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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원(大遠) 님의 서재입니다.

넘버즈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대원(大遠)
작품등록일 :
2014.06.04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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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19 0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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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14.08.15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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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쪽

넘버즈. 16장(1)

DUMMY

길리안은 서둘지 않고 적을 확인했다.

자신보다 조금 높은 곳에 있는 적. 직선거리로도 500m는 넘어 보였고 벼랑 같은 비탈을 내려가 산 중턱에 있는 적에게 닿으려면 그보다 훨씬 먼 거리다.

500m면 날이 좋아 넓은 시야가 확보된다고 해도 육안으로 자세히 확인하기엔 먼 거리다. 그만큼 작게 보인다는 말. 자신도 적이 검은 옷을 입고 혼자인 것 정도와 약간의 움직임만 확인이 가능할 뿐.

저 거리에서 거의 직사에 가깝게 활을 쏴 가죽 갑옷을 뚫을 정도면 활과 화살에 마법부여가 돼 있다고 해도 쏘는 사람의 실력도 대단하다는 말이다.

먼저 출발한 기사들은 방패로 몸을 가리고 급한 경사를 미끄러지듯 내려가고 있었고 적은 그들을 공격하고 있었다. 주변의 지형을 눈에 담다가 자신에게 날아오는 화살을 보고 방패로 막았다.

거리를 생각하면 정확도와 위력이 대단하지만 뭔가 이상하단 생각이 들었다.

‘뭐 잡아보면 알겠지.’

길리안은 들고 있던 방패를 바닥에 놓고 손으로 잡을 수 있는 곳에 왼발을 끼고 다른 발로 땅을 박찼다. 붕 떠올랐던 몸이 떨어져 급한 경사에 닿을 때 무릎을 굽히고 자세를 낮춰 균형을 잡고 타다만 나무들과 나무 밑동을 피하며 미끄러져 내려갔다.

산불이 나기 전이었다면 이렇게 내려갈 생각은 안 했을 것이다. 먼저 출발했던 기사들을 추월해 쏜살같이 밑으로 내려갔다. 바닥에 내려가 미끄러지는 힘이 다할 때쯤 방패를 두고 달리기 시작했다.

화살 하나를 날리고 산등성이 뒤로 사라지는 적을 보고 슬쩍 방향을 틀었다.

이제야 몸을 피하려는 움직임.

‘이상해.’

처음 적의 위치를 들었을 때부터 뭔가 이상하게 느껴졌다.

적은 좋은 활과 화살 그리고 뛰어난 실력을 가졌다. 긴장이 풀어져 있었고 다른데 집중해 있었기에 공격한 타이밍은 나쁘지 않았다. 미네르바도 시야가 가려져 있었고 마침 자신을 보고 있었기에 부상을 당한 것이지, 보통 때 같았으면 그런 화살에 맞을 리가 없었을 테니까.

물론 갑옷을 입고 있지 않은 라데카나 슐레만 교수가 맞았다면 부상은 더 심했겠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목적이 암살처럼 느껴지지는 않았다.

암살이 목적이었다면 산을 오르는 동안에 기회도 많았을 테고 전부는 아니어도 몇 명 정도는 충분히 노려볼 만했다. 특히 사다리를 타고 절벽을 오를 때엔 무방비 상태나 마찬가지였으니까.

적이 미리 잠복해 있던 것이 아니고 늦게 도착한 것이라 해도 내려갈 때를 노리는 것이 더 좋았을 것이다.

굳이 저 먼 거리에서 공격을 시작할 필요가 있었을까?

하는 생각.

그리고 암살이 실패했다면 보통은 바로 자리를 뜨는 것이 정상 아닐까?

위치가 노출되면 당연히 추적을 당할 텐데 계속 화살을 날리다가 이제야 몸을 빼고 있었으니까.

‘암살이 아니면 도대체 노리는 것이 뭐냐?’

그런 생각을 하면서 쉬지 않고 달렸다.

길리안은 적이 있던 산등성이로 올라가는 것보다 우회를 택했다.

산불은 며칠 동안 계속 됐고 피해 면적은 엄청났다.

처음 적의 위치와 지형을 살피던 곳도 높은 곳이었는데 시야에 들어오는 초록빛이 거의 없었을 정도였으니까. 몸을 숨길만 한 우거진 숲은 그만큼 멀리 있다는 말.

어차피 달아나도 금방 모습을 감출 수는 없어 보여서 조금 여유를 부린 것이기도 했다.

산을 끼고 돌자 멀리 달아나는 놈의 모습이 보였다. 거리는 거의 좁혀지지 않았다.

‘빠르긴 하네.’

이미 수백 미터를 달려와서 숨이 찼지만, 속도를 늦추진 않았다. 뿔 나팔 소리에 힐끔 돌아봤지만, 아직 기사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어차피 흔적은 남으니 금방 따라올 것이기에 신경 쓰지 않았다.

길리안은 계속 해서 달렸다. 좀 더 빨리 달릴 수도 있었지만, 상대가 보통 사람도 아닌 것 같고 아무래도 금방 따라잡을 수 있을 것처럼 보이지 않아 조절 중이었다. 무리하다가 이쪽이 먼저 지치면 정말 흔적만으로 추격해야 할 테니까.

상대가 간간히 돌아서 화살을 날릴 때마다 방향을 틀었다.

‘그래 많이 쏴라.’

이미 많은 양의 화살을 소모했을 것이다.

얼마나 남아있는지 정확히는 몰라도 무한정 지니고 다닐 수는 없으니까. 그리고 잠깐이지만 돌아서 화살을 날릴 때마다 조금씩 거리를 좁힐 수가 있었다.

상대도 몇 번 활을 쏘며 그걸 느꼈는지 이제는 돌아보지 않고 계속 달리기만 했다. 길리안은 호흡을 조절하며 상대와의 거리를 조금씩 좁혀갔다.

단순히 뒤에서 쫓는 것이 아니었다. 어차피 상대도 산을 오르내리며 도망가는 것이 아니었기에 지형을 살피고 방향을 잡아 최대한 효율적으로 쫓는 중.

하지만 그래도 만만치 않은 상대긴 했다. 충분히 몸을 뺄 수 있다고 판단했기에 여유를 부렸을 것이다.


얼마나 달렸을까?

벌써 산을 몇 개나 지나쳤다. 쫓고 쫓기는 추격전은 누가 먼저 지치느냐의 싸움으로 변한 지 오래.

그냥 평지도 아니고 풀이나 낙엽은 모두 타버렸지만, 나무 밑동이나 바위는 그대로여서 방해물도 많았고 지형도 험했다.

길리안도 숨이 턱밑까지 차오른 지 오래였고 체력소모도 심했지만 포기할 생각은 없었다.

멈추는 쪽이 지는 것이니까.

상대와의 거리가 한 100m 안쪽만 되도 전력으로 달려보겠는데 아직 그 정도로 거리를 좁히진 못했다.

산모퉁이를 돌자 초록빛 산들이 눈에 들어왔다.

‘젠장.’

숲으로 들어가기 전에 잡고 싶었지만 아무래도 힘들 것 같았다. 그래도 그냥 두고 볼 수만은 없어서 속도를 높였다.

한여름처럼 빽빽한 수풀은 없겠지만 그래도 나무가 우거진 곳으로 들어가면 지금처럼 눈으로 보며 쫓기는 쉽지가 않을 테니까.

숲을 몇 걸음 앞에 둔 상대가 돌아서서는 것을 보고 달리면서 등에 메고 있던 검을 양손에 뽑아들었다.

날아오는 화살을 쳐내자마자 이어서 날아온 화살에 헛바람을 삼키며 몸을 뒤로 젖히며 무릎을 꿇고 미끄러졌다.

“후욱. 후욱,”

무릎을 꿇은 자세로 멈춰 상대를 주시했다. 화살을 걸고 시위를 당기고 있었지만 쏘지는 않았다.

상대와의 거리는 이제 50m가 좀 넘는 정도.

활을 든 자에겐 가까운 거리겠지만, 자신에겐 먼 거리였다. 모험을 걸고 달려들기엔 거리도 멀고 자세도 좋지 않았다.

쉽게 움직일 수가 없는 상황.

상대를 주시하며 가쁜 숨을 골랐다. 자신을 조준하고 있는 활이 위아래로 움직이는 것을 보면 숨을 고르는 것은 저쪽도 마찬가지.

상대를 관찰했지만 얼굴이 가려져 있어 확인이 불가능했다.

잠시간의 대치 후 몸을 돌리는 상대를 보고 일어서려는데, 갑자기 돌아서며 활을 쐈다.

길리안이 옆으로 몸을 굴려 피한 후 다시 고개를 들었을 땐 나무에 가려 보이지 않았다. 첫 화살을 막았을 때 생각처럼 잘 쳐내지 못했고 뒤이어 화살이 날아와서 이번엔 피한 것인데 연이은 공격이 없었다.

‘쳇, 막을 걸 그랬군.’

재빨리 일어나 상대가 사라진 곳으로 달렸다.

숲에 막 들어서자마자 또다시 날아온 화살에 나무 뒤로 몸을 숨겼다.

‘젠장.’

이래서 숲에 들어오기 전에 끝을 보고 싶었다.

이런 식이면 쉽게 따라붙을 수가 없었다. 힘들게 좁혀놓은 거리가 다시 벌어질 상황.

살짝 고개를 내밀에 전방을 살피고 조심스럽게 몸을 움직였다. 나무와 나무 사이를 가로지르며 빠르게 움직였다.




“허억. 허억.”

기사들이 숲을 앞에 두고 가쁜 숨을 고르고 있었다.

“그 녀석. 후욱, 생도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그렇다더군.”

“후우. 괴물 같은 녀석.”

“부단장님 여기서 잠시 멈췄던 것 같습니다.”

한 기사의 말에 다가가 땅을 살폈다.

미끄러져 멈췄다가 구른 흔적. 오는 길에 적이 쏜 화살도 발견하고 챙겨왔는데 아마도 그걸 피한 것 같았다.

발자국을 따라 숲 입구에 도착하니 적이 멈췄던 것 같은 흔적이 있었다. 서로 멈춰서 대치했었다는 말일 것이다.

도망치는 적도 대단하지만, 길리안이 참 대단하단 생각이 들었다.

기사는 걸어 다니는 병사가 아니다.

임무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일반적으로 말을 타고 이동하고 거의 말을 타고 싸운다. 평소 체력을 단련하고 수련을 하지만 이렇게 장거리를 뛰는 경우는 거의 없다.

돌아보니 뒤늦게 추격에 합류해 속속 도착하는 기사들이 헉헉거리며 땅에 주저앉는 것이 보였다.

그걸 보고 씁쓸하게 웃었다.

아무리 기사가 강한 힘을 내고 순간적으로 빠른 스피드를 낸다지만 사람이기에 지치기 마련.

대단한 건 여기까지 오는 동안 둘 다 한 번도 멈추지 않았다는 것이다. 슬슬 뛰는 것도 아니고 그 먼 거리를 서로 전력에 가까운 속도로 질주했다는 말이다.

처음 급경사의 비탈을 방패를 타고 내려갈 때부터 차이가 나긴 했다. 그때는 수십 미터에 불과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거리가 점점 벌어져 나중에는 흔적을 보고 쫓아야 했다.

무장이 무거워서라는 핑계도 댈 수가 없었다. 기사들 대부분이 가죽 갑옷에 검과 방패 정도의 무장. 길리안은 등에 검을 6자루나 꽂고 있었고 단검은 그보다 많았으니 무게로만 따지면 그쪽이 더 무거울 것이다.

누구의 말처럼 정말 괴물 같은 녀석이었다. 그 상태에서 적과의 그 먼 거리차이를 50m로 줄였다. 체력도 체력이지만 끈기와 투지도 놀라울 정도라 할 수 있었다.

솔직히 말하면 자신과 기사들만으론 적을 쫓기 힘들었을지도 모른다. 기사들이 간단한 추적 기술은 익히고 있지만 아무래도 전투에 특화된 존재들.

적이 이 정도면 도주하며 충분히 흔적을 지울 수 있었을 것 같았다. 길리안이 아니었다면 여기까지 추격하지도 못했을지도 몰랐다.

적도 적이지만 기사 생도에게 완전히 밀린 것이나 다름없었다. 이건 부끄러워서 기사 작위를 반납해야 할 판.

부단장이 기사들을 둘러보며 인상을 쓰고 말했다.

“모두 일어나라. 단장님께 독화살을 쏜 적이다. 기사라는 자들이 생도에게 맡기고 언제까지 쉴 생각이냐? 부끄럽지 않은가?”

기사들에게 한 말이었지만 자신에게 한 말이기도 했다. 그 말에 기사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숲으로 다가왔다.

“흔적을 샅샅이 살펴라. 적을 잡기 전엔 귀환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돌아서 숲으로 들어섰다.

주변을 살피며 나아가다 나무에 나 있는 흠집을 보고 고개를 저었다. 조금 떨어진 곳에 가지가 잘려 진 것도 보였다.

적이 이런 흔적을 남겼을 리는 없고 이건 따라오기 편하라고 길리안이 남겨주고 간 것일 테니까.

“신세를 많이 지는군.”

중얼거린 부단장의 걸음이 빨라졌다.





숲으로 들어 온 지도 한참이 지났다.

평지도 아닌 산맥.

도망치는 자에게도 쫓는 자신에게도 다니기 수월한 곳은 아니다. 지금도 산을 오르면서 추격전을 벌이는 중.

자신도 좀 지치긴 했지만 적은 더 지쳤다는 걸 쫓으면서 느낄 수 있었다. 하긴 몇 시간을 쉬지 않고 계속 움직이니 지칠 수밖에.

많이 따라 잡았지만 쉽게 다가갈 수가 없었다. 문제는 견제하듯 간간이 날아오는 화살 때문이었다.

‘젠장. 도대체 화살을 몇 개나 가지고 다니는 거냐?’

그게 가장 궁금했다.

그냥 검을 든 적이라면 벌써 따라잡을 수 있었을 텐데 저놈의 화살은 어디서 계속 나오는 건지.

정확하지는 않아도 처음 미네르바에게 화살을 날리고 지금까지 거의 40발은 넘게 쏜 것 같은데 아직도 화살을 가지고 있다는 것.

자신이 따로 제작해서 사냥할 때 들고 다니던 화살집에도 화살 30개를 넣으면 너무 빡빡해서 그렇게까지는 넣고 다니지 않았다.

그런데 상대는 그것보다 많이 들고 다니는 모양이었다. 이러다간 온 산맥을 다 헤집고 돌아다닐 기세.

길리안은 나무에서 벗어나며 박혀있는 화살을 힐끔 보고 가다가 걸음을 멈췄다.

‘다르다?’

나무에 박힌 화살을 뽑아들고 계속 움직였다.

처음 적이 날렸던 화살은 화살촉부터 대와 깃까지 검은색이었다. 화살대의 재질도 일반적인 나무가 아니었고 무슨 문양이 있었다. 그게 마법을 부여한 흔적이었을 것이다.

숲에 들어오기 전까지 계속 그 화살이었다. 다른 건 모르겠고 화살촉에 독이 묻어있어 조금 부담스러웠던 것이 사실.

그런데 지금 나무에 박혀있는 화살은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화살.

‘미리 숨겨놨었다는 말이 되나?’

그런 생각이 들자 인상이 찌푸려졌다.

조금 가니 검은 옷을 입은 적이 움직이고 있는 것이 보였다. 속도를 내서 달리자 뒤돌아 화살을 날리는 모습에 나무 뒤로 몸을 숨겼다.

나무에 화살이 박히는 소리를 들으며 손에 든 화살을 확인했다. 화살촉 부분을 유심히 관찰하다 냄새를 맡았다. 그리고 그걸 바지에 슬쩍 닦아보고 씨익 웃었다.

‘독이 없단 말이지?’

독을 찍어서 화살을 날렸는지, 아니면 미리 발라놓았던 건지는 확인할 수 없었다. 급하게 쫓는 동안에는 그걸 확인할 여유도 없었으니까. 손에 들고 확인하는 것은 이게 처음이었다.

하지만 적어도 이 화살에는 독이 없다고 판단됐다.

솔직히 독 때문에 몸을 사렸다. 정통으로 맞지 않는다고 해도 스쳐서 상처라도 나면 추격은 불가능하다. 응급조치를 하고 다시 추격해도 거리를 좁힐 수가 없을 테니까.

그런데 독이 없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급소만 피하면 한두 대 맞는다고 죽지는 않을 테니 충분히 모험을 걸어볼 만했다.

다만 거리가 좀 있고 오르막인데 이쪽이 밑에 있어 불리하니 아직은 아니었다.

슬쩍 고개를 내미니 이쪽을 조준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조금 더 몸을 보여주니 화살이 날아왔다. 다시 몸을 숨겼다가 화살이 나무를 스쳐 지나가자마자 대각선으로 달렸다.

화살이 날아오고 나무 뒤로 몸을 숨기고. 한동안 숨바꼭질이라도 하듯 같은 상황이 반복됐다.

길리안은 들고 있던 검을 집어넣고 단검 하나를 빼 들었다.

검을 던지는 것보단 단검을 던지는 게 편하고 아직은 그게 정확성도 높았으니까. 죽일 생각은 없었다. 목표는 어디까지나 생포.

길리안은 적을 살피며 나무에서 벗어났다. 능선 위에 올라서 살피니 상대가 빠르게 내려가는 모습이 보였다.

그걸 보고 주저하지 않고 달려 내려갔다. 상대도 뒤를 힐끔거리며 계속 도망쳤다. 미끄러지듯 내려가던 길리안이 단검을 던졌다.

퍽 소리와 함께 나무에 박히는 단검.

‘쳇,’

계속 쫓으며 단검을 빼 들어 또 던졌다. 그걸 아슬아슬하게 피하고 커다란 나무 뒤에 몸을 숨기는 걸 보고 속도를 높였다.

이제 처지가 바뀐 것이다.

단검을 던지며 쫓는 길리안과 그걸 피하며 달아나는 적.

길리안은 단검을 계속해서 던지며 쫓다가 마지막 단검을 들고 왼손엔 검을 빼 들었다.

그 순간 활시위를 팽팽하게 당긴 상대가 돌아섰다.

이제 5m 정도.

이 정도면 충분하고 남는 거리였다.

상대는 숨이 찬지 호흡을 고르고 있었고 활대를 잡은 손도 좀 떨리고 있었다. 얼굴은 보이지 않았지만 지친 모습.

화살이 자신의 가슴을 겨냥하고 있었다.

한 대 맞아줄 생각으로 달려들어도 되겠지만 침착하게 상대를 주시했다.

길리안은 왼손에 든 검을 비스듬히 세운 상태에서 몸을 슬쩍 틀었다. 그리고 서서히 자세를 낮췄다. 가슴을 겨냥하고 있던 화살촉과 눈을 마주했다.

왼손에 든 검은 방어를 오른손에 든 단검은 공격이 목적이었다. 머리와 목, 심장 같은 급소만 피하면 잡을 자신이 있었다.

누가 먼저 공격하느냐의 문제.

길리안은 침착하게 기다렸다. 강한 활을 당기려면 그만한 힘이 들어간다. 언제까지 저러고 있을 수는 없을 터.

상대의 호흡이 조금씩 안정돼갔다. 그리고 팔의 떨림이 멈추는 순간 상대가 시위를 놓았고, 길리안도 왼손에 든 검을 검 면이 보이게 틀고 단검을 던졌다.

땅 소리가 나며 화살이 검 면에 빗겨 맞고 뺨을 스쳐 지나가는 순간 바로 달려들었다.

이미 허벅지에 단검이 박히고 지친 상대를 제압하는 건 어렵지 않았다. 꿈틀거리는 상대에게 올라타 복면을 벗겼다.

심한 화상을 입은 듯 끔찍한 얼굴. 길리안은 강제로 입을 벌리고 손가락을 넣어 입안을 훑었다. 로렌 아저씨가 암살자들은 잡힐 때를 대비해 거의 독을 가지고 다니고 입에 물고 있는 자도 있다고 했었다.

손가락에 걸리는 게 아무것도 없어서 입을 크게 벌리게 해 눈으로 확인하다가 인상을 찌푸렸다.

손을 넣었을 때도 이상하긴 했지만, 눈으로 보니 혀가 많이 잘려나가 있었다.

‘뭔가 듣기는 다 틀렸군. 혀 깨물고 죽을 일은 없겠네.’

그러면서도 놈의 옷을 찢어 입안에 구겨 넣었다. 그리고 팔과 다리를 묶어 엎어놓고 그 위에 앉아 한숨을 내쉬었다.

원래는 잡고 나면 물어볼 것이 많았는데 혀가 없으니 포기.

뒤를 돌아봤지만, 아직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다시 한숨을 내쉬며 왼쪽 뺨을 닦아냈다.

‘하필 얼굴에 상처가 나서.’

이 일이 형의 귀에 들어가면 한소리 들을 것이 빤했다. 거기에 이베트 자작부인을 생각하니 한숨이 절로 나왔다.

‘비밀로 해달라고 해야겠네.’

길리안은 한숨을 내쉬며 일어나 놈의 활을 집어 들었다. 확인하기보다 일단 그걸 비스듬히 메고 바닥에 있는 놈을 들어 들쳐 멨다.

“하아. 언제 가지?”




추천과 댓글은 글쟁이에게 큰 힘이 됩니다.^^


작가의말

뭔가 멋있는 전투신을 기대하셨다면 죄송합니다. 지친 적 때려잡기!^^;;;

어제는 컴이 이상해서ㅠㅜ 연재도 못하고 손을 좀 봤지만, 늙어서 쉬고 싶다고 자꾸 앙탈을. 아 휴가 때 컴이나 바꿀 것을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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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3 넘버즈. 29장(4) +12 17.11.01 2,509 71 14쪽
162 넘버즈. 29장(3) +18 17.10.31 2,475 67 12쪽
161 넘버즈. 29장(2) +14 17.10.30 2,567 85 15쪽
160 넘버즈. 29장(1) +9 17.10.28 2,729 73 11쪽
159 넘버즈. 28장(6) +14 17.10.27 2,668 75 15쪽
158 넘버즈. 28장(5) +20 17.10.26 2,592 77 12쪽
157 넘버즈. 28장(4) +8 17.10.25 2,626 79 15쪽
156 넘버즈. 28장(3) +20 17.10.24 2,683 86 11쪽
155 넘버즈. 28장(2) +17 17.10.23 2,653 78 13쪽
154 넘버즈. 28장(1) +8 17.10.21 2,810 85 14쪽
153 넘버즈. 27장(8) +28 17.10.20 2,757 110 16쪽
152 넘버즈. 27장(7) +10 17.10.19 2,802 89 11쪽
151 넘버즈. 27장(6) +16 17.10.18 2,835 82 12쪽
150 넘버즈. 27장(5) +22 17.10.17 3,141 84 12쪽
149 넘버즈. 27장(4) +10 17.10.16 2,995 89 12쪽
148 넘버즈. 27장(3) +9 17.10.14 3,054 85 12쪽
147 넘버즈. 27장(2) +10 17.10.13 2,991 90 13쪽
146 넘버즈. 27장(1) +11 17.10.12 3,050 95 12쪽
145 넘버즈. 26장(8) +23 17.10.11 3,002 90 14쪽
144 넘버즈. 26장(7) +28 17.10.10 3,061 89 15쪽
143 넘버즈. 26장(6) +15 17.10.09 3,022 86 12쪽
142 넘버즈. 26장(5) +11 17.10.07 3,068 87 12쪽
141 넘버즈. 26장(4) +9 17.10.06 2,966 92 14쪽
140 넘버즈. 26장(3) +28 17.10.05 3,087 88 13쪽
139 넘버즈. 26장(2) +8 17.10.04 3,113 90 12쪽
138 넘버즈. 26장(1) +14 17.10.03 3,218 98 13쪽
137 넘버즈. 25장(12) +5 17.10.02 3,305 89 13쪽
136 넘버즈. 25장(11) +10 17.09.30 3,278 96 11쪽
135 넘버즈. 25장(10) +12 17.09.29 3,394 86 11쪽
134 넘버즈. 25장(9) +4 17.09.28 3,264 101 13쪽
133 넘버즈. 25장(8) +13 17.09.27 3,387 100 15쪽
132 넘버즈. 25장(7) +15 17.09.26 3,431 93 11쪽
131 넘버즈. 25장(6) +16 17.09.25 3,613 106 12쪽
130 넘버즈. 25장(5) +10 17.09.23 3,591 113 13쪽
129 넘버즈. 25장(4) +9 17.09.22 3,721 100 14쪽
128 넘버즈. 25장(3) +7 17.09.21 3,519 100 14쪽
127 넘버즈. 25장(2) +13 17.09.20 3,542 105 14쪽
126 넘버즈. 25장(1) +12 17.09.19 3,630 106 13쪽
125 넘버즈. 24장(4) +19 17.09.18 3,669 96 14쪽
124 넘버즈. 24장(3) +12 17.09.16 3,746 105 13쪽
123 넘버즈. 24장(2) +19 17.09.15 3,620 113 14쪽
122 넘버즈. 24장(1) +12 17.09.14 3,676 103 13쪽
121 넘버즈. 23장(7) +14 17.09.13 3,674 119 13쪽
120 넘버즈. 23장(6) +12 17.09.12 3,635 109 12쪽
119 넘버즈. 23장(5) +18 17.09.11 3,585 102 13쪽
118 넘버즈. 23장(4) +18 17.09.09 4,085 107 15쪽
117 넘버즈. 23장(3) +14 17.09.08 3,653 115 13쪽
116 넘버즈. 23장(2) +16 17.09.07 3,612 109 13쪽
115 넘버즈. 23장(1) +7 17.09.06 3,782 105 16쪽
114 넘버즈. 22장(8) +6 17.09.05 3,777 112 14쪽
113 넘버즈. 22장(7) +19 17.09.04 4,249 134 13쪽
112 넘버즈. 22장(6) +5 17.09.02 3,787 103 16쪽
111 넘버즈. 22장(5) +8 17.09.01 3,835 104 15쪽
110 넘버즈. 22장(4) +13 17.08.30 3,876 114 13쪽
109 넘버즈. 22장(3) +9 17.08.28 3,831 106 13쪽
108 넘버즈. 22장(2) +11 17.08.25 3,892 99 16쪽
107 넘버즈. 22장(1) +14 17.08.23 4,058 107 13쪽
106 넘버즈. 21장(9) +15 17.08.21 3,878 103 15쪽
105 넘버즈. 21장(8) +16 17.08.18 3,932 111 14쪽
104 넘버즈. 21장(7) +4 17.08.16 4,465 110 14쪽
103 넘버즈. 21장(6) +18 17.08.14 4,213 105 13쪽
102 넘버즈. 21장(5) +8 17.08.11 4,132 104 13쪽
101 넘버즈. 21장(4) +14 17.08.09 4,099 113 14쪽
100 넘버즈. 21장(3) +14 17.08.07 4,419 119 12쪽
99 넘버즈. 21장(2) +94 14.09.26 14,419 469 13쪽
98 넘버즈. 21장(1) +69 14.09.24 11,449 496 13쪽
97 넘버즈. 20장(4) +99 14.09.22 12,798 599 14쪽
96 넘버즈. 20장(3) +64 14.09.19 11,900 467 16쪽
95 넘버즈. 20장(2) +45 14.09.17 12,410 473 14쪽
94 넘버즈. 20장(1) +50 14.09.15 13,534 504 15쪽
93 넘버즈. 19장(4) +43 14.09.12 13,435 480 13쪽
92 넘버즈. 19장(3) +79 14.09.10 14,455 516 12쪽
91 넘버즈. 19장(2) +186 14.09.04 15,807 540 13쪽
90 넘버즈. 19장(1) +86 14.09.03 14,969 699 14쪽
89 넘버즈. 18장(4) +102 14.09.02 14,911 544 13쪽
88 넘버즈. 18장(3) +72 14.09.01 14,914 560 13쪽
87 넘버즈. 18장(2) +58 14.08.29 15,728 557 11쪽
86 넘버즈. 18장(1) +54 14.08.28 16,173 559 15쪽
85 넘버즈. 17장(3) +81 14.08.27 15,874 574 14쪽
84 넘버즈. 17장(2) +76 14.08.26 15,209 611 14쪽
83 넘버즈. 17장(1) +71 14.08.25 15,596 636 15쪽
82 넘버즈. 16장(6) +68 14.08.22 16,868 600 14쪽
81 넘버즈. 16장(5) +81 14.08.21 16,116 576 14쪽
80 넘버즈. 16장(4) +67 14.08.20 16,224 608 15쪽
79 넘버즈. 16장(3) +59 14.08.19 16,647 587 14쪽
78 넘버즈. 16장(2) +44 14.08.18 16,486 549 17쪽
» 넘버즈. 16장(1) +49 14.08.15 17,460 587 17쪽
76 넘버즈. 15장(6) +31 14.08.14 16,182 536 15쪽
75 넘버즈. 15장(5) +42 14.08.13 16,958 641 15쪽
74 넘버즈. 15장(4) +76 14.08.12 16,745 569 16쪽
73 넘버즈. 15장(3) +71 14.08.11 17,093 580 16쪽
72 넘버즈. 15장(2) +60 14.08.09 18,426 598 17쪽
71 넘버즈. 15장(1) +29 14.08.08 18,255 578 19쪽
70 넘버즈. 14장(5) +41 14.08.07 18,259 599 18쪽
69 넘버즈. 14장(4) +46 14.08.06 18,494 595 17쪽
68 넘버즈. 14장(3) +46 14.08.05 19,358 587 16쪽
67 넘버즈. 14장(2) +33 14.08.04 19,479 616 16쪽
66 넘버즈. 14장(1) +50 14.08.02 20,671 626 20쪽
65 넘버즈. 13장(4) +53 14.08.01 20,007 663 16쪽
64 넘버즈. 13장(3) +66 14.07.31 20,935 673 20쪽
63 넘버즈. 13장(2) +41 14.07.30 21,606 662 17쪽
62 넘버즈. 13장(1) +84 14.07.27 23,969 755 22쪽
61 넘버즈. 12장(4) +45 14.07.25 22,521 729 17쪽
60 넘버즈. 12장(3) +46 14.07.25 22,186 745 13쪽
59 넘버즈. 12장(2) +60 14.07.23 23,222 739 22쪽
58 넘버즈. 12장(1) +69 14.07.21 23,522 754 14쪽
57 넘버즈. 11장(6) +47 14.07.19 26,081 915 20쪽
56 넘버즈. 11장(5) +48 14.07.18 22,851 774 16쪽
55 넘버즈. 11장(4) +55 14.07.17 23,601 768 20쪽
54 넘버즈. 11장(3) +55 14.07.16 23,213 737 16쪽
53 넘버즈. 11장(2) +56 14.07.15 23,601 751 20쪽
52 넘버즈. 11장(1) +49 14.07.14 24,571 800 21쪽
51 넘버즈. 10장(3) +49 14.07.12 23,848 731 14쪽
50 넘버즈. 10장(2) +41 14.07.11 24,722 867 15쪽
49 넘버즈. 10장(1) +27 14.07.10 24,407 767 14쪽
48 넘버즈. 9장(4) +53 14.07.09 24,170 799 12쪽
47 넘버즈. 9장(3) +40 14.07.08 24,179 797 11쪽
46 넘버즈. 9장(2) +37 14.07.07 25,123 825 14쪽
45 넘버즈. 9장(1) +41 14.07.07 25,194 767 11쪽
44 넘버즈. 8장(6) +35 14.07.05 24,871 778 17쪽
43 넘버즈. 8장(5) +31 14.07.04 24,837 750 15쪽
42 넘버즈. 8장(4) +26 14.07.03 24,872 776 12쪽
41 넘버즈. 8장(3) +32 14.07.02 24,810 773 11쪽
40 넘버즈. 8장(2) +21 14.07.02 25,412 762 9쪽
39 넘버즈. 8장(1) +33 14.07.01 25,786 777 13쪽
38 넘버즈. 7장(4) +33 14.06.30 25,503 779 11쪽
37 넘버즈. 7장(3) +32 14.06.29 25,335 771 11쪽
36 넘버즈. 7장(2) +24 14.06.28 25,632 750 12쪽
35 넘버즈. 7장(1) +20 14.06.27 25,709 771 10쪽
34 넘버즈. 6장(9) +31 14.06.26 25,081 807 13쪽
33 넘버즈. 6장(8) +15 14.06.26 24,997 806 11쪽
32 넘버즈. 6장(7) +24 14.06.25 25,631 816 12쪽
31 넘버즈. 6장(6) +34 14.06.24 25,613 808 10쪽
30 넘버즈. 6장(5) +19 14.06.23 25,777 834 10쪽
29 넘버즈. 6장(4) +23 14.06.22 25,227 812 9쪽
28 넘버즈. 6장(3) +20 14.06.21 25,285 832 10쪽
27 넘버즈. 6장(2) +23 14.06.20 25,583 811 12쪽
26 넘버즈. 6장(1) +29 14.06.19 25,678 845 10쪽
25 넘버즈. 5장(3) +18 14.06.18 26,609 938 10쪽
24 넘버즈. 5장(2) +13 14.06.18 25,698 816 10쪽
23 넘버즈. 5장(1) +23 14.06.17 26,133 814 11쪽
22 넘버즈. 4장(7) +22 14.06.16 25,911 850 12쪽
21 넘버즈. 4장(6) +21 14.06.15 26,233 817 10쪽
20 넘버즈. 4장(5) +25 14.06.14 26,392 822 10쪽
19 넘버즈. 4장(4) +24 14.06.14 26,261 790 9쪽
18 넘버즈. 4장(3) +18 14.06.13 26,329 817 11쪽
17 넘버즈. 4장(2) +26 14.06.12 26,474 855 9쪽
16 넘버즈. 4장(1) +20 14.06.11 26,651 839 8쪽
15 넘버즈. 3장(6) +22 14.06.11 27,122 811 12쪽
14 넘버즈. 3장(5) +24 14.06.10 27,702 813 9쪽
13 넘버즈. 3장(4) +23 14.06.09 27,802 859 9쪽
12 넘버즈. 3장(3) +18 14.06.09 29,892 964 10쪽
11 넘버즈. 3장(2) +15 14.06.08 30,250 996 8쪽
10 넘버즈. 3장(1) +17 14.06.08 30,264 959 8쪽
9 넘버즈. 2장(5) +18 14.06.07 30,273 882 11쪽
8 넘버즈. 2장(4) +21 14.06.07 30,396 1,010 8쪽
7 넘버즈. 2장(3) +19 14.06.06 29,858 897 10쪽
6 넘버즈. 2장(2) +15 14.06.06 31,489 992 8쪽
5 넘버즈. 2장(1) +19 14.06.06 33,408 988 8쪽
4 넘버즈. 1장(4) +21 14.06.05 34,394 1,025 8쪽
3 넘버즈. 1장(3) +15 14.06.05 38,076 1,164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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