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티끄 (57)
인파들 너머로,
사라진 병준의 모습을 찾는다.
보이는 것은,
수많은 사람들의,
혼잡한 머리들 뿐!
아수라가 고개를 숙인다.
두 손을 이마에 대고,
무언가에 집중한다.
'천사'에게 팔이 꺾인채,
인파들을 헤치며 끌려가는,
병준의 모습이 보인다.
'흠칫' 놀라며,
다시 정신을 집중한다.
정확한 위치가,
잡히지 않아!
인도에 맞닿은 높은 담장이 보인다.
사람들을 헤치고,
담장으로 달려가,
날렵한 동작으로 뛰어올라,
높은 담장 위에 올라선다.
넘실대는 사람들의 머리 위에서,
출렁대는 머리들의 바다를 내려본다.
주변 사람들의,
놀란 시선 속에,
병준의 모습을 찾는다.
지그재그로 전방 180도를 훑으면,
저기,
오른쪽 저 멀리,
병준이 잡혀간다!
담장 밑으로 뛰어내리려하는데,
가득찬 인파 속,
틈은 없다!
"칫!"
아수라는 높은 담장 위를 달려나간다
아래로 가득찬 머리들이,
아수라의 질주에 놀라,
따라 돈다.
아수라의 긴머리가 바람에 날리고,
자켓은 바람을 맞아,
하얀 셔츠의 어깨선을 드러내면,
자켓안에서 도르제를 꺼낸다.
사거리에 이르러 담장이 끝난다!
아수라는 멈추지 않고,
그대로 날아올라,
다음 블럭의 담장 위로 넘어가,
계속 달린다!
두 다리를 쉴 새 없이 뻗으며,
두 도르제를 양손에 낀다.
저 앞에 또 담장의 끝이 보인다.
그 바로 앞으로,
도심 축제의 메인 스테이지가 보인다!
무대 위에서는,
마이크를 잡고,
사회자가 막 공연 시작을 알리려 한다.
아수라가 다시 뛰어오른다!
"자,
그럼!
오늘의 첫 무대를 장식해 주실,
초대손님을 모시겠습니 . . . "
사회자의 바로 앞에,
아수라가 착지한다!
놀란 사회자가,
말을 멈추면,
초대손님을 기다리던 관객들도,
당황스럽다!
"저기,
누구세요?!"
대답 없이,
다음 블럭의 담장을 향해,
아수라가 무대 위를 달린다.
저 멀리 다음 블럭의 인파 속에,
병준이 있다!
'천사'는 병준의 팔을 더욱 꺾으며,
아파하는 병준의 얼굴에,
뺨을 부빈다.
"이번엔,
도망칠 수 없어.
이번엔,
정말,
미스티끄를 불러주는 거야,
응?"
아수라의 질주가 더욱 거세진다.
담장 밑 군중들의 놀란 시선이,
아수라를 따라 돌며,
함성을 지른다.
그리고,
그 사람들 속에,
드루이드들이,
아수라를 노려본다!
흠칫,
드루이드들을 향해,
아수라가 고개를 돌린다.
드루이드들의 맨 앞에 선,
노스와 두 눈이 마주친다.
멍한 얼굴로,
아수라가 휘청대며,
담장 위에 멈추어 선다.
처음으로,
아수라의 이마에,
'땀'이 흐른다.
처음으로,
아수라의 목소리가,
헐떡인다.
"SHIT!"
Mystique
Comment '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