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버즈

넘버즈. 15장(4)

“미··· 후우.”

말을 하려다 한숨을 내쉰 길리안이 미네르바를 보며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

“미네르바 경께서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합니다.”

큰 소리로 말하고는 성큼성큼 걸어가 땅에 떨어져 있는 검들을 챙겼다.

길리안의 말에 미네르바는 피식 웃었고 라데카는 얼굴을 찡그렸지만, 엔젤은 그냥 담담한 표정 그대로였다.

길리안과 세 여인을 보던 기사들의 입에서 푸웃 하는 웃음이 터져 나왔다.

“그 웃음의 의미는 뭐죠?”

뾰족한 라데카의 음성에 기사들이 헛기침을 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슬슬 올라가 볼까나.”

슐레만이 중얼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나자 기사들이 그 옆에 붙었다.

기사들을 째려보던 라데카가 미네르바에게 시선을 돌리며 말했다.

“언니는 기분 좋으신가 봐요?”

“나쁘진 않네.”

미소를 짓는 미네르바를 보며 라데카가 고개를 저었다.

“이건 말도 안 돼. 내가 제일 어리고 피부도 좋고 여성스러운데.”

“인정 못 하겠다는 말이네?”

“피부 관리도 안 하고 화장도 안 하고 나이도 제일 많은 언니에게 밀리다니. 이건 기사 우대가 분명해요. 어떻게 생각해요 엔젤 언니?”

라데카의 말에 엔젤이 길리안을 힐끔 보고 말했다.

“미래의 상관이 될지도 모르는 넘버즈에게 아첨할 성격은 아닌데. 아무래도 길리안 생도는 개인면담을 자주 해야겠어. 졸업할 때쯤엔 여자를 보는 눈이 달라질걸.”

그런 둘을 보고 미네르바가 말했다.

“흐음. 장난스럽게 시작한 건데 무척 진지한걸? 둘 다 길리안을 남자로 보고 있는 건가? 아니면 마음에 있다거나···.”

“아니요.”

“그럴 리가요.”

말을 마치기도 전에 부정하는 라데카와 엔젤을 보며 풋 하고 웃음을 터트렸다.

“그런데 왜들 이렇게 진지할까?”

“어쨌든 자신 있는 거에서 밀렸으니까요. 아 충격적이야. 괜히 시작했어.”

이마를 짚는 라데카의 등을 토닥여준 엔젤이 미네르바를 보고 말했다.

“그런데 언니도 진지하게 좋아하시는 것 같네요?”

“글쎄. 라데카 말대로 예쁘다는 말 싫어하는 여자는 없을 테니까. 스스로 예쁜 걸 아는 여자는 더 그렇다며? 저렇게 큰 목소리로 예쁘다는 말을 들어본 건 처음이라서 말이지.”

“음···.”

“왜? 당연한 거 아닌가? 어쨌든 내가 남자는 아니잖아.”

“그야 그렇죠.”

둘에게 웃어 보인 미네르바가 길리안에게 시선을 돌렸다.

“그럼 어디 한번 키워볼까?”

라고 말하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어머. 언니 그 말은··· 열 살의 나이 차이와 신분을 뛰어넘어 길리안을 키워서···.”

“키워서?”

“잡아먹겠다는 건가요?”

미네르바가 어이없다는 듯 웃으며 라데카의 머리를 콩 쥐어박았다.

“아야.”

“키워보기는 할 건데 잡아먹는 건 글쎄.”

“정말 길리안을 남자로 보고···.”

“그럼 여자니? 무슨 생각을 하는진 알겠는데 난 왕비님께 부탁을 받은 몸이니까. 그러니 훌륭한 기사가 될 수 있게 잘 키워야지!”

그러면서 라데카의 머리를 또다시 콩 쥐어박았다.

“아 아파요. 머리에 혹 나겠네.”

“조언 몇 마디하고 따라갈 테니 먼저들 가렴.”

그렇게 말한 미네르바가 길리안에게 다가갔다.

“음 아무래도 이상한데. 엔젤 언니가 보기엔 어때요?”

“조금 수상하긴 한데··· 그보다 이상하게 기분이 별로네. 아~ 조금 가꿔야 하나?”

엔젤이 손으로 양 볼을 두드리며 일어나 걸음을 옮기는 것을 보고 라데카가 고개를 저었다.

“이 언니들이 왜 이러지?”

그리고 길리안과 미네르바가 함께 있는 것을 보다 고개를 돌렸다.

“쳇. 기사 우대. 흥.”

미네르바는 조용히 뒤에 서서 길리안의 하는 행동을 지켜봤다. 루퍼드가 절벽에 검을 꽂아 넣었던 걸 따라 하는 것 같은데 아직은 힘들어 보였다.

검을 잡은 손에 힘을 줄 때마다 꿈틀거리는 근육들. 180cm가 넘으니 키도 큰 편이다. 떡 벌어진 어깨하며 뒷모습만 보면 다 큰 성인이었다.

하지만.

‘17살이라. 하아.’

길리안의 나이를 생각하면 씁쓸한 이 기분은 뭔지.

꼬마라고 생각했었는데 춤 한 번 추고 얼굴이 빨개졌던 일 때문에 좀 짜증이 났었다. 임무를 맡고 나갔다 오면서 잊고 있었는데, 이번 조사에 길리안이 참여한 걸 도착해서 알았기에 놀라기도 했었다.

문제는 스스로 어이가 없어 그냥 웃어넘겼는데, 막상 다시 보니까 편하게 대하질 못하겠다는 거였다. 그래서 인사도 대충 받아주고 산을 오르는 내내 신경이 쓰였다.

엔젤과 라데카가 길리안에 대해 얘길 하면 귀가 솔깃해지고, 왕자와 길리안이 무슨 얘기를 하나 신경도 쓰이고.

그런 자신이 너무 이상하게 느껴졌다.

라데카가 들은 얘기는 자신도 들었었다. 그런데 길리안이 대답을 못 하자 왜 기분이 나쁜 건지.

라데카가 셋 중 하나를 꼽으라고 할 때 그만하라고 말리려다 엔젤이 동조하고 나서서 그냥 응해준 것도 있었다.

별 기대를 하지 않았다면 거짓말.

고민하는 걸 보고 씁쓸했는데 길리안이 큰소리로 자신이 제일 아름답다고 얘기했을 때 솔직히 기분이 좋았다.

지금 그 때문에 이렇게 고민하는 것이기도 했다.

예쁘다는 소리는 어릴 때부터 질리게 들었고 몇 년 전만 해도 들이대는 귀족 가의 자제들이 줄을 섰었다. 그들의 찬사에 별 감흥도 없었고 남자에게도 관심이 없었다. 아버지가 결혼 얘기를 꺼낼 때마다 관심 없다고 거절만 했었다.

그런 자신이 길리안의 말에 기분이 좋았다가 나빴다가 하는 게 이해가 안 간다는 것이다.

나이에 비해 실력이 뛰어나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아직 자신에 비하면 멀었다. 신분도 평민이고 얼굴도 확 눈에 띄는 미남자도 아니다. 그렇다고 말을 잘하고 재밌는 편도 아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확 끌리는 매력은 없는데 지금 자신의 상태는 뭐라고 설명해야 하는지 스스로 이해가 안 갔다.

그날 춤을 추는 게 아니었다고 후회가 될 정도였다.

지금 이게 뭘 말하는지 알기에 더 그랬다.

라데카의 말대로 남자로 볼 수 있다.

아니 이미 남자로 보고 있다는 걸 말했다. 무슨 생각으로 그렇게 대답했는지. 했던 말을 다시 주워담고 싶기도 했지만 어쩔 수 없는 일.

그보다 지금 상태를 인정하고 길리안을 남자로 대하고 그래서 조금 더 관계를 발전시켜 나간다면 신분을 떠나 제일 신경 쓰이는 게 바로 나이다.

여자가 연상 남자가 연하인 부부도 많다. 하지만 10살의 차이는 무시할 수 없었다. 길리안이 20살이 되면 자신은 30살. 그때야 괜찮지만 10년씩 더해 보면 끔찍했다.

태어나는 순서는 있어도 죽는 순서는 없단다. 하지만 늙어가는 순서는 있다. 먼저 태어난 사람이 빨리 늙는 것은 당연한 이치.

‘내가 어디까지 생각하고 있는 거지? 미쳐버리겠군.’

생각이 너무 앞서나갔다.

고개를 흔들어 생각을 지웠다.

뭔가 결론을 내리려다 머리만 더 복잡해졌다.

그러다 다시 길리안을 봤을 때 검을 챙겨 돌아오는 그와 눈이 마주쳤다.

그가 시선을 피하는 걸 보고 살짝 인상을 찌푸렸다.

열심히 고민하고 있는데 이게 혼자서만 그런 것 같다는 것도 문제. 예의상 한 말일 수도 있는데 거기에 가슴이 설렌 거라면 그게 더 웃긴 일이었다.

아무래도 제대로 확인하고 뭔가 결론을 내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길리안.”

미네르바의 부름에 길리안의 움직임이 멈췄다.

“뭐하는 거지?”

“그, 그냥 잠시 수련 중입니다.”

“이곳까지 와서 수련이라. 그런데 표정이 왜 그럴까? 죄지은 사람처럼 눈도 못 마주치고?”

“그게··· 그러니까···. 죄송합니다.”

“뭐가?”

“기분이 나쁘셨을 것 같아서···.”

“안 나쁜데?”

“예?”

“안 나쁘다고. 내가 왜 기분이 나쁠 거라고 생각하지?”

“그런 말을 듣는 걸 별로 안 좋아하시는 것 같아서···.”

“내가? 왜?”

“아니시라면 다행입니다.”

“뭐 예의상 한 말이라면 기분이 안 좋을 수도 있겠지만. 설마 그런 거였나?”

“아닙니다.”

“그럼 내가 정말 아름답다?”

“예.”

“어디가?”

“어디라니요?”

“엔젤이나 라데카도 어디 내놔도 빠지지 않는 그런 미인들인데, 그런 둘과 비교해서 어딘가 더 마음에 드는 부분이 있을 것 아니냐고.”

“그건···.”

제대로 쳐다보지도 못 하고 대답도 못 하는 길리안을 보며 미네르바가 피식 웃었다.

“내 얼굴을 보고 얘길 해야지. 봐야 어딘지 말할 거 아냐. 아니면 얼굴 말고 딴 데가 마음에 드는 건가?”

난감한 표정으로 말을 못하는 길리안을 보고 미네르바가 고개를 저었다.

“춤출 때는 사람이 달라 보이던데. 오늘 보니 또 아이 같고. 흠. 어떤 게 진짜 모습일까? 아무튼, 대답하기 곤란하면 됐어.”

“눈이···.”

“뭐?”

“눈이 가장 마음에 듭니다.”

“눈이라. 훗.”

미네르바가 웃으며 길리안의 어깨를 툭 쳤다.

“길리안. 말할 땐 항상 당당하게 또박또박. 말끝을 흐리는 남자는 매력이 없거든. 남자일 땐 당당하지 못하면서 기사일 땐 당당하다. 그것도 좀 이상하니까. 알았지?”

“예.”

“루퍼드를 따라 하고 싶은 건가?”

“지금 당장 안 된다는 걸 알면서도 그냥 해 보는 겁니다. 안 되는 걸 확인해야 부족하단 걸 느끼고 더 노력할 수 있으니까요.”

“그렇구나. 엔젤에게 들으니 요즘 자작부인 댁에 많이 간다지? 따로 배우는 거라도 있나?”

“카스트로 경께 지도를 받고 있습니다.”

“그렇군. 카스트로 경이라면 잘 지도해 줄 거야. 많이 배워라. 왕실 기사를 택했다면 넘버즈 상위권에 올라있어도 이상할 게 없을 정도의 실력자니까.”

“예.”

“그럼 따로 조언해줄 것도 없겠는걸?”

“그렇지 않습니다. 부족한 점이 많으니 앞으로도 부탁드립니다.”

고개를 숙이는 길리안을 보고 미네르바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면 앞으로도 계속 봐야겠네.”

“감사합니다.”

“지금 루퍼드를 따라 하는 건 무리야. 나도 그 거리에선 장담 못 하거든. 너라면 조금만 노력하면 될 거라고 생각해. 그러니 이제 슬슬 올라갈까?”

“예.”

대답한 길리안이 검을 챙겨서 일어섰다.

어느새 줄사다리 앞에 가있는 미네르바가 길리안을 보고 손가락을 까딱거렸다.

그때야 길리안이 주변을 둘러봤다.

다들 먼저 올라가고 둘만 있었다. 빨리 따라가야겠다는 생각에 사다리 앞으로 뛰어갔다.

“안 올라가십니까?”

“올라갈 거야. 그런데 이거 안 보여?”

미네르바가 손가락을 까딱거리고 있었다.

그걸 보고 한 걸음 다가섰다.

“더.”

한 걸음 더 다가섰는데도 손가락이 계속 움직이고 있었다.

“더.”

그렇게 조금씩, 조금씩 미네르바에게 다가갔다.

“내게 다가오는 게 그렇게 어렵나?”

“아닙니다. 이렇게 가까이 오라고 하시는 줄 몰랐습니다.”

다가서는 것도 어느 정도가 있지 지금 미네르바와의 거리는 한 걸음도 아니고 한 뼘 정도나 될까 할 만큼 가까웠으니까.

“조금 고민해 봤는데 아무래도 확인해야 할 것도 있고 상벌은 확실히 해야 할 것 같아서.”

“상벌이라니요?”

미네르바가 대답 대신 길리안의 팔을 잡아 자신의 허리에 둘렀다.

“지금···.”

“가만있어 먼저 확인할 게 있으니까.”

미네르바가 길리안의 목에 팔을 둘렀다.

“서로 갑옷을 입고 있으니까 느낌이 좀 그러네?”

길리안 자신도 미네르바도 가죽 갑옷을 입은 상태. 가볍고 얇지만 겉은 딱딱하고 어느 정도 방어력도 있다.

문제는 미네르바가 뭘 확인하고 싶은지는 모르겠고, 무슨 느낌이 좀 그런지 모르겠는데 자신은 충분히 이상하다는 것.

‘이런 건 연인들이나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미네르바가 가슴에 얼굴을 댔다.

정확히 말하면 귀를 댔다.

“음···. 빨리 뛰네? 내가 여자로 보이긴 하나 봐?”

“그, 그야 당연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무슨 확인을 하시는 건지요.”

길리안의 말에 미네르바가 고개를 들었다.

“너무 순진한 것도 문제가 있네. 왜 눈을 못 봐? 내 눈이 제일 마음에 든다면서.”

길리안은 대답 대신 시선을 내려 그녀와 눈을 마주쳤다.

잠깐 그러고 있다 다시 고개를 들어 시선을 피했다.

“으이그.”

목에서 팔을 푼 미네르바가 길리안의 양 볼을 손가락으로 잡고 흔들었다.

“윽.”

“이건 아까 오래 고민한 벌.”

그리고 이번엔 손바닥으로 양 볼을 감쌌다.

“그날 뭐라고 했더라? 미인을 안고 있으니 절로 긴장된다고?”

“그, 그걸 기억하시네요.”

“잊어버릴 수가 있어야지. 지금은 어때? 긴장되나?”

당연히 긴장됐다.

길리안은 대답하기 뭐해서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말과 동시에 미네르바의 얼굴이 다가왔다.

그리고 입술에 느껴지는 부드러운 감촉.

입술과 입술이 맞닿았고 서로의 숨결이 느껴졌다.

머릿속이 하얗게 변해 버린 듯 아무 생각도 안 나고 심장이 미친 듯이 뛰었다. 그녀를 보니 눈을 감고 있었다.

잠시 후 미네르바가 입술을 떼고 눈을 떴다.

“확인 끝.”

그리고 엄지로 길리안의 입술을 문질렀다.

“입술은 부드럽네. 먼저 올라간다.”

그리고 사다리를 잡고 올라가기 시작했다.

그때까지 길리안은 멍하니 서 있었다.

조금 올라가던 그녀가 밑을 내려 봤다.

“길리안.”

그녀의 부름에 멍한 눈으로 고개를 들었다.

“빨리 올라와. 내가 있는 곳까지. 나와 마주 설 수 있는 자리까지. 그때까지 기다릴 테니까. 단 너무 늦으면 안 돼.”

그리고 윙크를 하고 다시 사다리를 올라갔다.

“길리안은요?”

엔젤의 물음에 미네르바가 씨익 웃으며 말했다.

“수련 중. 곧 올 거야. 아직 시작 안 했어?”

“교수님이 저러고 계시니까요.”

평평한 바위에 앉아 눈을 감고 있는 슐레만

“명상 중이시랍니다.”

고개를 끄덕인 미네르바가 주변을 살폈다.

불길이 휩쓸고 지나간 자리에 남은 것은 타다만 나무들과 검은 재뿐.

“산불 때문에 하나도 남은 게 없네. 마탑이 무능하다고만 할 게 아니군.”

“그날 계셨죠?”

엔젤의 물음에 미네르바가 고개를 끄덕였다.

“응. 로렌스가 거의 다 잡아놔서 몇 번 찔러보지도 못했지만.”

현장에 달려왔을 때 로렌스와 기사들이 오우거를 상대하고 있었고 이미 병사 몇 명이 희생됐지만, 그래도 큰 피해 없이 잡았다고 할 수 있었다.

미네르바는 한쪽으로 걸어가 밑을 내려다봤다.

나무가 없으니 지형이 훤히 보였다. 절벽이랄 순 없지만, 경사가 거의 70도는 돼 보이는 가파른 비탈.

산불 때문에 자세히 조사할 수는 없었지만, 오우거 같은 대형 몬스터가 올라온 흔적은 없었다. 오우거의 등장은 마법에 의한 것이라고 밖에는 생각할 수가 없었다.

문제는 마탑이나 일선에서 물러나 교수로 활동 중인 마법사들도 불가능하다는 얘기만 할 뿐. 현재 마법 수준으로는 살아있는 생명체의 텔레포트는 불가능하다는 것.

물론 에스토 왕국의 얘기다. 왕국마다 마법사의 관리는 철저히 하는 편이고 마법에 관련해선 교류도 없었기에 마법 수준을 알아내는 것이 힘들긴 했다.

그리고 가능하다고 해도 5m가 넘는 오우거 같은 대형 몬스터를 마법으로 이동시키려면 막대한 마나가 필요하다고 했다. 손톱만 한 마정석 몇 개로는 될 일이 아니라는 것. 주먹만 한 최상급 마정석이 수십 개는 들어갈 거로 추측하는데 그 돈이 장난이 아니다.

그저 도적 단으로 분류했던 비밀세력이 왕국의 마탑이 불가능하다는 마법을 시현하고 막대한 자금력까지 갖췄다?

국가단위의 힘이 아니고는 불가능할 것 같았지만 페슈미안 공국은 아니란 생각이다.

공국 자체의 전력은 별것 아니다. 그 뒤에 버티고 있는 기안의 힘이 크다. 그리고 항구가 있어 해상 무역을 한다고는 하지만 듣기론 그리 부유하지 못했다. 그 또한 많은 공물을 요구하는 기안 때문이라 하겠다.

공국과 사이가 좋은 편은 아니지만, 그들이 이런 일을 벌여 얻을 이익이 없었다. 걸리면 전쟁을 각오해야 하고 전쟁이 난다면 페슈미안 공국에서 기안과 에스토 왕국이 치고받을 가능성이 크다. 전쟁이 어떻게 끝나도 공국은 손해라는 말. 그런데도 빤히 눈에 보이는 증거들이 나온다는 것.

루퍼드와 로렌스의 말대로 누군가 전쟁을 조장하는 것처럼 보였다.

‘전쟁이 나길 바라는 게 타국일까?’

공국을 제외한 다른 왕국을 떠올리다 고개를 저었다. 그렇다고 해도 내부의 지원 없이는 힘들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슬슬 시작해 볼까?”

슐레만의 목소리에 미네르바는 몸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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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과 댓글은 글쟁이에게 큰 힘이 됩니다.^^

작가의말

논다고 많이 써지는 건 아니네요.; 맞춤법 검사기 사이트도 먹통이고 ㅠㅜ

이번 편은 손발이 오글거려서... 그냥 입맞춤 한 번일 뿐이지만;; 아오 내 손발;

[대원(大遠)]

감사합니다.^^

[천무검신]

요물!! 맞네요!! 건필하세요 'ㅅ'//

[대원(大遠)]

그래도 여잔데... 곰보단 여우가 낫죠. 는 제생각인. ㅋ 요물!

[極限光]

마지막 대사가 의미심장합니다...

[대원(大遠)]

ㅎㅎ 그런가요? ㅋㅋㅋ

[정복(禎福)]

역시 솔직이 가장 큰 강점이군요.
멋진 표현입니다.
글을 참 맛있게 잘 요리하셔서
무척이나 즐감했습니다. 굿럭!

[대원(大遠)]

감사합니디. 사실은 제가 짜파게리 요리사... 쿨럭... 텨~

[유몽혼]

미네르바.. 진취적이네요ㅋㅋ

[대원(大遠)]

ㅎㅎㅎ 안그러면 평생 독신으로 살지도 모를 녀석이라;;;

[천지]

즐감!

[sfartar]

잘 어울리네요 ㅎㅎㅎㅎㅎ

[해봐]

미네르바 조...좋아요 >ㅁ

[무심한인생]

어차피 쓰지도 못 할 물건..

[아스트리스]

좋은 히로인 선정입니다.

[서글픈인형]

...미네르바가 제일 마음에 들었는데...좋네여

[마녀의솥]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