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전 - 약속의 아이
오작은 의원 행세를 하며 치우를 찾아 천하를 돌았다. 편작扁鵲이라는 이름으로 사람을 치료하며 치우의 행방을 수소문했으나, 치우가 모습을 자주 드러내지 않은 탓에 큰 성과는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자단이 왕위를 왕검한테 물려주고 웅녀와 함께 사라졌다. 치우가 아닌 왕검이 왕위를 물려받은 데 불만을 품은 구려국 출신들이 무리를 지어 나라를 떠났다. 일부는 다시 동부로 돌아가고 일부는 변방으로 불리는 곳을 개척하러 갔다.
왕검이 왕위를 계승하자 치우는 다시 모습을 드러냈고, 오작은 치우와 대화한 후 새 구려국으로 돌아갔다.
황제가 천명을 대신 완성했기에 굳이 천황 자리에 집착하지 않겠다는 치우의 결심이 확고하여 오작도 더는 강요하지 않았다. 황제가 폭정을 일삼으면 그땐 나서겠다는 약조만 받고 치우를 자유롭게 놔줬다.
모든 일을 마친 오작은 천잠지용공의 수련에 박차를 가했다. 과보한테서 받은 후토의 유품 답운혜까지 얻은 덕분에 오행신기를 전부 모았다. 다섯 신기가 서로 호응하여 오작의 수련을 도운 덕분에 천잠지용공의 경지가 가파르게 상승했다.
"검아는 죽은 것이오?"
영예주의 마지막 저주까지 벗은 오작이건만, 여전히 스물 정도로 모이는 앳된 외모였다. 그리고 어려서부터 빙정을 먹고 자란 설영 역시 오작과 처음 만났을 때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아닙니다. 왕 노릇이 지겹다고 삼십사 대 손자한테 물려주고 떠났습니다."
오작은 눈을 감고 감각을 넓혀 세상을 느꼈다. 아들인 왕검은 물론 숙부와 웅녀 그리고 치우도 느껴졌다. 그러나 소소는 이미 죽었는지 아니면 오작의 감각을 벗어난 먼 곳으로 갔는지 감지되지 않았다.
"부인, 내 운명을 완수하면 하계의 존재는 영생을 잃을 것이오. 그러나 세상은 더욱 균형되어 수명이 늘 것이오. 어찌하는 게 좋겠소?"
인간을 비롯한 존재는 수련으로 수명을 늘릴 수 있다. 천계 출신 인간의 피가 섞이면 수련하지 않아도 수명이 길다.
노력으로 일정 경지에 이르러 세상과 소통하여 기운을 무한으로 공급받으면 영생할 수 있다.
강한 상대한테 죽임을 당할 순 있지만, 자연적으로 죽을 일은 없다.
"서로 대치되는 일이라면 하나는 바른길이고 하나는 그렇지 않은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바른길을 따르면 좋은 결과가 있지 않겠습니까?"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오작은 결심을 내리고 멸천창을 꺼냈다.
"홍황개벽공."
답운혜가 땅으로부터 기운을 탐스럽게 빨아들였다. 동시에 수호관이 하늘로부터 기운을 내려받았다.
현무갑은 기운의 원천인 단전을 지켰고 호심쇄는 생명의 근원인 심장을 수호했다.
뇌각창은 다섯 기운을 빠르게 전달하여 서로 충돌하는 일이 없도록 조율했다.
그리고 난리가 터졌다.
봉신책으로 승천문이 열릴 때 미처 승천하지 못했거나 안 했던 강자들이 서둘러 몸을 버리고 천계로 가려 했다.
대부분은 실패로 목숨을 잃었고 일부는 천우신조로 천계에 이르렀다.
"내 비록 아둔하여 하늘의 뜻을 모르고 땅의 자애를 깨닫지 못했으나, 감히 운명을 완수하려고 합니다. 천지신명은 부디 제 갸륵한 마음을 살피고 천지 만물을 가엾이 여겨 좋은 결과가 되도록 보살펴 주시오."
하늘과 땅에서 받은 기운, 오작이 품은 기운, 천 년이 넘은 기간 저장한 건곤일기환의 기운.
인간의 몸으로 품기 힘든 기운이 올올이 풀려나갔다.
오작의 밖으로 나간 기운들은 천하와 공명했다. 비록 서로 섞이며 약해졌지만, 여전히 구분 가능한 오행의 기운이 오작이 품었던 오행의 기운과 함께 약동했다.
오작이 풀어낸 음양의 기운에 북명과 남명이 공조했다.
[잘 생각했다.]
오작에게 칭찬의 뜻을 전한 곤이 몸을 솟구쳐 붕으로 변해 천계로 돌아갔다.
"이제부터 음양의 구분이 희미해지고 오행의 의미가 흐려질 것이다. 세상은 태초 이전의 단순하면서도 엄정한 법칙으로 돌아가게 된다. 법술은 점차 위력을 잃다 끝내 효용이 사라질 것이고, 점괘술은 백 번 펼쳐 한 번 맞기 힘들 것이다. 무공은 오히려 강해질 것이지만, 어느 순간부터 그저 몸짓에 불과할 것이다."
"형님, 도우러 왔습니다."
개천부를 뽑으며 반고의 운명을 일부 계승한 형천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래. 하늘과 땅을 가른 반고의 용의는 모르지만, 우리 운명이니 한 번 순응해 보자꾸나."
"무극멸천無極滅天!"
오작의 창이 날았다. 천지일선과 천압붕산 그리고 반룡돌화를 품은 창이 천리추흉의 초식으로 오작의 손을 떠났다.
이 모든 초식엔 기본적으로 반각의 청조회익의 원리가 깃들었다.
반고가 미처 잘라내지 못한 하늘과 땅의 연결이 오작의 멸천창에 의해 잘렸다. 그리고 다시 붙으려는 연결 고리를 형천의 개천부가 일일이 끊었다.
오작의 무극멸천이 강하다고 해도 연결을 완전히 끊어낼 순 없고, 형천의 반고부가 대단하다고 해도 천지의 연결을 찾아내지 못한다.
오작이 찾아서 끊고 형천이 마무리하는 방식만 유일하게 반고가 하다가 멈춘 일을 끝낼 수 있다.
"형님."
형천이 눈시울이 붉어졌다. 이미 멸천창이 알아서 하는 상황이 되었기에 오작도 감았던 눈을 떴다.
"이젠 내가 널 형님이라고 불러야 하겠구나."
늙어서 쪼글쪼글해진 형천을 보며 오작이 킥킥 웃었다.
"부군은 그런 말 할 자격이 없습니다."
설영 역시 언제 관에 들어가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늙었다. 오작은 손으로 자기 얼굴을 만져 쭈글쭈글한 주름을 확인했다.
"부인, 날 원망하지 않으시오?"
"옳은 일을 하는 거라고 굳게 믿습니다."
"형, 갑자기 뭐야?"
역시 쭈글쭈글해진 치우가 모습을 드러냈다.
"나 아직 장가도 못 갔는데."
어느새 하늘과 땅의 연결을 모조리 끊은 멸천창과 개천부가 돌아왔다. 천지의 연결이 완전히 끊겼지만, 세상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조용했다.
"하늘의 뜻은 참으로 오묘하구나."
오작은 하늘을 보며 탄식했다.
"형, 수명이 며칠밖에 안 남았는데 혼자만 알지 말고 우리한테도 알려줘."
"반고가 그때 연결을 완전히 끊었으면 지상에 강한 마수가 가득 나타나 하계의 존재가 모두 멸망했을 거다. 연결이 대부분 끊긴 채 만 년이 넘은 기간이 흘렀고 천여 년 전에 승천문이 한 번 열린 덕분에 지금 연결을 완전히 끊어도 하계에 아무런 재해도 발생하지 않았다."
"형, 혹시 미련 남은 거 없어? 죽기 전에 미련 다 털고 가야지."
오작의 눈에서 눈물이 주르륵 흘렀다.
"구망 어르신과 자단 숙부가 보고 싶구나."
치우 역시 눈물을 흘렸다. 형천 역시 적표노의 손에 죽은 가족 생각으로 기분이 울적했다.
"이런 불효자식을 봤나."
갑자기 들려온 목소리에 넷 모두 벌떡 일어서 무기를 꺼내다가 피식 웃었다. 어차피 며칠이면 죽을 운명인데 싸울 필요가 있나 싶었다.
"오작 네 이놈. 어서 이모한테 인사를 올리지 못할까?"
쭈글쭈글한 할머니가 된 소소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간 어디 숨었던 거야?"
치우의 눈에서 흐르는 물줄기가 더 굵어졌다.
"우리 회포는 잠시 후 풀기로 하고, 소개할 사람이 있어."
소소의 손짓에 따라 새로운 인물이 모습을 드러냈다. 소소와 비슷하게 생겼지만, 장난기 대신 현명함이 가득한 눈 덕분에 아주 다른 분위기를 풍겼다.
"바로 우리 귀여운 조카 오작의 어머니이자 내 일곱째 언니인 직선녀야."
다리에 힘이 풀린 오작은 그대로 주저앉았다. 직선녀는 자신과 비슷하게 늙어버린 아들을 향해 힘겹게 발걸음을 옮겼다.
"부군과 가약을 맺은 설영이라고 합니다. 제가 부축하겠습니다."
설영이 직선녀를 부축했다. 혼란한 마음을 겨우 진정한 오작 역시 몸을 일으켰으나 다리가 부들부들 떨려 한 걸음도 걷지 못했다.
"낳기만 하고 보살피지 못해 미안하구나."
"어머니."
서로 껴안은 모자는 구슬피 울었다. 그 처절한 모습에 치우도 형천도 소소도 함께 눈물을 쏟았다. 가장 가까이 있는 설영은 저러다 말라 죽는 게 아닌지 걱정할 정도로 펑펑 울었다.
"할 얘기가 산더미인데 시간이 없군요."
오작이 흐느끼며 말했다.
"말 안 해도 다 안단다."
직선녀의 말에 오작이 더 크게 통곡했다.
"사실 우리 이미 한 번 본 적 있어. 반도원의 요지에 있던 두꺼비 요괴가 바로 언니였어."
치우의 품에 안겨 울먹이며 소소가 말했다.
"아니, 천하가 태평인데 여기만 물난리가 났구나. 내가 법술로 다 말려줄까?"
한발이 모습을 드러냈다. 풍기는 기세가 전혀 없이 평범했고 외모는 예전 그대로였다. 오작 등과 달리 신성을 얻은 덕분이었다.
"나랑 부군 그리고 시어머니를 함께 묻어주세요."
설영이 부탁했다.
"난 치우랑 같이 묻어줘. 관 하나에 넣어서."
"난 그냥 불에 태워주시오."
한발이 아름다운 미소를 지었다.
"내가 하늘로 가는 길 하나 아는데. 같이 천계로 안 갈래?"
"난 갈래. 시집도 못 가고 죽는 건 너무 억울해."
소소의 말에 치우도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장가들고 싶은데."
"나도 사는 게 겁나진 않아."
형천이 말했다.
"듣고 싶은 얘기도 많고 하고 싶은 말도 많습니다. 저도 살아야겠습니다."
오작이 어느새 진정하고 말했다.
"부군을 두고 먼저 떠날 순 없죠."
"저도 아들 며느리랑 오순도순 살고 싶군요."
"그럼 나를 따라 달려."
한발이 앞장서고 오작 등이 경공을 펼쳐 따랐다. 육신은 노쇠했지만, 직선녀와 소소를 제외하면 육신의 한계를 이미 벗은 경지다. 직선녀와 소소는 둔각을 탔다.
"어디로 가는 겁니까?"
"노산. 거기 정해신침으로 막은 구멍 있잖아. 거기로 천계 가면 돼."
일행은 반나절도 안 걸려 노산에 도착했다. 한발은 용언으로 정해신침을 감은 응룡과 대화했다.
"내일 오시에 진입할 때 구멍이 정해신침을 뱉고 사라질 거야. 우린 정해신침이 떨어지고 구멍이 채 사라지지 않은 틈을 노려 천계로 가야 해. 응룡이 수염을 내려 우릴 끌어준다고 했으니 다들 실수하지 마."
아직 때가 아니기에 모두 앉아서 휴식했다.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다가 화제가 약속의 아이에 미쳤다.
"내가 보기엔 오작이 약속의 아이야."
한발이 말했다.
"여기 모든 사람을 다 만난 건 오작밖에 없거든."
"아닙니다. 약속의 아이는 오작이 아니에요."
직선녀가 한발의 말을 부정했다.
"약속의 아이는 자단 도련님입니다."
"어머니. 나랑 치우는 숙부를 만났지만, 남은 사람은 아닙니다."
"아니야. 난 자단을 만난 적 있어. 토끼 요괴를 죽일 때 만났잖아."
한발이 말했다. 토끼 요괴를 죽인 자단은 요괴로 변하고 있는 한발에게 살이 없다면서 목숨을 살려줬다.
"저 역시 만난 적 있습니다. 신농을 지킬 때 인사드린 적 있습니다."
형천도 어릴 때 자단을 만난 적 있다.
"저도 빙령도에서 본 적 있습니다. 호위랑 비무하는 걸 구경했습니다."
귀곡자의 조언대로 빙령도로 오작과 설영의 혼약을 맺으러 갔던 자단은 호위를 만나 세 번째 비무를 했다. 꽃단장보다 무공에 더 미쳐있던 설영은 그때 자단을 봤다.
모든 사람의 시선이 소소한테 쏠렸다.
"어릴 때 본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그때 네 살밖에 안 돼서 잘 모르겠어."
네 살 때 가출한 소소는 적지 않은 사람을 만난 기억이 있다. 그러나 그 많은 사람 중에 자단이 있는지는 확신하지 못했다.
"숙부는 오행마와 홍영창이 없으면 너무 평범해서 기억이 안 남을 겁니다."
"자단이 약속의 아이 맞아."
귀곡자가 말했다. 천안을 얻은 형천과 절대감을 완전히 개화한 오작도 모르는 사이에 귀곡자가 도착했다.
"육신은 버렸습니까?"
"승천해야 하는데 거추장스럽잖아."
귀곡자는 황룡도인의 육신을 버리고 허신의 모습으로 나타났다.
"황제를 죽이고 왔다. 갑자기 늙어버린 황제가 불로장생을 꿈꾸며 온갖 해악을 끼칠 게 뻔하니까."
"선업 때문이겠지요. 황룡의 육신을 입은 채 승천하는 건 불가능하고, 육신을 벗자니 삼혼이 상할 것 같고. 그래서 황제를 죽여 선업을 쌓은 거 아닙니까?"
"틀린 말은 아닌데, 굳이 그걸 지적해서 날 계산적인 사람으로 만들 필요 있나?"
그때 꼬리 아홉 개 달린 하얀 여우가 나타났다.
"응룡의 수염은 아홉 가닥입니다. 저도 끼워 주십시오. 비록 두 분의 목을 자르긴 했지만, 어쨌든 천하에 이로운 일이었습니다."
치우와 형천이 목을 쓰다듬었다. 헌원검에 잘린 거여서 통증은 없지만, 검이 목을 가르는 감각까지 사라진 건 아니었다.
"게다가 천계에 가면 제 도움이 필요할 겁니다. 천계라고 도덕군자만 있어 평화로운 세상이라고 여기는 순진한 분은 없겠지요?"
오작, 치우, 형천, 한발, 직선녀, 소소, 설영, 귀곡자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 치우와 소소는 그저 남들이 고개를 끄덕이니 따라 한 것뿐이었다.
천 년이 넘은 세월은 철들기 충분한 시간이지만, 시간이 비껴가는 사람도 분명히 있었다.
아홉 인간과 요괴와 마수와 허신은 간절한 마음으로 오시가 오길 기다렸다.
"지금이야. 다들 준비해."
"내가 구궁진을 치겠네."
응룡의 신호를 받은 한발이 먼저 말하고 이어서 귀곡자가 구궁진을 펼쳤다.
슉 소리와 함께 아무것도 없는 허공에서 황금색 몽둥이 하나가 떨어졌다. 그리고 몽둥이 뒤로 아홉 가닥 황금색 수염이 뻗어 나왔다.
아홉 수염은 정확히 구궁진의 아홉 구역에 하나씩 갔다.
구궁진 덕분에 서로 엇갈릴 일 없이 수염 하나씩 잡았다. 수염은 아홉 존재를 구멍이 사라지기 전에 당겼다.
"다들 오랜만이야. 천계로 갈 준비는 됐는가?"
응룡의 투명하던 날개가 하얗게 변해 구름 모양이 되었다. 응룡의 수염을 잡은 치우가 외쳤다.
"망형, 그냥 달려!"
完結
- 작가의말
두꺼비는 항상 인간 편으로 등장합니다. 콩쥐팥쥐도 그렇고, 지네와 싸운 두꺼비도 그렇고, 두꺼비 같은 아들을 낳았다고 말하는 것도 그렇고, 국회의원들한테 로비할 때 금 두꺼비를 주는 것도 그렇고요.
잘 쓰려고 했는데 장르 소설의 기본인 재미를 탑재하지 못했습니다. 캐릭터의 중요성을 다시 느꼈고 제 부족함도 절실히 깨달았습니다.
머릿속에서 상상한 방대한 스토리에 재미까지 얹기엔 너무 부족했습니다. 이 점을 깊이 반성하고 새로운 글을 씀에 있어서 주의하겠습니다.
더 나은 글을 쓰기 위한 도전을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당분간은 기발한 상상보다는 재미에 더 집중하겠습니다.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다음 무협은 독에 관한 겁니다. 깊이가 있고 세계관이 탄탄한 독왕의 이야기를 구상하고 있습니다. 소오강호처럼 시대 배경이 의미 없는 글을 쓸 생각입니다.
그리고 스포츠 소설도 하나 준비하고 있습니다. 축구 선수 이야기입니다. 판타지 요소를 뺀, 그러나 그래서 더욱 판타지인 글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공모전 열기가 식은 후 동시 연재로 찾아뵐 가능성이 큽니다. 독왕 이야기가 준비가 미흡하다면 스포츠 소설을 먼저 연재할 겁니다.
끝까지 읽어주신 분들께 고맙고 미안합니다. 제가 돈 때문에 글을 쓰는 건 아니지만, 호응과 피드백이 적은 글을 길게 끌고 가기엔 심적으로 조금 힘들었습니다. 만유기나 꿈나비 쓸 때만 해도 선호작이 적어도 원래 계획대로 이야기를 마쳤지만, 이젠 그렇게 하기가 힘드네요.
그리고 한 편을 6천 자로 정한 것도 패착인 것 같습니다. 차라리 4천 자로 해서 글이 짧았다면 더욱 나은 이야기가 되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다시 한번 고마움을 표하며, 더 정성 어린 글로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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