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티끄 장편극장

오션 (6)

13.

오션호의 내부입구까지 도착한다.

일행이 자동문 앞에 서지만 문은 열리지 않는다.

리더가 장비요원을 향해 눈빛으로 질문하면, 장비요원은 옆의 개폐 스위치 커버를 열고 수동으로 회로를 조작하며.

"이 우주선의 시스템이 . . . 생각대로 다운되어 있는거야 . . ."

회로에서 스파크가 튀면, 일행들이 모두 자동문의 틈새에 손가락을 넣어 힘으로 좌우로 열어젖힌다.

일행의 앞에 모습을 드러내는 짙은 어둠에 둘러쌓인 육중한 오션호의 복도.

장비요원의 설명이 이어진다.

"덕분에 경비시스템도 다운이 되어버렸으면 훨씬 일이 쉬워지겠지."

리더가 휴대용 적외선 카메라를 들고 오션호의 복도를 살핀다.

붉은색 카메라 화면을 바라보며 복도의 윗부분에서 '무언가'를 찾는다.

화면에 그 '무언가'가 잡히면 그건 감시용 카메라와 레이저 발사기가 함께 세트된 오션호의 <내부경비장치>다.

"찾았어 . . . 여기 복도에 모두 . . . 9개 . . . 매뉴얼대로군 . . ."

장비요원이 리더와 마주보더니 호주머니에서 막대기 하나를 들어 그 자리에 무릎 앉아 자세로 복도를 향해 투척준비를 한다.

막대기의 전원을 <ON>으로 하고는 잠시 심호흡, 막대를 복도쪽을 향해 멀리 던지면, 막대기는 땅에 닿자마자 요란한 싸이렌 소리와 붉은색 섬광을 복도의 여기저기에 보내며 복도의 끝까지 자동으로 튀어간다.

오션호 복도의 <내부경비장치>는 막대기의 도발에도 모두 전원이 나간 듯 꼼짝도 않는다.

"All Clear. 오션호 시스템 다운. 안전확보 이상 없음."

그제서야 모두에게 <GO>사인을 보내는 리더.

일행들은 이제 본격적으로 오션호 내부를 향해 출발한다.

14.

도크에 정박해 있는 돌핀호를 바라보는 도크 내 감시 카메라의 모습이 보인다.

<내부경비장치>와 같은 모양에 위의 레이저 발사기만 없는 모습.

복도의 <내부경비장치>와 같이 다운된 것처럼 죽어있는 카메라가 갑자기 그 조리개에 붉은 색의 불길한 빛을 내뿜으며 미디엄샷으로 돌핀호의 모습을 잡는다.

'칙- 칙-'하는 소리와 함께 샷이 바뀔 때마다 돌핀호에 더욱 가깝게 <줌 인> 하다 돌핀호 선두의 <DOLPHINE>함명과 돌고래 마크의 <클로즈 업>에서 멈춘다.

그 미묘한 여운을 남기며.

15.

오션호 내부의 거대한 통로를 걸어가는 7인의 모습.

장비담당이 별도의 판넬을 들고 앞장서고, 그 뒤를 경기관총을 반경계 자세로 들고있는 리더가 뒤따른다.

어둠 속에서 대원들의 개인조명만이 앞을 밝히고 있다.

첫 번째의 거대한 문 앞에 서는 7인.

장비담당의 PDT 화면에는 문 안의 커다란 공간이 잡히고 있다.

"여기부터는 전원이 들어오는 모양인데 . . .?"

장비담당이 스위치를 조작하자 이번엔 자동으로 문이 열리고, 오션호의 풀(POOL)실이 그 실루엣을 드러낸다.

큰 공간감이 모두 어둠으로 가려져 있고, 문에서 가장 가까운 풀 하나의 1/4정도만 문에서 새어나오는 조명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그 1/4의 출렁이는 바닷물의 크기에 먼저 압도당하는 7인.

아저씨가 출렁이는 물에 흥분을 이기지 못하고는 풀로 달려가 한 웅큼 쥔 바닷물을 얼굴에 뿌린다.

"물이다! 진짜 파란색 물이야! 이것 봐! 진짜 짠 맛이나!!"

아저씨의 뒤로 달려온 단이 풀의 깊이에 두 번째로 놀란다.

단의 표정에 호기심이 발한 아저씨가 풀에 머리를 처박고 눈을 떠 그 풀의 바닥을 보려하면, 그 어두운 물색에 가려 끝이 보이지 않는다.

아저씨와 단이 들뜬 마음에 진을 돌아보면, 오히려 진의 얼굴은 나머지 4명의 요원들과 같이 어둠 속에 가린 풀의 '나머지' 부분에 완전히 압도당한 듯 굳은 얼굴로 어둠 속만 바라보고 있다.

어리둥절한 아저씨와 단도 어두운 쪽으로 고개를 돌린다.

리더가 풀의 조명 스위치를 찾아내어 스위치를 올리고, 이어서 풀 안의 어둠이 걷히면, 그들이 놀랐던 풀의 1/4을 포함한 완전한 크기의 풀 하나에 놀라고, 이어서 그 뒤로 이어지는 같은 크기의 12개의 풀들의 집합에 벌린 입을 다물지 못한다.

단은 넋이 나가버렸다.

"이게 다 얼마 짜리야!!"

진의 한 켠 뒤에 서있는 포니테일이 놀란 입을 열어 나지막히 읊조린다.

"<바다> . . . !!"

<바다>란 말에 포니테일에게 고개를 돌리는 진.

리더가 포니테일에게 눈빛으로 신호를 보내고, 뒤늦게 정신차린 포니테일이 들고있는 생체반응기를 풀장 쪽으로 돌리면, 생체반응기 모니터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생체반응이 없음을 확인한 포니테일이 리더에게 고개를 돌려

"아무것도 없어."

라 말하자 모두 등을 돌리려는 찰나 포니테일의 생체반응 모니터에 "뚜-"하며 하나의 생명체가 포착된다.

'이럴 수가'하며 다시 바라보는 포니테일의 고개짓의 순간에 생명체 신호가 일순 사라져 버리고는 다시는 나타나지 않는다.

무언가 풀안의 '미지의 존재'를 희미하게 눈치챈 포니테일이 놀라움에 풀을 쳐다보자 리더가

"빨리 와!"

하며 보채면, 포니테일은 뭔가 석연찮은 기색을 보이며 다른 이들의 뒤를 따라 풀실을 벗어난다.

16.

오션호의 복도에서 7인이 주거구역을 향해 걸어가고 있다.

풀실 이후부터는 복도에도 비상등의 희미한 조명이 들어와 있다.

장비요원이 안내한다.

"오션호는 총 4개의 섹션이 일렬로 연결돼 있어. 선두에서부터 방금 전의 도크와 풀실, 이번의 주거구역 그리고 엔진부의 통제실과 주동력실이지."

항해사가 리더에게 질문한다.

"이상하지 않아?"

"뭐가?"

"오랫동안 버려졌던 배인데도 . . . 복도가 너무 . . . 깨끗해."

헛소리하지 말라는 듯한 리더의 답변.

"그럼 먼지들이 산처럼 쌓여있어야 안심이 되겠나?"

리더가 퉁명한 목소리로 답하는 중 장비담당이 주거구역의 해치를 개방하면 오션호의 주거구역이 펼쳐진다.

해치가 열리면 막 장비담당에게 말을 끝마치려는 리더.

"왜 그렇게 예민하게 구는 . . "

환한 조명이 켜진 채 너무나 깨끗하게 정돈되어 있는 주거구역내 홀의 모습에 눈이 동그래지면서 말끝을 흐린다.

" . . . 거야 . . . !?"

먼지 하나 끼지 않은 테이블, 소파, 카펫, 그리고 다른 구역들과는 달리 거주구역답게 은은하고 푸근한 조명이 우주선 안이 아니라 어느 유럽식 대저택의 내부같다.

이 곳에 서 있는 우주복을 입은 7인과 극명한 이질감을 자아낸다.

홀에는 총 8개의 개인 주거구역인 '방'이 연결되어 있다.

항해사가 첫 번째 방의 불을 켜면 역시 우주선 안이 아니라 어느 대저택의 게스트 하우스처럼 깨끗하고 아늑한 모습이다.

역시 방금 전까지 사람이 산 것처럼 이상한 인기척.

장비요원이 두 번째 방의 문을 열고 불 켜고 보면 첫 번째 방과 동일하다.

문 열린 두 개의 방 뒤로 다른 방들을 확인하는 4명의 요원들.

멀뚱히 그들의 뒤를 따라가던 3인조도 같이 이곳저곳의 방들을 확인하다 진이 마지막 8번째 방문을 잡고 연다.

진이 불을 켜면 다른 방들과는 다르게 한 눈에도 아이의 방임을 알 수 있는 화사한 분위기.

방의 한 켠에는 아담한 침대 위 천정에 모빌처럼 12개의 해양생물의 조형물들이 매달려 있다.

마치 회색의 석고조각같은 모빌들이 묘한 이미지를 만든다.

불가사리, 새우, 게 등 작은 사이즈의 해양생물들이 정교하게 만들어져 있다.

그 중 유독 다른 해양생물들과는 달리 생긴 모빌 하나가 진의 시선을 당긴다.

그건 회색의 석고조각이 아닌 돌고래 장난감의 모빌이다!

멍한 눈의 진이 방 안에 발을 디뎌 12개의 모빌을 향해 걸어가자 마치 바람이라도 분 것처럼 모빌들이 살며시 대롱거린다.

돌고래 장난감으로 점점 다가가는 진의 눈 앞에는 어린 진의 기억 속 세숫대야를 헤엄치던 부서진 돌고래 장난감의 모습이 스쳐 지나간다.

곧 뒤의 인기척에 정신을 차린 진이 고개를 돌리면 다른 방의 조사를 끝낸 사람들도 8번째 방으로 막 들어와있다.

모두는 12개의 모빌에 처음 본다는 신기한 시선으로 이리저리 감탄하며 살펴보고.

12개의 모빌들 중 돌고래 장난감을 보며 아련해지는 진의 눈동자의 여운.

그리고 이들의 모습에 묘한 불쾌감을 보이며 방안을 나가는 리더.

막 방에서 나온 리더가 거주구역 복도의 창에 비치는 수성의 모습에 가장 불쾌한 시선을 보낸다.

그리고 복도에서 벗어나려고 고개를 반대편으로 돌리는 순간.

흠칫, 하며 얼어버리는 리더의 얼굴.

거주구역의 저편에서 '누군가'가 휙, 하고 스쳐지나갔다.

헛것을 봤나 하고 눈을 부비고 다시 보는 리더.

거주구역의 홀로 달려가 살펴보지만 역시 아무것도 없다.

마치 무언가에 홀린듯한 리더의 얼굴.

그때 다시 누군가 옆에 다가오고, 리더가 놀라 돌아보면, 포니테일이다.

"왜 그래?"

"어 . . . 아냐 . . . 아무것도 아냐 . . ."

다시 8번째 방으로 돌아가 일행의 수를 확인하는 리더.

일행은 모두 여기 모여 있다.

그럼 방금 전의 그 '누군가'는 누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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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stique

[gr*****]

재밌어요

[ji******..]

아웅 감사합니다~~! *^^*

[럭키포춘]

인기척이란 표현이 어색해요. 기색이란 뜻으로 읽어도 어색함. 다른 표현이 필요합니다.

[ji******..]

헉, 그런가요? @.@

[뾰족이언니]

진은 원래...()이었군요. ㅎㅎ 재미있게 읽고 있습니다.
ㅊ.ㅊ)>

[ji******..]

진은 원래...()... 괄호 안이 너무 궁금해서 6화를 저도 다시 읽었는데 . . .

뭐죠 괄호 안이!!! @.@;;;;;;;;

[뾰족이언니]

세수대야 안 부서진 돌고래 장난감...기억. ( )짐작했습니다.

[ji******..]

( )가 뭐죠?! ㅠㅠㅠㅠ

(알려주진 마셔요 ㅋ)

[pa****]

후훗... 재밌게 보고 갑니다. ㅎㅎ
정주행중.... ㅊㅊ 꾹.

[ji******..]

저도 곧 다시 정주행 달려요옷~~~!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