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티끄 (56)
저장된 파일을,
3.5인치 디스켓에 급히 복사가 끝난다.
아수라는 디스켓을 자켓 안주머니에 넣고,
병준의 손을 잡아끌고,
다급히 인터넷 카페를 나간다.
황급히 사라지는,
둘의 모습을 바라보던 옆자리 남자가,
궁금한 표정으로 모니터를 훔쳐보면,
갑자기 눈부신 초록색 섬광이,
화면을 '파지직',
날려버린다.
145.
아수라가 급히 선글라스를 끼며,
건물을 나온다.
한낮의 햇빛이,
과하게 '쨍'하다.
병준과 아수라는,
여기저기를 살피는 재빠른 시선을 날리며,
사람들이 잔뜩 모여있는,
가무대쪽으로 뛰어나간다.
146.
차량 진입이 막힌 도로에,
자동차들 대신,
겹겹의 인파가 늘어서있다.
설치가 끝난 가무대들 위에서는,
스탭들이 음향기기를 세팅 중이다.
가무대 주위 둥글게 쌓인 사람들 곁에,
병준과 아수라가,
달려와 멈춘다.
숨을 몰아쉬는 병준.
호흡에 변화없는 아수라,
선글라스 낀 눈으로,
사방을 경계한다.
아수라가 초조하다.
"빨리,
여길 떠야 돼.
드루이드들이 곧 올거야."
말 마친 아수라가,
병준을 향해 고개를 돌리면,
아수라의 검은색 1인칭 시점 바로 앞에,
'천사'가 얼굴을 들이민다.
그가,
웃고있다.
"안녕!"
천사의 오른손이,
아수라의 얼굴을 치며,
선글라스를 날려버린다.
머리위 과량의 거센 햇빛이,
한번에 아수라의 동공을 덮치면,
온 세상이 하얘진다!
아수라가,
어지러움에,
땅바닥에 주저앉는다.
고통을 참고,
눈에 힘을 주어,
저만치 날아간,
선글라스가 보인다.
인파들의 발걸음을 겨우 헤쳐 기어가,
선글라스를 찾아 쓴다.
다시 일어나,
병준이 있던 곳을 바라본다.
없다!
병준도,
천사도!
Mystiq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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