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티끄 장편극장

오션 (24)

77.

장비요원과 포니테일에게 등 돌린 채 들썩이던 진과 단의 어깨가 이제야 천천히 가라앉는다.

포니테일과 장비요원을 향해 천천히 고개를 돌리는 진과 단.

매서운 눈빛으로 진이 장비요원에게.

"그 녀석 지금 어디있어."

장비요원의 대답도 이제는 싸늘하다.

"중앙통제실."

포니테일과 장비요원을 바라보는 진의 눈빛이 이글거린다.

그리고 더욱 싸늘하게 식어있는 포니테일의 얼굴.

78.

중앙통제실에서는 방금의 폭발을 오션호의 통제 디스플레이로 확인한 리더의 입가가 미소짓는다.

계속되는 오션호 내의 사이렌 소리.

오션호 지구대기권 진입까지 앞으로 <1시간 55분>.

오션호 폭발까지 <30분>.

미친 미소를 더욱 밝게 하다, 텅!!하며 리더의 머리에 스치는 어린 시절의 기억.

어머니의 죽음을 목격한 어린 리더가 눈물을 흘리며 무서움에 미친 듯이 도망가면, 그 뒤를 <알렉산더>의 선원들이 쫓고 있다.

헉, 하고 정신을 차리자, A.N.N.A의 홀로그램이 나타난다.

"도크부 폭발. 풀실부까지 폭발연쇄. 위험상황입니다. 오션호 전체기능 40% 다운."

리더가 당연한 듯 A.N.N.A.에게 정보를 입력한다.

"침입자다."

A.N.N.A는 멍해지며 멈칫.

리더의 정보입력이 계속된다.

"침입자들이 <오션 프로젝트>를 탈취하려 한다. 메.이.를.뺏.으.러.온.거.야."

A.N.N.A.의 눈빛이 재빨리 분주해진다.

"보안체제 발령. 보안 레벨3."

보안 디스플레이의 보안 레벨이 4단계 중 3단계까지 올라간다.

리더는 정보입력을 추가한다.

<원격점화기>를 들어보이며.

"침입자들이 . . . 오션호에 폭탄을 설치했다. 오션호 완전폭파까지 <28분>."

<점화기>를 들여다보는 A.N.N.A.의 표정이 싸-해진다.

A.N.N.A.가 다시 입을 연다.

"보안체제발령. 보.안.레.벨.4. 침입자 전원 사살."

리더의 미친 미소가 더욱 밝아지는데, 갑자기 <알렉산더> 승무원들의 목소리가 바로 옆인 것처럼 여기저기서 큰 소리 친다.

"거기 서!! 꼬마야 거기 서!!!"

리더는 주위를 두리번 거리며 숨을 곳을 찾다가, 전에도 갇힌 적이 있는 작은 방에 눈이 가면, 그곳으로 재빨리 숨어들어 문을 닫는다.

그리고 창밖을 살며시 보면, 리더의 눈에는 <알렉산더> 승무원들의 망령이 지금 통제실 안에서 리더를 찾고 있다.

어릴 적 기억이 지금의 모습과 겹쳐진다.

지금처럼 그때도 <알렉산더> 내의 작은 공간에 숨어들어 숨 죽이던 어린 리더.

하지만 결국 누군가가 리더를 찾아내어 문을 열었는데!!

현실 속의 리더는, 이번에는 그렇게 안 돼, 란 듯이 품 안에서 마지막 남은 <PX-5>폭탄을 꺼내든다!!

79.

도크 복도를 총 든 4인이 질주하고 있다.

저 앞에 오션호의 내부입구가 다가온다!!

질주하는 4인의 눈 앞에 무수한 레이저가 날아온다!!

"피햇!!"

2명씩 나뉘어 입구의 양옆으로 엄폐하면, 레이저들이 내부입구의 여기저기에 부딪히며 스파크!!

다시 쏟아지는 레이저에 4인 몸을 숙이고, 스파크 스파크!!

그러다 레이저가 그친다.

그대로 엄폐한 채 돌격을 준비하는 4인의 초조한 긴장감.

손목의 타이머를 바라보며 장비요원.

"폭파까지 <24분>."

포니테일이 묻는다.

"방금 전 폭발로 보안체제가 살아난 건가?"

단이 숨을 헐떡인다.

"몇 개나 있는 거예요."

장비요원이 답한다.

"여기 복도에 모두 9개. 여기만 통과하면 더 이상 위험한 곳은 없어. 메뉴얼 대로지."

단은 버거운 목소리.

"9개 . . . !! 너무 많아."

한껏 가라앉은 진의 눈빛이 매섭다.

아저씨가 즐겨쓰던 문구를 진이 내뱉는다.

"죽거나 살거나 . . . 어차피 확률은 반반이야."

포니테일의 얼굴은 이제 다시 침착한 결의에 찬 프로페셔널이다.

"셋을 세면 간다."

서로서로를 번갈아 바라보는 4인.

포니테일이 카운트 다운.

"셋 . . .

둘 . . .

하나 . . .

간다!!!!"

4인이 재빨리 내부입구의 복도를 향해 대쉬!!

총을 든 4인이 미친듯이 함성을 지르며 복도를 질주한다!!

첫 번째 <내부경비장치>가 달려오는 4인의 위치를 확인하려 이리저리 움직이다 조준 완료,

막 발사하려는데 장비요원의 경기관총이 먼저 첫 번째 <내부경비장치>를 박살내면,

다음 두 번째 <내부경비장치>가 조준 중,

진과 단이 권총을 쏘아대지만 어설픈 둘의 조준은 <내부경비장치>주위를 맴돌 뿐,

막 두 번째 <내부경비장치>가 4인을 향해 레이저를 발사하려는데,

이번에는 포니테일의 권총이 두 번째 <내부경비장치>를 날려버린다.

이제 남은 것은 7개!!

7개의 <내부경비장치>는 이미 4인을 향해 조준을 끝냈다!!

쏟아지는 레이저의 더미들이 4인을 아슬하게 스쳐지나간다!!

레이저 하나가 포니테일의 뺨을 스친다!!

눈도 깜짝하지 않고 앞장서서 달려나가는 포니테일!!

세 번째 <내부경비장치>도 격파!!

남은 6개의 <내부경비장치>의 레이저는 더욱 매서워지고!!

레이저 하나가 단의 오른쪽 허벅지를 관통한다!!

쓰러지는 단!!

단에게 달려가 부축하는 진!!

하지만 일어서지 못하고 바닥을 뒹구는 단!!

장비요원은 경기관총을 <AUTO>로 돌리고 6개의 <내부경비장치>를 향해 경기관총을 난사한다!!

레이저와 총탄의 교환 속에 복도를 뒤덮는 스파크!! 스파크!!

레이저 하나가 장비요원의 이마를 향해 날아오면!!

막 관통하려는 순간!!

날아올라 장비요원을 덮쳐 피하게 하는 포니테일.

그대로 미끄러지며 포니테일 권총을 발사!!

네 번째 <내부경비장치>를 격파!!

남아있는 5개의 <내부경비장치>의 레이저가 막 4인의 목숨을 거두려는 순간!!

절규하며 총을 쏘는 포니테일의 얼굴에서!!

80.

오션호가 우주쓰레기 지대를 벗어나고 있다.

꾸준히 항진하는 오션호의 모습.

81.

중앙통제실 안 <항해 디스플레이>의 지구대기권 진입까지 남은 시간 <1시간 41분>.

잠시의 정적 뒤.

중앙통제실 입구의 어둠에서 누군가가 나온다.

아직도 권총을 쥔 채로,

묶은 머리가 풀어져 긴머리가 엉망이 되어버린 포니테일.

뺨에서는 세 줄기의 상처에서 피가 흐른다.

그 뒤를 이어 진과 단, 장비요원이 나타난다.

진에게 부축 당하는 단이 다리를 절룩거리고, 장비요원은 어깨에 레이저를 맞은 듯 피가 흐른다.

리더가 어디 있는지 찾는 4인.

그러다 작은 방에 눈길이 가면, 포니테일은 말없이 권총의 탄창을 빼내어 탄알을 확인한다.

단 한 발.

탄창을 다시 밀어넣고 작은 방을 향해 가는 포니테일.

문 앞에 서서 창으로 방안을 보자, 리더가 한 구석에 쪼그려 앉아있다.

방문을 열려고 하지만 문은 안에서 잠궈버렸다.

마주치는 둘의 눈빛.

리더는 서서히 자리에서 일어서 옆의 경기관총을 집어들어 포니테일을 겨눈다.

방아쇠를 당긴다!!

하지만 탄창의 총알이 제로.

이번에는 포니테일이 권총을 들어 리더를 겨눈다.

힘없이 총구를 내리는 리더의 눈에서는 아직도 얼이 빠져 있다.

포니테일이 방아쇠를 당긴다!!

두 눈을 질끈 감는 리더!!

타앙!!

하지만 포니테일의 총알은 방문의 창만 깨버린다.

자신의 권총을 들고 리더를 겨누러 가려는 진을 장비요원이 고개를 저으며 조용히 막는다.

권총을 내리고 포니테일.

"<점화장치>를 이리 내."

두렵게 고개를 흔들기 시작하는 리더의 정신은 완전히 어린 시절로 돌아가버린 듯.

"안돼, 안돼 . . . 지구로 가면 . . . 엄마가 죽는단 말이야 . . ."

포니테일의 뒤로 3인이 다가와 서서 리더를 바라보면, 리더는 계속 혼란스럽다.

"당신들 . . . 도대체 누구야 . . . 누군데 이래 . . ."

이제는 측은한 눈빛으로 리더를 바라보는 3인.

포니테일의 눈빛이 흔들리기 시작한다.

"기억 안나니 . . . 그 때 . . . <알렉산더>에 숨었던 너를 찾아냈던 거 . . .

나였잖아 . . ."

눈이 멍해지며 어린 리더의 마지막 기억이 스친다.

<알렉산더>의 작은 방에 숨었던 리더.

<알렉산더>의 승무원들은 리더를 찾지 못하고 지나쳐 갔지만, 바로 뒤 누군가가 리더를 찾아내어 문을 열었는데,

그 역광에 쌓여 문을 열어주었던 것은 어린 포니테일.

젖은 눈빛으로 리더를 바라보며, 어린 포니테일이 어린 리더에게 손을 건넸다.

마주잡는 두 명의 손.

다시 현실로 돌아와 지금의 리더의 눈도 흔들리기 시작한다.

"엄마는 . . . 엄마는 죽었어 . . . 그렇지?"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는 포니테일이 창문 사이로 리더에게 다시금 손을 내밀고.

"약속했잖아 . . . 다시는 울지 않겠다고 . . . 앞으로 서로 울지않게 . . . 항상 같이 있어주기로 했잖아 . . ."

리더의 흔들리는 눈에 다시 초점이 돌아오며,

포니테일은 리더를 향해 뻗은 손을 앞으로 더욱 내민다.

"자, <점화장치>를 이리내 . . . 더 이상 실수하면 안돼 . . . "

리더가 <점화장치>를 든 손을 서서히 들어 앞으로 내민다.

포니테일을 향해 한 발 한 발.

막 <점화장치>를 포니테일에게 건네려는 순간,

핫!! 하며 작은 방 문의 밑부분에 시선을 보내면,

그곳에 장치된 것은 마지막 남았던 <PX-5>폭탄!!

아직 정신을 차리기 전 리더가 최후의 수단으로 장착한 '부비트랩'이다!!

타이머가 막 5초로 내려갔다!!

<점화장치>를 재빨리 포니테일의 손에 건네주고는 창 너머의 포니테일을 급히 밀쳐내며 리더가 온 힘을 다해 외친다!!

"모두 피해!! 폭발한다!!"

엉겁결에 뒤로 물러나는 4인에게 리더의 급박한 외침이 다시!!

"여길 나가!!"

본능적으로 통제실의 입구를 향해 달리는 4인,

타이머 제로,

폭발!!

화염에 쌓이는 리더!!

중앙통제실 폭파 폭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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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stique

[삼대칠십]

매 화 긴박감이 넘치네요. 재밌게 읽었습니다!

[ji******..]

오늘도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제 오션은 두 편 남았네요. ^^

[뾰족이언니]

재밌게 읽고 리더가 궁금해서 이동합니다. ㅊ.ㅊ)>꾸욱.

[ji******..]

또 따라갑니다앗~~! ^0^

[럭키포춘]

동정은 무슨! 아저씨가 죽었어 이것들아!

[ji******..]

아저씨이잇!!! 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