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티끄 장편극장

미스티끄 (15)

45.

아수라가 형사반장의 책상에 손을 짚고는 쓰러질 듯 서있다.

식은 땀을 더욱 흘리며 가쁜 숨을 몰아쉰다.

오른손으로 왼쪽 팔목을 잡는다.

아수라의 뒤편으로 바쁘게 사무실을 나가는 형사들의 모습이 보인다.

46.

병준이 완전히 뒤를 돌아보며 섰다.

그의 앞에서,

지팡이를 짚은 한 노인이 걸어오고 있다.

지팡이의,

또각또각,

소리가 이제는 기묘하게 울리며 역 전체를 덮어버린다.

노인의 얼굴은,

온갖 버짐이 피어있는 병자의 모습이다.

매우 오래된 나무 지팡이.

고약한 냄새가 날 것 같은 누더기 옷.

노인은 병준의 바로 앞으로 다가와 멈추어,

병준의 두 눈을 노려보며 말한다.

아주 낮은 음성으로,

하지만 또렷하게,

"죽음은 피할 수 없어.

니가 나를 피할 수 없는 것처럼."

말없이 서로를 바라보는 노인과 병준.

노인은 입가에 점점 더 뚜렷한 웃음을 띈다.

곧 한 줄기 바람과 함께 열차가 도착한다.

덜컹이며 멈추는 열차의 소음 속에,

이번에는 평상시처럼 많은 사람들이 열차에서 내린다.

시끄러운 사람들의 소리가,

지금까지의 정적을 깨어버리면,

인파들 속에서 자리를 지키는 병준의 앞에,

노인은 없다.

47.

더욱 휘청거리는 아수라의 뒤에서,

반장의 모습이 다가온다.

"아가씨 . . . 어디 아파요?"

아수라의 두 눈이 마지막 힘을 짜내며,

다시 매서워진다.

고개를 들어 형사과 사무실 안을 둘러본다.

남아있는 형사들은 없다.

사무실의 출입문 옆에 서류 캐비넷이 보인다.

아수라는 무서운 눈빛으로 반장을 바라본다.

"국회의원 방안의 사진."

반장의 표정이 '뭐라고?' 묻는다.

아수라는 한마디 한마디 힘들게 이어간다.

"자살한 국회의원 방안을 찍은 증거 사진 . . .

어디에 있지?"

반장은 너스레 떨며 웃는다.

"무슨 소린지 모르겠는데 . . ."

반장을 노려보는 아수라의 붉은 두 눈이 번쩍인다!

형사과 사무실의 모든 출입문과 창문이,

큰 소음의 박력있는 템포로,

모두 콰콰쾅! 닫혀버린다!

아수라는 사납게 휘청이는 몸을 일으켜 세우며,

반장의 뒷머리칼을 재빨리 움켜잡아,

조금의 주저함도 없이,

반장의 얼굴을 책상에다 처박아버린다!

코뼈 부러지는 둔탁한 소리와,

'우욱'하는 반장의 무거운 신음소리가 따라붙는다!

아수라가 다시 반장의 머리를 치켜올리면,

부러진 코뼈에서 코피가 흥건히 흘러내린다.

완전히 기세가 눌린 반장은,

아수라에게 힘없이 머리를 잡힌 채다.

"두 번 말하게 하지마.

사진 . . .

컴퓨터 화면 찍은 사진 . . .

어디에 있어."

반장은 어느새 몸을 떨며,

계속 머리를 잡힌 채,

어색한 동작으로 아수라를 서류 캐비넷 쪽으로 인도한다.

반장이 주저하며 캐비넷을 열어,

서류철 하나를 열어 아수라에게 보여주면,

결재가 끝난 서류에는 별첨 증거사진으로 컴퓨터 화면의 사진이 붙어있다.

사진을 떼어들고,

반장의 머리채를 더욱 움켜잡으며,

아수라는 사진 속 화면에 찍힌 인터넷 사이트의 이름을 확인한다.

"바이로차나,

바즈라사트바,

라트나삼바바,

아모가싯디."

아수라의 이마에 다시 식은 땀이 맺힌다.

반장의 머리채를 통채로 사무실의 바닥에 처박고는,

아수라는 사무실의 밖으로 사라진다.

땅바닥에 쓰러져 몇 번의 경련을 일으킨 후,

반장은 겨우 몸을 일으켜 세워 앉는다.

부러진 코에서는 붉은 피가 멈추지 않는다.

반장은 아수라를 쫓아 성난 몸짓으로 달려나간다.

"야, 이 시발년아!!"

현관까지 뛰쳐나가 이리저리 찾아보지만,

아수라의 모습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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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stique

[뾰족이언니]

재밌어요^^*)!! 창문 닫힐 때 리얼 했어요. ^^ 즐거운 한가위 되셔요. 작가님^^

[ji******..]

즐거운 설날 되셔융!!!

저도 곧 밀린 연재 보러 갈게융~~~! ^0^

[뾰족이언니]

헙 저 정신이 없나 봐요. ㅠㅠ 한가위라니... 허허 ㅠㅠ 즐거운 설날 보내셔요. ^^*)>

[gr*****]

오 문체가 독특하시네요 짧은 시를 대하는 느낌이 들지만 압축된 두드림이 있습니다. 많이 배우고 재밌게 잘 보고 갑니다. 연휴 잘 보내시고 해피한 나날 되시길 바랍니다!

[ji******..]

너무 감사드립니다~~~!

남은 연휴도 즐겁고 행복하셔융~~~!!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