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티끄 장편극장

미스티끄 (47)

136.

"이번엔,

철저한 괴물을 창조했다."

"난 괴물이 아냐!

왜,

너희가 날 망쳐놓는 거야!"

"망치는 게 아냐.

넌,

너 자신을,

자랑스러워해야 해."

끔직하게 울리는,

목소리들 사이에,

아수라가 깨,

상체를 일으킨다.

불 꺼진,

지하 역사안.

병준이,

그녀를 바라본다.

137.

인파가 다시 찾아온,

지하철역 승강장 의자에,

병준과 아수라가 앉아 있다.

스치는 익명들에,

시선을 고정한 채,

아수라가 말한다.

"당신은,

어린 날,

기억이 있어?"

". . ."

"어땠지?

즐거운 기억?

아니면 슬픈 기억?

난 어릴 때 기억이 없어.

십자가 달린,

빨간 지붕의 집이 보여."

한적한 교외에,

소박한 디자인의,

십자가 달린,

빨간 지붕의 집이 있다.

"그곳에,

'패티'의 아내가 있어."

한 작은 방 안,

싸구려 어린이 침대들이 나란히,

6개쯤 놓여 있다.

각 침대들 옆에는,

낡은 소책상들이,

붙어있다.

한 책상의 위에,

아수라가 병원 안에서 가지고 있던,

헌 인형,

'패티'의 모습이 보인다.

깨끗한 새 인형,

'패티'의 옆에,

'배티'가 놓여 있다.

불 꺼진 방 안에,

어린 아수라가,

두 곰인형을 꼭 안고,

침대 끝,

벽에 달라 붙어,

방문을 노려본다.

손잡이가,

서서히 돌아간다.

아수라의 앞에,

은색의 해즈맷 수트,

4명이 선다.

우악스런 손길로,

아수라의 목덜미를 붙잡고,

끌어낸다.

몸부림과 저항 속에,

'배티'가 방바닥에 떨어진다.

커다란 발이,

'배티'를 짓밟는다.

그리고 어딘가에서,

날카로운 메스가,

아수라의 두 눈을 긋고,

세상이 모두,

피로 물들었다.

"내 이럴 적 기억은,

그때부터가 시작이야.

환한 빛이 내 앞에 있어.

큰,

검은 눈을 한 사람이,

내 눈을 바라보고 있었어."

잠시 말없이 있다,

병준이 주머니에서,

'백발의 사나이'가,

병원에서 건넨,

고물 손목시계를 꺼내 든다.

멈춰버린,

시침과 초침,

병준이 말한다.

"벗어나야해.

어디까지가 현실이고,

어디까지가 환상인지,

답을 찾아야 해."

병준이,

왼쪽 팔목을 걷어,

아수라에게 보인다.

"이 주사자국들,

뭐 때문인지,

너도 잘 알거야."

아수라가,

병준을 바라본다.

"이게,

현실로 돌아갈 열쇠일지도 몰라.

우리가 본,

말도 안되는 것들 모두,

약물중독이나,

환각증상이나,

그런 걸지 몰라."

걷은 소매를 내리고,

아수라와 함께,

지하철 승강장,

일상의 모습을 바라보며.

"매듭들이,

너무 심하게 꼬여 있으니까,

지금부터 같이,

하나하나 풀어가자.

그러다 보면,

차례차례,

하나둘씩,

환상들이,

떨어져 나갈거야."

아수라가,

멈칫,

하며,

병준에게,

고개를 돌린다.

"당신과 나도,

떨어져 나가는 거야?"

"끝까지 남아있는,

굵은 매듭 하나는,

진실일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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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stique

[뾰족이언니]

굵은 매듭 하나는 ← 너무 좋아요. ㅎㅎ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ㅇ^*)!!

[ji******..]

'연'!

또는

'윤'!

인 것이즁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