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버즈. 25장(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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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공격을 시작한 것은 길리안이었다.
발사한다는 소리에 드레드가 납작 엎드리자 발리스타에 연결된 줄을 당겼다.
따다다당 소리가 나며 오크들의 갑옷에 맞은 발사체.
갑옷을 뚫지는 못하고 충격으로 멈추게 만드는 정도였지만 그 정도만 해도 충분했다.
몇 명에게는 상당히 넓은 통로였지만 수백의 자이언트오크들에게는 좁디좁은 통로.
멈칫한 오크들은 뒤따라오던 오크들에게 밀려 중심을 잃고 넘어졌고 그대로 밟혔다.
통로에 대충 던져 놓은 부서진 발리스타도 나름 장해물의 역할을 했다. 그걸 밟고 넘어서는 오크들을 향해 길리안이 활을 날리기 시작했다.
“갑옷은 두껍지만 손과 발은 노출 돼있고 관절부위엔 틈새도 많습니다.”
오크들이 지르는 괴성을 뚫고 길리안의 목소리가 모두에게 전해졌다.
길리안이 날린 화살은 오크들의 발에 맞았다.
균형을 잃은 오크들은 뒤에서 계속 몰려오는 오크들에게 밀려 넘어지고, 그 뒤에 오던 것들은 그것들에 걸려 넘어졌다.
누가 자신을 밟고 지나가는데 ‘아 그렇구나.’ 하고 가만히 밟히고 있을 사람은 없다.
그건 몬스터도 마찬가지.
넘어진 것들은 아등바등 일어나려 몸부림치며 밟고 지나가는 다른 오크들을 잡기도 했다. 그래서 넘어지기도 하고 그걸 뿌리치려고 멈춰서기도 했다.
앞의 상황은 보지도 않고 뒤에서는 계속 밀고 오는 통에 통로는 혼란스러워졌다.
좀처럼 전진이 되지 않자 뒤쪽에서 삑삑하는 소리가 들렸고, 오크들이 괴성을 지르며 더욱 난폭하게 움직였다.
하지만 그건 오히려 혼란만 가중 할 뿐.
그 와중에 튀어나온 오크 한 마리는 나왔을 때보다 더 빠른 속도로 통로로 날아가 다른 오크와 부딪쳤다.
통로 정면에 서있던 드레드가 달려들어 방패로 후려친 것.
양 옆에서 대기하던 로렌스와 미네르바가 엄지를 치켜들자 드레드가 피식 웃었다.
저들이 보지 못해서 그렇지 지금 통로 안의 상황을 만든 것은 길리안. 저런 칭찬도 자신이 아니라 길리안이 받아야 마땅한 것이다.
한두 마리씩 통로를 나와 달려드는 오크들은 순식간에 제압됐고, 드레드는 시체를 바로바로 던져 앞을 막았다.
이런 상황만 계속 되면 적이 수천이라도 힘들지 않게 처리 할 수 있겠다고 생각 할 때, 통로를 반쯤 막았던 오크들의 시체가 무너졌다.
그와 동시에 우르르 쏟아져 나온 오크들.
미네르바는 뒤로 물러났다가 일어서려는 오크들에게 달려들어 투구에 난 눈구멍으로 검을 찔러 넣었다.
얇고 낭창낭창한 그녀의 검이 머릿속을 헤집고 나올 때마다 오크들이 고개를 떨궜다.
몇 마리를 처리하자마자 바로 뒤로 물러나 달려드는 오크의 공격을 피하며 검을 찔러 넣었다.
미네르바는 계속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이제는 쓰러트리는 속도보다 몰려나오는 속도가 빨랐다. 다른 이들도 싸우는 소리만 들릴 뿐, 커다란 오크들에 가려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바닥에 적이 쓰러질 때마다 이쪽도 움직일 수 있는 폭이 점점 좁아지고 있었다.
몸싸움커녕 한 대만 잘못 맞아도 위험했다. 오로지 피하면서 검에만 의지해야 하는 상황.
‘갑옷만 입고 있었어도.’
이렇게 물러서거나 피할 필요가 없었다.
그런 생각을 하다 피식 웃었다.
아마 갑옷을 입고 있었으면 여기까지 달려오지도 못했을 테니까.
미네르바는 붕 날라 자신에게 달려드는 오크를 피해 뒤로 훌쩍 물러났다.
벽에 등이 부딪쳤지만 당황할 틈도 없었다. 벽에 기댄 상태로 옆으로 몸을 회전했다. 쿵 소리와 함께 벽에 부딪쳤던 놈이 뒤로 물러날 때 검을 찔러 넣었다.
가급적이면 한 번에 죽여야 했다. 상처를 입혀 난리를 치면 오히려 이쪽이 위험했으니까.
꽤 넓은 공간이었는데 이제는 움직이기도 마땅치가 않았다.
그때 근처에 있던 오크한마리가 날아가는 게 보였다.
“괜찮으십니까?”
검을 든 길리안이 근처에 있는 오크들을 밀어내며 물어왔다.
그걸 보고 웃으며 고개를 끄덕했다.
이상하게 마음이 놓였다.
그것도 잠시.
미네르바가 입술을 깨물고 앞으로 쏘아져나갔다.
오늘 몇 번이고 느낀, 좋으면서도 싫은 이상한 기분.
미네르바는 무기를 휘두르는 오크의 공격을 피하고, 달려들어 투구를 팔로 감고 뒤에 있는 오크들을 발로 차며 돌았다.
반 바퀴를 돌아 내려서자 목이 돌아간 오크가 쓰러졌다.
바로 자세를 낮춰 물러난 오크들의 발목을 베었다.
괴성과 함께 쓰러지는 오크들. 그걸 밀치며 달려드는 오크들의 입에는 검을 찔러 넣었다.
공간이 없으면 만들면 그만.
운이 좋아 넘버즈에 오른 것이 아니다.
누군가의 걱정을 받을 만큼 자신은 약하지 않다는 걸 보여 줘야 할 때라고 생각했다.
‘역시.’
길리안은 미네르바를 보면서 감탄했다.
십여 마리의 오크를 순식간에 처리하는 모습.
빠른 스피드와 유연한 몸.
좁은 공간에서도 공격 하나를 허용하지 않는 움직임.
그러면서도 한번 검을 뻗을 때마다 한 마리씩 착실하게 오크를 처리하고 있었다.
다만 호흡이 불안정하고 하고 체력소모가 심했던 탓에 조금 불안해 보인다는 것.
평상시의 그녀였다면 걱정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바닥에 쌓이는 오크의 시체는 움직임을 방해한다. 작은 실수로 삐끗하면 바로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상황.
길리안은 오크의 입에 검을 찔러 넣고 가슴을 어깨로 밀어붙였다. 그러자 그 뒤에 있는 오크들까지 쭉 밀려났다.
이 오크들은 이상했다.
자이언트 오크를 이렇게 많이 상대해보기는 자신도 처음이지만, 그보다 이 녀석들은 공포를 느끼지 못하는 것 같았다.
녀석들도 새끼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목숨을 걸고 싸우기는 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을 때에는 이기지 못한다는 판단이 들면 도망치기 마련. 한 놈도 도망치지 않고 이렇게 필사적으로 싸우는 게 신기할 지경이었다.
어떻게 하면 이렇게 길들일 수 있는지가 궁금했다.
그리고 무거운 갑옷을 입혀놓기는 했지만 많이 느리기도 했고, 힘도 약했다.
뭐 그거야 사는 지역이 다르면 그럴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라이라프 산맥에서 겪어본 놈들에 비하면 확실히 뭔가 부족했다.
무기를 쓰는 것도 그랬다.
활 같은 건 못써도 손에 몽둥이만 들고 있어도 위협적인 녀석들인데 공격이 무척 단순했다.
마치 오늘 처음 싸워보는 느낌이랄까?
그래도 역시 많은 숫자는 무시하기 힘들었다. 특히 이렇게 공간의 제약이 심한 곳에서는.
“통로 쪽으로 와라.”
드레드가 크게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가고 싶다고 마음대로 갈수 있는 상황이냐고!”
오크 하나를 쓰러트리며 투덜거리는 미네르바를 보고 길리안은 피식 웃었다.
확실히 마음대로 갈 수 있는 상황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못갈 건 없었으니까.
그때.
“길리안 받아라!”
로렌스의 외침과 함께 뭔가가 날아와 벽에 부딪쳤다가 쿵 소리를 내며 바닥에 떨어졌다.
커다란 워해머.
오크가 들고 있던 무기 같았다.
길리안은 검을 버리고 워해머를 집어 들고 씨익 웃었다.
마침 이런 게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던 참.
“길리안, 미네르바 어서 와라.”
로렌스의 목소리가 드레드가 있던 쪽에서 들렸다.
둘은 합류한 모양.
길리안은 워해머를 양손으로 잡고 힘껏 휘둘렀다.
몇 번 크게 휘두르자 해머에 맞은 오크들이 날아가고 밀려났다.
그렇게 길리안은 미네르바에게 다가갔다.
“먼저 가시죠?”
옆에서 말하는 길리안을 향해 미네르바가 고개를 돌렸다.
“뭐?”
대답대신 길리안이 왼손으로 그녀의 멱살을 잡았다.
“뭘···.”
하려는 거냐고 물어본 새도 없이 몸이 붕 떠오르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아아악!”
비명을 지르며 날아갔다.
길리안이 집어던진 것.
놀란 것도 잠시.
미네르바는 오크들의 머리 위를 날아가며 몸을 틀었다.
드레드와 로렌스를 지나쳐 통로바닥에 내려서며 쭉 미끄러졌다.
“길리안!”
미네르바가 날카로운 목소리로 그를 불렀지만 대답은 들리지 않았다.
그런 미네르바를 힐끔 돌아본 드레드와 로렌스가 피식 웃었다.
엄청 무식한 방법.
그때 로렌스가 미네르바를 지나쳐 검을 뻗었다.
“조심해라 미네르바.”
옆으로 고개를 돌렸던 미네르바는 인상을 썼다.
날카롭고 긴 손톱이 보였다.
사람처럼 두발로 서있는데 목 위에 달린 머리는 늑대의 그것.
시끄럽고 혼란스러운 상황이라지만, 아무리 그래도 접근하는 줄도 몰랐다.
로렌스가 아니었다면 그대로 당했을 수도 있을 공격.
오늘은 자존심에 상처를 많이 받는 날이었다.
“뭐야 저건?”
“웨어울프일까?”
홀로 오크들을 상대하고 있는 드레드의 말.
그도 확실히는 모르는 것 같았다.
하긴 자신도 말로만 들었지 실제로 보는 것은 처음.
지나온 길은 안전하다고 생각했는데 그것도 아닌 모양.
한 마리도 아니고 뒤쪽에서 네발로 빠르게 달려오는 것이 십여 마리.
앉아있을 시간이 없었다.
“쉴 시간을 안주네. 드레드 혼자 괜찮겠어?”
“길리안이 올 때까지는 버텨주마.”
그러고 보니 드레드도 아끼던 방패는 어디다 던져버리고 길리안처럼 커다란 워해머를 휘두르고 있었다.
“조금만 버텨. 금방 처리하고 도와줄게.”
그렇게 말한 미네르바가 검을 고쳐 잡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로렌스가 잡고 있던 웨어울프를 발로 차서 밀어내고 검으로 베었다.
“잘 안 베이는군.”
그런 그를 스쳐지나간 미네르바가 검을 쭉 뻗었다.
웨어울프의 목을 뚫고 머리위로 삐죽 튀어나온 그녀의 검. 언제 찔렀는지 가슴에서도 피가 뿜어져 나왔다.
“뚫리기는 하는데?”
웨어울프의 피를 뒤집어쓴 로렌스가 얼굴에 묻은 피를 쓱 닦으며 말했다.
“그럼 내가 막을 테니 네가 처리해라.”
“좋아!”
드레드는 뒤쪽을 힐끔힐끔 살피며 오크들을 상대했다.
로렌스가 공격을 막고 미네르바가 처리하는데 손발이 척척 맞는 모습.
‘그러고 보면.’
넘버즈들끼리 이렇게 힘을 합쳐 싸워본 것은 처음.
실력은 인정하면서도 정작 붙어보거나 싸우는 걸 본 건 드물다. 서로의 대략적인 강점만 알뿐.
같은 임무를 맡아도 서로 기사단을 이끌고 지휘하는 입장에서 따로 행동했었고, 지시를 내리다 보면 자신이 직접 나설 일도 별로 없었다.
생각해보면 이렇게 많은 수의 몬스터를 상대해 보는 것도 처음.
위험한 순간도 있었고 자잘한 상처도 많이 났지만 더없이 상쾌한 기분.
뭔가 살아있는 기분이랄까?
‘그나저나.’
자신은 문제가 없었다.
통로로 들어와서 한꺼번에 공격해오는 오크의 숫자라고 해봐야 4마리정도라, 좀 전처럼 포위된 상태에서보다 상대하기 훨씬 수월했다.
눈에 보이는 대로 해머를 힘껏 휘두르면 될 뿐.
미네르바와 로렌스 쪽은 생각보다 금방 정릴 될 것 같았다.
걱정되는 것은 길리안이었다.
통로 바로 앞에서 버티고 있으려고 해도 계속 몰려드니 어쩔 수 없이 조금씩 뒤로 물러날 수밖에 없는 상황.
자신이 물러날수록 길리안이 이곳으로 오기 힘들어 진다.
갑옷만 입고 있었어도 70명의 기사를 혼자 상대한 그라면 걱정이 없을 텐데, 그렇지가 못했으니까.
그때.
“으아아아아!!”
하는 큰 고함 소리와 함께 통로로 들어오기 위해 서로 밀고 밀치던 오크들이 한쪽으로 쭉 밀려나는 것이 보였다.
몇 마리도 아니고 수십 마리가 힘없이 밀려나는 모습에 뭔가 할 때, 통로에 들어와 있던 오크들이 픽픽 쓰러졌다.
쿵! 소리와 함께 벽에 머리를 부딪친 오크의 얼굴에서 검붉은 피가 터져 나왔다.
두꺼운 투구를 반쯤이나 찌그러트린 것은 바로 커다란 워해머.
“후우~.”
하는 한숨소리와 함께 통로로 들어온 길리안이 드레드의 옆에 섰다.
“괜찮은가?”
“예.”
라고 대답하며 씨익 웃는 그의 모습은 그리 괜찮지 않았다.
여기저기 옷은 찢어져있고 자잘한 상처도 많이 보였다.
그래도 큰 부상은 없는 모양.
“힘이 대단하군.”
자신도 힘에는 자신이 있는데 이건 뭐 상식을 벗어난 수준이랄까?
웃긴 건 자신이 휘하기사들에게 늘 그런 소리를 들었다는 거다. 그런 소리를 듣던 자신이 그렇게 생각될 정도면 다른 이들의 눈에는 괴물로 비춰질 힘.
“계속 싸울 수 있나?”
“당연하죠.”
웃으면서 해머로 오크의 투구를 치자 머리가 반쯤 줄어들며 힘없이 쓰러져버렸다.
그걸 보며 자신도 힘껏 해머를 휘둘렀다.
로렌스가 자신과 길리안이 상성이 좋지 않다고 한 이유를 알 것 같았다.
힘과 힘이 맞붙으면 약한 쪽이 밀리는 것은 당연한 것.
‘하지만.’
자신이 가진 것은 힘이 전부가 아니다. 다른 것보다 좀 더 뛰어날 뿐.
‘마상전투라면.’
그런 생각을 하다 쓰게 웃었다.
활 쏘는 실력은 말할 것도 없고, 근접전투도 능하다. 그런 이가 마상전투라고 해서 소홀히 했을 리가 없으니까.
“길리아~안!”
뒤에서 들리는 뾰족한 미네르바의 목소리에 길리안은 뒤를 돌아보며 어색하게 웃었다.
“아하하. 저 무사합니다.”
“너! 이번일 끝나면 각오해.”
라는 미네르바의 말에 아까의 일이 떠올랐다.
숲에서 암살자 둘을 처리하고 시작된 그녀의 잔소리.
폭풍 같은 잔소리는 날아오는 적의 화살보다 몇 배는 무서웠다.
그녀에게 그런 면이 있는 줄은 몰랐다.
솔직히 적을 추적하는 것보다 미네르바의 잔소리가 무서워 냅다 달린 것도 있었으니까.
“여자와 아이는 잘 때가 가장 예쁜 법이지.”
드레드의 말에 길리안은 피식 웃었다.
고향에서도 들어본 적이 있는 말.
“그거 사실이었습니까?”
“사실이다. 살다보면 알게 될 거다.”
“드레드! 여자가 뭐 어째?”
“하압! 빨리 처리하자.”
그 말에 길리안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고 뒤쪽을 힐끔 봤다.
로렌스와 미네르바가 상대하는 웨어울프들.
‘작네?’
라이라프 산맥에서도 보기 드문 몬스터.
그때 상대한 녀석은 저것들보다 1미터는 더 컸다.
딱 2마리 잡아봤고 처음 만났을 때 기습을 당해 죽을 뻔 했었다.
그만큼 산속에서 만나면 위협적인 몬스터였고 오우거랑 영역다툼을 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몬스터였다.
아직도 녀석이 남긴 네 줄기 긴 흉터가 등이 남아있었으니까.
가만 보면 웨어울프라기 보다는 얼굴이 개처럼 생긴 놀에 가까워 보인다고 할까?
‘새끼인가?’
어쨌든 웨어울프라면.
“조심하십시오. 물리면 그놈처럼 된다고 합니다.”
“정말?”
“정말인지는 모릅니다. 죽을 뻔한 적은 있는데 물려본 적은 없어서요.”
로렌스가 양손에 든 검으로 손톱을 막은 사이 그의 얼굴을 물려는 놈의 입에 검을 박아 넣은 미네르바가 검을 놓고 옆에서 공격해오는 다른 녀석의 손목을 잡고 비틀며 지나쳤다.
한 바퀴 돌아 쿵 소리를 내며 바닥에 쓰러진 녀석의 팔을 다시 비틀면서 얼굴을 발로 차자 컹 소리를 내곤 혀를 길게 내밀고 뻗어버렸다.
“이런 거에 죽을 뻔 했다고?”
“뭐 그때는요.”
피식 웃은 미네르바가 뒤를 돌아봤다.
남은 것은 두 마리.
로렌스가 녀석들을 상대하고 있었다.
“쉬어라 마무리는 내가 하지.”
그렇게 말한 로렌스의 모습이 순간 서너 개로 불어난 듯 보였다.
환영의 기사라는 말은 괜히 붙은 게 아니라는 걸 증명이라도 하듯 잔상을 남길 정도로 빠른 스피드.
잘 안 베인다고 엄살을 부리더니 순식간에 팔다리를 잘라버렸다.
그걸 본 미네르바의 미간에 주름이 생겼다.
자신 있던 스피드에서도 상처를 받았으니까.
미네르바는 쓰러져있는 웨어울프의 시체를 뒤집고 검을 뽑았다. 검에 뭍은 피를 털며 몸을 돌려 드레드와 길리안에게 다가갔다.
해머로 오크들을 쓰러트리는 둘.
왠지 닮은 모습에 웃음이 났다.
“너희 혹시 형제 아니니?”
추천과 댓글은 글쟁이에게 큰 힘이 됩니다.^^
- 작가의말
드레드가 한 말은 그저 남자들끼리 하는 농담입니다. 설마 여자 분들이 기분 나빠 하시지는 않겠죠?
어제하루를 투자했는데... 7천자라니.
글자 수보다 음...
무튼 한두 편 사이에 이번장이 끝납니다.
복귀하고 지금까지 선작이 150분 정도 늘었는데... 오늘하루 선작이 그만큼 늘었네요.
정체무실님 추천 감사합니다. 더 열심히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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