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티끄 (37)
105.
병준은 독방의 문을,
계속 두들긴다.
다음 주먹이 문을 때리려는 사이,
문의 전원이 나가버린다.
병준의 주먹이 더 세게 문을 갈기면,
휙 젖혀지는 문을 따라,
병준이 앞으로 콰당 넘어진다.
당황한 몸짓으로,
네 발로 복도를 기어가다,
두 발로 일어서,
미친 듯이 복도를 뛰어나간다.
기다란 복도도 전기가 나가,
어둠 속이다.
복도의 끝에 이르러,
막 커브를 틀려 하는데,
바로 옆 독방의 문이 열리며,
뛰어나오는,
누군가와 부딪혀 넘어진다.
겁에 질려 복도의 벽 끝까지 기어가서,
고개를 들어보면,
[백발의 남자]와 함께 있던 그 정신병자다.
황급히 병준에게 손을 건네,
일으켜 세우며 말한다.
"내가 길을 알려 줄게!
따라와!!"
두 사내가 뛸 준비를 하면,
병준이 뛰어나온 복도의 어둠 속 저 끝,
병준의 독방 쪽에서,
그 '기괴한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몸은 바로 뛸 모양으로,
두 명이 얼어붙는다.
미스티끄다!!
소리가 점점 커진다.
무엇인지 알 수는 없지만,
점점 더 다가오는 어둠 속 미지의 존재가,
복도의 공간을 이그러뜨린다!
병준과 정신병자가 함께 외친다.
"뛰어!!"
106.
아수라의 옷을 여기저기 헤집으며,
사우스이스트가 그녀의 몸을 만지고 있다.
방 안의 불이 나간다.
미스티끄의 '소리'가 울리기 시작한다.
아수라의 두 눈이 더욱 커진다.
숨소리가 가빠진다.
사우스이스트는의 두 눈은,
이제 완전히 풀려,
상황을 더 이상 인지하지 못한다.
사우스이스트의 손을 뿌리쳐도,
그저 침대 위에 풀썩 쓰러진다.
바닥에 떨어진 곰인형을 주워안고,
방의 구석에서,
아수라는 몸을 웅크린다.
복도쪽의 창문에서,
초록색 빛줄기들이 어지럽게 세어나와,
방안을 휘젖는다.
초록빛이 연달아 사우스이스트의 동공을 때린다.
그의 눈이 다시 초점을 맞춘다.
미스티끄의 끔찍한 소리가 더욱 커진다!!
107.
병준과 정신병자가,
끝이 없는 복도를 달린다.
외곽에 가까워지는지,
복도의 벽면에 나타나는 창문들에서는,
초록색 빛줄기들이 요란하다!
구역을 폐쇄한 창살문이다.
병준은 내달리는 속도 그대로,
어깨로 창살을 받아 버린다.
전원이 끊긴 문이 부서질 듯 젖힌다.
또 다른 복도를 뛰어나간다.
그들 뒤 복도의 공간은,
계속 이지러지고 있다!!
108.
미스티끄가 공간을 짓이긴,
독방의 문들 너머에서,
병원의 정신병자들이,
순서대로 두 눈을 번쩍 뜬다.
그 중의 한 환자가,
비명을 지른다.
"하나가 된다!!!"
109.
미스티끄가 사라진,
기다란 복도의 저 끝에서부터,
환자들의 비명소리가 도미노처럼,
이제 미스티끄의 괘적을 따라간다!
곧 이어,
미친듯이 문을 두들기는 소리들이,
에코처럼,
비명소리를 따라,
다시 휘몰아친다!
110.
병준과 정신병자가,
복도의 끝에 도착한다.
통제구역의 출입문은,
요란한 쇠창살 없이,
그저 평범하게 생긴,
하얀 문이다.
함박 웃음으로,
정신병자가 문을 향해 뛰어가는데,
병준은 갑자기,
멈추어 선다.
병준의 두 손이,
자신의 귀 양쪽을 감싼다.
미스티끄와 다른 무언가가,
웅얼거린다!
짧은 섬광이 병준을 머리속을 때린다!
하얀 문 앞에서,
환자 아저씨가,
병준을 재촉한다.
"뭐하는 거야!!
빨리 와!!
이 문만 벗어나면,
우린 해방이야!!!"
고개를 든 병준이,
방금 본 것을 믿을 수 없다.
"아수라가 . . .
날 부르고 있어 . . . !!!"
병준은 하얀 문을 그냥 지나쳐,
그 너머로 펼쳐지는 새로운 복도의 어둠 속으로,
뛰어나간다.
문 앞에 선,
환자의 애타는 외침이다.
"그 쪽이 아냐!!!
돌아와!!!!!!!!"
Mystiq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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