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티끄 (58)
고개를 앞으로,
아수라가 다시 달려나간다.
끌려가는 병준을 목표로,
더욱 속력을 낸다.
드루이드들도,
아수라를 쫓아,
인파를 헤쳐나간다.
천사가 병준을 끌고,
지하철역 입구를 지나친다.
아수라와 병준 사이의 거리는,
약 15미터.
담장 옆 인파들이 잠시 벌어지며,
아스팔트 바닥이 보인다.
담장에서 날아올라,
행인들의 머리 위를 아슬하게 스치며,
착지하면,
병준을 향한 일직선 코스로,
인파의 틈이 열린다.
그 사이로 몰아치는,
잠시의 바람 한줄기처럼,
아수라가 대쉬한다!
썬글라스낀 검은색 1인칭 시점에,
천사의 당황한 얼굴이 육박한다!
질주의 맹렬한 스피드 그대로,
아수라가 천사에게,
어깨로 들이박는다!
놀란 사람들 사이로,
황급히 벌어지는 원형의 틈 중앙에,
아수라와 천사가,
함께 땅바닥을 구른다.
병준의 몸이 그 옆으로,
떨어진다.
천사보다 먼저,
몸을 일으킨 아수라가,
바로 천사의 몸 위에,
올라탄다.
분노한 붉은색 눈동자가,
선글라스 뒤로 빛나고,
도르제낀 오른손이 치켜올라간다.
그녀는,
지금,
사나운 짐승이다.
검은색 윤기가 흘러넘치는,
도르제가 무섭게 '웅웅'대며 울부짓는다!
곧 얻어터질 생각에,
천사의 얼굴이 공포로 터져나간다.
막 오른주먹을 내리꽂을 순간,
흠칫,
놀란 아수라가 고개를 뒤로 돌리면,
드루이드들이 인파를 날려버리며,
그들에게 다가온다!
분하다는 표정으로,
다시 천사에게 고개를 돌리고,
아쉽다는 몸짓이,
천사의 얼굴 정중앙을,
사나운 스트레이트 펀치로,
찍어버린다!
바스라진 코에서,
붉은 피가 사방으로 튄다!
병준의 손을 급히 잡고,
아수라가 뛰어나간다.
드루이드들이 천사를 밟아버리며,
바로 뒤를 덮친다!
엇박자의 템포로,
시체들의 촉수를 피한,
아수라와 병준이,
지하철 역사를 향한 계단을,
달려 내린다!
147.
지하철역사 안도,
사람들로 가득차있다.
아수라와 병준이,
인파를 헤치며,
앞으로 나아간다.
승차권 판매소로 이어진 사람들의 긴 줄 여러 개가,
앞을 막는다.
뒤에서는,
드루이드들이,
결코 서둘지 않는,
중압감 눌린 스피드로,
둘을 바짝 쫓아온다.
압박감에 짓눌려,
아수라가 표 사는 행렬을 거칠게 부셔버리며,
승강기를 향해 뛰어나간다.
뒤따르는 병준의 앞에서,
맹렬한 속도로,
아수라가 승강기 위를 뛰어넘는다.
뒤이어 병준은,
바닥에 미끄러지며,
승강기바 밑을 통과한다.
자동 승강기 옆에서,
수동으로 표검수 하는 할아버지가,
발끈하며 호통친다.
"야, 거기!!
무슨 짓이야!!!"
148.
아수라와 병준이,
승강장으로 뛰어내린다.
열차가 막 출발하려 한다!
숨 막히는 고통 속에,
두 명의 라스트 스퍼트가,
닫히는 문틈 사이로,
간신히 세이프!
아수라와 병준이,
열차객실의 바닥에,
그대로 주저앉아버린다.
놀란 사람들의 웅성임 속에,
병준과 아수라가,
격하게 숨을 헐떡인다.
열차가 출발한다.
힘들게 고개를 돌린,
창 밖 너머 플랫폼 저편에,
드루이드들의 맨 앞에서,
노스가 노려보는 모습이,
곧 터널의 어둠 속으로,
사라진다.
계속 숨을 몰아 쉬며,
병준이 힘들게 말한다.
"우리에겐,
헉,
헉,
생각보다,
헉,
헉,
남아있는 시간이,
헉,
별로 없나봐,
.
.
.
좀 더,
서둘러야 겠어."
선글라스를 벗는,
아수라의 호흡도,
여전히 거칠다.
"좋은,
생각이야."
Mystique
Comment '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