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티끄 장편극장

미스티끄 (16)

48.

지하철역의 플랫폼에,

공포에 질린 얼굴로,

병준이 서있다.

이제서야 겁에 질린 자신을 자각하며,

플랫폼의 출구를 향해 달린다.

비틀거리며,

바깥을 향한 계단을 오른다.

쉬지않고 뛰어 지상으로 올라오면,

이른 아침의 어스름 속이다.

가쁜 숨을 몰아쉰다.

조심스런 눈으로 주변을 살핀다.

사람들이 거리를 걷고 있다.

병준은 태연한 표정을 짓기 위해 노력한다.

49.

경찰서 부근의 골목길에,

아수라의 비틀거리는 발이 들어선다.

몇걸음 더 걸은 후,

땅바닥에 쓰러진다.

고개숙인 그녀의 앞으로,

익숙한 검은 구두들이 다가온다.

아수라가 고개를 든다.

맨앞에 노스가 서있다.

노스는 표정없이 아수라에게 손을 내민다.

아수라는 노스의 손을 잡고 일어서다,

휘청거리며 노스의 품안으로 쓰러진다.

노스의 오른손이 아수라의 허리를 감는다.

50.

어색하게 태연한 얼굴로,

걸어가는 병준의 눈동자가 이쪽저쪽 살피느라 바쁘다.

저 앞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어느 남자와 시선이 마주친다.

무언가 이상하다.

병준은 남자의 옆을 지나친다.

뒤의 남자를 흘긋 확인한다.

남자는 계속 병준을 바라본다.

병준이 고개를 앞으로 돌리자,

저 앞의 왼편에 또 다른 남자가 서있다.

둘의 시선이 마주친다.

그도 병준을 노려본다.

덫이다!!

병준은 고개를 푹 숙이며 남자의 옆을 지나친다.

저 앞에서 골목길이 왼쪽으로 꺾어진다.

병준이 달린다.

뒤의 두 남자도 달린다.

골목길의 입구다!

오른발에 전체중을 실어 급히 좌회전을 하는데,

이미 골목길에 매복해 있던 형사 한 명이 병준을 덮친다.

병준을 땅바닥에 쓰러뜨려 팔을 꺾는다.

"놔! 이거 놔!"

사거리에 숨어있던 정신병원의 앰뷸런스가,

요란한 소리를 내며 그들 옆으로 다가와 선다.

"놔! 놔줘!"

3명의 형사들과,

하얀 옷을 입은 정신병원의 남자 간호사들이,

발버둥치는 병준을 앰뷸런스로 끌고간다.

간호사들이 병준의 몸에 포박기구를 두른다.

꽁꽁 묶인 병준의 몸이,

들것에 다시 묶인다.

가죽벨트가 조여진다.

뒷문을 닫은 앰뷸런스가 출발한다.

차 안에서 병준의 저항은 끝나지 않는다.

"난 미치지 않았어!

난 태영일 죽이지 않았단 말이야!"

병준의 머리 위로 익숙한 검은 구두가 보인다.

병준이 고개를 최대한 위로 꺾어 확인하면,

드루이드 사우스다.

그를 본 놀라움에,

병준의 몸이 가만히 멈춘다.

사우스는 두꺼운 초록색 테이프를 지익 풀어,

손힘만으로 뜯어버리고는,

공포에 질린 병준의 입을 막아버린다.

병준의 귀에 아수라의 목소리가 들린다.

"잊지마.

우리가 그곳에서 무엇을 보았는지."

사람들이 바삐 거리를 가로지르는,

출근길의 도심 속에서,

앰뷸런스가 저 멀리 사라진다.

51.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정신병원의 입원실은 사면이 하얗다.

간단한 철제 프레임의 침대 위에 아수라가 누워있다.

땀에 쩔어 거칠게 숨을 쉰다.

그녀 옆의 탁자에는,

바로 그 하얀가루가 놓여있다.

검은 도르제를 낀 드루이드 노스의 손이,

하얀가루를 물에 타 희석시킨 후,

주사기로 빨아당긴다.

아수라를 매우 아끼는 부드럽고 다정한 손길로,

이마에 달라붙은 아수라의 머리칼을 단정히 해준다.

자켓을 벗은 아수라의 상체는,

엷은 하얀색 실크셔츠 밑으로,

가슴의 곡선이 비친다.

노스는 목까지 잠겨있는 아수라의 셔츠 단추를 푼다.

두 가슴 사이에 모인 계곡이 보일 때까지,

크게 셔츠를 열어젖힌다.

두 가슴이 모두 땀으로 젖어있다.

노스는 끈적한 시선으로,

드러난 가슴 사이를 살며시 쓰다듬다가,

스스로 놀란 듯 손을 멈춘다.

무언가를 참는 듯 주먹쥔 노스의 앞에서,

아수라가 가늘게 두 눈을 뜬다.

"약이다, 아수라."

노스는 아수라의 왼쪽팔의 셔츠를 걷어올려,

주사를 놓는다.

아수라의 고통스런 얼굴이,

천천히 평온을 찾는다.

그런 아수라의 얼굴을 바라보며,

더 먼 예전의 기억이 노스의 머리를 스친다.

'하얀 여신'의 의상을 입은 아수라가,

'아리안'이라는 이름으로 불릴 때다.

지금과는 전혀 다른 표정의 '그녀'가,

무언가 말하고 싶은 눈빛과 함께,

하얀 대리석 기둥 뒤로 몸을 숨긴다.

노스가 한 참의 정적뒤,

혼잣말한다.

"우린 이제 영원히 함께야.

죽음도 막지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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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stique

[우주귀선]

역시 몰입감이 좋습니다! 잘 보고 가요!

[ji******..]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셔요!!! *^0^*

[뾰족이언니]

재밌어요!!!^^!!! 병준 ㅠㅠ(안쓰럽...)

[ji******..]

라이더 적어야 되는디 . . .

다시 여기가 주력이 되어버리네융 ㅠㅠ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