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버즈. 22장(6)
“저 녀석 괜찮을 걸까?”
이베트를 배웅하고 아카데미로 돌아가는 길.
조금 떨어져 말을 몰던 카미르등은 길리안이 걱정됐다.
겉보기엔 멀쩡해 보이긴 했는데 워낙 티를 안내니 다들 답답하긴 했다.
아무래도 안 되겠는지 카미르가 말을 몰아 길리안의 옆으로 갔다.
“길리안 괜찮은 건가?”
“몸 상태라면 괜찮아.”
“그게 아니라···.”
길리안은 카미르의 시선이 오른손을 향해 있는 걸 보고 손을 폈다.
아까 꼬마가 던진 작은 돌멩이.
“응. 이것 때문이라면 난 괜찮아.”
“음···.”
“날 걱정하는 거라면 정말 괜찮아. 어차피 내가 감당해야 할 일이니까. 카미르 사람 죽여본적 있어?”
“아니. 아직.”
“그렇다면 한번쯤은, 아니 심각하게 고민해봐. 너도 기사의 길을 갈 거고 언젠간 사람을 죽이는 날이 올 테니까.”
그 말에 카미르는 생각에 잠겼다.
왕위에 욕심은 없었다.
그래도 왕가의 일원으로 뭔가를 하고 싶었고 왕국을 위해 일하고 싶어 기사가 되기로 했다.
하지만 사람을 죽이는 것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해본 적은 없었다. 지금 아카데미에서 기사교육을 받는 이들도 대부분은 그럴 것이다.
이미 기사인 이들 중에는 사람을 죽인 것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또 자랑처럼 떠드는 이들도 있다.
그런 이들을 보며 그냥 그러려니 했었다.
하지만 길리안이 겪은 일을 보고 솔직히 당황스러웠다.
그건 언제든 자신에게도 닥칠 수 있는 일이니까.
그럴 때 과연 자신은 어떻게 할지, 그리고 길리안처럼 당당하게 말할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평소의 길리안을 생각해보면 솔직히 사과를 할 줄 알았다.
“길리안. 난 네가 사과를 할 줄 알았어.”
그 말에 길리안이 씁쓸한 표정으로 말했다.
“난 그들에게 남편을 죽이고 아버지를 죽인 살인자야. 그들에게 내가 사과를 하면 위로가 될까?”
“음. 그건···.”
아마 전혀 위로가 되지 못할 것이다.
“나도 미안한 마음은 있어. 고개 숙여 사과해서 될 일이라면 그렇게 했을 거야. 하지만 내가 뭘 해도 죽은 사람을 살릴 수는 없고, 그들에게는 아무런 위로가 못돼. 목숨을 건 결투에서 그 사람들의 가족들과 이후에 벌어질 일이 두려워 내가 죽을 수는 없잖아. 내게도 날 사랑하고 걱정해 주는 사람들이 있으니까.”
그건 당연했다.
“그럼 난 어떻게 해야 하고 어떤 말을 해야 할까? 아까 내가한 말과 행동이 옳다고는 생각지 않아. 하지만 그건 내가 그들에게 해줄 수 있는 최선의 말과 행동이었어. 그 사람은 기사였으니까.”
“음.”
길리안의 입장이 돼보진 못해서 다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조금은 이해 할 수 있었다.
“내가 이기고 그가 진 것이 아니야. 목숨을 걸고 싸웠고 난 살아남았을 뿐이야. 그게 내가 나를 위로하는 방법이야. 그리고.”
손에든 돌멩이를 본 길리안이 다시 말했다.
“이런 건 맞아도 아프지 않지만 마음에 상처를 내. 검에 맞은 것 보다 더 아파. 하지만 어쩔 수 없잖아. 기사의 길에 영광스런 일만 있는 것은 아니니까. 이건 내가 가슴에 담아 두고 감당해야 할 무게야.”
카미르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길리안 같은 고민을 자신은 해본 적이 없었으니까.
하지만 어떤 마음으로 그가 검을 잡았는지, 그리고 얼마나 많은 고민을 해왔는지는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마음에 상처가 나도 다 살게 돼. 시간이 지나면 또 희미해지고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살 수 있어. 난 계속 검을 잡을 거고 기사의 길을 갈 거야. 그러니까 날 걱정할 필요는 없어.”
아무 말도 없는 카미르의 어깨를 길리안이 툭 쳤다.
“내일이 되면 난 또 웃을 수 있을 거야. 아니 지금도 웃을 수 있어.”
그리고 멀리 보이는 미네르바를 향해 빠르게 말을 몰아갔다.
미네르바는 다가오는 길리안을 보고 활짝 웃었다.
“어이 길리안 경.”
그런 미네르바에게 살짝 고개를 숙인 길리안이 웃으며 말했다.
“바빠 보이십니다.”
“누구 덕분에 말이지.”
“저도 이럴 줄은 몰랐으니까요. 지금도 제가 한 일이 사람들에게 영웅처럼 비춰질 일은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저들의 소리를 외면하고 있었다는 말이겠지. 아무도 너처럼 나서주지 않았으니까.”
“음. 그보다 저 약속 지켰습니다.”
길리안의 말에 미네르바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응. 봤어.”
“보셨습니까? 전 바빠서 못 오신 줄 알았습니다.”
“당연히 봐야지. 약속했으니까. 다친 데는 없는 거지?”
“네. 멀쩡합니다.”
“잘도 그런 실력을 숨기고 있었겠다?”
“그건 숨긴 게 아닙니다. 그럴 상황이 없었던 것뿐이죠.”
“훗. 뭐 좋아. 대신 한가해지면 나랑 한번 붙어.”
“네. 그리고 한가해 지시면 약속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길리안의 말에 미네르바가 살짝 당황한 표정으로 고개를 돌렸다.
“약속은 지킬 거야. 한입으로 두말은 안하니까.”
그런 그녀에게 길리안이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네. 기대하겠습니다. 레이디 미네르바.”
“뭐? 너! 하아~.”
“하하 농담입니다. 그보다 제가 도울 일은 없습니까?”
그 말에 미네르바가 씨익 웃었다.
“날 정말 돕고 싶다면 저들 좀 어떻게 해줘. 이곳에서 꼼짝도 못하고 있으니까.”
길리안은 뒤를 돌아보고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오면서도 계속 저들의 환호에 답하며 고개를 숙였고 여기서도 마찬가지.
미네르바와 대화를 나누다 돌아본 것뿐인데 사람들과 눈이 마주치자 또 다시 환성이 터져 나왔다.
“제가 어떻게 할 수 있을까요?”
“난 가능 할 거라고 생각해. 지금 저들에게 너의 말은 넘버즈인 나보다, 아니 폐하보다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할 테니까.”
“음. 뭐 그렇게 생각하신다면 노력은 해보겠습니다.”
그리고 망설이지 않고 말머리를 돌려 군중에게 다가가는 길리안을 보고 미네르바는 미소를 지었다.
로렌스는 높은 건물의 지붕위에 앉아 길리안을 내려다봤다.
그들이 처음부터 폭동을 이끌어 내려 계획 한 것은 아니었다.
그래도 여러 명이 합작해서 세운 계획이니 만큼 동원된 이들도 많았다.
만약 그들의 뜻대로 됐다면 길리안은 참 난감한 입장이 됐을 것이다.
폭동을 일으킨 백성의 편에 서서 왕에게 검을 들면 반역이요, 왕의 편에 서서 백성들에게 검을 겨누면 신망을 잃을 것이니까.
그래도 그는 아마도 백성들의 편에 섰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뭐 어쨌든 그런 일은 생기지 않을 테니까.
성 안쪽은 루퍼드가 정리했을 테고, 바깥에서 준비하던 자들은 자신이 거의 처리했다.
모두 다 처리하지는 못했겠지만 일이 틀어졌다는 것 정도는 저쪽도 눈치를 챘을 테고, 단지 몇 명의 선동으론 길리안이 있는 상황에 큰 힘을 발휘할 수 없을 테니까.
그들도 섣불리 움직이지는 않을 것이다.
그리고 지금 길리안이 군중들에게 뭔가 얘기를 하려는 것을 보니 그들을 진정시키려는 것 같았다.
이정도면 일단은 일이 터지는 것을 막는 건 성공한 것 같았다.
그리고 왕의 정보조직에 속한 자들도 놀고 있는 것 같지만은 않으니 어찌 보면 좀 더 수월하게 일이 풀릴 것 같았다.
그렇다고 여기서 끝낼 생각은 없었다.
일어서서 엉덩이를 툭툭 턴 로렌스가 길리안을 보며 웃었다.
오늘은 만나봐야 할 자들도 많고 알아내야 할 것도 많은 날이었으니까.
“실제로 사람들의 말을 들어보니 어떤가요?”
왕비의 물음에 첫째 공주 노엘리아가 말했다.
“눈물이 날 것 같습니다. 직접 보고 듣지 못했다면 믿을 수 없었을 겁니다.”
“아레샤는?”
“배가고파 보였습니다. 그리고 저도 배가 고픕니다.”
둘째공주 아레샤의 말에 왕비는 살짝 당황했다가 이내 미소를 지었다.
첫째 노엘리아는 올해나이 20세.
자신을 많이 닮았지만 그래도 눈매가 서글서글해 차가워보이진 않았고 성정도 온화했다. 그리고 생각도 깊었다.
둘째 아레샤는 올해나이18세.
딱 저 나이 때의 자신을 보는 것 같았다. 그래서 차가워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성격은 닮지 않아서 보기와는 달리 엉뚱한 구석이 많았다. 그 엉뚱한 면 때문에 웃을 일도 많았지만, 걱정이 되기도 했다.
“한스라고 했죠?”
“예예. 한스 입니다요.”
“뭐 먹을 것 없을까요?”
“음 그게···.”
“아레샤. 너는 없는 사람들의 것을 뺏어먹겠다는 말이니?”
노엘리아의 말에 아레샤가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
“역시 그렇게 되는 거겠죠? 음. 저기 저녁메뉴는 뭔가요?”
“그게 딱히 메뉴랄 것 까지는 없고 점심에 드신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겁니다. 다만 양은 좀 많을 겁니다요.”
“음. 그렇군요.”
“말이 좋지. 수천 명을 먹이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요.”
길리안이 시켜서 하긴 하지만 아침부터 수도의 베이커리를 탈탈 털어 사람들에게 나눠줬다.
점심에는 크라운베이커리에서 아침부터 열심히 만든 빵을 가져다 줬다. 지금도 저녁에 사람들에게 줄 빵을 만드느라 장사는 접어놓은 상태.
물론 사업이 늘어나 다른 곳에서 수입이 좀 되지만 이건 자신이 봐도 아니었다.
며칠은 몰라도 오래 하기엔 길리안도 버거운 일.
거기에 당장 먹을 건 어떻게 대준다고 해도 사람 사는데 필요한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가뜩이나 모자라는 게 많은데 그래도 이곳에선 굶지 않는 다고 사람들이 모여들어 수는 계속 늘어만 가고, 길리안 혼자서 감당 할 일이 절대 아니었다.
한스는 나름 열심히 그 상황을 설명했다.
“음. 확실히 그렇겠네요.”
그러더니 귀걸이를 빼고 목걸이를 풀고 머리장식을 뺐다. 그걸 손에 들고 갸웃 거리더니 노엘리아에게 달려가 귀걸이를 뺐다.
“아레샤 뭐하는 짓이니?”
“언니도 좀 보태요. 어차피 또 사달라면 사주실테니까. 결국 세금을 걷어서 사는 거고 그러니까 이게 곧 세금이란 말이죠. 이걸 다시 저들에게 쓰는 거예요. 뭔 한 끼 정도 배부르게 못 먹이겠어요?”
“이런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잖니?”
“난 해결할 힘이 없어요. 언니도 없잖아요. 하지만 이걸로 한 끼 식사정도는 제대로 할 수 있게 해줄 수 있잖아요.”
노엘리아가 고개를 돌려보니 어머니인 왕비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마음대로 하렴.”
“고마워요 언니. 목걸이도 주세요.”
노엘리아의 목걸이까지 뺏어든 그녀가 한스에게 쪼르르 달려와 손에든 것을 내밀었다.
“이걸 팔아서 먹을 걸로 바꿔주세요.”
그녀의 손에든 것을 본 한스가 손사래를 쳤다.
일단 딱 봐도 값나가는 보석.
그걸 자신이 가지고 가봤자 제값에 팔기도 힘들고 손해나 안보면 다행이다.
그 얘기를 해주니 수긍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세상엔 쉬운 일이 하나도 없구나. 왕궁밖에 나오면 뭔가 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한스는 왕궁이라는 말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럴 줄 알았으면 모아놓은 돈을 가지고 나오는 거였는데. 음 조금 손해 보고 팔아도 상관은 없지만 아깝고. 저기 돈 좀 빌려주세요.”
“예? 아니 그렇게 하지 않으셔도 저녁엔···.”
“아 그러니까 내말은 그냥 평소처럼 먹는 게 아니고 음··· 아! 폐하의 탄신일 축제 때처럼 먹고 마시고 춤추고··· 아~ 그러면 되겠구나. 좋다. 하루정도 신나게 먹고 놀 수 있는 그런 거요.”
한스는 속으로 한숨을 쉬었다.
평소에 이 사람들이 어떻게 먹는지 몰라서 그런다.
어제만 해도 알 수 있었겠지만. 어쨌든 오늘 아침과 점심만 해도 이 사람들에겐 잘 먹은 것이다.
그리고 저 말대로 하려면 소도 잡고 돼지도 잡고 술도 주고 그래야 하는데, 수백도 아니고 수천을 그렇게 먹이려면 돈이 장난 아니다.
그 정도 결정권은 자신에게 없었다.
“그냥 해달라는 게 아니에요. 이걸 담보로 일단은 준비를 해주세요. 그리고 나중에 내가 돈을 지불하고 이걸 찾아가면 되잖아요?”
“그게 제가 결정할 만한···.”
“부탁해요. 이 사람들이 잠시라도 편안하게 먹고 웃을 수 있게 해주고 싶어요. 왕국의 공주로서 꼭 그렇게 해주고 그런 모습을 보고 싶어요.”
이 철없어 보이는 아가씨의 마음이 참 곱다고 생각하다가 이상한 말을 들은 것 같은 느낌에 입을 열었다.
“저기 지금 공주님이시라고···.”
“아~ 말 안했던가요?”
안했다.
처음 본 게 아침을 나눠줄 때였다.
옷차림은 수수했어도 여기사들을 몇 명 대동하고 있어서 귀족이겠거니 했다. 이것저것 물어봐서 대답해줬다.
길리안의 사람이라고 하니 이베트 자작부인과 친한 사이라 해서 더 성의껏 답해줬다.
실상을 알고 싶다고 해서 직접 얘기를 나누게 사람들을 설득한 것도 자신이다.
점심을 가지러 갈 때 길리안에게 말하니 좋은 분들 일 테니 옆에서 불편함 없이 해주라고 해서 이렇게 붙어있는 것.
그런데 공주란다.
한스의 시선이 앉아있는 여인들에게 옮겨갔다.
왕국에 공주는 두 명.
공주의 어머니는 왕비.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털썩 무릎을 꿇었다.
보통 귀족도 상대하기 꺼림칙하지만 이베트 자작부인처럼 좋은 분들이라 생각하고 그나마 편하게 있을 수 있었는데 공주와 왕비라면 얘기가 다르다.
“아레샤.”
노엘리아가 부르자 그녀가 돌아서 혀를 내밀었다.
“아 맞다. 비밀이었지.”
“이젠 괜찮아요. 이야기를 충분히 들은 것 같으니.”
그렇게 말한 왕비가 옆에 있는 여기사에게 뭐라 말하니 그녀가 달려갔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기사와 병사들이 우르르 몰려왔다.
왔다 갔다 하면서 그들을 봤었다. 이곳에선 잘 보이지 않는 길가에 있던 이들.
왕가의 깃발을 세우고 의자를 가져다 놓는 등 분주한 모습.
“일어나도록 해요.”
왕비의 말에 바닥에 엎드려있던 한스는 망설였다.
“괜찮으니 일어나세요.”
그 말에 한스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공주가 바라는 것을 들어줄 수 있나요? 물론 길리안 경에게 부담이 간다면 강요는 않겠어요.”
“가, 가능합니다요.”
“그럼 다행이군요. 나도 보고 싶으니 그렇게 해주세요. 돈은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이건 제가 하고 싶어서 하는 일입니다. 그러니 비용도 제가···.”
“그래요. 공주가 하도록 해요.”
“감사합니다. 들었죠? 이걸 일단 받아요. 비용은 나중에 지불할게요.”
그 말에 한스가 손사래를 쳤다.
돈이 없어서 그러는 게 아님을 잘 알고, 이 자리에 길리안이 있었다면 저런 것을 받지 않고도 그러겠다고 했을 테니까.
그 말을 하니 공주가 작은 귀걸이 하나를 건넸다.
“그래도 뭔가 담보는 필요하다고 생각하니 이걸 받아요.”
한스는 더 거절하지 않고 그걸 받았다.
“길리안 경이 결투를 한다는데 이곳에 있느라 가보지도 못했겠군요. 걱정되지 않나요?”
라는 말에 한스는 웃어보였다.
물론 가고 싶었다.
하지만 그리 걱정하지는 않았다.
은빛가면의 악마란 별명은 괜히 붙은 것이 아니었다. 평소엔 도저히 상상 하기 힘든 악마의 모습을 본 것이 자신이니까.
상대가 몇이든 절대 질 거란 생각이 들지 않았으니까.
그런 한스의 말에 공주가 고개를 끄덕였다.
“대단한 믿음이군요. 내가 소식을 알아봐줄게요.”
“그럴 필요 없겠어요. 공주. 길리안 경이 승리했다니 다행이네요. 정말 대단한 기사에요.”
그렇게 말한 왕비가 손에 있던 걸 옆에 있는 공주에게 주고 일어나 한스에게 말했다.
“사람들을 안심시키고 가까이 데려와줘요. 저들에겐 내 말보다 그대의 말이 더 큰 영향을 줄 테니.”
머뭇거리는 한스에게 왕비가 미소를 지으며 다시 말했다.
“걱정할 것 없습니다. 내가 이곳에 온 이유는 잘못된 것을 바로 잡기 위함이니. 부탁해요.”
그 말에 한스가 허리를 깊게 숙였다.
“예. 알겠습니다요.”
“자 그럼 시작해 볼까요?”
그렇게 말한 왕비가 걸음을 내딛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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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의말
왕 대신 왕비님 나서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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