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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원(大遠) 님의 서재입니다.

넘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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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원(大遠)
작품등록일 :
2014.06.04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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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19 0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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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9.06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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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넘버즈. 23장(1)

DUMMY

에런 왕은 대전에 놓여있는 수많은 검을 보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놈이고 저놈이고 자기들 할 만만 툭툭 내뱉고 검을 놓고 나갔다.

그중에는 검을 부러트린 자도 많았다.

그렇게 모인 검이 수백자루.

로렌스 휘하의 제5중앙기사단은 전체가 검을 반납하고 나갔다.

검을 반납한 기사들 말고도 탄원을 올린 기사들이 더 많았다.

드겔 휘하의 제1중앙기사단, 루퍼드 휘하의 제2중앙기사단, 미네르바 휘하의 제10중앙기사단은 아예 단체로 탄원서에 서명을 해서 올렸다.

수도 밖에 나가있는 3개의 중앙기사단을 빼면 남아있는 중앙기사단의 거의 대부분이었다.

거기에 크락시스가 가져다준 근위기사단의 탄원서까지.

기사들만 아니라 귀족이나 관리들의 것도 있었다.

무시하고 넘어갈 수준이 아니었다.

또 브루스 자작의 보고를 받고는 한동안 분노에 몸을 떨었다.

기사와 병사들을 매수해 백성들을 공격하고 선동해 폭동을 일으키려 한 자들.

어떻게 알았는지 젊은 넘버즈들이 나서 미수에 그치기는 했지만 실로 어처구니가 없는 일이었다.

“슬슬 결단을 내리실 때가 된 것 같습니다.”

어제만 해도 며칠 고민해 보라던 드겔의 말에 에런 왕은 고개를 끄덕였다.

솔직히 단 하루 만에 이런 상황이 될 줄은 몰랐었다.

이 상황을 이용하려는 자들은 앞으로 계속 늘어날 테니, 지금 당장 결정을 내려야 하는 것이 맞고 마음도 기울어 있었다.

다만 어느 정도 선에서 정리를 하느냐가 문제였다.

기사단을 두어 개 정리하는 건 문제도 아니었다.

관료들은 문제가 더 심각했다.

수도가 이정도면 직영지 전체를 다시 정비해야 하고 귀족들의 영지에 파견 나가있는 이들까지 하면 아주 싹 갈아엎어야 할지도 몰랐다.

그중에는 귀족도 많고 각 영주들과 관계까지 생각하면 머리가 지끈거렸다.

“너무 생각이 많으신 건 아니신지. 이런 문제일수록 단순하게 생각하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단순하게라니. 어떻게 말이오?”

에런 왕의 물음에 드겔이 답했다.

“어차피 본보기를 조금 보인다고 해결될 일이 아닙니다. 칼을 들고 썩은 살을 모두 도려내야 할 겁니다. 그만큼 강경하게 나가셔야 할 겁니다.”

“음.”

“몇몇 영주의 반란이나 내전도 각오하셔야 할 겁니다.”

“허허.”

그건 절대 간단한 문제가 아니었다.

“어차피 왕권도 왕의 위엄도 누가 어떻게 해줄 수는 없는 것 입니다. 스스로 하시는 수밖에는 없으십니다.”

안다. 알지만 그게 쉬웠으면 이러고 있지도 않을 테니까.

에런 왕은 주변에 있는 이들을 둘러봤다.

오랜 친구이자 항상 곁을 지켜주는 드겔과 시종장인 마르콘 백작.

자신의 방패인 근위기사단장인 크락시스.

항상 영주들과 귀족들의 동향을 살펴주는 브루스 자작.

특히 자작의 부재는 크게 느껴졌었다.

이들의 조언을 잘 듣고 행동했다면 아마 지금 같은 상황은 없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하아~.”

에런 왕이 깊은 한숨을 내쉴 때 갑자기 대전 안으로 말 한마리가 뛰어 들어왔다.

“이 무슨···. 아레샤?”

말을 타고 대전으로 들어온 이는 둘째공주 아레샤였다.

말에서 뛰어내린 아레샤가 에런 왕의 품에 뛰어들어 서럽게 울기 시작했다.

“허허. 무슨 일이라도 있었던 것이더냐?”

“폐하. 아니 아버님. 어머님이, 어머님이···.”

“왕비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긴 것이냐?”

왕이 놀라 물었지만 아레샤는 즉시 답하지 않고 한동안 서럽게 울 뿐.

에런 왕은 그녀의 등을 토닥이며 다시 차분하게 물었다.

그때서야 그녀가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을 시작했다.

그녀의 말이 계속 될수록 왕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어갔다.

“아무도, 아무도 어머님의 말을 듣지 않았습니다. 그 많은 이들이 보는 앞에서 어머님은···. 흐윽. 어머님께서 아랫사람들에게 인정받지도 못하는 왕비는 자격이 없다하시며 이걸 드리라하셨습니다.”

공주의 손에 들려있는 반지.

결혼식을 올릴 때 왕비의 손가락에 직접 끼워준 결혼반지였다.

“어머님께서 이 나라의 모든 권력은 아버님에게서 나오는 거라 하셨습니다. 그들에게 권력을 주신 것은 아버님이 아니십니까? 그런데 왜 아무도 왕가를 위해 일하지 않는 것입니까?”

“음.”

“저는 무섭습니다. 호위로 따라온 기사들조차 믿을 수가 없었습니다. 어머님의 명을 수행하는 자들이 한명도 없었습니다. 그들이 목숨을 걸고 어머님을 또 저를 지켜줄 것 같지 않습니다. 그들이 정말 아버님의 기사입니까? 무섭습니다. 흐윽.”

또다시 눈물을 흘리는 그녀의 뺨을 왕이 손으로 닦아주었다.

“울지 말거라. 그리고 무서워할 것 없다.”

그리고 공주를 품에 꼭 안고 머리를 쓰다듬어 주며 눈을 감았다.

한동안 그러고 있던 왕이 눈을 뜨고 입을 열었다.

“아무래도 그동안 내가 많은 잘못을 저지른 듯하구나. 이제부터라도 모든 것을 바로 잡을 것이다. 시종장.”

“예. 폐하.”

“하하. 이제 그 폐하라는 소리는 하지도 마시오. 내 아무래도 그 말에 너무 만족하고 살았나보오.”

왕의 말에 시종장이 미소를 지었다.

“예. 하명하시지요.”

“브루스자작과 쓸자와 버릴 자를 가려 놓으시오. 내 돌아와 다시 확인할 것이니. 그리고 크락시스 경.”

“예.”

“말을 준비하시오. 왕비를 만나러 갈 것이니.”

“알겠습니다. 허면 갑옷을···.”

“되었소. 경과 드겔 경이 있는데 뭐가 두려워 갑옷을 입겠소. 그리고 왕인 내가 내 왕국을 다니는데 갑옷을 입을 이유가 없소.”

“알겠습니다.”

“아 부르스 자작.”

“예.”

“폭동을 계획한 배후자들의 명단을 주시오. 반역죄로 다스릴 것이니. 그리고 에리샤. 이제 그만 눈물을 그치 거라. 내 금방 다녀올 것이니.”

“저도, 저도 같이 가겠습니다.”

“그래. 그러자꾸나. 자 그럼 어디 오랜만에 궁 밖으로 나가 봅시다.”





“길리안 어떻게 할 거냐?”

“어? 뭘?”

“아니 방금 한스라는 사람의 얘길 못들은 건가?”

카미르의 말에 길리안은 씁쓸한 표정으로 찻잔을 만지작거릴 뿐.

집에 돌아와 친구들과 차를 마시고 있는데 한스가 돌아왔다.

그를 통해 빈민들이 있는 곳에 왕비가 왔다는 걸 알게 됐고, 공주가 부탁한 일도 또 그곳에서 벌어진 일도 모두 들었다.

그 때문에 카미르가 어떻게 할 건지 묻는 것이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없어. 나설만한 상황도 아니고.”

“하지만···.”

“그건 길리안 말이 맞다.”

케빈의 말이었다.

“지금 길리안이 평민들한테 엄청난 지지를 받고 있는 건 맞는데 그렇다고 뭔가 어떻게 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건 아니잖아. 왕비가 무시당했다고 왜 얘가 나서냐? 안 그러냐? 안톤 자냐?”

케빈의 말에 눈을 감고 있던 안톤이 입을 열었다.

“눈감고 생각 중이었다. 왕비님이 무시당한상황은 안타깝지만 딱 그뿐이다. 길리안은 물론 다른 이들도 나서서 뭘 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있다면 왕뿐이지.”

“그렇지.”

라고 맞장구를 친 케빈이 열심히 케익을 먹고 있는 그렉을 보고 피식 웃었다.

“난 가끔 얘가 참 부러워. 그게 목구멍으로 넘어 가냐? 도대체 몇 개를 처먹는 거냐?”

“욱. 왜? 길리안이 먹어도 된다는데. 그치?”

그러면서 길리안을 보니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봐. 먹을 때 건들지 좀 마라. 그런데 길리안이 뭘 해야 되는 거야?”

“아니. 나설 상황도 아니고 나서서 뭘 하지도 못한다. 뭐 네 마음은 이해가 간다만.”

그렇게 말한 케빈이 카미르의 어깨를 툭툭 쳤다.

“길리안 네가 심각해 할 건 없다.”

“음. 그런데 난 그 상황이 이해가 잘 안 돼. 어떻게 왕비님의 말을 그렇게 무시 할 수 있는 건지.”

길리안의 말에 케빈이 웃으며 말했다.

“뭐 네가 궁금해 한다면 내 식견을 말해줄 수도 있다만.”

“말해봐.”

“에헴. 그러니까 너도 이제 좀 크게 보고 정치적인 식견도 가져야 할 테니 내가 말해주마. 일단 너한테 왕비님은 저기 높이 있는 분이시겠지?”

길리안은 고개를 끄덕였다.

“뭐 그건 나한테도 그래. 일단 위치는 그렇기는 한데 따지고 보면 큰 권력이 있는 것도 아니고 힘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건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딱히 여자들이 나서는 걸 좋아하지 않으니까.”

“음.”

“그러니까 왕비가··· 음. 그냥 우리끼리니까 존칭 안 붙여도 그냥 넘겨라. 어쨌든 왕비의 말에 힘이 실리려면 가장 필요한 게 왕의 총애다. 뭐 나도 그 안 사정까지는 자세히 몰라도 그동안 왕이 다른 여자들에게 얻은 왕자들도 있고 하니 지금 왕비가 딱히 왕의 총애를 받는다고 보긴 힘들지. 뭐 이제는 세월도 흘렀고 나이도 좀 있고 .”

“그렇구나.”

“궁 밖에서 좋은 일을 많이 하셔서 저 밑에 있는 이들의 지지는 많이 받을지는 몰라도 귀족들이나 밑에 있는 이들의 입장은 좀 다르다는 거다.”

“뭐가?”

“일단 왕의 총애를 떠나서 왕세자의 친모가 아니잖아. 그건 엄청 큰 거거든. 그러니까 현왕이 죽고 다음 대에 왕세자가 왕이 되면 지금 왕비는 음~ 아마도 별궁에서 조용히 지내거나 자기 나라로 돌아가겠지. 뭐 둘 사이가 어떤지는 나도 잘 모르지만 일단은 그렇다는 거다. 현 왕비의 권력은 딱 지금 왕에 한해서란 말이지.”

케빈의 말에 길리안은 수긍이 간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왕비가 기안의 공주였다는 건 알지?”

“어.”

“그건 일반 백성들은 잊어버린 지 오래지만 귀족들이나 기사들은 아직도 탐탁해하지 않는 자들이 많아. 아마 그 영향도 무시 못 할 거다.”

“음.”

“뭐 생각해보면 참 불쌍한 분이시지. 왕자라도 하나 낳았다면 좀 달라졌겠지만. 아닌가? 왕자를 낳았으면 일이 더 복잡해 졌을 수도 있겠구나.”

“왜?”

“왕자를 낳아도 일단 서열에서 밀려서 왕은 못돼. 그런데 기안의 공주잖아. 왕의 사후에 기안에서 그 왕자를 등에 업고 왕 작위에 클레임 걸고 계승전쟁 시작하면 정말 답이 없거든. 그래서 어떤 면에서는 왕자가 없는 게 다행일지도 모른다는 거다. 왕자가 있었어도 아마 지금까지 살아있기도 힘들지 모른다.”

“음.”

“뭐 어쨌든 슬하에 왕자는 없으니까 다행이라면 다행일까? 공주들도 상속권은 있다지만 아무래도 약하니까. 그렇게 복잡한 거란다. 후후.”

케빈의 말에 길리안은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자신은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한 문제였다.

“뭐 너도 좀 지나면 이런저런 상황들이 자연스럽게 보일 거다.”

그렇게 말한 케빈은 생각이 많아 보이는 길리안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

아직 큰 상황을 보는 눈이 좀 부족하지만 길리안이 그런 식견을 쌓는 대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위치가 사람을 만드는 거다.

오늘 보여준 무위에 그 강직함까지.

그걸 높이 사는 이들은 왕이 아니라도 많을 것이다.

길리안이 가만히 있으려 해도 이제는 세상이 그를 가만히 두지 않을 테니까.

더 높이 올라갈 테고 위치가 높아지는 만큼 녀석은 빠르게 적응하고 상황을 파악할 테니까.

지금까지 그래왔고 그러면서도 처음의 마음을 잃지 않는 녀석이 길리안이었다.

“케빈 너의 말은 일리가 있다만 그래도 조금 상황이 이상하긴 하다.”

가만히 있던 안톤의 말에 케빈이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나도 좀 이상하게 느끼긴 했다.”

길리안이 무슨 뜻이냐는 듯 궁금한 눈을 하자 안톤이 말했다.

“아무리 그래도 왕비다. 왕이 아직 건재한데 거기 있는 이들이 대놓고 무시할 만큼 호락호락 하지는 않다는 거다.”

안톤의 말을 케빈이 받았다.

“그렇지. 아마 그자들도 왕비의 말을 안들을 생각은 없었을 거야. 나중에 일이 잘못되면 자기들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려고 조금 버텨본 거겠지. 왕비가 조금만 밀어 붙였으면 아마 뜻대로 했을 수 있었을 거라고 본다.”

“음. 그럼 왜?”

“아마도 왕을 움직이고 싶었겠지. 아니지 왕에게 움직일 수 있는 핑계를 줬다고 해야 할까?”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네가 검을 부러트리고 하룻밤 사이에 일이 엄청 커졌다는 말이지. 듣기론 검을 반납한 기사들도 꽤 된다더라. 거기에 평민들은 수만이 왕성 앞에 모여 있지. 아무리 왕이 눈을 가리고 귀를 닫아도 그냥 넘어갈 상황이 아니란 거다. 오래 끌어봤자 왕의 권위만 떨어진다는 거지.”

“음.”

“뭐 왕이 열 받아서 그냥 강제로 사람들 해산시키고 입 다물게 할 수도 있는데 아마 그러면 폭동이 날지도 몰라. 그럴 생각이었으면 벌써 강제로 해산 시켰겠지.”

잠시 말을 멈추고 차를 홀짝인 케빈이 다시 말했다.

“아직까지 그러지 않았다는 건 좋게 풀릴 수도 있다는 거다. 그러면 널 불러서 다시 검 주고 ‘내가 잘못했다.’ 그럴 수도 있는데, 솔직히 하루 만에 너한테 그러면 왕이 체면이 서겠냐?”

“난 내가 어떻게 되는 건 그리 중요하지 않아.”

“하하. 안다 알아. 네가 그런다고 덥석 받을 놈도 아니지만 설마 왕도 너한테 검만 주고 말까? 민심도 안정시키고 체면도 세워야하니 뭔가 행동을 보여야 하는데 하루 만에 움직이기가 좀 뭐하다는 거지.”

“음.”

“네 생각보다 왕의 입장에선 생각할게 더 많으니까. 뭐 어쨌든 난 그런 상황을 왕비가 만들어 준 게 아닐까 싶다.”

“만약에 그렇다고 치고 폐하께서 움직이지 않으시면 어떻게 되는 거지?”

길리안의 말에 케빈이 잠시 생각하는 것 같더니 입을 열었다.

“그럼 뭐 왕이랑 왕비랑은 끝나는 거지.”

“어?”

“야 생각해봐라. 왕비가 스스로 만든 상황인지 어쩐지는 몰라도 나 무시당했다고 왕한테 말했는데 왕이 아무것도 안 해줘. 그럼 정말 왕비로서 끝인 거거든. 망신도 당하고 남편이 버렸는데 여기 있어서 뭐하겠냐. 짐 싸서 기안으로 돌아가야지.”

“허허.”

“그리고 그렇게 되면 그게 끝이 아닐 거다. 지금 기안의 왕이 현 왕비의 오빠다. 오빠. 뭐 거기 가계도까진 잘 모르고 사이가 어떤지도 모르지만 시집간 동생이 무시당하고 왔는데 '고생했다 이제 여기서 편히 살아라.' 그러고 끝나겠냐?”

“그러면···?”

“전쟁이 나도 이상할 게 없지.”

“음.”

“뭐 네가 고민할 일은 아니다. 왕이 고민할 일이지. 그리고 아마도 그냥 무시하고 넘기지는 않을 거다. 넌 어떻게 생각 하냐?”

케빈이 카미르를 보고 묻자 그가 주먹을 꽉 쥐며 말했다.

“그냥 넘길 일이 아니다. 그냥 넘겨서도 안 될 일이고.”

그리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아무래도 그곳에 가서 직접 어떻게 되는지 봐야겠다. 길리안 같이 가줄 수 있을까?”

“음.”

“친구로서 부탁한다.”

“하하. 뭐 이런 일에 그렇게 까지. 좋아. 나도 궁금하긴 하니까.”

그렇게 말한 길리안이 자리에서 일어나 벽에 걸린 커다란 검을 등에 맸다. 그 외에도 한손 검에 단검 등을 챙기는 걸 보고 케빈이 말했다.

“허. 너 싸우러 가냐?”

“아니. 소도 잡고 돼지도 잡아야 하니까. 공주님 부탁 정도는 제대로 들어드려야지.”

그 말에 다른 이들은 그저 피식 웃을 뿐.

“난 그만 돌아가 보겠다. 나중에 말해다오.”

그렇게 말한 안톤이 자리에서 일어나 나가려고 하지 길리안이 그의 어깨를 잡았다.

“너도 같이 가.”

“난 집에 일이 있다.”

“음. 항상 집에 일찍 가는 걸 보면 무슨 일인지 궁금했다. 말해줄 수 있어?”

“그건. 음.”

잠시 망설이던 안톤이 다시 말했다.

“동생의 몸이 조금 안 좋다. 내가 돌봐야 하니까.”

“그거라면 내가 사람들을 보내줄게. 그러니까 너도 함께 가자. 의외로 보통사람들의 축제도 재밌을 거야. 수도 사람들은 어떻게 노는지 잘 모르겠지만.”

“그건. 음. 아니다. 사람까지 보내줄 필요는 없다. 뭐 조금 늦게 들어가는 것 정도야. 가끔 혼자두기도 하니까.”

그런 안톤을 보고 케빈이 피식 웃었다.

저놈도 길리안 만큼은 아니어도 안하겠다고 한번 말하면 안하는 녀석이다.

아마 여기 있는 다른 이들이 권했다면 그냥 갔을 녀석이 길리안이 잡자 생각을 고쳐먹는 게 재밌었다.

그러고 보면 이곳에 모인 이들의 중심은 길리안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처음에 이런 사이가 되지 않았다면 아마 길리안에게 쉽게 다가서지 못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지금의 길리안은 여기 있는 이들과 급이 달랐다. 왕자인 카미르를 빼면 말이다.

‘그나저나 어떻게 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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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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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4 넘버즈. 28장(1) +8 17.10.21 2,816 85 14쪽
153 넘버즈. 27장(8) +28 17.10.20 2,762 110 16쪽
152 넘버즈. 27장(7) +10 17.10.19 2,808 89 11쪽
151 넘버즈. 27장(6) +16 17.10.18 2,841 82 12쪽
150 넘버즈. 27장(5) +22 17.10.17 3,148 84 12쪽
149 넘버즈. 27장(4) +10 17.10.16 3,002 89 12쪽
148 넘버즈. 27장(3) +9 17.10.14 3,059 85 12쪽
147 넘버즈. 27장(2) +10 17.10.13 2,995 90 13쪽
146 넘버즈. 27장(1) +11 17.10.12 3,055 95 12쪽
145 넘버즈. 26장(8) +23 17.10.11 3,008 90 14쪽
144 넘버즈. 26장(7) +28 17.10.10 3,065 89 15쪽
143 넘버즈. 26장(6) +15 17.10.09 3,028 86 12쪽
142 넘버즈. 26장(5) +11 17.10.07 3,075 87 12쪽
141 넘버즈. 26장(4) +9 17.10.06 2,972 92 14쪽
140 넘버즈. 26장(3) +28 17.10.05 3,093 88 13쪽
139 넘버즈. 26장(2) +8 17.10.04 3,119 90 12쪽
138 넘버즈. 26장(1) +14 17.10.03 3,224 98 13쪽
137 넘버즈. 25장(12) +5 17.10.02 3,308 89 13쪽
136 넘버즈. 25장(11) +10 17.09.30 3,284 96 11쪽
135 넘버즈. 25장(10) +12 17.09.29 3,398 86 11쪽
134 넘버즈. 25장(9) +4 17.09.28 3,271 101 13쪽
133 넘버즈. 25장(8) +13 17.09.27 3,393 100 15쪽
132 넘버즈. 25장(7) +15 17.09.26 3,437 93 11쪽
131 넘버즈. 25장(6) +16 17.09.25 3,618 106 12쪽
130 넘버즈. 25장(5) +10 17.09.23 3,600 113 13쪽
129 넘버즈. 25장(4) +9 17.09.22 3,728 100 14쪽
128 넘버즈. 25장(3) +7 17.09.21 3,527 100 14쪽
127 넘버즈. 25장(2) +13 17.09.20 3,547 105 14쪽
126 넘버즈. 25장(1) +12 17.09.19 3,635 106 13쪽
125 넘버즈. 24장(4) +19 17.09.18 3,675 96 14쪽
124 넘버즈. 24장(3) +12 17.09.16 3,753 105 13쪽
123 넘버즈. 24장(2) +19 17.09.15 3,624 113 14쪽
122 넘버즈. 24장(1) +12 17.09.14 3,681 103 13쪽
121 넘버즈. 23장(7) +14 17.09.13 3,680 119 13쪽
120 넘버즈. 23장(6) +12 17.09.12 3,642 109 12쪽
119 넘버즈. 23장(5) +18 17.09.11 3,591 102 13쪽
118 넘버즈. 23장(4) +18 17.09.09 4,091 107 15쪽
117 넘버즈. 23장(3) +14 17.09.08 3,660 115 13쪽
116 넘버즈. 23장(2) +16 17.09.07 3,619 109 13쪽
» 넘버즈. 23장(1) +7 17.09.06 3,790 105 16쪽
114 넘버즈. 22장(8) +6 17.09.05 3,783 112 14쪽
113 넘버즈. 22장(7) +19 17.09.04 4,255 134 13쪽
112 넘버즈. 22장(6) +5 17.09.02 3,794 103 16쪽
111 넘버즈. 22장(5) +8 17.09.01 3,842 104 15쪽
110 넘버즈. 22장(4) +13 17.08.30 3,882 114 13쪽
109 넘버즈. 22장(3) +9 17.08.28 3,838 106 13쪽
108 넘버즈. 22장(2) +11 17.08.25 3,900 99 16쪽
107 넘버즈. 22장(1) +14 17.08.23 4,065 107 13쪽
106 넘버즈. 21장(9) +15 17.08.21 3,885 103 15쪽
105 넘버즈. 21장(8) +16 17.08.18 3,938 111 14쪽
104 넘버즈. 21장(7) +4 17.08.16 4,471 110 14쪽
103 넘버즈. 21장(6) +18 17.08.14 4,220 105 13쪽
102 넘버즈. 21장(5) +8 17.08.11 4,139 104 13쪽
101 넘버즈. 21장(4) +14 17.08.09 4,105 113 14쪽
100 넘버즈. 21장(3) +14 17.08.07 4,426 119 12쪽
99 넘버즈. 21장(2) +94 14.09.26 14,426 469 13쪽
98 넘버즈. 21장(1) +69 14.09.24 11,454 496 13쪽
97 넘버즈. 20장(4) +99 14.09.22 12,806 599 14쪽
96 넘버즈. 20장(3) +64 14.09.19 11,906 467 16쪽
95 넘버즈. 20장(2) +45 14.09.17 12,416 473 14쪽
94 넘버즈. 20장(1) +50 14.09.15 13,543 504 15쪽
93 넘버즈. 19장(4) +43 14.09.12 13,440 480 13쪽
92 넘버즈. 19장(3) +79 14.09.10 14,461 516 12쪽
91 넘버즈. 19장(2) +186 14.09.04 15,812 540 13쪽
90 넘버즈. 19장(1) +86 14.09.03 14,976 699 14쪽
89 넘버즈. 18장(4) +102 14.09.02 14,915 544 13쪽
88 넘버즈. 18장(3) +72 14.09.01 14,920 560 13쪽
87 넘버즈. 18장(2) +58 14.08.29 15,732 557 11쪽
86 넘버즈. 18장(1) +54 14.08.28 16,180 559 15쪽
85 넘버즈. 17장(3) +81 14.08.27 15,880 574 14쪽
84 넘버즈. 17장(2) +76 14.08.26 15,215 611 14쪽
83 넘버즈. 17장(1) +71 14.08.25 15,604 636 15쪽
82 넘버즈. 16장(6) +68 14.08.22 16,875 600 14쪽
81 넘버즈. 16장(5) +81 14.08.21 16,122 576 14쪽
80 넘버즈. 16장(4) +67 14.08.20 16,230 608 15쪽
79 넘버즈. 16장(3) +59 14.08.19 16,656 587 14쪽
78 넘버즈. 16장(2) +44 14.08.18 16,492 549 17쪽
77 넘버즈. 16장(1) +49 14.08.15 17,474 587 17쪽
76 넘버즈. 15장(6) +31 14.08.14 16,189 536 15쪽
75 넘버즈. 15장(5) +42 14.08.13 16,966 641 15쪽
74 넘버즈. 15장(4) +76 14.08.12 16,754 569 16쪽
73 넘버즈. 15장(3) +71 14.08.11 17,101 580 16쪽
72 넘버즈. 15장(2) +60 14.08.09 18,434 598 17쪽
71 넘버즈. 15장(1) +29 14.08.08 18,262 578 19쪽
70 넘버즈. 14장(5) +41 14.08.07 18,268 599 18쪽
69 넘버즈. 14장(4) +46 14.08.06 18,501 595 17쪽
68 넘버즈. 14장(3) +46 14.08.05 19,365 587 16쪽
67 넘버즈. 14장(2) +33 14.08.04 19,485 616 16쪽
66 넘버즈. 14장(1) +50 14.08.02 20,679 626 20쪽
65 넘버즈. 13장(4) +53 14.08.01 20,015 663 16쪽
64 넘버즈. 13장(3) +66 14.07.31 20,943 673 20쪽
63 넘버즈. 13장(2) +41 14.07.30 21,616 662 17쪽
62 넘버즈. 13장(1) +84 14.07.27 23,976 755 22쪽
61 넘버즈. 12장(4) +45 14.07.25 22,528 729 17쪽
60 넘버즈. 12장(3) +46 14.07.25 22,194 745 13쪽
59 넘버즈. 12장(2) +60 14.07.23 23,228 739 22쪽
58 넘버즈. 12장(1) +69 14.07.21 23,527 754 14쪽
57 넘버즈. 11장(6) +47 14.07.19 26,089 915 20쪽
56 넘버즈. 11장(5) +48 14.07.18 22,858 774 16쪽
55 넘버즈. 11장(4) +55 14.07.17 23,607 768 20쪽
54 넘버즈. 11장(3) +55 14.07.16 23,219 737 16쪽
53 넘버즈. 11장(2) +56 14.07.15 23,607 751 20쪽
52 넘버즈. 11장(1) +49 14.07.14 24,576 800 21쪽
51 넘버즈. 10장(3) +49 14.07.12 23,854 731 14쪽
50 넘버즈. 10장(2) +41 14.07.11 24,727 867 15쪽
49 넘버즈. 10장(1) +27 14.07.10 24,412 767 14쪽
48 넘버즈. 9장(4) +53 14.07.09 24,177 799 12쪽
47 넘버즈. 9장(3) +40 14.07.08 24,186 797 11쪽
46 넘버즈. 9장(2) +37 14.07.07 25,131 825 14쪽
45 넘버즈. 9장(1) +41 14.07.07 25,201 767 11쪽
44 넘버즈. 8장(6) +35 14.07.05 24,877 778 17쪽
43 넘버즈. 8장(5) +31 14.07.04 24,844 750 15쪽
42 넘버즈. 8장(4) +26 14.07.03 24,878 776 12쪽
41 넘버즈. 8장(3) +32 14.07.02 24,815 773 11쪽
40 넘버즈. 8장(2) +21 14.07.02 25,420 762 9쪽
39 넘버즈. 8장(1) +33 14.07.01 25,793 777 13쪽
38 넘버즈. 7장(4) +33 14.06.30 25,508 779 11쪽
37 넘버즈. 7장(3) +32 14.06.29 25,341 771 11쪽
36 넘버즈. 7장(2) +24 14.06.28 25,639 750 12쪽
35 넘버즈. 7장(1) +20 14.06.27 25,715 771 10쪽
34 넘버즈. 6장(9) +31 14.06.26 25,087 807 13쪽
33 넘버즈. 6장(8) +15 14.06.26 25,002 806 11쪽
32 넘버즈. 6장(7) +24 14.06.25 25,637 816 12쪽
31 넘버즈. 6장(6) +34 14.06.24 25,619 808 10쪽
30 넘버즈. 6장(5) +19 14.06.23 25,783 834 10쪽
29 넘버즈. 6장(4) +23 14.06.22 25,233 812 9쪽
28 넘버즈. 6장(3) +20 14.06.21 25,291 832 10쪽
27 넘버즈. 6장(2) +23 14.06.20 25,589 811 12쪽
26 넘버즈. 6장(1) +29 14.06.19 25,686 845 10쪽
25 넘버즈. 5장(3) +18 14.06.18 26,617 938 10쪽
24 넘버즈. 5장(2) +13 14.06.18 25,704 816 10쪽
23 넘버즈. 5장(1) +23 14.06.17 26,141 814 11쪽
22 넘버즈. 4장(7) +22 14.06.16 25,915 850 12쪽
21 넘버즈. 4장(6) +21 14.06.15 26,239 817 10쪽
20 넘버즈. 4장(5) +25 14.06.14 26,399 822 10쪽
19 넘버즈. 4장(4) +24 14.06.14 26,268 790 9쪽
18 넘버즈. 4장(3) +18 14.06.13 26,336 817 11쪽
17 넘버즈. 4장(2) +26 14.06.12 26,480 855 9쪽
16 넘버즈. 4장(1) +20 14.06.11 26,658 839 8쪽
15 넘버즈. 3장(6) +22 14.06.11 27,130 811 12쪽
14 넘버즈. 3장(5) +24 14.06.10 27,710 813 9쪽
13 넘버즈. 3장(4) +23 14.06.09 27,810 859 9쪽
12 넘버즈. 3장(3) +18 14.06.09 29,900 964 10쪽
11 넘버즈. 3장(2) +15 14.06.08 30,255 996 8쪽
10 넘버즈. 3장(1) +17 14.06.08 30,272 959 8쪽
9 넘버즈. 2장(5) +18 14.06.07 30,281 883 11쪽
8 넘버즈. 2장(4) +21 14.06.07 30,403 1,011 8쪽
7 넘버즈. 2장(3) +19 14.06.06 29,865 898 10쪽
6 넘버즈. 2장(2) +15 14.06.06 31,497 993 8쪽
5 넘버즈. 2장(1) +19 14.06.06 33,416 989 8쪽
4 넘버즈. 1장(4) +21 14.06.05 34,403 1,026 8쪽
3 넘버즈. 1장(3) +15 14.06.05 38,084 1,165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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