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 진지한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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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원은 갑자기 왜 찾으시죠?? 그보다 저흰 정보원이라고 하기엔 딱히 잘난 것도 없는뎁쇼. 그저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뜬소문이나 들을 뿐이지.”
“그런 것도 다 정보라니까. 그리고 정보원 할 거야, 안 할 거야? 안할 거면 그 돈은 도로 돌려주고. 확실히 집 소개에 대한 사례비라고 하기엔 너무 많군. 게다가 이미 사례비는 준 지 오래니.”
“아, 하겠습니다, 정보원!! 그냥 소문만 전해드리면 되는 거죠??”
“야!!”
아삼이 재빠르게 봉투를 챙기자, 아칠이 다급히 막았다. 확실히 많은 돈이긴 하지만 함부로 넘어갔다간 나중에 쓴 맛을 볼 수가 있는 것이다.
소문만 전해주면 된다지만 일이 그렇게 간단할 리 없었다. 분명 나중에 복잡한 사정에 말려들지도 모른다. 구룡성채에서 오랫동안 살아온 아칠의 육감이 그리 말하고 있었다.
그러나 아삼이 말없이 고개를 흔들자, 결국 아칠은 손을 내려놓으며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휴우······.’
사실 위험한 일 같아서 하기는 싫지만, 구룡성채 내에선 위험하지 않은 일이 없다.
그냥 뒷골목을 걸어가는 것만으로도 위험한 것이다. 게다가 이제 와서 거절하기에는 그들이 지금까지 벌인 위법행위만 한둘이 아니었다.
이들은 강간은 하지 않았지만 사기나 폭행 같은 것 밥 먹듯이 했는데, 원륭과 얽히고 나서는 그의 귀에 들어 갈까봐 최대한 사리고 있는 중이었다. 혹시나 그게 원륭의 심기를 불편하게 할까봐 여서였다.
아무튼 선택의 여지는 없다. 그들로서도 올바른 인생을 살아온 게 아닌 이상, 언젠가 그동안 저질러온 일의 업보를 맞이할지도 모른다.
그럴 바에는 차라리 원륭이라는 강자의 품에 있는 것이 나은 것이다. 기호지세라는 말이 있었다.
‘에라, 모르겠다!!’
아칠은 눈을 질끈 감았다. 해봤자 소문을 모으는 일 뿐이다. 그것을 원륭에게 전해주기만 하면 되는 일인데, 뭔가 큰 일이 있으려나 싶었다.
아무튼 세 명은 동의하고, 앞으로 소문을 모아서 원륭에게로 전해주기로 했다.
그걸 정보로 가공하는 것은 원륭의 일이다. 사실 따지고 보면 정말로 쉬운 일이다.
앉아서 돈 먹기라고나 할까. 세 명이 동의하자, 원륭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좋다. 그럼 앞으로 괜찮은 정보로 가공할 수 있는 소문을 물어오면 그때마다 오늘 준 것과 같은 돈을 주마. 더 많이 줄 수도 있겠지. 그럼 열심히 해보라고.”
“살펴 가십쇼.”
꾸벅, 세 사람은 인사를 했다. 원륭이 가고 나서 봉투를 열어보니 정확히 세 사람이 한 달 정도는 놀고먹어도 될만한 돈이 들어있었다.
너무 적게 주면 그런 소문 조차도 모으지 않을 것이고, 너무 많이 주면 어쩌다 한번 형식적으로 소문을 전해다주고 거의 일하지 않을 것이다.
너무 적지도, 너무 많지도 않고 괜찮은 소문을 전해주면 전해줄수록 많이 벌 수 있는 정도의 수준. 원륭은 그 정도의 돈을 전해주었던 것이다.
“흐음······.”
가게를 나오면서 원륭은 과연 괜찮은 정보가 들어올까 고민했다.
천안문 사태가 끝난 후 원륭은 홍콩으로 피신했는데, 이곳은 영국 정부가 관리하기 때문에 중국 공산당의 손이 잘 뻗치지 않는다는 장점은 있었지만 반대로 중국의 소식도 잘 들려오지 않았다.
중국 정부가 통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천안문 사태가 끝나고도 몇 달이나 지났는데도 일반 대중들은 그 참사의 진상을 제대로 알 수가 없었는데, 확실히 뭐 자랑도 아니고 중국 정부가 만천하에 그것을 떳떳하게 공표할 수 있을 리가 없었다.
겉으로는 홍콩반환협정을 맺고 일국양제라 하여 중국에 반환될 땅을 당분간 영국 정부와 그 대리인들로 하여 관리하게 했지만, 그렇게 서로 간에 협조가 완벽한 것도 아니었다.
중국 정부의 입장에서 보면 영국은 훔쳐간 땅을 돌려준다고 생색내는 도둑놈들이고, 영국에게 중국은 관리도 못할 땅을 억지로 가져가서 망칠 쓰레기들에 불과하다.
영국 정부도 바보가 아닌데 대약진운동이나 문화대혁명, 천안문사태 등으로 자국민들과 자국 영토를 조지고 있는 중국의 행태를 모르고 있을 리 없었다.
홍콩이 반환되면 현재 아시아 금융의 허브로 작용하는 홍콩은 온데간데없고, 통제된 중국 정부의 아래 몰락할 홍콩의 모습만이 그려졌던 것이다.
많은 전문가들은 홍콩반환 후 중국 본토와 마찬가지로 강압적인 통제가 이루어지면 그 돈은 싱가포르나 한국, 일본 등으로 다 빠져나갈 것이라 예상했다.
실제로 홍콩반환협정이 이루어진 후 상당수의 홍콩인들이 캐나다, 특히 밴쿠버로 대거 이주한 후였다.
홍콩인들 중의 상당수가 캐나다 시민권을 가지고, 밴쿠버에서 어릴 때부터 생활해 학교를 졸업한 뒤 다시 홍콩에서 취직을 해 사는 경우가 많은데, 홍콩이 다시 중국 정부에 넘어간다고 하자 홍콩인들이 대거 밴쿠버로 완전이주를 해 밴쿠버의 집값이 들썩였던 것이다.
1984년 홍콩반환협정이 이루어진 후 홍콩인들이 대거 밴쿠버로 이주를 했지만, 한동안 별다른 문제가 없어 다시 홍콩으로 돌아가는 사람들도 늘고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 정국이 불안정해서야······. 북경에서 일어난 천안문사태를 보고 다시 밴쿠버로 간다던가, 밴쿠버에서 홍콩으로 돌아갈 생각을 하다가 그만두는 사람도 있었는데 중국 정부의 폭거는 그렇게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이 나라는 대체 어디로 갈 것인가······.’
구룡성채 뒷골목을 걸으며 원륭은 생각했다. 문화대혁명 때부터 싸워왔지만 중국이란 괴물은 점점 더 커지며 강대해졌다.
원륭이 어렸을 적 아버지에게 들은 얘기 중 불가사리란 괴물이 있었다.
이 불가사리란 괴물은 죽일 수 없다거나, 불로만 죽일 수 있다고 하여 불가사리로 불렸는데,(不可殺伊, 火可殺伊) 쇠를 먹으면 점점 더 커지고 강해졌다는 것이다.
여러 가지 버전이 있지만 전설에는 그런 불가사리가 날뛰다 결국 불에 의해 죽는 것으로 마무리가 됐는데, 어찌된 일인지 이 중국이란 나라는 좀처럼 쓰러지지 않았다.
‘5호16국, 혹은 춘추전국시대로 만들면 좋겠는데······. 혹은 56개의 국가 정도??’
중국이 그렇게 쪼개지면 세계 경제에도 영향을 미칠지 모른다. 그러나 중국이 현재 하고 있는 패악질이 너무나 심해 원륭은 가능하면 그 정도로는 쪼개졌으면 싶었다.
세계경제의 공황은 언젠가 회복되지만, 중국의 패악질로 인해 사라진 희생자들은 결코 돌아오지 않는 것이다.
원륭이 중국을 56개의 국가로 쪼개졌으면 하는 것도 중국이 56개의 민족들로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한족을 비롯해서 조선족, 만주족, 위구르족, 티베트족, 몽골족 등 다양한 민족들로 이루어져 있었는데, 한족을 제외한 다른 민족들은 그 세력도 적고 중국내에서 탄압을 받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특히나 위구르족이나 티베트족이 그렇다.
옛날 일제강점기 때 일본이 조선에게 그랬듯이, 민족문화의 말살정책을 펴고 수용소를 만들어 독립 운동가들을 탄압하는 게 허다했는데, 그런 일을 당한 조선인의 후예로서 원륭은 남일 같지가 않았다. 그래서 중국인이 아님에도 중국인들의 자유를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게다가 그의 아버지는 일제의 탄압을 피해 중국으로 도망쳐온 독립 운동가였기에.
‘아버지. 보고 계시겠죠······. 제 선택은 틀린 겁니까??’
죽은 자는 말이 없었다. 그러나 원륭은 자신의 선택이 분명 옳은 것이라고 생각했다.
부모님과 형도 분명 그를 지지하고 있을 것이다. 그런 그들을 위해서라도 여기서 좌절하면 안 된다. 그 때문에 죽어간 부모형제를 위해서라도 여기서 쓰러지면 안 된다.
원륭은 그렇게 생각했다. 집으로 돌아온 뒤 원륭은 다시 멍하니 누워서 시간을 보냈다.
원륭이 정보를 모으려는 건 갑자기 떠오른 생각이 아니라 예전부터 생각하던 계획이었다.
구룡성채에 와서 몇 달을 보냈는데 중국 정부의 통제로 인해 본토의 정보는 거의 들려오지 않았다. 그러나 동료들을 잃어버린 몸으로 본토에 다시 잠입하여 저항운동을 벌이는 것도 힘들다.
그래서 당분간 홍콩에 머물며 몸을 회복하고 정세를 파악하기로 한 것이다.
지금 원륭은 온 몸에 장애가 생긴 것은 물론 단전이 파괴되어 내공을 사용할 수 없는 상태였는데, 천안문 사태의 마지막 순간 전차의 포격을 막기 위해 몸을 던진 것 까지는 기억이 났다.
불사왕이 단독으로 포탄의 충격을 막았듯, 그도 어설프지만 혈귀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충격을 감쇄하는 효과는 낼 수 있을 거라고 봤다.
결과적으로 살아남은 걸로 봐서 효과가 전혀 없었다고는 할 수 없지만, 이상한 건 왜 불사왕이 죽었는데 자신은 살아남았냐 하는 것이다.
엄밀히 말해서 불사왕은 그보다 훨씬 혈귀가 된지도 더 오래됐고 고수였는데, 살아남은 원륭과는 달리 포탄의 포격에 의해서 죽었다.
그리고 원륭은 포격을 막은 후 정신을 잃고 쓰러졌는데, 그 후에 정신을 차려보니 북경 외곽의 어느 쓰레기장 구석에서 발견된 것이다.
코를 찌르는 악취 속에 불구의 몸을 이끌고 간신히 홍콩까지 추적을 피해 도망쳐왔는데, 사실 그것만으로도 대단한 일이었다.
아무리 공안 무림맹 요원들을 상당수 쓰러트렸다 해도 그건 공안 무림맹의 전력이 아니다.
1군에 나서지 못한 삼류무인들, 무공을 모르는 단순한 공안들만 해도 합쳐서 수십만 명이 넘었는데, 그런 그들에게 들키지 않고 홍콩으로 넘어왔으니 그건 거의 기적이리라.
아무튼 그렇게 재기를 도모하고 있었는데, 정보를 자신이 직접 모으는 게 아니라 그 부동산 업자들에게 시킨 것도 다 이유가 있다.
‘외지인에게는 정보가 안 들어온단 말이지······. 묘하게 경계하고 있어.’
그렇다. 원륭을 본 자들은 그의 장애를 보고 우습게 여긴 뒤 삥을 뜯으려 하다가 보복당하는 게 관례였다.
그리고 홍콩 구룡성채에서 산 지 다해서 얼마 되지도 않는 원륭이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정보를 모아봤자 의심만 사는 것이다. 경계만 높아지고.
그러니 단순한 소문을 모으는 것도 현지인들에게 맡길 수밖에 없다.
‘그리고 무엇보다······귀찮아······.’
어차피 돈 쓸 일도 없는데 기껏 불량배들에게서 갈취한 돈, 그렇게라도 쓰면 이득이고 무엇보다 원륭은 현지인 이전에 그리 싹싹한 성격이 아니라 정보를 모으기에는 부적절하다.
정보를 모을 때는 오직 고문해서 모을 수밖에 없었는데, 그렇게까지 해서 뭔가 사건이 터지지도 않았는데 중요한 정보를 모을 수 있을 리가 없고 그렇게 해서 모을 수 있는 정보에는 한계가 있었다.
모름지기 정보란 그런 단발적인 수단이 아닌 정보원을 통해 꾸준히 모으는 것이 가장 좋은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원륭은 아까 그 부동산 업자들에게 돈을 주고 고용하여 꾸준히 정보원으로 사용하기로 한 것은 매우 좋은 선택이었다고 자부했다.
원륭이 그렇게 아까의 행동을 되돌아보고 있는데, 문이 쾅 열리더니 임소교가 들어왔다.
“저기요, 당신이 내 돈을 훔쳐갔죠??”
“응??”
원륭은 일어나지도 않고 침대에서 어처구니가 없는 얼굴로 임소교를 쳐다봤다.
“그게 무슨 소리야? 내 돈은 아까 네가 훔쳐갔잖아? 그게 왜 네 돈이지?? 그리고 훔쳐갔다는 말은 그 돈을 잃어버렸다는 말인가??”
“윽!!”
임소교는 움찔하더니 이내 말이 없어졌다. 그리고 원륭은 이때다 싶어서 곧바로 임소교를 몰아붙였던 것이다.
“그러니까 정리하자면, 너는 아까 다른 사람에게 주려고 했던 내 돈을 훔쳐간 것뿐만 아니라, 그 돈을 잃어버리기까지 했단 말이지······. 흐음······.”
“아, 아니, 그게 아니고······.”
임소교의 얼굴이 새빨개졌다. 딱히 그녀로서도 원륭의 돈을 훔칠 생각은 아니었다.
그저 서로 양보하길래 자신이 재미로 챙겼을 뿐이고(?) 그 돈은 나중에 도로 돌려주거나 어차피 자신이 원륭의 밥 같은 걸 지어주니 그때그때 장을 보는 돈으로 사용할 생각이었던 것이다.
원륭은 시키지도 않았고 귀찮아했지만 이 소녀는 예전에 원륭과 인연을 맺은 후 어째서인지 자꾸 귀찮게 하길 계속했다.
홍콩으로 돌아온 후에 인사도 하지 않았는데 마침 옆집에 살고 있었기에 다시 아는 척을 시작한 것도 임소교다.
원륭으로선 매우 성가신 존재이기 그지 없었는데, 이렇게 한번 약점을 잡히니 원륭은 최대한 그 기회를 이용했다.
“내가 그 돈을 어떻게 벌었는지 알아?? 구룡성채 안에서 장애인이 돈을 어떻게 벌 것 같아?? 그 돈에 담긴 피와 땀, 고통, 그것을 이해하기는 하나??”
“······죄송해요······.”
“죄송하면 이제 눈앞에 안 나타나줬으면 좋겠군. 솔직히 귀찮아.”
“······.”
그렇게 말하고 원륭은 아예 등을 돌려버렸는데, 임소교는 잠시 조용히 있더니 이내 소리를 질러댔다.
“그러나! 죄를 지었으면 속죄해야하는 법! 돈을 잃어버렸기에 저는 앞으로 계속 무급으로 봉사하겠습니다!!”
“야, 그러지 말라고!! 제발 좀 꺼져!!”
원륭은 어처구니가 없어서 베개를 임소교에게 던져버렸다.
퍽!!
그러나 임소교는 신경도 쓰지 않고 베개를 도로 침대에 돌려주었던 것이다.
“그래요. 짜증나는 것도 이해가 가죠. 하지만! 제가 여기서 사라져봤자 뭐가 달라질까요? 그럴 바에는 차라리!! 그 돈을 봉사해서 갚는 것으로 대충 때우겠습니다!!”
“대충 때우긴 뭘 때워!! 애초에 사과할 생각이 없잖아!! 너 반성하고 있는 것 맞냐?!”
“네, 맞아요, 헤헷!!”
“하아······.”
원륭은 확신했다. 이 소녀는 분명히 뇌에 장애가 있다. 분명 그녀의 부모가 어렸을 적 실수로 떨어트린 뒤 장애가 생겨서 버리고 간 것이 확실하다. 그렇지 않고서는 저런 생각을 할 리가 없다.
너무나 무시무시한 생각일지도 모르지만 지금 이 소녀에게 질린 원륭은 진심으로 생각했다.
나에게 왜 이런 시련이?! 이게 25년간 중국 정부의 압제에 대항해서 싸운 나에 대한 포상인가?? 하늘이여, 그것을 원하는 것인가??
하늘이 자신에게 어째서인지 벌을 주고 있다고 생각한 원륭은 이내 체념한 얼굴로 멍하니 누웠다. 눈에는 초점이 없고, 마치 썩은 동태눈 같았다.
파천황 같은 초절정고수를 상대로도 한 치도 지지 않고 계속 싸워온 원륭인데, 어째서인지 이 나사 빠진 소녀를 상대하면 자신도 멍청해지는 것 같았다.
그렇게 원륭이 멍-하니 있는데, 갑자기 임소교의 목소리가 심각해지더니 진지해졌다.
“사실 그건 중요한 게 아니라, 중요한 소식이 있어요. 오다가 사령관을 만났는데 우리가 하는 구세군 봉사에 대해 누가 홍콩행정당국에 민원을 넣었다고 하더군요. 비위생적인 음식 배급, 그리고 횡령으로 말이죠.”
“뭐라고??”
원륭은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다. 구세군 학교에서 하는 봉사활동은 원륭이 하는 유일한 선행이었다.
밤마다 구룡성채 뒷골목의 범죄자들을 조지며 피폐해진 정신을 그런 식으로 선행을 하며 회복하고 있었는데, 그런 선행을 누군가 방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누구야, 자세하게 설명해봐.”
원륭은 굳어진 얼굴로 자세를 잡고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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