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티끄 장편극장

미스티끄 (30)

"너의 기억들과 살아가겠어 . . .

내 새로운 시작을 만들기 보다는 . . ."

병준의 멱살을 잡으며,

검은 수트를 입은,

아수라가,

말했다.

"처음 당신을 봤을 때 . . .

당신을 죽여버리고 싶었어 . . . !

말해줘 . . .

당신도 기억하고 있는 거야?

우리가 그곳에서 무얼 보았는지?"

78.

알콜병에 담긴 해부 표본으로 뒤덮힌,

음침한 연구실이다.

흰 까운을 입은 병준이,

같은 까운을 입고 있는,

[닥터]와 마주하고 있다.

"[아리안]을 만들고 싶어.

그녀를 다시 불러내줘."

닥터의 표정은,

차가웠다.

"이해할 수 없군.

뭐가 자네를 이렇게 변하게 만들었지?

옛 사랑같은 걸 기억하는 사람이 아니었잖은가 . . .

자네는 . . .

또 그런 걸 기억하기에는,

자넨 이미 늙었어.

미지의 진리를 갈구하던,

예전의 자네는 어디로 갔지?"

"그게 중요하는 게 아냐.

그녀를 불러내줘 . . .

이 별로 . . .

지금 진행 중인 프로젝트를 알고 있어.

고향별의 우리 모습을 보존하는 [순종복원 프로젝트].

아리안의 육체를 만들어서 . . .

떠나간 그녀의 영혼을 다시 불러줘."

"저 남겨진 별의 그녀를,

암흑의 바다 건너,

이 별의 정거장으로 불러오고 싶다는 건가?

그녀가 영원히,

너를 증오하게 될지라도?"

병준의 얼굴이 갈등하고 있다.

"다시 돌아온 아리안은,

영원히 너를 기억 못할지도 몰라.

너는 그녀를 예전처럼 안을 수도 없어.

그녀는,

모두의 [하연여신]이 될 거야.

그래도 괜찮나?

그 괴로움을 참을 수 있나?"

병준이,

굳은 결심으로,

고개를 끄덕인다.

"그녀가 다시 돌아와만 준다면 . . ."

79.

옅은 파란 색의 조명 속에,

아수라의 하얀 어깨와 등이 드러나 있다.

여성 수행원들이,

[하얀여신]의 의상을 입히고 있다.

하얀 천 위에,

독특한 색깔의 편물 장식이,

소매와 어깨부분을 장식한다.

아수라의 작고 하얀 발이,

자그마한 신발을 신는다.

고개 숙인 아수라의 갸름한 이마의 선을 따라,

같은 편물의 장식물이 들어선다.

80.

밝은 빛으로 차있는,

대리석풍의 거대한 홀 안에,

사람들이 가득 차있다.

이들 앞에,

화려하게 치장된 아수라가,

그 모습을 선보인다.

높이 서 있는 제단 위의 화려한 의자에,

수행원들의 도움을 받으며,

아수라가 앉는다.

그녀의 모습은 마치,

'인형'과 같다.

아수라의 옆으로,

근엄한 표정의 [닥터]가,

제단 아래의 사람들을 감독하는 양,

다가와 선다.

사람들은 제단에 가까이 가지는 못한 채,

멀찍히 떨어져 그녀를 바라보며,

경외한다.

그 많은 사람들의 가운데,

[닥터]와 같은 옷을 입은,

병준이 서있다.

조용한 목소리로,

아수라를 바라보며,

혼잣말한다.

"그대는 순수한 봉인이요,

지혜로 가득 차 있으며,

모든 척도를 넘어설 만큼 아름답다.

그대는,

신들의 정원에서,

갖가지 보석으로,

장식된 채 있구나.

그대는,

창조된 그날부터,

그 행동에 있어,

흠잡을 것이 없었다."

아수라의 표정없는 얼굴이,

사람들을 둘러보다,

무심코 병준의 얼굴을 스친다.

무언가 감정의 동요가 있었는지,

아주 엷은 '표정'이란 것을 보여주며,

군중 속에서 등 돌리고 떠나고 있는,

병준의 뒷모습을,

아수라가 바라본다.

이런 둘의 모습을,

닥터가 보고 있다.

81.

사면이 하얀,

금속재질의 큰 공간에,

테이블 하나를 앞에 놓고,

[닥터]가 홀로 의자에 앉아있다.

닥터가 말한다.

"모든 것이 바뀌지 않고 돌아간다.

이번에도 어쩔 수 없는 결말에 이르렀고 . . ."

그가 바라보는 거실의 큰 창문 밖에서는,

억겁의 검은 우주 속에서,

점점 가까워지고 있는,

푸른 별 지구의 모습이 보인다.

"저 별에서는 새로운 결말을 만들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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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stique

[뾰족이언니]

너무 재밌어요. ^^)!!!

[ji******..]

감사해융!!!!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