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티끄 (69)
163.
서울시에 어둠이 내려앉았다.
병준과 아수라가,
한강 어느 대교의 중간에 함께 서,
야경을 바라본다.
아수라는,
자켓의 안주머니에서,
파일을 프린트한 종이뭉치를 꺼낸다.
파일을 바라보며,
병준에게 말한다.
"우리들의 전생,
[엑소더스]에 대한 파일은,
국립중앙도서관에 숨겨져 있어.
내일이면,
우린,
우리에 대해,
모든 걸 알게되는 거야."
병준은,
바지 주머니에서,
정신병원의 백발 남자가 건넨,
시계를 꺼낸다.
시계는 멈춰 있다.
"저기,
오늘,
나도 기뻤어.
네 이름을,
다시 찾게 된 게,
정말 기뻤어.
하지만 . . .
전생의 기록 . . . ?
모르겠어,
내일 찾으러 가는 파일은,
모르겠어."
의아한 얼굴로,
아수라가 병준에게 고개를 돌린다.
"우린,
우리가 누구였는지,
확실히 알아야 해."
병준은,
시계에서 눈을 떼지 않는다.
"내일,
파일을 찾아서,
우리가 누구였는지 아는 것이,
지금 우리와 무슨 상관이 있지?"
병준이,
아수라를 향한다.
"우린 '미래'가 두렵다고 말하지만,
사실은,
'과거'가 두려운 거야."
대교 위 자동차들의 경적 소리가,
한강의 야경을 어지럽힌다.
함께 흔들리던,
아수라의 얼굴이,
눈 앞의 병준에게,
초점을 맞춘다.
"내 이름은,
김우정이야.
내일,
모든 걸 알게된 뒤에도,
내 이름은,
김우정이야."
함께 마주보며,
희미한 웃음 뒤,
아수라는,
파일들을,
어둠 속 강물을 향해,
날려버린다.
164.
저녁의 서울 어느 골목,
백반집 안,
형사반장이 홀로 식사 중이다.
박형사와 통화하고,
3시간 30분 뒤.
테이블 위에 올려놓은,
삐삐가 울린다.
'82821506'이 찍혀있다.
반장은 벌떡 자리에서 일어나,
식당 한 켠의 동전전화기를 향한다.
경찰서 사무실 번호를 누른다.
전화받는 '달칵' 소리가 나자마자,
반장이 급하다.
"이봐, 나야!"
형사과 안에서,
모니터를 훑으며 전화받는,
박형사가 들떠있다.
"반장님!! 이건!!!"
박형사의 큰 목소리에,
주변을 지나가는 형사들이,
이상한 시선을 보낸다.
박형사는 목소리를 낮춰,
애써 속삭인다.
"반장님!
이거 정말,
장난이 아닌데요!"
"뭐야,
벌써 깊숙히 다 찌른겨?"
"아뇨,
얼마 찌르지도 않았는데,
이거,
장난아니에요."
반장은 담배를 꺼내,
입에 문다.
"뭐야, 뭐야.
흥분하지 말고."
라이터를 꺼내,
담배에 불을 붙인다.
"우선,
재단을 조사했어요.
겉으로 보면,
아무 문제없는 재단이죠.
그런데 한 꺼풀 벗기면,
이건 그냥 재단이 아니예요."
"궁금하잖아!
빨리 말해!!"
Mystiq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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