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티끄 (60)
150.
재떨이 위에 꽁초는 더 수북이 쌓이고,
다 마신 컵들은 더 높이 탑을 쌓았다.
사무실 안의 형사들도 하나 둘,
식사를 하러 나간다.
그들 중 하나가,
반장에게 소리친다.
"반장님!
점심 안 드세요?"
반장은 모니터에서 눈을 떼지 않고,
손만 들어,
휘휘 저어버린다.
박형사가 대신 입을 연다.
"하아 . . .
이제 32명 남았네요 . . ."
졸린 손가락이 엔터키를 두드리고,
또 한 파일이,
무심코 스쳐간다.
금방 지나간 파일 속 여자의 모습은,
14살 정도의 어린 모습이다.
반장이 황급히 놀라,
소리친다.
"멈춰!
방금 전 파일!!
그래, 그거!!"
반장이,
모니터에 얼굴을 바짝 가져다 댄다.
파일 속 내용을,
소리내어 읽는다.
"김우정.
75년 5월 19일생.
88년 사망.
이런,
올림픽도 못보고 죽었네.
소망,
사설고아원,
.
.
.
소망?!!
이 재단,
타버린 정신병원 재단이랑,
같은 재단이냐?"
박형사가 제정신을 차리고,
답한다.
"허 . . .
그렇네요?!"
반장이,
'김우정'의 사진을,
더욱 뚫어져라 쳐다본다.
"닮았어.
그 년이랑 . . .
눈매가 . . ."
모니터 속의,
'여자아이'의 두 눈이,
반장을 바라본다.
그리고,
무언가 이상하다.
반장이 말한다.
"여기,
여기 말이야,
눈색깔이,
좀 이상하지 않아?
일부러,
검게 칠한 것처럼?!"
"눈요?"
반장이,
기억을 더듬는다.
이 사무실에,
생뚱맞게 찾아왔던,
"그년!
그년 눈동자 색깔이 말이야!
왜 그걸 잊어버렸을까!!
붉었어!
빨갰다구!!!"
반장의 손가락이,
까칠하게 자란,
턱수염을 쓸어만진다.
"이 애다.
찾았어.
무슨 이유인진 모르지만,
이 애야.
죽은 게 아냐.
살아있어.
살아있어서,
그때 내 앞에 와서는,
그런 짓을 한거라고.
아주,
냄새가 구려."
반장의 손가락이,
유독 많이 자란,
턱수염 한올을 잡아 뽑는다.
"저기,
저 고아원 주소 좀 적어줘.
그리고,
저 사진도 프린트하고."
"가보시려구요?"
"응!
너는
.
.
.
졸지 말고 근무 잘 서!!"
박형사는,
질린 얼굴로,
키보드 위에 얼굴을 박아버린다.
Mystiq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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