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티끄 (12)
34.
사고현장으로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한다.
드루이드들은 아랑곳없이 사고현장의 조사를 계속한다.
병준의 어깨는 아수라에게 잡혀있다.
노스는 통화 중이다.
"닥터,
시간이 없습니다.
[테스트 둘] 시작하겠습니다."
노스의 등 뒤에서 통화 내용을 듣고 있던 아수라가,
흠칫 놀란다.
아수라가 천천히 병준을 데리고 뒷걸음친다.
노스와 거리가 어느 정도 떨어지려는데,
요란한 사이렌 소리가 들린다!
구급차와 순찰차들이 병준과 아수라 쪽으로 달려온다!
노스가 등 뒤로 고개 돌린다.
아수라와 병준이 저만치 떨어져 있다.
노스와 아수라의 눈빛이 마주치면,
아수라는 병준을 잡아끌며 달리기 시작한다!
"뛰어 ! ! !"
노스는 천천히 스텝을 시작하며,
이들을 쫓아 뛰려다,
그냥 멈추어 서 버린다.
저기 멀리 달아나는 아수라와 병준의 모습이,
티벳풍의 색깔 화려한 전통의상을 입은,
또다른 둘의 모습이 되며,
노스의 동공에 박힌다.
35.
새벽 인파가 더욱 북적이는,
환락의 밤거리로,
아수라와 병준이 급히 뛰어들어온다.
한참을 달렸는지,
병준은 숨을 헐떡이며 멈춰선다.
"그,
하악,
그만,
하악,
쫓아오지도,
하악,
안잖아 . . . !!"
아수라는 전혀 숨찬 기색이 보이지 않는다.
꼿꼿이 허리를 세운채,
숨 고르는 병준을 내려다 보며 말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끝난 게 아니야.
[미카엘]이 우리를 보고 있어."
"미 . . . 카엘?!"
"49개의 눈을 가지고,
세상의 모든 걸 보는 별."
숨찬 병준의 표정이 어이없다.
"어디서?!"
아수라는 하늘로 고개를 돌려 무언가를 보더니,
다시 병준을 바라보며 답한다.
"저 하늘 밖에서.
우리가 어디에 있든지,
모든 걸 보고 있어."
주변을 살피는 아수라의 눈에,
사람들이 줄서서 들어가는,
길 건너편 지하 나이트가 잡힌다.
아수라는 지친 병준을 다시 잡아끌고,
나이트 입구로 향한다.
36.
나이트 입구에서,
기도 두 명이 입장 손님들을 검열하고 있다.
긴 줄을 무시하고,
병준을 떠밀며,
급히 입장하려는 아수라를,
두 기도가 막아선다.
"이봐!
이 꼴로 어딜 들어가!!"
기도 한 명이 병준의 어깨를 잡으려 한다.
아수라의 매서운 손이,
기도의 손아귀를 먼저 쳐내고,
아수라의 붉은 두 눈이,
기도의 멍해지는 눈동자 둘을,
후벼판다.
완전히 얼이 나간 얼굴로,
길을 막던 기도가 자리에 풀썩!
쓰러진다.
당황한 다른 기도가 부축하러 오는 사이,
아수라는 병준을 끌고 지하로 입장한다.
37.
화려한 싸이킥 조명 아래,
수많은 남녀들이 뒤엉켜 춤추고 있다.
빠른 템포의 댄스 믹스에 맞추어,
출렁이는 인파를 헤치고,
아수라는 병준을 곧장 스테이지의 정중앙까지 끌고 간다.
혼란의 중심에서,
나이트 전체를 훑어보기를 마친 아수라는,
조금 긴장을 풀며 말한다.
"지하에,
사람이 많은 곳에 숨어야 해.
잠시 동안은,
여기 있어."
"왜,
날 도망시킨 거지?
왜 날 도와주는 거지?"
"이 이상 더 깊이 들어가면,
넌 빠져나오지 못해,
[시스템]에서."
"[테스트 둘],
그 말땜에 도망친거지?
도대체,
[테스트 둘]이 뭐야?!"
끊이지 않는 댄스 믹스 사이에,
둘 사이의 짧은 정적 뒤,
아수라가 답한다.
"[특이점] 제거시 미스티끄 행방 관찰."
"특 . . .
이점 . . .
제거 . . . ?!!!
날,
죽인단 말이야?!!!!!!"
요란한 싸이킥 조명 아래,
어지러운 남녀들의 율동 속에,
병준과 아수라의 모습이 잠겨간다.
Mystiq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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