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버즈. 27장(8)
기사의 정복을 입고 검을 든 엔젤이 한 바퀴 돌며 말했다.
“이 옷도 오랜만에 입어보네요. 어때 보이나요?”
“역시 기사에겐 갑옷 다음으로 잘 어울리는 옷이죠. 엔젤 경에게 잘 어울립니다.”
그 말에 엔젤이 피식 웃었다.
“역시 형제는 형제군요.”
“네?”
“서른 살의 길리안 경을 보는 것 같아서요. 누군가가 불쌍해지려고 하네요.”
“음, 아무래도 형제니까요. 아마 길리안이 제 나이가 되면 저보다 훨씬 멋있어질 겁니다. 그런데 뒤에 한 말씀은···.”
“그건 시간이 지나면 알게 되실 거예요. 그보다 동생을 아끼는 마음은 알지만, 늘 자신을 낮추며 동생을 위에 놓는 게 좋게만 보이지는 않네요. 길리안 경의 겸손이 과하게 느껴질 때가 있는 것처럼 말이죠.”
“그렇군요.”
“윌리엄 경은 훌륭한 기사고 충분히 멋진 남자입니다. 자신을 좀 더 내세워도 될 것 같네요.”
엔젤의 말에 웃은 윌리엄이 가슴에 있는 훈장을 가리켰다.
“전 늘 자신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엔젤은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저걸 알아볼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다.
어디 가서 자신이 크롬의 영웅이라고 자랑스레 말할 사람도 아니고 가슴에 단 훈장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것 같지도 않았다.
저건 왠지 그날의 기억을 잊지 않기 위해 늘 지니고 다니는 것처럼 느껴졌으니까.
“아, 정말···. 라이라프 영지에 아는 사람이 두 명, 아니 엘런 경도 있으니 세 명이군요. 그곳 사람들은 전부 제가 아는 세 사람과 비슷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칭찬으로 듣겠습니다. 라이라프는 사람은 적은 영지이지만 늘 활기차고 살기 좋은 곳입니다. 기회가 된다면 한번 모시고 싶습니다.”
“초대해 주신다면 꼭 가도록 하죠.”
엔젤을 보며 미소를 보인 윌리엄이 옆구리에 차고 있던 검을 뽑았다.
검을 들어 검신을 보던 그가 말했다.
“사람을 아니, 기사를 상대해보는 건 오랜만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저야말로.”
엔젤이 검을 눈앞에 세우며 살짝 고개를 숙인 후 다시 그를 봤다.
부상 때문에 조금은 초라해 보이는 모습.
걸을 때마다 쩔뚝거리는 그의 뒤에는 조롱 섞인 시선이 따라다녔고 웃는 이들도 많았다.
그는 그런 대우를 받을만한 사람이 아니었다.
마틴에게 들은 그의 모습은 자신을 좀 더 자랑스러워하고 내세워도 되는 진정한 영웅이었고, 사람들의 조롱 섞인 시선에도 늘 담담하고 절도 있고 절제된 모습을 보이는 진정한 기사였다.
며칠 전 길리안이 걱정돼 그의 집에 갔다가 윌리엄의 얘기를 들었고, 그때 검을 든 그의 모습을 처음 봤다.
단지 손에 검을 들었을 뿐인데 기세가 변했고 사람이 달라 보였다. 미네르바에게서 그런 모습을 많이 봐왔다.
그만큼 수준이 높은 기사라는 것.
지금도 마찬가지였다.
‘역시 잘못 본 게 아니네.’
하지만 아무리 강한 기사라고 해도 저런 몸 상태로는 제 실력을 발휘할 수 없다.
그의 부상이 더 안타깝게 느껴지는 이유였다.
‘하다못해 다리만 멀쩡했어도···.’
마상 전투는 힘들어도 땅 위에서 움직임이 자유롭다면 팔 하나 없는 것은 흠으로 보이지도 않을 것 같았으니까.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하십니까? 아직 준비가 안 된 겁니까?”
“아, 이런 실례를. 그럼.”
말을 마친 엔젤이 윌리엄을 향해 쏘아져 가며 검을 쭉 뻗었다.
손에 든 것은 미네르바에게 받은 그녀의 검.
윌리엄은 담담한 표정으로 빠르고 날카로운 그녀의 공격을 검으로 쳐냈다.
무기를 보고 짐작은 했지만, 그녀의 공격은 오직 찌르기.
단순하지만 엄청난 스피드 때문에 무척이나 효율적인 공격.
하지만 딱 그 정도였다.
“설마 봐주시는 겁니까?”
한 걸음도 물러서지 않고 자신의 검을 모두 쳐내는 윌리엄의 말에 엔젤은 입술을 깨물었다.
한때는 미네르바와 어깨를 나란히 하던 때도 있었다.
지금은 실력의 차이가 한참 벌어져 있지만 그건 재능이나 노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목표가 달랐기 때문.
기사의 작위가 목표였기에 딱 그 정도 선에서 그친 것도 있었다.
기사의 길을 가려 했다면 자신도 미네르바와 같은 자리에 있었을지도 몰랐다. 그건 미네르바도 인정했던 부분이고 지금도 항상 아쉬워했다.
예전만큼은 아니더라도 매일 일정 시간은 수련에 투자해왔다.
미네르바처럼 갑옷을 뚫을 능력은 없어도 보통 상태에선 수준 높은 기사들도 무시할 수준은 아니었다.
계속 막히는 것도 기분이 나쁜데 한 걸음도 물러서게 하질 못했다.
이를 악문 그녀의 기세가 변하고 공격이 점점 빨라졌다.
그러다 검이 순식간에 여러 개로 늘어난 듯한 착각을 일으킬 정도로 빨라졌다.
‘이젠 쉽게 못 막을···.’
거란 생각을 하며 검을 뻗었을 때 목에서 느껴지는 차갑고 서늘한 검 날의 느낌.
옆으로 몸을 회전해 자신의 검을 피한 윌리엄의 검이 목에 닿아있었다.
엔젤은 검을 내리며 피식 웃었다.
다리가 불편한 그가 이렇게 피할 줄은 몰랐다.
“제가 피하지 못할 거로 생각하셨나 봅니다. 많이 움직이는 건 힘들어도 이렇게 피하는 건 가능합니다.”
“그러네요.”
“상대에게 한계를 설정한 순간 그건 자신에게도 한계가 될 수 있습니다.”
“좋은 말씀 감사해요.”
“벌써 지치신 건 아니겠지요?”
“물론이죠.”
엔젤의 대답에 그녀의 목에서 검을 치운 윌리엄이 뒷걸음질을 치며 거리를 벌렸다.
“그럼 계속하지요.”
그런 윌리엄을 본 엔젤이 고개를 끄덕이고 그에게 달려들었다.
“나, 에스토 왕국의 국왕인! 타노스 에런 밀케인 폰 에스토의 이름으로 슐레만 폰 그레고리를 마탑주로 임명한다.”
에런 왕의 말에 한쪽 무릎을 꿇고 있던 슐레만이 고개를 들었다.
“크나큰 영광입니다만, 거절하겠습니다.”
슐레만의 말에 살짝 당황했던 에런 왕이 헛기침을 했다.
“크흠, 그대에겐 거부할 권리가 없소.”
“기사도 자기가 하기 싫으면 안 하는 겝니다. 대신으로 임명해도 거부하는 자가 많은데 왜 제겐 거부할 권리가 없다 하십니까?”
“지금 상황을 잘 알지 않소? 그대가 아니면 마탑주에 임명할 만한 이가 없다오.”
“정 그러시다면 영광스러운 마탑주의 자리를 받겠습니다. 다만 정식 임명장을 빨리 주십시오.”
“내 오늘이라도 바로 준비해주겠소.”
“감사합니다.”
그렇게 말한 슐레만이 로브 속에서 펜과 종이를 꺼내 뭔가를 적기 시작했다.
“뭘 하는 거요?”
“사임서를 쓰고 있습니다.”
에런 왕의 인상이 찌푸려졌다.
“허허, 지금 나랑 장난하자는 것이오?”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싫다는 데도 억지로 떠맡기시니 저도 이런 방법밖에는 없지 않겠습니까? 아니면 이 자리에서 기사들처럼 지팡이라도 부러트리면 믿으시겠습니까?”
“허어 이것 참. 다른 이들은 하지 못해서 안달인데···.”
“그 하지 못해 안달인 자들에게 주시면 될 일이 아닙니까?”
“음, 왜 그리 싫다는 것이오?”
“제 나이가 올해 몇인지 아십니까? 여든입니다. 여든.”
“벌써 그리되었소?”
“내일모레 죽을지도 모르는 자에게 마탑주를 맡으라 하시니···.”
“백 년도 넘게 사는 마법사들도 있지 않소? 지금도 이리 정정한 걸 보면 그대도 그럴 것 같은데···.”
“제가 무슨 대마법사라고 그리 오래 살겠습니까.”
“그래도 나보다는 오래 살 것 같은데 몇 년만 맡아주시오.”
“끔찍한 말씀을 하십니다. 그저 지금처럼 젊은이들이나 가르치고 남는 시간에 마법 연구나 하며 생을 마치고 싶은 게 제 작은 바람입니다. 그러니 마탑주는 다른 이에게 맡겨 주십시오.”
“흠···.”
마탑주의 자리를 완강히 거부하는 슐레만을 보며 에런 왕의 인상은 펴질 줄 몰랐다.
“혹시 예전 일 때문에 그러는 것이오?”
“물론 그것도 있습니다. 지금 마탑을 개혁하라 하셨지만 몇 년 전에 이미 제가 말씀을 드린 것입니다. 그때도 제가 말씀드린 것을 모두 들어주겠다고 하셔서 마탑주의 자리에 앉았으나 결과는 어땠습니까? 전하께서는 아무것도 들어주시지 않았고 그래서 전 아무것도 할 수 없었습니다. 그걸 또 경험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때와는 상황이 다르질 않소? 내 당시의 일은 사과하리다.”
“그일 뿐만이 아닙니다. 치르디 그자의 일은 어떻습니까? 욕심이 많은 자이고 마탑을 망가트릴 거라고 제가 그리 반대하지 않았습니까?”
“으음, 내 그 일도 사과하리다.”
“전하의 사과를 받고자 드리는 말씀이 아닙니다. 예전에 그렇게 말씀을 드려도 들어주시질 않던 것을 갑자기 들어주신다고 하니 걱정이 돼서 그럽니다.”
“내가 또 약속을 어길까 봐 그러시오?”
“지금 행하시는 일들에 저는 찬성하고 박수를 보내드리고 싶습니다. 예전에 처음 왕위에 올랐던 전하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서 기쁘기 그지없습니다. 하지만 상황이 그리 좋지만은 않다는 것을 압니다. 영주회의에서 영주들이 들고 일어서면 어쩌시겠습니까? 또 한걸음 물러나시며 모든 일을 백지화시키지 않겠다고 장담하시겠습니까?”
그의 말에 에런 왕이 씁쓸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인 후에 입을 열었다.
“그동안 내가 못난 왕이었다는 걸 새삼 다시 느끼고 있소. 내 이번엔 장담하리다. 설사 모든 영주를 적으로 돌린다고 해도 멈추지 않을 것이오. 내전도 각오하고 있소. 이번엔 그만큼 의지를 보여주리다.”
“제가 힘이 돼 드리고 싶으나 제가 마탑주가 되어 전권을 받아 손을 대면 지금보다 훨씬 곤란해지실 겁니다.”
“더 곤란해질 것도 없소.”
“제가 말씀드려도 허락 못 하실 것도 많으실 겁니다.”
“우선 말해보시오.”
“첫째로 마법사들에 대한 감시를 풀어주십시오. 그런데 쓸 기사들을 다른 일에 쓰십시오. 어차피 형식적으로 따라다닐 뿐이고 이번 일로도 알게 되셨겠지만 소용없는 일이 아니었습니까?”
“좋소. 내 그리해 주리다.”
“둘째로 마법사들의 여행을 허락해 주십시오. 마법사는 농노가 아닙니다. 죽기 전에 고향에는 한번 가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배부른 소리이기는 하나 감시당하고 어딜 갈 수도 없으니 자유롭지 못하단 생각이 드는 것이고 실제로도 그렇습니다. 그러니 치르디 같은 자가 마법사의 자유를 운운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음···.”
“또 누가 어디 가서 몬스터라도 찍어낼까 걱정되십니까? 아니면 영주들과 손이라도 잡을까 걱정되십니까? 어차피 다른 마음을 품고 하려고 하면 이곳에서도 못할 것이 없음을 이번에 보시지 않으셨습니까? 마법사도 사람입니다. 그 마음을 좀 헤아려 주십시오.”
“알겠소.”
“그리고 마법 아카데미 학비를 전액 면제해 주십시오.”
“모두 말이오?”
“그렇습니다. 마법사의 자질은 기사의 그것보다도 중요합니다. 태생이나 신분보다 마나의 선택을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런데 학비를 낼 수 있는 귀족이나 부유한 평민 중에서 마법사가 얼마나 나오겠습니까? 그러니 마법사의 수가 점점 줄고 수준이 떨어지는 것입니다.”
“음, 일리 있는 말이오.”
“그리고 마법은 심오한 학문입니다. 기사가 어려서부터 훈련을 시작하듯이 마법사도 어려서부터 마나 어를 익히고 마법을 공부해야 합니다. 학비가 없어지면 어려서 마법을 익히게 하려는 이들이 늘어날 테니 지금보다는 많이 나아질 겁니다. 미래를 위한 투자라 생각해주십시오.”
“좋소. 그리 해주리다.”
“셋째로 마법사는 장인이 아닙니다. 기사들의 갑옷이나 검을 만드는 쇠에 마법처리를 하는 일은 꼭 마법에 능통한 자가 아니라도 가능합니다. 장인을 원하시면 아카데미에서 마법 장인을 따로 교육해 키우도록 하겠습니다.”
“마법 장인이라. 괜찮기는 하지만 그런 것이 가능하오?”
“가능하니 드리는 말씀입니다. 이것도 다 편하게 연구를 할 수 있어서 가능하게 된 것이니 앞으로 마법사들이 자유롭게 연구를 계속하게 해주십시오.”
“알겠소.”
“마지막으로 제가 마탑에 손을 대면 지금 있는 마법사들의 반 이상은 퇴출당할 겁니다. 괜찮으시겠습니까?”
“허허, 그리 많이?”
“말씀드렸듯이 마법사란 태생이 중요하지 않습니다. 능력과 실력입니다. 태생이 귀족이라고 마법도 제대로 못 쓰는 자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니 이 모양인 겁니다. 밑에서 아무리 좋은 연구 성과를 가져다주면 뭐하겠습니까? 알아먹지도 못하는 놈들이 쓰레기 취급을 하는 데 무슨 발전이 있겠습니까?”
“허허, 그 정도요?”
“아니면 마법사가 되면 단승 남작 자리라도 줘서 그 마법사만이라도 귀족으로 만들어 주십시오. 다 같은 위치면 능력 위주로 해도 불만은 없겠지요.”
“음, 단승작위를 주는 것은 생각해보겠소. 그 외의 것은 마탑주가 알아서 하시오. 부탑주는 물론 모든 마법사에 대한 인사권도 주리다. 마법 아카데미도 마탑에 줄 테니 탑주가 바꿔보시오.”
에런 왕의 말에 그때야 슐레만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숙였다.
“마탑주 슐레만 폰 그레고리가 왕의 명을 받듭니다.”
“하아~ 정말이지. 후우~ 대단하시군요.”
숨을 헐떡이며 말하는 엔젤을 보며 윌리엄이 미소를 지었다.
“엔젤 경도 대단하십니다.”
“칭찬으로 들리지는 않네요. 검을 놓친 것만 세 번째니까요.”
땅에 떨어진 검을 주우려던 엔젤이 바닥에 털썩 주저앉아 윌리엄을 봤다.
자신의 공격에 몇 번 당해 여기저기 찢어진 옷.
하지만 급소를 노린 공격은 한 번도 허용하지 않았고, 수많은 공격을 받아내고도 호흡하나 흐트러지지 않은 모습.
정말 아까운 기사였다.
“아카데미에서 후배들을 가르쳐보실 생각은 없으신가요?”
“전 라이라프 영지의 기사입니다.”
“다른 교관들처럼 백작 가의 기사가 되라는 말이 아닙니다. 명예직을 드릴 테니 가끔이라도 봐주시면···.”
“이런 몸으로 기사를 가르치는 건 힘들지요.”
“그 몸이 핑계처럼 들리는군요. 날 이렇게 쉽게 이기면서···.”
그녀의 말에 윌리엄이 쓸쓸하게 웃었다.
“대련과 실전은 차이가 큽니다. 갑옷을 입고 전장에 서면 전 기사 한 명분의 몫도 못하고 병사의 역할도 못합니다. 지금도 갑옷을 입고 엔젤 경과 싸우면 결과는 다를 겁니다.”
엔젤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확실히 그의 말이 틀리지 않았으니까.
“그래도 생도들이 배울 점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아! 특히 그··· 음, 하타? 맞나요?”
“하타를 아십니까?”
“길리안 경이 친구들에게 가르쳐 줬다더군요. 기숙사에서 그 방에서 비명이 난다는 얘길 들어서 무슨 일인지 알아보면서 듣게 된 겁니다.”
“그랬습니까? 길리안과 같은 방을 쓰는 친구들은 역시 재미난 구석이 있군요. 저도 아카데미에서 하타를 꾸준히 수련했지만, 저와 같은 방을 쓰던 동기들은 이상하게 쳐다만 봤습니다.”
“윌리엄 경도 남들이 보는 앞에서 수련했군요. 아직 길리안 경과 얘기해 보지는 않았지만, 다른 이에게 가르치는 걸 보면 비밀스러운 수련은 아니라는 말이겠죠?”
“네. 라이라프에서는 영지의 일반인들에게도 가르치는 것이니까요. 다른 건 몰라도 몸에 유연성을 기르고 건강과 피로 해소에는 확실히 도움이 됩니다.”
“그렇군요. 직접 해보지 못해서 잘은 모르지만, 생도들의 얘기를 들어봐도 효과는 충분히 있는 것 같았어요. 그래서 가능하다면 정식 교육과정에 넣어볼 생각입니다. 넘버즈 길리안 경이 하는 수련이라면 생도들도 아무 불만 없이 따를 테니까요.”
그 말에 윌리엄은 그저 웃을 뿐.
“그래서 드리는 말이지만 제게 하타를 가르쳐 주시겠어요?”
“전 내일 영지로 돌아갑니다.”
“음···.”
“하타는 길리안에게 배우시면 될 겁니다. 제가 가기 전에 말해 놓겠습니다.”
“그건 아무래도 상관없어요. 그보다 또 오시겠죠?”
“그건 모르겠습니다.”
“아쉽네요. 좀 더 많은 얘기를 나누고 싶었는데···.”
“저도 그렇습니다. 그리고 오늘의 대화는 무척 즐거웠습니다.”
윌리엄이 검을 세우며 하는 말에 엔젤이 미소를 지으며 검을 잡고 일어섰다.
“좀 더 대화를 나누고 싶군요. 괜찮으시겠어요?”
“원하신다면 얼마든지요.”
살짝 고개를 숙이며 말하는 윌리엄을 보며 엔젤이 검을 세웠다.
“그럼 부탁드립니다.”
추천과 댓글은 글쟁이에게 큰 힘이 됩니다.^^
- 작가의말
어제는 싸우나 다녀와서 쭉 뻗어 잤습니다.
그 결과 밤낮이 바뀌었습니다. 연휴니까 뭐...
혹시, 그거 아십니까?
재밌어요! 를 누르시면 글이 재밌어진다고 합니다.
믿거나 말거나~ 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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