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사판) 마크로스 사가 I (12)
81.
[SDF-1]의 브릿지.
중앙의 대형 홀로그램 디스플레이에 펼쳐진 남태평양 상공의 3D 스캔에 7척의 거대한 우주선이 나타난다.
[SDF-1]에 아직 남아있는 외계인의 오리지날 시스템이 이들 우주선들을 바로 식별하고는 외계인의 언어로 정보를 표시하고 있다. (하지만 지구인들은 읽을 수 없다.)
[SDF-1]의 크루들은 물론 지구인들이 조금 더 시간이 지난 뒤 알게되는 이들 외계세력의 이름은 [젠트라디]다.
갑자기 브릿지의 메인 스크린이 열리더니 젠트라디군의 총사령관이 모습을 드러낸다.
글로발 함장과 [브리타이 사령관] (오리지날판 : 브리타이)의 첫대면이다.
브리타이가 먼저 입을 연다.
브리타이의 언어는 지금 현재로서는 전혀 이해할 수 없지만,
그의 목소리는 매우 또렷이 들리고 '프로페셔널'처럼 느껴진다.
(지금 브리타이가 사용하는 [젠트라디 언어]는 여기 '사가 I'에서는 일부러 자막도 넣어주지 않는다. 따라서 관객들은 이번 편에서는 이 미지의 세력의 리더가 무슨 말을 하는지 전혀 알 수 없다. [SDF-1]의 지구인들처럼. 여기서 브리타이의 첫교전 메시지는 후속작인 '사가 II'의 오프닝 장면에서 제대로된 자막과 함께 다시 플레이된다.)
"나는 제118기간함대 제67그리멀 분기함대 사령관 브리타이 7018이다.
너희는 우리의 [창조주]인가?
너희가 [프로토컬쳐] (Proto-Culture)인가?"
글로발 함장은 브리타이의 말을 하나도 이해할 수 없다.
모두가 죽은 듯 고요하고 냉냉한 적막이 둘 사이에 잠시.
브리타이가 다시 입을 연다.
"젠트라디 규율에 따라,
우리는 너희를 미지의 적으로 규정하고 전쟁을 선포한다."
브리타이의 통신채널이 닫힌다.
글로발이 황급히 [닥터 치바]의 통신채널을 연다.
"방금 전 메시지 받았나?"
"지금 해독 중입니다!"
"무슨 내용인지 짐작이라도 해봐!!"
"분명히 우호적으로 들리지는 않습니다!!??"
리사에게 글로발.
"상대의 위치는?"
"우주선 7척, 길이는 각각 31킬로미터 정도, 하지만 정확한 위치는 좌표가 나오지 않습니다!"
"저기 있는데 확인은 안 된다?!"
1초가 한 시간처럼 느껴진다.
글로발 함장은 진수식을 중지시키고 마크로스 섬의 민간인들에게 긴급대피 명령을 내린다.
82.
비상 사이렌과 긴급방송 소리가 마크로스 섬 전체를 채운다.
자미스의 기념공연이 중단된다.
곧, 젠트라디 공격의 1차 웨이브가 시작된다.
거대한 수의 드론들이 하늘에서 내려앉자마자 섬 전체를 폭격한다.
폭발의 화염이 섬의 여기저기에서 치솟는다.
83.
아직 비행 중이던 로이의 [스컬 편대]가 먼저 젠트라디 드론과 교전한다.
뒤를 이어 [UN 스페이시]의 전 [VF]들이 [SDF-1]에서 긴급출격을 시작한다.
[VF]들은 덱 크루의 신호에 맞추어 [SDF-1]의 함상활주로를 최고속도로 차례로 치고나간다.
84.
마크로스 섬 해상의 [봉쇄선] 밖에 정박 중이던 민간인 함선들에서는,
섬에서 일어나는 연쇄폭발에 놀란 사람들이 모여들어 섬쪽을 급히 가리키고 있다.
85.
마크로스섬의 민간인들은 UN 군인들의 보호와 지시 속에 [지하 대피소]를 향한다.
[대피소]는 마크로스 시티 외곽의 능선지대 안에 설치되어 있다.
이들은 전쟁난민이다.
지금 이 위험한 상황에서도 크게 동요없이 묵묵히 열을 지어 나간다.
86.
아직 지상에 남아있는 UN 군인들은 위치를 찾아 뛰고 있다.
그들 중의 한 명인 릭이 방금 휴대폰에 도착한 메시지를 확인한다.
[UN 수송선]을 호위하며 함께 마크로스 섬에 도착했던 4명 중 3명의 다른 호위 파일럿들이 릭과 합류한다.
87.
[SDF-1] 바로 옆에 위치한 반지하 벙커에서는 [난민수리팀]이 대기 중이다.
지면에 맞추어 설치된 창문 밖으로 폭발이 이어진다.
수리팀 멤버들 모두의 얼굴은 충격 속이다.
그들 중에 마론이 [수리팀장]의 옆에 서있다.
마론의 표정은 저 폭발 속에 있을 마야의 걱정으로 신경이 곤두서있다.
마론의 걱정을 이해하는 [수리팀장]이 마론의 어깨에 손을 얹고는 이해한다는 고개짓을 보낸다.
답례로 고개짓을 하는 마론의 얼굴은 여전히 찡그려 있다.
88.
[SDF-1]의 브릿지.
글로발 함장의 지휘 하에 전 크루가 바쁘다.
그들 중 가장 바쁜 것은,
3D 전술 디스플레이를 통해 명령을 확인하고 전달하는
부함장이자 메인 오퍼레이터인 리사다.
89.
릭과 호위 파일럿 3명이 자신들이 착륙했던 [UN 기지] 활주로에 도착한다.
아직 모습을 보이지 않은 마지막 호위 파일럿 한 명은 벌써 자신의 비행기에 도착해 혼자 이륙하고 있다.
릭이 소리친다.
"지금 뭐하는 거야!"
"저 겁쟁이 녀석 혼자 도망치고 있어!!"
릭과 나머지 파일럿 3명도 자신의 비행기에 올라타 자리를 잡는다.
[UN 수송선]도 출발 준비를 급히 하면 곧 [UNHCR]과 UN 관료 일행들이 도착한다.
릭이 조종석의 통신장치를 켠다.
통신채널은 이미 [SDF-1]의 작전관제가 한창이다.
릭이 통신한다.
"[게스트 3] 이륙준비완료, 대기 중!"
곧 브릿지에서 리사의 목소리가 들린다.
"[게스트 2]가 응답없음.
[게스트 3]에서 [게스트 6]까지 긴급발진.
새 편대 배정 예정.
[게스트 1] (수송선을 말한다) 이륙 중지하고 탑승객 전원 [SDF-1] 함내로 이동하라.
Repeat, 탑승객 수송은 불가능, 전원 [SDF-1] 함내로!"
갑자기 통신채널이 끊기며 [UNHCR]에게 넘어간다.
"우린 지금 이륙한다!
내 목소리 들리나!
호위기들은 모두 수송선이 여기를 빠져나갈 수 있게 싸워라!!"
젠트라디 드론의 무리가 릭 일행과 수송선을 향해 다가온다!
릭이 소리친다.
"적기 접근!
모두 지금 이륙해!!"
드론의 무리가 [UN 기지]를 폭격한다.
줄지어 이어지는 거대한 폭발의 화염이 활주로를 따라 릭 일행을 덮친다!
릭과 두 명의 파일럿이 탄 전투기는 불길 속에서 살아남았지만,
나머지 호위기 한 대와 [UN 수송선]은 더 큰 화염을 일으키며 폭발한다.
[UNHCR]과 UN 관료들 사망.
아직도 소용돌이치는 붉은색의 열기를 뚫고,
릭의 전투기가 수직으로 날아올라 곧바로 젠트라디 드론과 전투를 시작한다.
90.
[UNTV]팀은 아직도 진수식 현장에 남아있다.
젠트라디 폭격에 겁먹은 TV 크루들이 카메라를 멈추지 말라는 [UNTV PD]의 명령은 무시한 채 모두 도망가 버린다.
이제 남은 것은 [UNTV PD]와 [카일] (마크로스 방송국의 유일한 직원) 뿐이다.
PD는 땅에 떨어진 마이크를 주워들고,
방송용 카메라는 카일에게 건넨다.
"자 이제 너는 나랑 함께다!
가자고!
카메라는 절대 멈추면 안 돼!!"
PD와 카일이 폭발의 잔해 속을 달리기 시작한다.
여기 이 섬에서 펼쳐지는 혼란을 전세계에 생중계하면서.
Mystiq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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