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티끄 (32)
85.
병원의 식당에서,
환자들이 아침식사 중이다.
긴 테이블의 맨 끝에,
병준이 혼자 앉아있다.
매우 피곤한 모습으로 힘들게 밥을 먹는다.
누구도 그 옆에 앉지 않는다.
86.
어제의 소동 뒤에,
다시 조용해진 환자휴게실이다.
백발의 남자와 얘기를 나누었던 소파에,
병준이 앉아 있다.
그 곁에 가까이 가려는 환자들은 없다.
백발의 남자 옆에서 함께 추임새를 넣었던,
환자 한 명의 얼굴이 낯익다.
그를 향해 걸어가면,
환자는 그 모습을 보며,
어쩔 줄 몰라한다.
환자의 얼굴은,
군데군데 멍 들어 있다.
병준이 환자에게 질문한다.
"어제 그 머리 하얀 아저씨는 어디 있어요?"
환자는 병준과 시선 맞추길 피하며,
겁에 질린 목소리로 대답한다.
"이러지마 . . .
우린 이제,
너랑 이야기하면 안돼 . . ."
"그 아저씨 어디 있냐고!"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환자가 말한다.
"어제밤에 죽었어 . . .
간호사들이 다른 방으로 끌고 갔어 . . ."
환자의 목소리가,
이제는 울 것 같다.
"한참을 때렸어 . . .
때리고 또 때리고 또 때리고 또 때리고 또 때리고 . . . !!"
병준의 두 눈이 멍해진다.
두 귀에서는,
누군가들이 속삭이는 소리가 들린다.
속삭임은 재잘거리는 낮은 톤에서,
한 번에 가장 높은 데시벨로 뛰어오른다.
병준이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며,
바닥으로 쓰러진다.
온 몸에서 식은 땀이 넘쳐흐른다.
힘든 호흡으로 고개를 들면,
휴게실의 벽에 걸린,
불교화풍의 족자가 보인다.
외곽의 여덟 방위에,
검은 옷을 입은 부처인 듯 한 사람들이,
가부좌를 틀고 앉아 있다.
중앙에는 또 3명의 부처로 보이는 사람들이,
가부좌하고 있는데,
나란히 앉은 두 명의 남자 밑에,
여자 한 명이 자리잡아 있다.
3명의 몸 뒤로 노란 동그라미의 광채가 함께,
커다란 연꽃 위에 놓여있다.
여기 이 11명의 얼굴을,
병준이 알고 있다!!
외곽의 8명은,
8인의 드루이드들.
중앙의 3명 중 남자 2명은,
왼쪽이 [닥터],
그 밑의 여자는,
[아수라].
그리고 3명 중 남은 마지막 한 명의 남자는 . . .
"나잖아 . . . ?!!!"
헉! 소리를 내며,
병준이 다시 바닥에 쓰러진다.
누군가들의 소근거리는 소리가 더욱 끔직해지며,
또 다른 기억이 흐른다.
Mystiq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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