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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진 님의 서재입니다.

쪽방촌 무림기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대체역사

김유진
작품등록일 :
2019.06.06 04:32
최근연재일 :
2020.12.11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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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16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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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8쪽

14-16 세상의 진리

DUMMY

지금이야 비교적 얌전히 지내고 있지만, 한때 진흑창의 별호는 광견(狂犬)이었다.

그야말로 미친개처럼 적들을 죽여 버렸는데, 그래서 과거 홍콩 무림에서는 최고의 공포의 대상이었던 것이다.

그런 잔인한 행동들로 인해 홍콩 경찰로부터 추적을 받기도 했는데, 지금은 멀쩡히 세탁을 잘 하고 어엿한 기업의 총수로 가장하고 있으니 그의 연기력도 참으로 대단한 것이었다.

물론 기업을 일군 것은 그의 능력이지만 전투광인 그라고는 이해가 가지 않을 정도로 오랜 기간 인고의 세월을 보내며 다른 방면에서 힘을 축적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그의 본능이 어디 갔을 리가 없다. 살육본능. 살상본능.

그것은 태어날 때부터 타고난 그의 천성이자 본능이었는데, 그래서 얌전해진 뒤에도 진흑창의 별호는 흑사로 불리었던 것이다.

흑사(黑蛇), 혹은 흑사(黑邪). 혹은 흑사(黑死)?? 어느 쪽으로 불리우든 꺼림칙하기 짝이 없었는데 괜히 홍콩 최고 고수로 불리는 것이 아니었다.

홍콩에는 네 명의 최고 고수가 존재하지만 누구나 아는 사람들은 모두 그 중에서도 흑사 진흑창을 최고 고수로 꼽았던 것이다. 아무튼 그런 진흑창은 입을 열었다.

“그리고 결국 붙어보면 그 자가 좋은 자인지 나쁜 자인지는 답이 다 나오거든. 붙어보면 다 나오게 돼있어.”

“마공인지 정공인지 뭐 그런 걸로 판단한다는 말이오??”

마공이란 말 그대로 마교라 불리는 명교의 무공이고, 정공이란 구파일방 등 정파의 무공을 말한다. 그 외에도 사파의 무공은 사공이라 불리었는데 진흑창은 웃으며 고개를 저은 것이다.

“아니. 그런 걸로는 사람을 판단할 수가 없어. 나도 옛날 마공이나 사공을 익힌 자들과 우연히 맞붙은 적이 있는데, 그런 무공을 익혔다고 해서 그들이 모두 사악한 것은 아니야. 결국 심성이란 본인의 본성과 가장 관련이 큰 거지. 반대로 구파일방의 정종 무학을 익혔다고 해서 모두 선인도 아니고. 그렇지 않겠나??”

“······.”

확실히 그랬다. 단순히 정파는 옳고, 사파나 마교는 나쁘다고 생각하는 것은 선입견인 것이다.

실제로 마교는 중원을 침략하긴 했지만 애초에 그것은 그들이 배신당했기 때문이고, 그들 입장에서 보면 그들의 조력을 얻어 명을 건국하고도 그들을 배신한 주원장이나 그런 주원장과 명에 결탁하여 자신들을 적대하는 구파일방이나 중원 무림인들이 더욱 악독하다.

마교의 전력은 매우 강력했기에 어처구니없게도 그들이 한번 쳐들어오면 적대하던 구파일방 등 정파의 문파들이나 세가, 혹은 사파의 무림인들마저도 동맹을 맺고 마교를 적대했던 것이다.

중원을 노리는 이민족들을 참한다고 그렇게 동맹했는데, 마교, 아니 명교의 입장에서 보면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일이었다.

그렇게 싸우고 자기들끼리 내분을 일으키다가 공동에 적에 대항한다고 단결했는데, 자신들의 권리를 되찾기 위해 추방당한 명교의 일원들은 고향으로 돌아왔을 뿐인데, 정작 이민족 취급하며 탄압하니 얼마나 분노하겠는가??

그래서 전쟁이 발발한 것이다. 명교와 중원 무림맹 사이에서 수차례 많은 전쟁이 발생했는데, 그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죽고 다쳤다.

정작 명나라는 관과 무림은 불가침이라면서 이에 대응하지 않고 강 건너 불구경 하듯 두 세력의 분쟁을 보면서 이득을 얻었는데, 아무튼 진흑창은 덧붙였다.

“실제로 우리들 입장에서는 중국 정부나 공산당은 천하의 개새끼들이지만, 그들 입장에서는 우리가 테러리스트다. 그리고 억압당하는 티벳이나 신강 위구르 자치구의 주민들도 그들 입장에서 중국은 천하에 다시없는 악마 같은 새끼들이지만, 중국 입장에선 독립을 꿈꾸는 반란분자들일 뿐이지. 모든 것은 상대적인 것이야. 그래서 여기서 중요한 것이 있지. 무엇인지 알겠나??”

일지흔은 가만히 진흑창의 눈을 쳐다보다가 말했다.

“힘.”

“그래. 힘이다!! 모든 것을 능가할 수 있는 힘!! 자신의 의지를 관철할 수 있는 힘!! 힘이 없으면 모든 건 한낱 약자의 개소리에 지나지 않아!! 자신의 의지를 관철할 수 있는 힘이야말로 무엇보다 정의다!! 하하하!!!”

그러나 일지흔은 그 말에 반박했다.

“정의 없는 힘은 폭력일 뿐이오.”

“하지만 힘없는 정의도 무력할 뿐이지. 그저 약자의 개소리일 뿐이고 말이야.”

“······.”

“힘이 모든 것이라는 개소리는 하지 않겠다!! 하지만 사실은 되살펴보면 인류 역사에서 힘이야말로 정의였지!! 결국 역사는 승자의 것이다!! 제 아무리 정의를 외치고 국제 사회의 상식을 외쳐봤자 국토가 유린되고 가족이 죽고 강간당한 뒤에 그러한 소리를 외쳐봤자 공허한 외침이라 이거야, 하하!! 법과 정의는 한도를 넘어선 폭력을 방어해주지 않는다!! 그런 건 상식이 돌아가는 사회에서나 통하는 거야, 하하하!!! 그러니 지금도 세계에서는 각종 분쟁이 일어나는 것이지!!”

“······.”

일지흔은 뭐라고 반박하려고 했으나 그럴 수 없었다. 진흑창의 말은 잘 안다. 그것은 힘만이 모든 것이라는 것이 아니다. 정의라는 것도 아니다. 현실적으로 보면 정의라는 뜻이다.

중동이 아무리 반발해봤자 이스라엘은 미국의 지원을 얻어 팔레스타인의 땅을 빼앗아버렸다.

영세중립국이라 외치는 스위스지만 누구보다 무력을 갖추는데 소홀하지 않고 군사훈련을 열심히 한다.

스위스의 예비군은 전 세계적으로도 유명했는데 그들은 예비군 상태에서 자택에 총기를 소지하는 것이다. 진흑창은 이 점을 지적했다.

“오스트리아의 합스부르크 가에 의한 압제로 인해 스위스 농민들은 끊임없이 독립을 위해 투쟁했고, 이들의 활동이 후대에 이르러 빌헬름 텔 전설이 되었지. 너희들도 잘 아는 아들의 머리 위에 사과를 올려놓고 쏘는 자 말이다.”

“잠깐, 그거 로빈 후드 아냐??”

헐크G가 말했다. 그러자 진흑창은 어처구니없다는 듯한 눈빛으로 헐크G를 쳐다보았던 것이다.

“멍청한 녀석. 사과의 이야기는 빌헬름 텔의 일화이다. 합스부르크 왕가에 대항하는 스위스 농민들의 이야기가 전설이 되어 그것을 독일 극작가 프리드리히 실러가 희곡으로 만들었는데, 당시 모든 스위스의 시민들은 마을 광장에 세워진 장대에 걸린 오스트리아 폭군의 모자에 절을 하지 않으면 안 되었지. 하지만 빌헬름 텔은 그것을 거부했고 그 벌로 악한 영주 헤르만 게슬러에게서 아들의 머리 위에 사과를 올려놓고 쏘라는 명을 받은 거야. 처음엔 100보 밖에서 쏘려고 하였지만 아버지의 실력에 자부심을 가진 아들이 ‘우리 아버지는 100보 밖에서도 화살을 정확히 맞출 수 있어요.’라고 해버렸고, 이에 게슬러는 ‘그러면 80보 안에서 쏘아보도록.’ 이라고 정정했지.”

“잠깐, 악덕 영주라 했지만 헤르만 게슬러 의외로 친절한 거 아냐?? 보통 거기서 완전 엿을 먹이려면 120보나 150보로 정정해줘야 하는 것 아닌가??”

헐크G의 말에 모두들 공감했다. 100보 밖에서 화살을 날려 정확히 목표물을 명중시킬 수 있는 사람이, 80보 밖에서 화살을 못맞추겠는가?? 그러자 진흑창이 웃었다.

“무얼, 아무래도 헤르만 게슬러는 빌헬름 텔이 목표를 정확히 못 맞출 거라 생각했겠지. 아님 무례를 범한 죄라고 해도 그 정도로 용서해줄 생각이었는지도 모르겠고. 어쨌든 빌헬름 텔은 정확히 80보 밖에서 아들의 머리 위에 놓인 사과를 맞추었는데, 여기서 문제가 생기지. 빌헬름 텔의 활에는 화살 한 개가 매겨져 있었지만, 허리에도 화살이 하나 매달려 있었어. 헤르만 게슬러는 물었지. ‘어째서 화살을 두 개 준비한 것이냐??’ 빌헬름 텔은 답했다. ‘만일 내 첫 번째 화살이 내 아들의 머리카락 하나라도 다치게 했다면 다른 하나는 당신의 심장을 뚫으려는 것이었소.' 그 말에 대노한 게슬러는 빌헬름 텔을 포박해 성으로 끌고 갔지. 하지만 호수 건너 게슬러의 요새를 향해 가기 위해서는 보트를 타야했어. 그때 갑자기 폭풍이 불었다. 지독한 바람과 휘몰아치는 물결에 의해 방향감각을 상실한 병사들은 빌헬름 텔을 풀어주고 지리를 잘 아는 빌헬름 텔에게 길 안내를 시켰지. 하지만 건너편 호숫가에 도착하자 빌헬름 텔은 먼저 내려 배를 뒤집어버렸다. 헤르만 게슬러의 호위병들은 모두 물에 빠졌지만 의외로 게슬러는 무사히 물 밖으로 빠져나왔어. 하지만 빌헬름 텔은 준비해뒀던 두 번째 화살로 그의 심장을 쏘아버렸지.”

“통쾌하구만. 그런데 빌헬름 텔이 실제로 존재했던 건가??”

헐크G의 물음에 진흑창은 고개를 저었다.

“그것은 실제로 알 수가 없다. 명백한 실존의 증거는 없지. 하지만 그와 비슷한 사람은 수도 없이 많았을 것이다. 그렇지 않나??”

그 말에 모두들 고개를 끄덕였다. 예로부터 압제에 대항하는 자유의 투사들은 수도 없이 있어왔다.

일제 강점기에 독립을 위해 대항한 독립투사들, 심지어 2000년대에도 영국에게서 독립하고자하는 국가들이 있는 것이다.

영국은 크게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 웨일스와 북아일랜드라는 네 개의 지역이 합쳐진 연합왕국인데, 잉글랜드를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크든 작든 독립의 움직임은 있었다.

특히나 아일랜드에서는 대기근이 일어났을 때에도 영국이 도움의 요청을 묵살하고, 오히려 군대를 동원해서 얼마 안 되는 아일랜드 내 생산된 밀들을 영국 본토로 착취해서 가져가 그로인해 백만 명의 사람들이 아사하거나 전염병으로 죽어 지금까지도 그 분노가 아일랜드 인들에게는 남아있었다.

100년이 넘게 지났지만 아일랜드 인들은 절대로 잊지 않는 것이다.

사실 미국의 경제제재를 받는 중동 각 국가들도 자기들 입장에서는 지배당하고 있다거나 미국의 영향력에서 독립하여 당당한 강대국이 되고 싶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고, 아무튼 그런 현상은 세계도처에 널려있었다. 진흑창은 말했다.

“결국 빌헬름 텔이란 실존하지는 않은, 정확히 말하면 그런 이름의 동일한 인간이 실존했는지는 확실하지 않은 인물이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보면, 그런 활을 잘 쏘는 인물에 대한 이야기는 수도 없이 많아. 삼국지에서는 여포가 화살을 쏘아 창 끝 부분을 맞춰 사람들이 감탄했다든가, 흔히 활하면 황충이 떠오르지만 실제론 감녕이나 한당, 태사자, 심지어 연의에서 문관의 이미지가 강한 미축이나 노숙도 활을 잘 쏘았다고 하고, 노숙은 화살로 방패를 관통시킬 정도였으며 동탁도 활을 잘 쏘았다고 하지. 비대한 이미지가 있지만 실제로 건장한 체구였던 동탁은 무려 말을 탄 상태에서 양손에 활을 들고 동시에 화살을 쏠 수 있었다고 하고, 태사자는 손책을 따라 도적을 토벌하러 갔을 때 망루 위에서 욕을 하는 도적의 손가락을 쏘아 관통시켜 기둥에 박히게 하니, 도적들이 감히 그를 비웃지 못했다고 한다. 고구려의 시조인 주몽이 비류국의 왕인 송양이란 사람과 활쏘기 대결을 하여 승리했다는 이야기도 있지. 송양의 비류국은 고구려에 병합되었는데, 그 과정에서 송양은 주몽에게 자기네 비류국이 더 오래되었다며 으스대지. 그러자 주몽은 자신은 하늘의 자손인데 너 같은 애송이가 설치는 꼴이 우습구나, 하며 활쏘기 대결로 송양을 굴복시켰다고 한다. 송양은 100보 밖의 사슴 그림을 맞추는 것조차 힘겨워했으나, 주몽은 100보 밖에 매달린 옥가락지를 단번에 맞춰 박살내버렸다고 하지. 그 외에도 페르시아 신화에 등장하는 아라쉬 카망거란 인물도 있는데, 이란과 투란과의 사이에서 일어난 전쟁에서 이란의 왕이 포위되어 이란은 어쩔 수 없이 이런 불리한 상황에서 활을 쏘아 화살이 닿기 전까지 날아간 땅만을 그 국경선으로 삼아 이란이 도로 반환받고, 나머지는 타 민족의 땅으로 삼는 불공정한 강화계약을 맺게 되고 말았다. 그때 천사가 강림하여 포위된 이란의 왕 마누체흐르에게 계시를 내렸고, 특별한 활과 화살을 내렸다고 하지. 이 활을 쏘는 역할로 아라쉬 카망거란 명궁이 선택되었는데, 투란인들은 비웃었다. 왜냐하면 아무리 활을 잘 쏘아도 기껏해야 사람의 힘으로는 100보 언저리의 화살을 쏘아 목표를 맞추는 것이 보통이기 때문이다. 이는 빌헬름 텔 전설에서도 그렇고, 주몽의 일화에서도 비슷하지. 그런데 아라쉬는 새벽녘 화살을 쏘며 ‘보아라!! 나의 이 몸에는 상처 하나 없다!! 그러나 이 화살을 쏘게 될 때면 나는 죽고 마리라!!’ 라고 외치고 그대로 화살을 쏜 뒤에 절명해버렸다. 본래 인간에게 허용되지 않은 신의 활과 화살을 쏜 대가로, 아라쉬의 몸은 산산이 터지고 그의 영혼은 신의 곁으로 날아갔다고 하지.”

“잠깐, 그래서 아라쉬 카망거가 쏜 화살은 얼마나 멀리 날아갔는데?? 아무리 그래봤자 화살의 사정거리에는 한계가 있지않는가?? 그런데 활을 쏘아봤자 인간의 힘으로는 한계가 있을 텐데??”

“그래. 보통은 100보. 그것도 아주 뛰어난 단련된 궁수가 100보다. 만약 그런 거리를 쏘았다면 고대 이란 왕국은 사실상 멸망하는 것이나 다름이 없었겠지. 그 정도 면적을 가지고 왕국을 유지하는 것은 불가능하니까 말이야. 투란인들이 이란에 화살을 쏴서 날아간 거리만큼 국경을 가지라고 한 것도 그들을 조롱하기 위해서였다. 한계가 명확하니까 말이야. 하지만 아라쉬는 무려 만 리를 넘게 화살을 쏘아버렸다. 실로 대단한 거리지.”

“만 리면 얼마지?? 제길, km단위에 익숙해지니 계산을 못하겠군.”

“3,927km······.”

“헉······.”

모두들 숨을 죽였다. 비록 전설이라고는 하지만, 그것은 실로 대단한 것이었다.

흔히 화살로 태양을 쏘아 떨어트린다든지, 하늘을 뒤덮는 큰 뱀을 쏘아 떨어트리는 전설들도 있지만 이 만 리를 날아가 국경을 결정지었다는 신화는 정말로 대단한 것이다.

“그래서 어떻게 되었나?? 투란인들은 얌전히 승복했나?!”

“그래. 그럴 수밖에 없었겠지. 그 활과 화살은 천사가 내린 것이었다. 사실상 신이 내린 것이었지. 그런 걸 천사가 대리하여 전해준 것이었는데, 만약 그러한 결과에 승복하지 않았다면 고대 투란은 저주를 받았을 거야. 어떤 재앙이 기다리고 있을지 모르겠지.”

“······.”

확실히 그 말 대로였다. 아라쉬의 몸을 빌렸다지만 천사의 화살은 활을 통해 무려 거의 4,000km를 날아가 버렸다. 무려 거의 4,000km.

그러니 신의 의사가 직접적으로 전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던 것이다.

‘니들 이러고도 이란 왕국에 손대면 죽어??’라는 신의 계시가 전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는데, 뭐 신화가 그렇고 실제로 신이 존재하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설이 있었다.

“그래서 현재도 이란인들의 이름에는 그런 대영웅인 아라쉬라는 이름이 많고, 그쪽에서는 일반적인 이름이지. 뭐, 미국인으로 치면 마이클 정도의 이름일까??”

마이클 역시 본래는 미카엘, 즉 대천사의 이름이었는데 그러니 거의 비슷한 것이었다.

그러나 헐크G는 의문이 든 것이다.

“어떻게 이란의 신화 같은 걸 다 알고 있는 건가?? 조선이나 고구려의 일화도 다 알고 말이야.”

“뭘. 나는 기업을 운영하니까 말이야. 역사 쪽에도 관심이 많고. 이란 쪽 사람들과 거래를 하다가 유독 그 쪽에 아라쉬라는 이름이 많아서 궁금해 하다가 물어보니 그렇게 대답해주더군. 그리고 한국과도 거래를 많이 하는데 마찬가지로 그쪽에서도 주몽의 일화는 유명한 얘기들이야. 사실 신화나 전설이라는 건 시대를 넘어 사람들에게 다가오는 무언가가 있지.”

“그렇군······.”

헐크G를 포함해 모두가 납득하고 있는데, 진흑창이 말했다.

“아무튼 중요한 것은, 여기에서도 힘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태사자가 도적의 손을 맞추지 못했다면 위세를 드높일 수 있었을까?? 오히려 아군의 사기가 떨어졌겠지. 주몽이 송양과의 활쏘기 대결에서 졌다면 고구려가 비류국을 병합하는 것이 아니라 그러지 못하거나 도리어 먹혔을지도 모른다. 빌헬름 텔의 활솜씨가 부족했다면 악덕 영주인 헤르만 게슬러를 제거하지 못하고 도리어 당했을 것이고, 아라쉬 카망거는 실력도 없이 신의 무기에 손을 대어 결과적으로 아무 것도 이루지 못하고 조국을 멸망시킨 자로 조롱받았을지도 모르지.”

그 말도 사실이었다. 결국 역사는 승자와 패자로 나뉜다. 승자가 완벽한 정의는 아니다. 그러나 패자는 승자에 반박할 수도 없고, 보복할 수도 없는 것이다.

그래서 역사를 승자의 역사라 하는 것이었다. 역사는 승자가 정하는 것이니까······.

“그러니 알겠지, 다들?? 무슨 수를 써서라도 중국과의 대결에선 이겨야 한다. 우리가 정의가 아니다. 중국 정부가 정의가 아니다. 중국 정부가 아무리 인체실험을 하고 사형수의 장기를 팔아먹고 해부를 하든, 그들이 이기고 우리를 그저 반란분자의 일원으로 취급을 하면 우리는 아무 반박도 할 수가 없는 거야. 알겠나?!”

“······.”

모두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모두들 공감하고 있었다. 승자는 모든 것을 얻고, 패자는 모든 것을 잃는다. 그것이 바로 인생이기 때문이다. 세상의 진리이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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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3 15-5 독 요리 20.03.25 121 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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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 15-2 궁신 20.03.22 135 2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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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5 14-17 지옥의 사신 20.03.17 143 3 14쪽
» 14-16 세상의 진리 20.03.16 138 3 18쪽
293 14-15 필연 20.03.15 199 3 16쪽
292 14-14 화경의 경지 20.03.14 180 3 15쪽
291 14-13 인중용(人中龍) 20.03.13 136 3 14쪽
290 14-12 경기(經氣)의 소용돌이 20.03.12 142 2 13쪽
289 14-11 피로 물든 시작 20.03.11 141 3 15쪽
288 14-10 부정 20.03.10 135 4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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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0 13-2 원망 20.02.11 142 2 14쪽
259 13-1 홍콩의 바텐더 20.02.10 149 3 12쪽
258 12-20 패대기 20.02.09 147 4 14쪽
257 12-19 살인 +2 20.02.08 148 3 13쪽
256 12-18 크나큰 충격 20.02.07 152 2 14쪽
255 12-17 궁극적인 새로운 경지 20.02.06 167 5 16쪽
254 12-16 왕자 20.02.05 155 3 14쪽
253 12-15 일촉즉발 20.02.04 154 4 13쪽
252 12-14 진실 +2 20.02.03 156 3 11쪽
251 12-13 부탁 20.02.02 149 5 13쪽
250 12-12 단언 20.02.01 156 4 15쪽
249 12-11 역류 20.01.31 159 4 14쪽
248 12-10 반박불가 20.01.30 162 4 14쪽
247 12-9 홍콩의 맹주 20.01.29 175 4 13쪽
246 12-8 적중 20.01.28 159 5 14쪽
245 12-7 아는 만큼 보인다 20.01.27 158 4 14쪽
244 12-6 인간의 본성 20.01.26 160 3 13쪽
243 12-5 홍콩 무투회 20.01.25 160 3 14쪽
242 12-4 관전 20.01.24 159 4 14쪽
241 12-3 의심 20.01.23 163 4 14쪽
240 12-2 환성 +1 20.01.22 159 4 14쪽
239 12-1 비전 +2 20.01.21 164 4 13쪽
238 11-22 멍청이 20.01.20 180 4 14쪽
237 11-21 그의 그림자 20.01.19 161 3 12쪽
236 11-20 기우 20.01.18 156 5 13쪽
235 11-19 무언 20.01.17 163 3 13쪽
234 11-18 유린 20.01.16 158 3 12쪽
233 11-17 이유 20.01.15 152 3 13쪽
232 11-16 적자생존의 세계 20.01.14 206 3 12쪽
231 11-15 회의 이치 20.01.13 165 5 14쪽
230 11-14 기다림 20.01.12 161 3 14쪽
229 11-13 검격 20.01.11 155 3 13쪽
228 11-12 환호성 20.01.10 158 4 13쪽
227 11-11 사파전 20.01.09 158 3 12쪽
226 11-10 제안 20.01.08 149 3 12쪽
225 11-9 선언 20.01.07 141 3 13쪽
224 11-8 무궁 20.01.06 168 4 13쪽
223 11-7 제3경기 20.01.05 160 3 12쪽
222 11-6 신경전 20.01.04 162 3 12쪽
221 11-5 시합개시 20.01.03 158 4 13쪽
220 11-4 어처구니없는 미소 20.01.02 169 4 12쪽
219 11-3 악수와 중재 20.01.01 160 4 12쪽
218 11-2 세 사나이 19.12.31 158 4 12쪽
217 11-1 노촌장 19.12.30 160 3 14쪽
216 10-21 문제의 그 술 19.12.29 154 3 12쪽
215 10-20 실력차이 19.12.28 169 4 13쪽
214 10-19 거대한 붉은색 손바닥 19.12.27 167 4 14쪽
213 10-18 관통 19.12.26 161 3 13쪽
212 10-17 의외의 두 강자 19.12.25 174 5 13쪽
211 10-16 뜻밖의 인물 19.12.24 160 5 13쪽
210 10-15 눈빛 19.12.23 159 4 12쪽
209 10-14 반가운 자와 불청객 19.12.22 168 4 12쪽
208 10-13 그 남자의 뒷모습 19.12.21 207 6 12쪽
207 10-12 의문의 상대 19.12.20 181 4 12쪽
206 10-11 방비 19.12.19 168 4 12쪽
205 10-10 정지 19.12.18 176 4 13쪽
204 10-9 선동과 진실 19.12.17 170 4 13쪽
203 10-8 암흑비무대회 +1 19.12.16 182 4 14쪽
202 10-7 이글거리는 눈 +2 19.12.15 192 5 15쪽
201 10-6 투쟁심 +1 19.12.14 206 4 12쪽
200 10-5 홍콩의 맹주 19.12.13 206 3 14쪽
199 10-4 어떻게 해야 되지 +1 19.12.12 186 5 15쪽
198 10-3 생각 19.12.11 208 3 14쪽
197 10-2 천국과 지옥의 위치 19.12.10 187 4 13쪽
196 10-1 필살의 의지 19.12.09 211 3 12쪽
195 9-21 여인 +1 19.12.08 196 5 12쪽
194 9-20 승부 19.12.07 186 5 12쪽
193 9-19 만마앙복의 전설 19.12.06 186 3 12쪽
192 9-18 그의 출현 19.12.05 178 3 12쪽
191 9-17 요구 +2 19.12.04 180 4 13쪽
190 9-16 본격적으로 19.12.03 184 3 11쪽
189 9-15 대사건 19.12.02 178 3 12쪽
188 9-14 육합전성 19.12.01 185 3 12쪽
187 9-13 암호문 19.11.30 176 3 15쪽
186 9-12 혼란 19.11.29 176 4 12쪽
185 9-11 예고 +2 19.11.28 184 6 11쪽
184 9-10 형사와 반장 19.11.27 180 3 13쪽
183 9-9 어처구니 19.11.26 174 3 14쪽
182 9-8 콰직 19.11.25 163 3 14쪽
181 9-7 좋은 중국인 19.11.24 166 6 12쪽
180 9-6 마탄의 사수 19.11.23 205 4 13쪽
179 9-5 내려놓으라고 해 19.11.22 166 5 13쪽
178 9-4 완전범죄 19.11.21 199 4 15쪽
177 9-3 끝나지 않은 일 19.11.20 167 4 15쪽
176 9-2 진지한 얼굴 19.11.19 168 4 16쪽
175 9-1 정보 19.11.18 181 4 14쪽
174 8-22 가엾은 사람 19.11.17 183 4 15쪽
173 8-21 확신 19.11.16 198 4 15쪽
172 8-20 모든 것을 잃어버린 남자 19.11.15 225 4 14쪽
171 8-19 최후의 구원자 19.11.14 204 5 15쪽
170 8-18 타락의 길 19.11.13 191 5 14쪽
169 8-17 우리들의 죽음을 말하는 것인가 19.11.12 200 5 12쪽
168 8-16 의화권의 완성 19.11.11 193 5 12쪽
167 8-15 만변천하 19.11.10 186 3 12쪽
166 8-14 오늘 이 자리에서 죽여야 합니다 19.11.09 183 3 13쪽
165 8-13 나에게도 쏘시오 19.11.08 176 2 12쪽
164 8-12 오늘이 바로 네 제삿날 19.11.07 194 3 13쪽
163 8-11 이 자는 괴물인가 19.11.06 188 4 13쪽
162 8-10 깨달음 19.11.05 233 3 13쪽
161 8-9 특진 19.11.04 192 4 13쪽
160 8-8 죽은 자는 말이 없다 19.11.03 182 3 12쪽
159 8-7 압제에 굴할 것 같나 19.11.02 198 3 11쪽
158 8-6 격돌 19.11.01 211 4 13쪽
157 8-5 터득 19.10.31 187 3 12쪽
156 8-4 죽었나 19.10.30 194 3 12쪽
155 8-3 반성하시오 19.10.29 203 4 13쪽
154 8-2 만병지왕의 이유 19.10.28 243 4 13쪽
153 8-1 다짐 19.10.27 197 3 14쪽
152 7-21 안타까움 19.10.26 195 4 12쪽
151 7-20 아수라와 같은 남자 19.10.25 215 3 13쪽
150 7-19 무거운 부담 19.10.24 203 4 12쪽
149 7-18 예상실패 19.10.23 209 3 13쪽
148 7-17 이건 꿈 19.10.22 215 3 15쪽
147 7-16 어둠의 비상 19.10.21 223 4 14쪽
146 7-15 최후의 평화 19.10.20 213 3 13쪽
145 7-14 나의 이름은 19.10.19 222 3 13쪽
144 7-13 약회해주세요 19.10.18 229 4 13쪽
143 7-12 사라진 두 혈귀 19.10.17 276 5 13쪽
142 7-11 어둠의 수호자 19.10.16 207 3 16쪽
141 7-10 식은땀 19.10.15 233 3 13쪽
140 7-9 내공의 비밀 19.10.14 232 3 13쪽
139 7-8 불타는 마을 +1 19.10.13 212 4 13쪽
138 7-7 20년만의 귀향 19.10.12 240 5 13쪽
137 7-6 헤엄의 달인 +1 19.10.11 242 6 14쪽
136 7-5 명령 19.10.10 217 8 12쪽
135 7-4 혈마의 출현 19.10.09 237 5 14쪽
134 7-3 회상 19.10.08 261 4 13쪽
133 7-2 목이 마른 짐승 19.10.07 231 6 13쪽
132 7-1 깨어진 주박 19.10.06 279 5 13쪽
131 6-21 갑작스런 초대 19.10.05 261 5 12쪽
130 6-20 작은 우연 19.10.04 238 5 15쪽
129 6-19 고향의 향기 19.10.03 235 5 14쪽
128 6-18 뜻밖의 재회 19.10.02 243 4 13쪽
127 6-17 왜 슬픈 예감은 틀린 적이 없나 19.10.01 230 6 14쪽
126 6-16 그들의 행방 19.09.30 243 6 14쪽
125 6-15 문화대혁명의 끝 19.09.29 253 6 14쪽
124 6-14 재회 19.09.28 227 5 14쪽
123 6-13 전투병기 19.09.27 227 6 12쪽
122 6-12 저주받은 자의 비밀 19.09.26 243 4 12쪽
121 6-11 저주받은 자의 탄생 19.09.25 253 6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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