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버즈. 22장(2)
“후우~.”
에런 왕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로렌스가 말할 때 가만히 있었던 건, 옆에 있던 드겔이 만류했기 때문.
“이들은 어찌하시렵니까?”
드겔의 말에 부러진 검을 내려다보던 에런 왕이 시선을 돌렸다.
왕과 눈이 마주친 신료들이 모함이라고 입에 거품을 물었다.
“그만한 기사가 아무근거도 없는 말을 했을 리가 없지 않습니까?”
드겔의 말에 에런 왕이 고개를 끄덕였다.
“저희를 못 믿으시옵니까?”
“아무런 증거도 없는 모함입니다.”
“그만!”
왕의 말에 신료들이 입을 다물었고, 드겔이 한걸음 앞으로 나섰다.
“사실이 아니면 꺼릴 것이 없지 않은가?”
“그건···.”
뭔가 말을 하려던 이가 입만 벌리고 말을 멈췄다.
드겔과 눈이 마주치자 숨이 턱 막히고 소름이 돋았다.
“걱정 마시게. 모함으로 밝혀지면 내 직접 로렌스 경을 데려다 그대들 앞에 무릎이라도 꿇릴 테니.”
“일단 이들을 구금하겠습니다.”
“그리하시오. 그리고 시종장이 조사를 맡으시오.”
그렇게 말한 에런 왕의 인상은 풀릴 줄을 몰랐다.
다른 기사도 아니고 넘버즈 로렌스가 왕 앞에서 검을 부러트리고 갔다.
때문에 이곳에 있는 다른 이들은 몰라도 신료들은 그냥 보낼 수가 없었다.
길리안이라는 젊은 기사가 벌인 일만 해도 화자가 돼서 기사들이 술렁이는데, 넘버즈 로렌스가 그랬다는 말까지 퍼지면 감당하기 힘든 일이 될 테니까.
그러는 동안 대전으로 들어서 성큼성큼 걸어오는 이를 보고 인상을 더욱 찌푸렸다.
“넘버즈 No.9 크리스 폰 베어드가 폐하를 뵙습니다.”
“경은 또 무슨 일인가?”
“폐하께 보고를 드리고 그저 제 소임을 다 하려고 온 것입니다.”
“보고?”
“예. 지금 왕성 밖에 수많은 폭도들이 모여들고 있습니다.”
“폭도? 폭동이라도 났단 말인가?”
“아직은 아닙니다만···.”
-우우우우우우우우~
-우우우우우우~
“저게 무슨 소리인가?”
왕의 말에 크리스가 미소를 띠고 대답했다.
“그들이 지르는 소리입니다. 이미 수만이 모였고 계속해서 모여들고 있습니다. 폭동이 일어나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입니다. 왕성의 수비를 강화하시고 제게 명을 내려주시면 저들이 입을 다물게 하겠습니다.”
“수만이라 하였는가?”
“예! 수만은 족히 됩니다. 허나 그들은 폭도가 아닙니다.”
크리스가 아닌 대전 입구에서 들려오는 대답.
“넘버즈 No.10 미네르바 폰 발렌슈타인이 폐하를 뵙습니다.”
“폭도가 아니다?”
“예 그러합니다. 저들은 그저 폐하의 백성들입니다.”
“그럼 지금 들리는 소리는 무엇인가?”
“그들이 우는 소립니다.”
“우는 소리라?”
우는 소리가 아니라 어떻게 들어도 야유로 들렸다.
“예. 부모에게 버림받은 아이는 우는 법입니다. 부모가 돌봐주지 않는 아이도 우는 법입니다. 관심 받고 싶은 아이도 웁니다. 그래야 부모가 돌아봐 주기 때문입니다.”
“내가 백성들을 버렸다는 말인가?”
“버리지는 않으셨을지 몰라도 관심을 주시지 않고 그들의 소리를 외면하신 것은 사실이 아니옵니까?”
말이 오가는 중에도 멈추지 않고 계속되는 소리에 크리스가 목소리를 높였다.
“제게 맡겨 주십시오. 폐하의 심기를 어지럽히는 저들의 입을 다물게 하겠습니다.”
미네르바도 지지 않았다.
“아이가 운다고 매를 들면 더 악을 쓰며 우는 법입니다. 저들에게 창칼이라도 겨누실 생각이십니까? 제게 맡겨주십시오. 치안대와 성문 경비대, 수비대의 지휘권을 주시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게 하겠습니다. 이 일에 제 목을 걸겠습니다.”
“음···.”
“무슨 고민을 하십니까? 전혀 고민하실 일이 아니라 생각됩니다.”
말을 하며 걸어오는 이는 루퍼드.
“넘버즈 No.2 루퍼드 폰 히스클리프가 폐하를 뵙습니다. 미네르바 경의 말대로 저들은 폭도가 아닌 폐하의 백성입니다. 아무런 잘못도 하지 않은 이들에게 검을 겨눌 수는 없는 일입니다. 미네르바 경에게 기회를 주십시오. 폐하를 실망시킬 거라 생각지 않습니다.”
고개를 끄덕인 에런 왕이 미네르바에게 말했다.
“경에게 맡겨보겠다.”
“감사합니다. 폐하. 그럼.”
고개를 숙이고 일어나는 그녀에게 루퍼드가 말했다.
“미네르바 경. 제2중앙기사단의 지휘권을 이양하겠소. 그들을 데려가시오.”
미네르바가 미소를 지으며 살짝 고개를 숙여보였다.
“제1기사단도 데려가시게. 다들 할 일이 없어 빈둥거리고 있으니.”
“감사합니다. 드겔 경.”
고개를 숙인 미네르바가 돌아서 뛰다시피 대전을 벗어났다.
인상을 잔뜩 찌푸리고 있는 크리스를 보던 에런 왕이 시선을 돌렸다.
한 무리의 기사들이 자신을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에런 왕은 낮은 한숨을 쉬며 입을 열었다.
“시종장. 오늘 일정은 모두 취소하시오. 아무래도 다른 일은 할 수 없을 것 같으니···.”
“나랑 있는 게 불편해요?”
“아닙니다.”
“특별히 들어야 할 강의는 없죠?”
“예. 점심시간 후에 하나 있습니다.”
“그럼 앉아서 지켜봐요.”
“예. 그런데 제게 왜 이렇게까지 해주시는지 궁금합니다.”
길리안의 말에 라데카는 한숨을 쉬며 그를 봤다.
어제 밤새 많은 고민을 했다.
지금까지 솔직히 자신의 감정을 잘 몰랐었다. 아니 알면서 부정하고 모른 척 한 것도 있었다.
할아버지가 반지를 보냈다는 소식을 듣고 그때부터 어떤 사람인지 알아보기 시작해, 얼굴을 보기 전에 이미 그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었었다.
처음 만났을 때는 실망했었다.
그래도 계속 지켜봤었다.
시골에서 수련만 하다 올라온 힘만 센 세상물정 모르는 꼬마가 몇 달 사이에 어엿한 기사가 됐고, 그 짧은 시간에 보여준 변화는 놀라울 정도.
관심이 없다면 그렇게 지켜보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러는 동안 관심 이상이 됐고, 어제 엔젤의 말을 듣고 또 그의 우는 모습을 보고 밤새 생각해본 후에서야 스스로 인정하게 됐다.
그를 좋아한다는 걸.
문제는 혼자 알고, 혼자 생각하고, 혼자 고민하다가 혼자 좋아하게 됐다는 것이다.
이름 하여 짝사랑.
‘아 생각하니까 또 열 받네.’
그렇다고 길리안을 탓할 수는 없는 노릇.
저 반응을 보면 엔젤의 말대로 자신은 그에게 그냥 아는 여자일 뿐.
‘아! 짜증나!’
라데카의 미간에 주름이 잡혔다.
그러다 다시 스스로를 다독이며 몇 번 심호흡을 하고 입을 열었다.
“내가 왜 이러는 것 같아요?”
“제가 걱정돼서···.”
“맞아요. 걱정돼서 이러죠. 걱정 안 되면 죽든 말든 신경도 안 써요.”
“감사합니다. 걱정해주셔서.”
라데카는 다시 하던 작업에 열중했다.
지금 길리안의 갑옷에 마법 부여를 해주고 있는 중이었다.
얼마 전에 말론이 한번 권하긴 했지만 실제로 해주게 될 줄은 몰랐었다.
밤새 뒤척이다 잠깐 잠들었다.
아침에 말론에게 결투소식을 들었을 땐 정말 깜짝 놀랐었다.
심각하게 보고하던 말론은 그가 죽을지도 모른다고 했다.
그 말에 겁이 덜컥 나고 정말 심장이 내려앉는 줄 알았다.
“도대체 생각이 있는 거예요? 아니면 없는 거예요? 상대가 몇 명이나 될지 알기나 해요?”
“모릅니다.”
“그런 말을 해놓고 도대체 어떻게 그렇게 태평 할 수 있는 거예요? 따로 준비한 것도 없어 보이는데.”
“준비라면 6살 때부터 해왔습니다.”
그 말에 라데카가 고개를 돌렸다.
“그게 무슨 말이에요?”
“그때부터 한 번도 수련을 게을리 한 적이 없습니다. 오늘을 위해 대비한 것은 아니지만 이런 일은 언제든 생길 수 있는 것이니까요. 지금까지 해온 것이 있으니 따로 준비할 것도 없습니다.”
“정말. 당신이란 사람은···. 하아~.”
목숨을 건 결투가 오늘이다.
보통 결투를 앞둔 기사들은 흥분하거나 긴장하기 마련.
그런데 이 사람은 그런 게 없었다.
어제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그리고 오늘도 별일 없다는 듯이 너무 담담하고 또 차분해보였다.
지금당장 전쟁터에 나간다고 해도 이 사람은 지금 모습일 것 같았다.
그래도 그게 일부러 꾸며낸 모습이 아님을 알기에 걱정이 되면서도 마음이 편안하기도 했다.
“그런데 무슨 일이라도 있으셨던 겁니까?”
“왜요?”
“눈이···.”
길리안이 무슨 말을 더 하기도 전에 라데카는 후다닥 거울 앞으로 달려갔다.
잠 못 자서 붉게 충혈 된 눈과 그 밑에 다크서클. 거기에 울어서 퉁퉁 붇기까지 했다.
‘아악!!’
속으로 지른 비명이 입 밖으로 튀어나올 뻔 했다.
결투 얘기를 듣고 어떡하면 좋을까 고민하다가 미처 관리를 못한 것들.
라데카는 작은 한숨을 내쉬고 돌아서서 길리안을 봤다.
“울었어요. 왜요? 눈 부어도 예쁜 여자 처음 봐요?”
길리안은 살짝 당황했다가 이내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흥!”
라데카는 새침한 표정을 하고 다시 작업을 시작했다.
그리고 집중하더니 말이 없어졌다.
길리안도 그저 묵묵히 일하는 그녀를 바라보기만 했다.
“준비 끝!”
뭔가 만족스럽다는 표정으로 손을 턴 라데카가 돌아섰다.
“수십 명이랑 싸울지도 모른다면서 이런 보급형 갑옷을 입고 간다는 게 말이 돼요? 아무리 의미가 있는 거라지만. 좋은 갑옷 맞출 능력이 안 되는 것도 아니잖아요. 이 갑옷이 당신 생명줄이라고요.”
“그렇기는 하지만 계속 성장 중이라서···.”
“어디 일어서 봐요.”
라데카가 자리에서 일어난 길리안에게 다가가 앞에 섰다.
머리하나는 더 큰 길리안을 올려다봤다.
생각해보니 단둘이 있을 때 이렇게 가까운 거리에서 마주서본 적이 없었다.
지금껏 단 둘이 있을 기회도 없었지만.
처음 봤을 때 촌스러운 모습은 어디에도 없었다.
왕실기사의 정복이 아닌 생도 복을 입고 있었지만 그렇게 늠름해 보일 수가 없었다.
남자는 남자구나 하는 생각이 들자 괜히 부끄러워 얼굴이 붉어졌다.
“고개 좀 숙여 봐요.”
“이렇게 말입니까?”
“더요.”
“이렇게···.”
“더요.”
그리곤 길리안의 양 볼에 손을 대고 입을 맞췄다.
길리안은 당황했지만 두 눈을 감고 있는 그녀가 너무 진지해보여서 밀어내지는 않았다.
부드러운 입술의 느낌과 여자의 향기.
한동안 맞닿아 있던 입술과 입술이 떨어지고 눈을 뜬 라데카가 말했다.
“미안해요. 지금 아니면 못할지도 못한다고 생각하니까 참을 수가 없었어요.”
“왜 이런···.”
“그날 구해준 보답이에요. 나 때문에 화살도 안 피했잖아요. 고마웠어요. 구해줘서.”
입술을 만지작거리며 말하는 라데카를 보고 길리안이 미소를 지었다.
“당연한 일을 한 겁니다.”
“나한테는 고마운 거니까요. 그리고 영광인줄 알아요. 첫 키스니까.”
길리안이 뭐라 말하기도 전에 작업대 앞으로가서 뭔가를 중얼거렸다.
그녀의 중얼거림이 계속 될수록 갑옷 여기저기에서 이상한 문양이 빛을 발하다가 희미해지더니 사라졌다.
“다됐어요.”
“감사합니다.”
“한번 입어 봐요.”
“네.”
라고 대답하고 갑옷을 집으려던 길리안은 라데카의 볼을 타고 흐르는 눈물을 보고 멈칫했다.
“왜 그래요?”
“저기. 눈물이···.”
“네? 어? 왜 이러지? 내가 왜 이러지? 내, 내가···.”
오늘 그녀는 너무 이상했다.
항상 도도해 보이던 모습과는 달리 너무도 초췌한 모습.
그러면서도 새침했다가 기분이 좋아보였다가 차분했다가 부끄러워했다가 이제는 운다.
예전 같으면 정말 어쩔 줄 몰라 했을 것이다.
지금은 그래도 좀 낫지만 그녀가 너무 변화무쌍해서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모르겠는 건 마찬가지.
같은 말을 반복하며 눈물을 흘리는 라데카에게 길리안이 손수건을 건넸다.
이유는 몰라도 지금은 이게 그녀에게 해줄 수 있는 최선이었으니까.
손수건을 받아 눈물을 훔치던 라데카가 길리안을 와락 끌어안았다.
당황스러웠지만 밀어내지는 않았다.
이제는 왜 이러지가 아니라 “나 어떡하지.” 라는 말을 반복하며 흐느끼는 그녀를 내려다보다 한손으로 등을 쓸어줬다.
어릴 때 어머니 품에 안겨서 울면 아무 말도 없이 이렇게 등등 쓸어주셨다. 눈물이 그칠 때까지 어머니는 그렇게 해주셨다.
그리고 어제 자신이 울 때 형도 그렇게 해주었다.
길리안은 그녀의 눈물이 잦아들 때까지 조용히 기다렸다.
“미안해요.”
“괜찮습니다.”
“그럼. 조금만, 조금만 더 이러고 있을게요.”
길리안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등···.”
“예?”
“등, 계속 쓰다듬어 줘요. 이상하게 안심이 되니까.”
길리안은 좀 전처럼 천천히 등을 쓸어줬다.
지금 그가 하는 행동이 자신이 좋아서 해주는 게 아닌 것을 알았다. 남자가 여자를 위로하는 게 아니라 사람이 사람을 위로 하는 것이었으니까.
그래도 안심이 됐다.
“내가 왜 이러는지 안 물어봐요?”
“말씀해주실 수 있는 겁니까?”
“내가··· 내가 당신 좋아하니까.”
길리안은 순간 멍해졌다.
“그래서 걱정되고 오늘 잘못 될까봐 불안해서···. 그래서 이러는 거예요.”
뭔가 힘든 일이 있겠거니 했지만,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말.
그러고 보니 오늘 그녀에게서 경이라는 호칭을 한 번도 못들은 것 같았다.
“당황스럽죠? 미안해요.”
“조금··· 놀라기는 했습니다.”
“미안해요. 내 맘대로 입 맞추고, 내 맘대로 투정부리고, 내 맘대로 울고 고백하고···. 결투하러 가는 사람한테 이러면 안 되는데. 아는데 나도 어쩔 수 없으니까.”
그리고 길리안에게서 떨어져 몇 걸음 물러났다.
“지금은 아무 말도 하지 말아줘요. 내가 좋아한다는 거지 지금당장 좋아해달라는 거 아니니까.”
그 말에 길리안은 아무 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당황스럽기도 하고 그녀를 좋아하는 것도 아니다.
마음에 담아둔 여자가 있다고 솔직히 말하려고 했지만 지금은 아닌 것 같았으니까.
“미안해요. 그리고···.”
잠시 망설이던 라데카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당신 목에 걸고 다니는 반지 꼭 돌려줘요. 내겐 소중한 거니까.”
“어?”
길리안은 목에 걸고 있는 반지를 꺼냈다.
“이것 말입니까?”
“네. 그거요.”
“이건···.”
“궁금해도 지금은 말 안 해줄 거예요. 무사히, 오늘을 무사히 넘기면 그때 말해줄게요. 당신이 몰랐던 것들, 내가 왜 이러는지도. 그러니까 죽지도 말고 다치지도 마요.”
“예.”
“후우~. 좋아요. 이제 입어 봐요. 점검은 해야 하니까.”
라데카가 말을 돌리자 길리안도 더 이상 다른 말을 하진 않았다. 그리고 마법을 부여한 효과가 궁금하기도 했다.
“그런데 어떻게 좋아진 겁니까?”
“타격을 받아도 쉽게 찌그러지거나 하진 않을 거예요. 관절 부분은 좀 더 부드러울 거고. 뭐 하고 싶은 건 많은데 재료는 없고 시간도 없어서 그 정도만 했어요.”
“영구적인 겁니까?”
“그럴 리가 없잖아요. 시간도 재료도 많이 드는 작업이에요. 일시적인 거지만 두세 시간은 갈 거예요. 더 길수도 있고요.”
“음. 두세 시간이라. 그런데 지금부터입니까?”
“네. 방금 활성화 시킨 거 봤잖아요.”
“음. 그럼 오후엔 효과가 없겠군요.”
“당연하죠. 오후가 되면···. 어? 나 뭐한 거지? 아 정말!”
그러면서 또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다.
“하하 괜찮습니다.”
“내가 안 괜찮아요. 안심이 안 된다고요. 마정석도 없는데. 아아 어쩌지? 말론! 마정석이 필요해. 말론!”
“마정석이라면 제게도 있습니다. 물론 집에.”
“아!”
라데카는 자신의 행동에 어이가 없어 피식 웃었다.
이건 뭐 바보가 된 기분이랄까?
다 알고 있는 사실들을 까맣게 잊어버리고 뭘 한 건지 모를 정도로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하아~. 미안해요. 마정석 좀 가져다 줘요. 많으면 좋아요. 오후 3시라고 했죠?”
“네.”
“그전까지 내가 할 수 있는 건 다 해서 가져다줄게요. 늦지 않을 테니까 걱정하지 마요.”
“저는···.”
“알았으니까 빨리 마정석 가지고 와요. 빨리!”
추천과 댓글은 글쟁이에게 큰 힘이 됩니다.^^
- 작가의말
연애만 하는거 아닙니다.
다음 편엔 정말....
싸우기 시작할거에요. 하하;;; 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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