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티끄 (63)
155.
서울 교외,
어느 특색없는 자그만 학교같아 보이는 건물에,
'소망사설고아원' 간판이 걸려있다.
형사반장의 고물차가,
건물앞 비포장 마당에 차를 댄다.
반장의 차는,
'삐걱' 소리를 내며,
문이 열린다.
또 '삐걱' 거리는 문을 닫는,
반장이 짜증스럽다.
구겨진 옷매무새를 다지고,
고아원 건물을 둘러본다.
주변에 다른 건물들은 없이,
고아원만 덩그라니 외따로 섰다.
창문에는 모두 커튼이 쳐져있다.
무언가,
음침하다.
반장은 현관으로 다가가,
초인종을 누른다.
대답이 없다.
다시 누른다.
대답이 없다.
무언가 이상하다,
하고 건물의 윗층을 올려다 보는데,
인터폰에서,
낮고 끈적한,
여자의 목소리다.
"누구세요?"
반장이,
인터폰에 얼굴을 대고,
답한다.
"경찰입니다!
문 좀 열어주세요!"
인터폰 너머에서,
침묵이 흐른다.
몇 십 초가 흐른 뒤,
체인 걸린 문이,
조금 열린다.
창백한 흰자위의 눈동자 하나가,
어둠 속에서,
반장을 노려본다.
반장은 안주머니에서 신분증을 꺼내,
눈동자에게 보여준다.
"경찰입니다.
물어볼 게 있어서요."
안주머니에,
신분증을 넣는다.
"다시 보여주세요."
이글거리는 짜증으로,
반장은 다시,
안주머니에서 신분증을 꺼낸다.
"문 좀,
열어주시겠습니까?"
눈동자가 어둠 속으로 사라진다.
문이 닫힌다.
잠시 후,
체인 푸는 소리가 들리고,
문이 열린다.
머리카락이 드문드문 하얀,
창백한 얼굴의,
40대 중반으로 보이는,
야윈 여자다.
"무슨 일이시죠?"
반장은,
문 너머로 오른발부터 집어넣고,
고개를 주욱 빼,
고아원 내부부터 둘러본다.
"잠시,
들어가서,
말씀드리도록 하죠."
여자가,
망설이다,
반장에게 길을 내준다.
여자를 따라,
반장이 고아원 건물안,
어둠 속으로,
사라진다.
Mystiq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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