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사판) 마크로스 사가 I (6)
38.
릭과 로이는 저녁식사 장소인 냥냥 레스토랑에 도착한다.
레스토랑의 주인인 [린]씨 부부가 중국어로 인사하며 손님들 모두를 인정 넘치는 웃음으로 맞이한다.
[민메이]는 붉은색 '치파오' 차림으로 이곳저곳의 테이블을 서빙하느라 바쁘다.
그 바쁜 와중에 릭을 알아보는 민메이가 다가와 말을 건넨다.
"어디서 왔어요?"
"어 . . . UN?"
"하하, 그건 나도 알고.
어느 나라에서 왔냐구요."
"USA."
"뉴욕도 가봤어요?"
"오늘 바로 뉴욕에서 왔어요."
"우와, 나도 좀 있으면 뉴욕으로 가요!"
좀 있으면 마크로스 섬을 떠나 뉴욕으로 간다는 민메이의 말을 레스토랑 안의 군인들이 모두 훔쳐 듣고 있었는지 여기저기서 한숨 소리들이 세어나온다.
이런 반응에 만성이 된 듯 레스토랑 안의 손님들을 향해 민메이가 큰 소리로 말한다.
"여러분 모두 내가 나오는 날 TV 꼭 봐요, 알았죠!
마크로스에서 온 '홈타운 걸'한테 한 표씩 꼭 줘야해요!"
39.
테이블로 다가오는 로이와 릭을 본 [맥스]와 [벤]이 테이블 자리에서 일어나 선다.
둘은 처음 만나는 릭을 거수경례로 맞이한다.
"만나뵙게 되서 기쁩니다."
로이가 릭에게 [스컬 편대]의 멤버인 두 명을 소개해준다.
이제 테이블에 앉아서 모두가 기다리는 오늘 저녁식사의 마지막 손님인 클로디아가 나타난다.
로이가 갑자기 과장된 몸동작으로 우당탕 테이블에서 일어서더니 큰 소리로 "차렷!"을 외친다.
로이의 장난질에 익숙한 맥스와 벤은 우스꽝스럽게 뻣뻣한 자세로 로이의 명령에 따라 휙-- 하고 일어선다.
이게 뭐지, 싶은 릭도 당황해 하며 모두를 따라 자리에서 일어나 차렷 자세를 취한다.
로이가 마치 별 셋 짜리 장성이 오신 것처럼 준엄한 목소리로 클로디아를 찬양한다.
"자, 여기, 지구상 '파일럿 중의 파일럿', 클로디아 그랜트 소령님이 도착하셨습니다앗!!"
로이의 소개에 맞추어 클로디아가 장난끼 어린 거만함으로 로이 일행들을 내려까는 눈빛으로 바라보며 다가온다.
"흠, 안녕, 귀엽고 쪼그만 전투기 파일럿 여러분들~~!"
로이부터 시작해서 한 명 한 명에게 악수를 청하는 클로디아.
그 마지막 차례로 릭 앞에 선다.
바로 앞의 클로디아의 계급장을 재빨리 릭이 확인하면,
로이와 같은 소령 계급이다.
무언가 이상한데?
클로디아가 릭에게 오른손을 건네며 입을 연다.
"릭 헌터.
당신 이야기를 아주 많이 들었어요.
내 이름은 클로디아 그랜트.
마크로스 섬에 온 걸 환영해요."
클로디아는 이제야 장난끼를 걷어내고 제대로 따뜻한 표정의 미소를 지으며 릭을 안아준다.
다음으로 클로디아는 너무나 자연스럽게 로이에게 다가가 입술에 키스한다.
릭은 드디어 이게 무슨 상황인지 알 것 같다. (이 친구 많이 늦다)
로이가 자리에 앉는 클로디아의 의자를 안으로 밀어주고,
클로디아의 옆 자기 자리로 다시 앉으며 말한다.
"자기가 엄청 늦게 오는 걸 보니,
드디어 '그분'이 돌아오셨구만!"
과장되게 '그치, 큰일났어!'란 표정을 웃음과 함께 지어보이며 클로디아가 답한다.
"하하하, ya!
'그분'이 드디어 돌아오셨습니다~~!"
냥냥 레스토랑 안에서 식사 중인 군인들이 민간인들 눈에 띄지 않게 옷 안 어딘가에 잘 숨겨놓은 개인 휴대폰들이 동시에 메시지 도착을 알리는 효과음과 진동을 울려댄다.
힘들게 휴대폰을 꺼낼 필요 없도록,
친절한 클로디아가 레스토랑 안 모두에게 메시지 내용을 큰 소리로 바로 전달해 준다.
"모두들 잘 들어요!
내일 0600시부터 점호준비 시작입니다!!"
레스토랑 안의 모두가 한 목소리로 큰 탄식을 뱉어낸다.
"oh, NO!!"
40.
릭이 식사가 한창인 테이블 위에 준비한 깜짝 선물을 꺼내 올린다.
릭이 로이와 만났을 때 가져온 브라운 백의 봉인을 풀면,
안에는 릭과 로이의 고향인 캔자스에서 온,
아는 사람은 다 안다는 맥주의 명물,
'탱크 7' 6병이 들어있다.
맥주를 본 로이가 미친 듯이 좋아한다.
오늘밤 운전을 맡은 맥스는 나중에 마실 한 병을 따로 챙기고,
나머지는 모두 한 병씩 들고 짠 하고 부딪히며 'cheers!'를 외친다.
더욱 더 왁자지껄한 틈에 릭이 옆자리의 맥스에게 귓속말로 물어본다.
"아까 로이가 한 말 중에 '파일럿 중의 파일럿'이란 말이 무슨 뜻이야?"
맥스가 시익 웃으며 대답한다.
"그랜트 소령님은 [SDF-1]의 항해사세요.
지구역사상 가장 큰 우주선의 파일럿이신거죠!"
41.
[SDF-1]의 브릿지.
다른 크루들은 모두 휴식을 위해 자리를 비웠고 리사 만이 홀로 남아있다.
남은 업무들을 여유있게 다 처리하고는,
통신 디스플레이 앞의 빈자리로 다가가 앉는 리사.
조심스레 ID를 입력하고,
떨리는 손가락으로 [폴드 커뮤니케이션]의 테스트 채널을 열어 [UN 화성기지]와 연결되면,
여기 리사와 얼굴을 마주한 듯 디스플레이 화면에는 리사의 애인인 [윌 마허]가 나타난다.
그를 바라보는 리사의 얼굴은 이제 군인이 아니라 사랑에 빠진 여인이다.
인사를 건네는 두 명의 표정이 괜스리 쑥스럽다.
"헤이, 윌."
"헤이."
둘은 아무 말도 없이 잠시 서로를 바라만 본다.
리사가 미소와 함께 먼저 입을 연다.
"이제 이틀 뒤면 만날 수 있어."
"지구랑 화성 사이에 시차가 그리 크지 않아서 다행이야."
"시차, 맞아 시차, 차이가 얼마였더라?
삼십 . . ."
"39분. 그리고 . . ."
"35초!
35초로 거기가 더 길어, 그지?"
둘은 다시 서로를 바라보며 미소짓는다.
42.
냥냥 레스토랑의 테이블 모두에서 즐겁고 유쾌한 저녁식사가 한창이다.
계속해서 서빙으로 바쁜 민메이지만,
레스토랑의 한구석에서 식사 중인 [마야]와 [마론]을 잊지 않고 열심히 챙겨준다.
특히 [마야]를 챙겨주는 민메이의 모습이 극진하다.
43.
이제 저녁 식사가 끝났다.
로이와 클로디아는 [마크로스 기지]의 장교숙소를 향해 함께 걸어간다.
맥스는 벤과 릭을 태우고 자동차로 기지의 숙소로 돌아간다.
자동차에 오르는 릭이,
해안가의 집을 향해 걸어가려는 마론과 마야의 모습을 본다.
민메이가 그 둘을 배웅해주고 있다.
릭은 차에 오르기를 멈추고 민메이 일행에게 다가가 마론과 마야를 태워주겠다고 한다.
마론은 조금 주저하지만 옆에 선 민메이의 부추김으로 마지못해 응한다.
민메이가 릭에게 고마움을 표한다.
"너무 감사해요, 어 . . ."
"릭, 릭 헌터."
"너무 고마워요, 릭.
나는 린 . . ."
"민메이.
린 민메이.
벌써 알고 있어요.
Have a good night."
Mystiq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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