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버즈

넘버즈. 12장(4)

“아 그랬던가? 기억이 가물가물해서 말이지.”

능글맞게 말하는 이는 No.9 크리스 폰 베어드.

미네르바는 그가 무척이나 싫었다.

넘버즈가 되기 전부터 줄기차게 쫓아다니던 이들 중 하나.

지금은 다들 포기하고 떨어져 나갔는데 이 녀석은 아직도 틈만 나면 질척거렸다.

잘생긴 외모와 좋은 매너, 거기에 넘버즈인데다가 집안도 좋았다. 최고의 남자 중 하나라 할 수 있었지만 미네르바가 극히 싫어하는 부류의 남자였다.

자신만 바라보고 줄기차게 쫓아다녔다면 어쩌면 마음을 열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는 넘버즈 중에서도 유독 화려한 스캔들을 뿌리고 다니는 이였다.

지금까지 귀에 들린 여자 이름만 수십은 됐다.

그중엔 아는 이들도 있었다. 귀족 평민 가리지 않았고 아름다우면 남의 부인도 탐냈다.

없는 소문도 만들어서 퍼트리는 게 이 바닥인데, 이 녀석은 자랑이라도 되는 듯 지입으로 떠들고 다닐 때도 있었다. 당사자는 물론 해당가문에 그 얘기가 전해지지 않을 리가 없었다. 그럴 때면 명예 회복을 위해 남편이나 집안의 남자들이 그에게 결투를 신청했다.

하지만 결투는 항상 크리스의 승리로 끝났다.

행실은 영 좋지 못했지만 실력하나는 인정 할만 했다.

넘버즈가 되기 전의 이야기지만 지금도 그다지 나아진 것은 없었다. 요즘에도 소문은 돌지만 그나마 지금은 지입으로 떠들고 다니지는 않는다는 정도?

그것도 다 국왕의 경고를 받아서 그런 것이지 아니었으면 예나지금이나 다를 게 없을 이였다.

아무튼 그걸 알면서도 녀석의 꼬임에 넘어가는 여자들이 이해가 안됐다.

“아직... 워워...”

말을 꺼내며 미네르바에게 다가서려던 크리스가 목에 닿은 검 때문에 멈춰서 두 손을 들었다.

“난 그저 대화가 하고 싶은 뿐인데?”

크리스의 말에 미네르바가 무표정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난 그저 네 말을 듣기 싫을 뿐이다.”

“나에 대해 뭔가 오해하고 있다면 대화로 풀 수 있지 않을까?”

“오해한 것도 풀 것도 없다. 넘버즈의 No.9와 No.10 그게 우리사이다. 그이상도 이하도 아닌.”

“우리가 알고지낸 세월이 얼마인데... 난 우리가 좀 더 가깝다고 생각했거든.”

“착각은 자유다만... 우리라는 말은 상당히 거슬리는군. 네 목소리만큼.”

냉기가 팍팍 흐르는 미네르바의 말에도 크리스는 여전히 웃는 얼굴이었다.

“이래서 네가 정말 마음에 든다니까. 거친 매력이랄까? 아름다운 장미에는 가시가 있기 마련이거든.”

“소모적인 대화는 이쯤 하는 게 어떨까? 더 이상 네 말을 듣고 있다간 나도 모르게 네 목에 구멍을 낼 것 같으니까.”

“그럴 용기는 있나?”

그 말에 미네르바의 눈이 차갑게 빛났다.

“못할 건 없지. 그런데 시험해볼 용기는 있나?”

둘의 눈이 허공에서 마주쳤다.

그렇게 한동안 쳐다보다 먼저 입을 연 것은 크리스였다.

“여자에게 이기려고 하는 건 남자가 할 행동은 아니겠지.”

눈웃음을 치며 뒤로 한걸음 물러나는 그를 보고 미네르바가 피식 웃었다.

“그따위로 말하면 자존심은 챙길 수 있나보군. 해야 할 행동과 아닌 걸 구분 할 줄 안다면 조용히 나가라.”

“한 가지만 묻고 나가도록 하지. 온 목적이 그거거든. 이번 입학파티에 갈 건가?”

“내가 알아서 할 일이니 신경 끄도록.”

“설마 슈발리에의 입학파티에 갔으면서 출신아카데미에는 안가겠다는 건가? 적어도 그건 내가 아는 미네르바가 아닌 걸?”

그 말에 미네르바는 속으로 한숨을 쉬었다.

파티에 한번 가면 이게 문제다. 어딘 가고 어딘 안가고 이게 참 뭐하다는 것. 특히 아카데미 입학 파티는 더 그렇다.

슈발리에가 뭐든 제일 빠르다.

그리고 골든로드와 드니로프가 동시에 입학 파티를 한다.

이게 또 나름의 경쟁이 돼서 파티에 누가오고 누가 안 오는지 편 가르기라도 하는 것 같았다.

특히 두 아카데미 출신의 넘버즈들이 많은 요즘엔 그들의 참석여부도 큰 의미가 있기에 벌써 몇 번이나 사람이 왔다가 귀찮아 죽을 지경.

모든 파티에 안갈 때는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안 갔는데, 이번에는 예의상 얼굴이라도 비춰주긴 해야 할 것 같았다. 이래서 엔젤의 부탁에도 그렇게 망설였던 것이기도 했다.

그보다 파티에서 이 녀석을 볼 생각을 하니 가려고 했던 마음이 싹 달아났다.

“나에 대해 알고 있다 착각하지마라.”

“후 글쎄. 어쨌든 함께 춤출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가슴이 뛰는군. 마지막으로 같이 춤을 춘 게 십년도 넘었지?”

가문에서 열린 파티에 강제로 끌려가다 시피해서 억지로 춤을 춰야 했었던 상대가 불행하게도 이놈이었다. 나이도 어렸고 그때는 이런 놈인지도 모르긴 했었지만, 아무튼 말을 섞으면 꼭 그 얘길 꺼내서 짜증이 난다는 거다.

“가게 되더라도 그런 일은 없을 거다. 그러니...”

“슈발리에의 꼬마와는 춤을 추고 넘버즈인 난 거절한다는 건가?”

“그야 내 마음이니까. 정말 많이 참고 있다. 이제 그만 가라.”

“열 살 연하의 평민기사생도보단 나와의 스캔들이 더 낫지 않나? 바로 결혼까지 갈 수도 있는데?”

“그 반대라면 생각해볼 가치는 있겠군.”

“취향이 연하였었나? 뭐 나쁘진 않지. 결혼 전에 조금 즐기는 건 눈감아 줄 수 있거든. 물론 처녀라면 더욱 좋지만.”

그 말에 미네르바가 인상을 썼다.

“더는 못 들어주겠군. 딱 셋만 센다. 하나. 둘.”

“미네르바 경.”

미네르바가 셋을 세기 전에 들려온 목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부단장이 급히 뛰어와 고개를 숙였다.

“국왕께서 찾으십니다.”

“출동인가요?”

미소를 띠며 말하는 그녀를 보고 부단장이 씨익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좋군요. 모두 대기시키세요.”

“이미 준비를 마쳤습니다. 국왕께 명만 받아오시면 됩니다.”

그 말에 미네르바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크리스를 향해 말했다.

“이를 어쩌나? 파티는 혼자 재밌게 즐기도록.”

그러고 걸음을 옮기며 검을 아래에서 위로 휘둘렀다.

크리스의 코끝을 스치듯 지나간 그녀의 검이 검 집으로 빨려 들어갔다.

그와 동시에 크리스의 단추가 후드득 떨어졌다.

“셋은 다음에 세지. 그땐 목이다. 명심하도록.”

크리스를 스쳐지나가며 미네르바가 한 말이었다.

그녀가 사라진 후에 크리스의 시선이 발밑에 떨어진 단추로 향했다. 방금 전까지 생글거리던 표정과는 다른 무표정하고 싸늘한 눈빛.

“언젠가는 울고불고 매달릴 날이 올 거다.”

그렇게 중얼거린 크리스가 씨익 웃으며 걸음을 옮겼다.

“말론. 이번엔 누가 나갔어?”

“미네르바 경이 기사단을 이끌고 출동했습니다.”

그 말에 라데카가 흥미롭다는 듯 말했다.

“음... 무슨 바람이 불어서 언니를 내보냈을까?”

“미네르바 경은 지금까지 단독임무를 맡은 적이 없었습니다.”

“그랬었나?”

“예. 처음 맡은 단독임무이니 만큼 결과에 따라 평가가 내려지겠지요. 성공한다면 여자라는 이유로 낮게 보는 인식은 좀 나아질 겁니다.”

말론의 말에 라데카가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참 재미없는 세상이야. 능력을 봐야지 성별이 뭐가 그렇게 중요해? 누군 여자로 태어나고 싶어 태어났나? 남자들은 남자 뱃속에서 나왔데? 여자들이 없으면 아무것도 못하면서 무시하기는. 흥.”

라데카의 말에 말론은 입을 다물고 가만히 있었다.

이럴 때는 입을 다물고 있는 상책.

괜히 맞장구를 쳐도 불똥이 튀고 딱히 반론할 생각은 없지만 그랬다간 죽이려 들 테니까.

“그런데 정보는 확실하거지? 괜히 미네르바 언니한테 피해가는 거면 나중에 다 뒤집어엎을 거야.”

“확실한 정보입니다. 제 목을 걸겠습니다.”

“말론은 목이 참 여러 개 필요하겠어. 그치?”

“아직까지 붙어있는 걸 보면 하나면 충분한 것 같습니다.”

말론의 말에 라데카가 피식 웃었다.

“그런데 루퍼드랑 로렌스는 왜나갔을까? 방향도 다르던데?”

“음... 그쪽은 나름대로 따로 조사를 해서 뭔가를 얻은 것 같습니다.”

“내가 알지 못하는 걸 넘버즈 둘은 알고 있다? 그래도 명색이 왕국의 모든 정보를 알고 있는 길드의 수장인데. 이게 말이 돼?”

“알아보고는 있지만 둘이 워낙 비밀리에 진행한 일이라 어려움이 많습니다.”

“하아... 한심하네. 기껏 범죄자들이랑 거래까지 트면서 정보 모으기에 혈안이었는데 얻은 것도 없고, 동부는 웬 녀석이 다 쓸어버렸고. 아 내가 얘기했던가? 걔 쓸데없이 예리한 면이 있더라고.”

“그래서 조심하시라 말씀드렸지 않습니까. 나이와 겉모습만 보고 쉽게만 볼 인물은 아닙니다.”

“인정. 근데 완전 숙맥은 아니던데? 미네르바 언니에게 춤을 청하는 거나 춤추는 거나. 수준급이었어.”

“그게 이틀정도 춤 연습만 했다고 합니다.”

“뭐? 푸... 하하하하...”

한동안 깔깔거리고 웃던 라데카가 배를 부여잡고 말했다.

“아 배야... 아 웃겨. 마음먹고 나왔다는 거네? 의외로 귀여운 구석이 있구나. 그런데 나한텐 왜 얘기 안했어?”

“그게 말씀드릴 중요사안도 아니고 그때는 기분도 별로...”

“아 그랬지. 그런데 이제 어쩌지? 가까이에서 보기엔 다 틀린 것 같아.”

“방법이 없지는 않습니다.”

“음 어떤 방법?”

“첫째는 오픈하시는 겁니다.”

“뭘? 내 정체를?”

눈을 크게 뜨고 묻는 라데카의 말에 말론은 고개를 끄덕였다.

“나중에 잘못되면 아니 그전에라도 문제가 생길 것 같으면 죽여야 하잖아?”

“그런 경우 처리하는 것은 저의 몫이니 아가씨께서는 하고 싶은 대로 하시면 됩니다. 그가 죽으면 아가씨께서 고민하실 일도 없으니까요. 다만 로드의 명이 걸리지만 예외는 존재하는 법이니까요.”

그 말에 라데카가 의외라는 표정으로 말했다.

“말론 그를 괜찮게 보지 않았어?”

“제가 괜찮게 본 것은 제 개인적인 생각일 뿐입니다. 제가 지금 모시는 분은 아가씨고 전 로렌미어 자작가의 가신입니다. 고민할 가치가 없는 일입니다.”

“음...”

라데카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길리안이 남편이라도 돼서 자작가의 사람이 되면 모를까 그 전에는 그에게 아무런 존재도 아니니까.

“그건 좀 그러네.. 다른 방법은?”

“다른 한 가지는... 다른 이에게 고블린 가면을 씌워 그와 만나게 해서 혼선을 주고, 아가씨께서는 그와 자연스럽게 접촉하시면 되겠지요.”

“자연스럽게 어떻게?”

“아카데미에는 마법에 관한 수업이 있습니다. 일주일에 편성 시간은 얼마 되지 않지만 어쨌든 정규 수업이고 마탑의 원로들이 교수로 있습니다. 아가씨께서 교수를 돕는 조교로 가신다면 자연스럽게 마주칠 수 있는 계기가 될 거라 생각합니다.”

“오~ 그런 방법이 있었네? 음 조교라... 귀찮은데...”

“선택은 모두 아가씨의 몫입니다.”

“두 번째가 괜찮네. 그래도 고민 좀 해봐야겠어. 그리고 하나 더. 내가 미네르바 언니랑 친한 건 알지?”

“예.”

“그날 그랑 언니랑 춤을 췄는데 언니 얼굴이 빨개졌어. 그런 거 처음 봤거든. 그럼 난 어떻게 해야 할까?”

“음... 뭘 어떻게 하고 싶으십니까?”

“내가 물었잖아.”

“미네르바 경은 그와 춤을 추고 얼굴이 빨개지고 아가씨께서는 이제 그를 두 번 만나보셨습니다. 뭔가가 있어야 저도 조언을 드리지 않겠습니까?”

“어? 그런가?”

“둘이 사랑을 시작한 것도 아니고 아가씨는 아직 마음도 없으신 것 같고... 뭔가 시작된 게 없지 않습니까?”

그 말에 스스로가 생각해도 어이없었는지 웃었다.

“그러네.”

“둘이 춤을 출 때 아가씨께선 기분이 어떠셨습니까?”

“음. 그게... 좋지는 않았고, 그렇다고 나쁜 것 같지도 않은데... 뭔가 말로 표현하기 좀 그러네.”

“혹시 내가 갖긴 뭐하고 남 주긴 아까운 뭐 그런 것이 아니실지.”

“오~ 그렇게 표현할 수도 있겠네.”

“다시 말씀드리지만 모든 건 아가씨의 선택에 달렸습니다.”

라데카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응. 알았어. 그런데 아버지는 언제 오셔? 이번에 넷째 왕자가 들어올 때 같이 오실 줄 알았는데.”

“칼렌베르크에서 제대로 된 정보망을 구축하는 건 무척 어려운 일입니다. 오래전부터 시작한 일이고 지금은 거의 마무리가 되간다고는 들었지만 정확히는 저도 잘...”

라데카는 시무룩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원래 가문의 수장이자 길드의 로드였던 아버지는 3년 전 대사의 신분으로 칼렌베르크로 떠났다.

그곳에 상주하며 양국의 관계를 돈독히 하는 외교관의 신분으로 간 것이지만 실질적인 목적은 정보망 구축을 마무리 하는 것.

그 때문에 20년 가까이 시골영지에 은거중인 할아버지가 또다시 길드의 로드를 대리하게 됐지만 그곳에서 나올 생각이 없는 듯 했다.

결국 수도에서 모든 걸 총괄하는 직책은 자신이 맡게 됐다. 웃긴 건 아버지가 떠나기 직전에야 그 말을 해줘서 알았다는 것이다.

그전에는 가문이 그런 일을 하는지도 몰랐고, 말론도 이런 일을 하고 있는 줄 몰랐다.

늦둥이로 태어난 남동생이 크면 이일을 맡겠지만 이제 12살.

아직 크려면 한참 멀었다.

때문에 반강제로 일을 맡게 됐고 처음에는 정말 혼란스럽기도 하고 새로운 직책에 적응하는 것도 힘들었다.

그나마 3년 정도 지나니 이제는 어느 정도 알게 되서 하고 있는 거지 말론이 없었으면 정말 힘들었을 것이다. 물론 지금도 많은 일을 말론이 처리한다.

솔직히 말하면 이일보다 원래하는 마탑에서의 일에 열중하고 싶었지만 아직은 그게 힘들었다.

“그러고 보니까 말론 참 나쁜 사람이야.”

“네?”

“이십년 넘게 이런 일 하는 사람인줄 몰랐으니까.”

“같은 일을 하고 계시면서 이런 일 이라고 하시면... 왠지 저만 나쁜 놈이 된 것 같은 기분이...”

“이십년 넘게 날 속였잖아.”

“다음 대 로드가 아니면 가문의 일원도 몰라야 하는 일입니다. 아가씨의 경우는 어쩔 수 없는 경우였지요.”

“알아. 그래서 그게 슬퍼. 가족끼리도 속여야 한다는 게.”

잠시 생각에 잠겨있는 것 같던 라데카가 다시 말했다.

“그나저나 그 넘버즈 둘은 뭘 알고 나선거지? 아 궁금하네.”

그녀의 말에 말론은 딱히 대답할 말이 없었다.

수도의 방화사건에 연류 된 이들의 사형이 며칠 후였다. 하지만 범인들이 사형당하는 것은 아니었다. 다른 사형수들이 그들 대신 죽을 것이다.

그리고 당사자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모진 고문을 당하고 있었다. 나오는 정보 중에 건질 건 하나도 없었는데 루퍼드와 로렌스가 움직인 것이다.

그들이 고문현장에도 있기는 했지만 뭔가 물어보거나 한 것은 아니었다. 그저 범인들이 심문당하는 걸 지켜본 정도. 그 후에 이곳저곳을 찾아다녔고 그때마다 따로 조사를 했지만 딱히 얻은 것이 없었다.

그렇다고 그 둘이 그곳에서 뭔가를 알아간 것도 아니었다. 그런데 갑자기 왕에게 허가를 받아 기사단을 이끌고 나갔다.

그나마 미네르바가 간 쪽의 정보는 내부조사를 통해 역 추적해서 겨우 알아낸 것.

루퍼드와 로렌스가 나간 이유도 분명 귀족기사단과 관련된 일이 빤한데 뭘 알아냈는지를 도통 모르겠다는 것이다.

사람을 붙여놨지만 그래봐야 알 수 있는 것은 결과 뿐.

뭔가 그들에게 일을 빼앗긴 기분이 들었지만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것이 그에게도 없었다.

사고로 위장해서 넷째 왕자를 암살하려는 시도가 있었다고 해서 그에 대한 조사도 따로 벌이고 있었다.

갑자기 이런저런 일들이 터져 인력도 부족하고 본래 로드가 아닌 아가씨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어 힘든 점도 있었다.

‘하아...’

그저 답답한 마음에 속으로 한숨을 쉴 뿐.

“여기서 갈라지면 된다. 그나저나 용케도 국왕의 허락을 받아냈군.”

로렌스의 말에 루퍼드가 웃으며 말했다.

“가슴에 달고 있는 넘버가 장식은 아니니까.”

“훗. 뭐 좋아. 나중에 정보를 얻은 과정을 해명하는 게 조금 귀찮지만... 일단은 두고 볼 순 없으니까.”

“그것도 내가 알아서 하지.”

“의외인 걸?”

“덕분에 나도 답답함을 풀 수 있는 거니까. 보답이라고 생각해.”

루퍼트의 말에 로렌스가 웃으며 말했다.

“그거 고맙군. 그럼 기왕 하는 김에 내기나 하나 하겠나?”

“내기?”

“간단한 걸로. 지는 쪽이 기사단의 술을 사는 걸로 하지.”

그 말에 루퍼드가 고개를 끄덕였다.

“나쁘지 않군. 어떤 식으로 할 생각이지?”

“간단하지 않나. 어차피 잡는 건데.”

“누가 많이 잡나 인가?”

“숫자가 다를 것 같은데. 누가 조금 죽이고 잡는 가로 하지. 어차피 살려서 얻어내야 할 게 많으니까.”

로렌스의 말에 루퍼드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내기는 성립. 나중에 왕궁에서 보지.”

“술값이 좀 나올 거야. 우리 기사단은 입이 고급이거든.”

그렇게 말한 로렌스가 웃어 보이고 기사들을 이끌고 오른쪽 길로 말을 달렸다.

그 모습을 보던 루퍼드가 피식 웃었다.

“그건 이쪽도 마찬가지지.”

그러곤 기사들을 이끌고 왼쪽 길로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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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과 댓글은 글쟁이에게 큰 힘이 됩니다.^^

작가의말

진행이 느리지만 나올 건 다 나올 겁니다.ㅠㅜ

전 글 올리고 상갓집으로... 일요일 날 올라오니 다음 글은 월요일이 될 것 같습니다.

그전에 쓸 수 있다면 써서 올립지요.

 

[천지]

즐감!

[sfartar]

건필하세요

[날빌]

보통 no9같은 캐릭터는 바람둥이지만 사실 한여자만 마음속에 두고있고 서브커플이나 감동적인 죽음에 많이 쓰이는 능글멋진놈 캐릭터인데 여기선 악역의 스멜이 풍겨오는군요 ㅠㅠ

[요혈락사]

감사합니다...^^

[마녀의솥]

잘 읽었습니다.

[은색의왕]

호오가 너무 많아요. 흠/음 등도 섞어서 쓰는 게 더 나아요.

[대원(大遠)]

음 그렇게 많은가요; 다시 연재 시작하면서도 많이 쓰는 거 같은데... 줄여 보겠습니다.

[대원(大遠)]

이번장에 호오가 엄청많았군요 ;;

[은색의왕]

고불린→고블린

[2522]

최고의 남자라 중 하나라 → 남자

[대원(大遠)]

감사합니다. 수정했습니다.

[bj****]

ㄷㄷ 너무 재미있어서 여기까지 시간가는줄 모르고 읽었네요.. 앞내용들이 더 궁굼해지네요

[대원(大遠)]

뒤에도 재밌게 보실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

[MidD]

왜 봐도봐도봐도 재미있는 걸까요.... ㅎㅎㅎ (발자국)

[대원(大遠)]

ㅎㅎ 그럼 계속계속계속 보시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