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티끄 장편극장

오션 (9)

풀의 깊은 심연의 안에 살고있는 '무언가'가 수면 위로 기묘하게 이그러지며 비치는 돌고래 장난감과 진의 우수에 젖은 눈빛을 물속에서 바라보고 있다.

'무언가'가 더욱 강렬하게 진의 눈빛을 바라보면, 갑자기 푸른색 섬광이 '무언가'의 시야를 모두 덮어버리며 진의 머리속으로 들어가는 것 같다!

순간 '무언가'의 쇼크를 받은 듯 눈 깜빡하는 진의 눈동자의 동공 속에서 진이 만든 것이 아닌 '환상'이 펼쳐진다.

어린 진이 두 눈을 동그랗게 뜬 채 경이로운 표정으로 서있다.

진은 지금 지구의 푸른 바닷가에 두 발을 담그고 서있다.

물 속이 모두 비치는 남태평양의 바닷가는 단이 가지고 있는 스크랩속의 바로 그 바다다!

파도소리 속에 들리는

"진아! 바다야!! 여기가 바다란다!!"

소리에 어린 진이 고개를 돌리면, 진의 아버지가 환한 미소를 지으며 진의 등 뒤로 다가와 진을 감싸안는다.

단이 보여주었던 스크랩의 사진처럼 바닷가 옆에는 사진과 같은 오두막 별장이 세워져 있고, 그곳의 난간에 하와이안 셔츠를 입은 단과 아저씨가 맥주병을 홀짝이며 어린 진에게 손을 흔든다.

고요한 바다를 바라보며 안고 안긴 두 부자와, 이를 바라보고 있는 단과 아저씨.

그들이 담긴 바닷가 정경의 고요한 정적에서 지금 오션호의 풀실의 바닷물을 바라보고 있는 진의 눈망울로 다시 돌아온다.

방금의 환상에 어리둥절한 진.

스스로도 방금의 환상이 무엇인지 이해되지 않는 표정.

이런 진을 풀실의 감시 카메라가 바라보고 있다.

눈물을 닦는지 졸린 눈을 비비는지 잠시 손목을 눈으로 하더니 진은 곧 돌고래 장난감을 물에서 건져 손에 들고는 감시 카메라의 시야에서 사라진다.

진이 풀을 떠난 뒤, 진이 마주보던 풀 속에서는 '뿌우-, 뿌우-'하는 '무언가'의 울음소리가 희미하게 들리기 시작한다.

'무언가'가 방향을 틀어 풀의 아래를 향한다.

'무언가'의 시야에 물방울들이 맺히며 터진다.

점점 커지는 '무언가'의 울음소리.

'무언가'가 정면으로 '심연'의 중심부를 향해 막 도착하려는 찰나 동그란 물의 파장이 점점 커지며 다가와 '무언가'를 휘감는다!

26.

오션호의 또 다른 복도에서 리더가 계속 폭탄 설치 작업 중이다.

이 모습을 관찰하고 있는 오션호의 감시카메라가 리더의 팔을 향해 최고로 <줌 인>하지만 리더가 설치하고 있는 폭탄의 모습은 벽에 가려 보이지 않는다.

이리저리 미묘하게 앵글을 바꾸며 폭탄의 정체를 확인하려 노력하는 카메라의 불길한 움직임.

27.

거주구역의 홀에서 자고있는 포니테일의 머리맡에 놓인 생체반응기의 모니터에서는, 반응이 없던 풀에서 곧 선명한 점 하나가 풀 안에서 번쩍이기 시작한다.

막 홀에 도착해 자리로 돌아오려는 진의 등 뒤 복도에서 기괴한 기운이 느껴진다.

진이 뒤로 고개를 돌리자 8번째 방, 바로 아이의 방의 문틈새로 푸른색의 섬광이 기묘하게 새어나오다 점점 그 빛의 강도가 세진다!

그 푸른 빛에 홀린 듯 두려운 표정으로 방문을 향해 걸어가는 진.

포니테일의 생체반응기의 모니터에서는 풀 안의 생명체 반응이 점점 높아지며 이윽고 낮은 톤의 '삐-삐-'소리를 내기 시작하고, 이 소리에 포니테일이 부시시 잠을 깨고는 생체반응기의 모니터를 보고 놀라더니, 곧 이어 복도 쪽에서 새어나오는 푸른 빛에 다시 놀라며 고개를 돌린다.

아이의 방문 사이로 새어나오는 푸른색 빛이 더욱 어지럽게 움직이고, 진은 두려운 얼굴로 손잡이를 잡는다.

떨리는 손으로 서서히 문을 열면 방금 전 풀실에서 처럼 푸른색 섬광이 다시 한 번 더 진을 감싸고, 진의 눈 앞에 펼쳐지는 것은 아이의 방이 아닌, 광활한 바닷속의 모습이다!

열린 문 앞에 서서 바닷속 광경에 완전히 얼어버리는 진.

뒤이어 진의 등 뒤에선 포니테일도 그 믿을 수 없는 광경에 얼어버린다.

서서히 심해의 환상이 사라지면, 정상으로 돌아온 아이의 방 안에서 11개의 모빌이 은은히 대롱거리고, 진과 포니테일이 방 안으로 들어와 그 앞에 다가와 선다.

꿈인지 확인이라도 하듯 모빌을 집어드는 진의 등 뒤에서 다시 그 푸른색 섬광이 새어든다.

등 뒤의 인기척에 두렵게 고개를 돌리는 진과 포니테일의 눈 앞에, 푸른색 광채에 둘러쌓인 여자아이의 환영이 공중에 떠있다.

하얀색의 하늘거리는 통 큰 원피스를 입고 맨발로 떠있는 여자아이는 14살이나 15살 정도로 보인다.

여자아이의 <밝은 갈색>의 긴 머리가 바람도 불지 않는데 조금씩 흔들린다.

두려움에 앞서 이 여자아이의 아름다운 모습에 넋을 잃는 진과 포니테일.

하지만 여자아이의 표정은 깊은 근심에 젖어있다.

입을 열지도 않았는데 여자아이의 목소리가 진과 포니테일에게 말을 건다.

"구해주세요. 여기서 나가야 해요."

진과 포니테일은 지금의 상황이 이해되지 않는다.

이번에는 진의 오른손을 가르키는 여자아이.

진이 놀라 오른손을 펴면 거기엔 돌고래 장난감이 들려있다.

마주보는 진과 여자아이의 첫 번째 시선의 교차.

여자아이의 목소리가 다시 진과 포니테일의 머리 속에 이어진다.

"나는 . . . <바다>로 가야해요."

'똑-똑-'하며 떨어지는 물소리에 놀란 진이 소리가 나는 쪽으로 시선을 잠시 옮기면, 여자아이의 맨발과 긴 치마의 끝에서 물이 떨어지고.

다시 여자아이의 얼굴을 바라보자 이번에는 여자아이의 몸 전체가 방금 물에서 나온 듯 갑자기 모두 젖어있다.

'똑-똑-'소리가 서서히 거대한 <파도>소리로 밀어닥치면, 놀란 진과 포니테일의 앞에서 여자아이의 모습이 사라져 있다.

얼어붙은 진과 포니테일 사이의 숨막히는 정적.

방의 천정 한 켠에 설치된 <감시카메라>가 또 이 모든 것을 보고있다.

28.

오션호의 다른 복도에서 리더는 폭탄설치를 계속하고 있다.

감시카메라는 여전히 리더가 들고 있는 물체의 정체를 확인하려 하지만, 폭탄 케이스의 상판이 또 절묘하게 카메라의 시야를 가리고 있다.

리더가 등 돌린 채 카메라의 시야를 가리며 폭탄을 꺼내어 드는데, 실수로 떨어뜨리고 만다.

떨어지며 충격을 받는 폭탄에 한 순간 최고로 얼어버리는 리더.

이 짧은 긴장감의 정적 몇 초 뒤에 다행이다란 표정으로 한 숨 쉬고 폭탄을 집어드는데, 여기서 폭탄의 모습이 감시카메라에 큼직하게 잡혀버린다.

감시카메라의 시야는 이 폭탄의 모습을 잡은 장면 그대로 얼어붙듯 멈춰버린다.

마치 자기가 보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검색이라도 하는 것 같은 또 다른 정적 몇 초 뒤에, 갑자기 카메라의 시야를 비추는 디스플레이에 커다랗고 강렬한 붉은 색의 <IMMINENT DANGER> 메시지가 점멸하기 시작한다.

29.

아이의 방에서는 진과 포니테일이 이제야 겨우 시선을 돌려 서로를 바라본다.

계속 어리둥절한 진의 표정과 달리 포니테일은 무언가 짚히는 것이 있는지 양 미간을 찌푸리고 골똘히 생각중이다.

"!"

무언가 알아낸 듯한 반짝임 뒤 포니테일은 갑작스레 아이의 방을 뛰어나간다.

진도 바로 포니테일의 뒤를 따라 뛰기 시작한다.

포니테일은 거주구역의 홀로 뛰어들어오며 홀의 불을 모두 켜버린다.

"일어나! 모두 일어나!!"

포니테일의 소란에 놀라며 짜증 반 잠 반으로 눈을 뜨는 아저씨와 단과 항해사.

아저씨의 짜증이 가장 먼저 터진다.

"뭐야, 무슨 일이야!!"

포니테일이 허겁지겁 자신의 자리로 미끌어지듯 달려와 생체반응기를 집어들면, 그 뒤를 따라 진도 포니테일의 옆에서 모니터를 바라본다.

생체반응기 모니터에서는 풀장의 한 가운데에서 거대한 생체반응이 서서히 사라져가고 있다.

포니테일의 목소리가 최고로 흥분한다.

"풀이야 . . . 풀이야!!"

생체반응기를 들고 풀을 향한 복도로 뛰어가는 진과 포니테일.

남은 3명은 영문을 모른 채 한껏 긴장한 분위기에 덩달아 진과 포니테일을 따라 뛰기 시작한다.

진과 포니테일이 풀을 향한 복도를 미친 듯이 달려나간다.

진이 포니테일에게 외친다.

"당신도 봤지! 그건 진짜였어!"

나머지 3명은 그저 덩달아 계속 뛴다.

"무슨 일이야!! 말 좀 해봐!!"

30.

중앙통제실의 메인 디스플레이에서는 여전히 <CONNECTION FAILED>메세지가 떠있고, 장비요원은 계속되는 작업에 지친 듯 의자를 뒤로 크게 젖혀 눈을 감아버린다.

그 옆의 감시카메라 화면들 중 중앙통제실의 모습을 잡고있는 화면이 움직이더니 정중앙에 눈감고 있는 장비요원의 얼굴을 최대로 잡으면, 바로 지금 이 모습을 보고있는 감시카메라 조리개의 붉은색 빛이 무섭게 번득인다.

뒤이어 메인 디스플레이의 <CONNECTION FAILED>메세지가 사라지더니 <CONNECTING>메세지로 바뀌며 자동으로 접속되기 시작한다!

31.

진과 포니테일 일행이 숨을 헐떡이며 풀실의 입구에 다다라 바로 버튼을 눌러 문을 열면, 진이 장난감 돌고래를 띄웠던 풀의 안에서, 아이의 방에서 보았던 푸른색 섬광이 기묘하게 번쩍이며 새어나오고 있다.

아저씨의 입이 턱하니 벌어진다.

"이런, 세상에!!!"

풀을 향해 뛰어가는 5인.

막 풀에 도착해 물 속을 바라보면, 푸른색 섬광의 빛이 약해지며 저 심연의 속으로 끝내 사라지고 만다.

동그란 눈으로 마주보는 진과 포니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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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stique

[수연..]

영화로 만들어야겠어요~~

[ji******..]

따라갑니다. ^^

[럭키포춘]

신비한 장면인데 폭탄마들이 거슬리네요.

[ji******..]

그 폭탄마들이 또 사건을 만들어줘서요 ㅠㅠ

[뾰족이언니]

카메라! 수상함을 느끼며(?) 흠,흠... 다음화로 갑니다.
ㅊ ㅊ)/꾸욱.

[ji******..]

따라갑니당.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