버지께서 돌아오시게 하고···.”
브루스가 시무룩한 표정을 한 라데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아니, 그동안 아주 잘해 주었다. 원래 내가 해야 했던 일이고 아무도 이런 일이 터지리라곤 예측하지 못했다. 잘못이 있다면 모두 나의 잘못이다. 네게 짐을 나눠서 지게 한 것이 오히려 미안하구나.”
“저도 계속 돕겠어요. 전 로렌미어 자작 가의 장녀고 제게도 책임이 있으니까요.”
그 말에 브루스가 기분이 좋은 듯 크게 웃었다.
“하하하. 못 본 사이에 예뻐지기만 한 게 아니라 다 크기도 했구나. 그런데 이렇게 아름답고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내 딸을 갑옷만도 못한 취급을 한 녀석이 누구냐?”
“드, 들으셨어요?”
“일부러 엿들은 것은 아니다만 네 목소리가 워낙 커서. 아무튼, 궁금하니 한번 들어보자꾸나.”
로렌스는 왕성에 딸려있는 대장간에서 투구하나를 집어 들었다.
사람의 얼굴 모양을 그대로 본뜬 것 같은 안면 가리개.
길리안이 쓰고 있던 것이었다.
그의 풀 플레이트 아머는 기사 서임 식에 맞춰 왕실의 문장과 소속 기사단의 문양을 새겨 넣기 전에 대장간에서 수리 하는 중이었다.
다른 부위는 전에도 보던 것이지만 이 투구의 안면 가리개는 좀 특별해 보였다.
로렌스가 옆에 있던 대장장이를 불러 그에게 투구를 건넸다.
“그걸 한번 써보도록.”
대장장이는 시키는 대로 투구를 썼다.
안면가리개를 내리고 나서 한동안 그를 쳐다보던 로렌스가 고개를 끄덕이며 투구를 벗겼다.
“혹시 무슨 금속인지 알 수 있나?”
그 말에 대장장이는 고개를 저었다.
“마법처리가 된 금속 같은데 정확히는 모르겠습니다요.”
“특별한 점은?”
“다른 건 모르겠지만, 열을 가해도 전혀 뜨거워지지가 않아서 아주 신기했습니다요. 여기 보시면 다른 철을 녹여 이어 붙였지만, 이 안면 가리개는 전혀 녹은 흔적이 없습니다요. 그리고···.”
대장장이의 말을 들으며 손으로 안면 가리개를 만져봤다.
이것에 관심을 가진 이유는 다른 것이 아니라 안면 가리개를 내리고 나서부터 길리안의 생각을 읽을 수가 없어서였다. 조금 전에도 대장장이에게 쓰게 해보니 역시나 마찬가지.
몸에 닿아있는 것만으론 아무런 효과도 없어 보였지만 얼굴을 가리고 나서부터는 생각을 읽을 수가 없었다.
만져 봐도 딱히 느껴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다만 주변의 뜨거운 기운이 가득한데도 서늘하다는 것. 무슨 금속인지는 몰라도 마법처리가 돼서 성질이 바뀐 것 같기는 했다.
하지만 아무런 문양도 없었고 느껴지는 것도 없는 걸로 봐서는 마법부여가 된 것은 아닌 것 같았다.
그런데도 자신이 생각을 읽을 수가 없다는 것.
지금까지 생각을 읽을 수 있는 이들과 없는 이들에게서 공통점은 찾질 못했다. 딱히 능력을 키울 생각도 아니었기에 그냥 넘어갔었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랐다.
만약 이 일을 꾸민 자가 이런 것을 가지고 있다면?
상당히 골치 아픈 일이 될 것이다.
‘아무래도 마법이나 아티펙트가 영향을 주긴 할 것 같군.’
그런 생각을 하며 투구를 내려놓았다.
자세히 조사해 보고 싶기는 한데 다른 할 일도 많았고, 자신의 것도 아니기에 일단은 넘어가기로 했다.
그나마 이 투구의 주인이 적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리고 조사해 보고 싶다고 하면 구차한 이유를 달지 않아도 내어줄 녀석이기도 했다.
로렌스는 투구를 내려 보다가 대장장이에게 말했다.
“잘 관리 하도록.”
그리고 돌아서 걸음을 옮기며 피식 웃었다.
‘오랜만에 마음에 드는 녀석이 기사가 되는군.’
왕실 기사단의 정복을 입을 길리안을 보고 윌리엄이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멋지구나. 내 동생.”
“아버지는?”
“음···. 아직 도착 못 하신 것 같다.”
“그렇구나. 하긴 시간이 너무 촉박했으니까.”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아쉬운 듯 계속 먼 곳을 바라보는 길리안의 어깨를 윌리엄이 토닥였다.
“걱정하지 마라. 서임식이 끝나기 전엔 오시겠지. 만약 못 오신다고 해도 너무 실망하지 말고. 길리안. 오늘은 너의 날이다.”
“응.”
“아버지께서 오시면 내가 모실 테니까 들어가서 마저 준비해라.”
윌리엄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 길리안은 뒤쪽을 한 번 더 살피고 아쉬운 표정으로 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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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의말
라데카도 슬슬 발동을... 잉? 거기에 라데카 아버지가 똭!
넘버즈가 목표이긴 하지만 끝은 아닙니다.
P.S 아르케님 추천 감사합니다. 단독추천 처음이에요. 흑흑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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